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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8권
15.5. 세승연(洗僧緣)
『비유경(警喩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납월(臘月 :十二月)초여드렛날 신통(神通)으로 육사(六師:外道)를 항복받으셨다. 육사들은 차라리 물에 몸을 던져 죽느니만 못하다고 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 자세히 설법하여 모든 외도들을 제도하셨다. 외도들은 교화 받아 항복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법의 물로 저희들의 마음의 때를 씻어 주셨으니, 저희들도 지금 스님을 초청해다가 목욕시켜 그 몸의 때를 씻어드리겠습니다.’
그리하여 이것이 항상 변하지 않는 연(緣)이 되었다.”
[지금 섣달 초여드렛날 스님을 목욕시킨다는 말은 오직 이 경전의 글에서만 나온다.]
또 『마하찰두경(摩訶刹頭經)』에서 말하였다.
이 경은 또한 『관불형상경(灌佛形像經)』이라고도 한다.
“부처님께서 천하 인민들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태어나셨고, 모두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집을 떠나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셨으며, 다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불도(佛道)를 증득하셨고, 모두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반니원(般泥洹)에 드셨느니라.’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월 초여드렛날을 사용한 것은 몸과 여름이 바뀌는 시기가 되고 죄의 재앙이 다 끝나며, 만물이 널리 생(生)하고 독기(毒氣)가 유행하지 못하며,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 당시 기후가 온화하고 알맞았기 때문에 지금 이 부처가 태어나신 날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하 인민들이 다 함께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형상을 목욕시키되, 마치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처럼 하여 천하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보살이 되었을 때에 서른여섯 번 되풀이하여 제석천왕이 되었고, 서른 여섯 번 되풀이하여 금륜왕(金輪王)이 되었으며, 서른여섯 번 되풀이하여 날아 다니는 황제가 되었었다.
오늘 여러 현인(賢人)들 중에 누가 좋은 마음이 있어 석가부처님의 은덕을 생각하거든 향과 꽃으로 부처님의 형상을 목욕시켜 제일의 복을 구하라. 여러 하늘과 귀신이 증명하여 알 것이니라.
사월 초여드렛날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법이 있으나, 그 때에는 세 가지 향을 써야 하느니라.
첫째는 도량향(都梁香)이요, 둘째는 곽향(藿香)이며, 셋째는 애납향(艾納香)이다.
이 세 가지 풀향[草香]을 모아 손으로 비벼 물에 담그면 이것은 푸른 색의 물이 된다.
만약 향이 적으면 검푸른 진피(秦皮)를 방편상 대신 써도 된다.
또 울금향(欝金香)을 손으로 비벼 물 속에 담그면 그것은 빨간 물이 된다.
이 깨끗한 물로 부처님 상을 목욕시키고 목욕이 끝나면 흰 비단 수건이나 흰 솜으로 닦는다.
끝난 뒤에 스스로 날을 잡아 다시 목욕시키는 것을 청정(淸淨)이라고 말하나니, 그 복이 으뜸이 되느니라.’
또 『온실경(溫室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기역(祇域)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시키는 법은 마땅히 일곱가지 물건을 써야 하나니, 그렇게 하면 일곱가지 명을 제거하고 일곱 가지 과보를 얻느니라.
어떤 것을 일곱 가지 물건이라고 말하는가?
첫째는 연화(然火)요, 둘째는 깨끗한 물이며, 셋째는 조두(澡豆:가루비누)요, 넷째는 소고(酥膏)며, 다섯째는 순수한 재[淳灰]요, 여섯째는 버드나무 가지[楊枝]이며, 일곱째는 내의(內衣)이니
이것이 바로 목욕시키는 법이니라.
어떤 것을 일곱 가지 병을 제거한다고 말하는가?
젓째는 사대(四大)가 편안함이요, 둘째는 풍(風)을 제거함이며, 셋째는 습비(濕痺)를 제거함이요, 넷째는 한빙(寒氷)을 제거함이며, 다섯째는 열기(熱氣)를 제거함이요, 여섯째는 더러운 때를 제거함이며, 일곱째는 몸이 가볍고 안목(眼目)이 청명(淸明)함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병을 제거하는 것이니라.
일곱 가지 복을 얻는다는 것은
첫째는 사대에 병이 없고 태어나는 곳마다 늘 편안함이요,
둘째는 태어나는 것이 청정하고 얼굴과 머리가 단정함이며,
셋째는 선체가 항상 향기롭고 의복이 청결(淸潔)함이요,
넷째는 피부가 부드럽고 윤택하며 위엄과 광명과 덕이 큰 것이며,
다섯째는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니며 먼지와 때를 털어주고 씻어주는 것이요,
여섯째는 입 안과 치아가 향기롭고 말하는 것이 엄숙함이며,
일곱째는 태어나는 곳마다 저절로 의복이 생기는 것이니라.’
또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목욕을 시키면 다섯 가지 이익을 얻는다.
첫째는 먼지와 때를 제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피부를 다스려 한 빛으로 만드는 것이며,
셋째는 추위와 더위들 없애는 것이요,
넷째는 풍(風)을 내리고 기운을 고르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병의 고통이 적은 것이니라.
사리불아, 어느 여름 매우 열가가 심한 더운 날이었다.
어떤 농사꾼이 동산에서 물을 길어다 나무에 주다가 사리불을 보고 조그만 신심을 내어 사리불을 불러 옷을 벗기고 나무 아래에서 그 물로 목욕을 시켜 몸을 깨끗하게 해 주고 시원하게 해 주었었다.
그 뒤에 농사꾼은 목숨을 마치고 곧 도리천상에 태어났는데 큰 위력을 가지게 되었다.
지은 공덕은 비록 적었으나 좋은 복밭을 만났기 때문에 얻은 과보가 매우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즉시 인간세계로 내려와서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꽃을 뿌려 공양하였다.
사리불이 그의 신심(信心)으로 인하여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는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게 되었느니라.”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수타회천(首陀會天)이 염부제(閻浮提)에 내려와 세존께 가서 부처님과 스님께 목욕을 시켜 주고 공양하겠노라고 간청하였다. 세존(世尊)께서는 아무 말씀없이 허락하셨다.
그는 곧 음식과 목욕 도구와 따뜻한 방을 마련하였다. 따뜻한 물은 목욕하기에 알맞았고 소유(酥油)와 완초(浣草)까지 모두 다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하여 부처님과 모든 비구들은 그의 공양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목욕을 하고 난 뒤에 풍성하게 차린 음식을 먹었는데, 그 음식들은 모두 감미로워서 세간에서는 보기 드문[希有]것들이었다.
공양을 마치고 양치질을 한 뒤에 각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때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하늘은 과거에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형체가 저리도 뛰어나고 미묘하며, 위상(威相)이 빼어나고 광명이 밝게 빛나 마치 큰 보배산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하늘은 지나간 과거 세상에 비바시(毘婆尸)부처님 때에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나 항상 남의 집 머슴살이로 살아가다가 부처님께서 스님을 목욕시키는 공덕에 대하여 설법하시는 말씀을 듣고 마음 속으로 기뻐하였었다.
그 뒤로 그는 곧 열심히 노력하여 조금의 돈과 곡식을 얻어서 목욕 도구를 장만하고 아울러 음식까지 만들어서 부처님과 많은 스님들을 초청해다가 극진하게 받들었느니라. 이러한 복행(福行)에 태어나서 이런 광명의 모습이 있게 되었다.
일곱 부처님 이래로 더 나아가 천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핸 때까지도 역시 이와 같이 부처님과 스님들을 목욕시킬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그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에 두 아승기 백 겁이 지나면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니, 그 이름을 정신(淨身)이라고 할 것이요 또한 열 가지 명호도 다 갖추게 될 것이다.’
또 『잡비유경(雜警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의 아우 난타(難陀)는 지나간 과거 유위(維衛)부처님 때의 사람으로서 여러 스님들을 한 번 목욕시켜 준 복과 공덕으로
그 후에 석가(釋迦) 종족으로 태어나 몸은 서른 가지 모습을 갖추었고 그 신비한 용모 또한 찬란하게 빛나는 금빛이었으며,
과거의 복을 타고 부처님과 같은 세상에 태어나서 도량에서 정진하여 곧 여섯 가지 신통을 증득하였다.
옛 사람은 하나를 보시하고도 오히려 그러한 큰 과보가 있었거늘 더구나 지금의 단월(檀越)로서 그 행(行)이 많은 것이겠느냐?
그들의 넓고도 평등한 행은 틀림없이 존귀한 이름을 얻게 되고 더더욱 기뻐하면서 일체 중생들을 널리 제도할 것이니라.”
또 『복전경(福田經)』에서 말하였다.
“아난이라는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숙명(宿命:前生)을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나열기국(羅閱祇國) 어떤 서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몸에 몹쓸 부스럼이 생겨 아무리 치료해도 잘 낫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세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들이 찾아와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여러 스님들을 목욕시키고 그 목욕물을 가져다가 부스럼을 씻으면 곧 나을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복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곧 기뻐하면서 절에 가서 더욱 공경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다시 새 우물을 파고 향유(香油)와 목욕 도구로 많은 스님들을 목욕시켜 주고 그 물로 부스럼을 씻었더니 얼마 안 지나 다 나았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태어날 적마 다 얼굴이 단정하고 금빛이 찬란하게 빛났으며 티끌과 때를 받지 않았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이나 항상 깨끗한 복을 얻어 경사와 복이 넓고 멀었으며, 지금 다시 부처님을 만나 마음의 때가 소멸하고 응진(應眞:阿羅漢)이 되었습니다.’”
또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외국의 욕실(浴室) 모양은 둥글어서 마치 둥근 창고와 같은데 문을 열어 연기를 통하게 하고 밑에는 도랑을 파서 물이 나와 안으로 이르게 하며, 삼 경(擎:里)의 각재(閣齊)는 사람들이 이르는 곳인데 병으로 물을 떠서 삼중각(三重閣)을 채우면 불 기운이 위로 올라간다.
그리하여 맨 윗층 집은 불이 뜨겁고 중간층 집은 물이 따뜻하며 맨 아래층 집은 물이 차가워 제 마음대로 취해 쓰면서 따로 불을 끓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깨끗한 물이라고 말할 뿐이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욕설을 만들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풍(風)을 제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병에 차도가 있는 것이며,
셋째는 티끌과 때를 제거하는 것이요,
넷째는 신체(身體)가 가볍고 편안한 것이며,
다섯째는 살결이 하연 것이다.
만약 사부 대중으로 이 다섯 가지 공덕을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욕실을 지어야 하느니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만약 목욕을 하려고 할 때에는 동산 백성들을 시켜 소제케 해 깨끗하게 하고 나무와 숯을 마련하여 물을 알맞게 따뜻하게 한 뒤에 비로소 건추(揵椎)를 쳐서 지금 당장 들어와 목욕하라고 알려야 한다.
각각 허리띠로 옷을 묶어 표시하여 시렁 위에 얹어 두고, 목욕탕에 들어갈 때에는 두 팔을 흔들며 들어가서는 안 되며, 한 손으로 앞을 가리고 들어가야 한다.
만약 스승의 때를 밀어드리려고 하거든 마땅히 먼저 자신의 죄가 없음을 고백한 뒤에 한꺼번에 그의 두 팔을 쳐들게 하지 말고 우선 한 팔을 문지르고서 한 손으로 땀을 가리게 해야 한다. 다음에 다른 한 팔과 한 손과 나머지 안팎을 다 문지른다.
그리고는 문을 닫고 앉아서 몸에 땀이 흐르게 한다.
물을 쓸 때에는 그 분량을 헤아려 함부로 많이 쓰지 말아야 한다.
만약 못물로 몸을 씻을 때에는 스스로 죄가 없음을 고백하되, 물 밖에서 알몸으로 목욕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만약 물이 허리와 가지런하거든 사용해도 아무런 죄가 없고
만약 물 속에 앉아 물이 배꼽쯤에 이르러도 그것을 사용함에 있어서 아무런 죄가 없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제 옷을 입고 도리에 맞추어 떠난다.”
15.6. 잡복연(雜福緣)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스님이 기거할 방사(房舍)와 탑과 불상을 만들거나 넓은 길에 우물을 파거나 다리를 놓거나 배를 만들면,
이 사람의 공덕은 태어나는 어느 때에나 항상 시주(施主)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세 가지 인연은 제외된다.
첫째는 과거에 훼손하고 무너뜨리기를 일삼은 것이요,
둘째는 이 사람이 죽었을 경우이며,
셋째는 악한 마음을 일으켰을 경우이다.
이 세 가지 인연이 없으면 복덕이 항상 생기느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보시는 그 복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칼을 남에게 보시한 것이요,
둘째는 독(毒)을 다른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들소[野生]를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음란한 여인을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신사(神祠)를 짓는 것이니,
이런 것들이 복을 얻지 못하는 다섯 가지 보시이니라.
또 다섯 가지 인간과 천상의 복을 얻을 수 있는 보시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공원을 만드는 것이요,
둘째는 수풀을 만드는 것이며,
셋째는 다리를 놓는 것이요,
넷째는 큰 배를 만드는 것이며,
다섯째는 현재ㆍ미래ㆍ과거를 위해 거처하는 방사(房舍)를 만드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 일이 있어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런 복을 얻게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동산을 만들어서 시원함을 베풀어 주고
또는 좋은 다리를 놓아
사람들로 하여금 강을 건너게 하고
아울러 좋은 방사(房舍)를 지으면
그 사람은 밤이나 낮이나 간에
항상 마땅히 그 복을 받을 것이요
계율과 선정을 성취함으로써
이 사람은 틀림없이 천상에 태어나리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어떤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세계로 나아가고
어떤 사람이 천상에 태어나며
어떤 사람이 낮이나 밤이나 간에
좋은 공덕을 장양(長養)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먼 길에 좋은 우물을 파고
과일 나무를 심어 과일을 보시해주며
나무 숨을 만들어 청량(淸涼)함을 보시하고
다리를 놓아 사람들을 건너게 해주며
보시하고 깨끗한 계율 지키고
지혜 있어서 간탐(慳貪)을 버리면
그 공덕 밤낮없이 자라나서
언제나 하늘과 인간세계에 태어나리라.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 사람들에게 좋은 물을 보시하거나
혹 독사가 빠진 우물물을 행인(行人)들이 마시고 고뇌(苦惱) 할까 두려워하여 그 우물을 덮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삼공후천(三箜篌天)에 태어나서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받을 것이다.
또 거기로부터 목숨을 마치고 만약 사람의 몸을 얻으면 왕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만약 병이 들어 고달퍼하면서 목구멍에서 소리를 내며 수명이 남아 다하지 않은 사람을 보고 그에게 미음이나 음료수를 마시게 해 주거나 혹은 재물을 보시하여 그의 목숨을 잇게 해주면
그는 목숨을 마치고 심수천(深水天)에 태어나서 제석천처럼 쾌락을 누릴 것이다.
그러다가 그 하늘로부터 목숨을 마치고 업을 따라 유전(流轉) 할 때 세 갈래의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의 몸을 받게 되면 그 생으로부터 다른 생에 이르기까지 질병의 고통을 만나지 않으며 어떤 고뇌나 혼란함이 없으리라.
만약 어떤 중생이 계율을 지키면서 비구스님을 보고 부채를 보시하여 그로 하여금 시원함을 얻어 경법(經法)을 독송하게 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다음 풍행천(風行天)에 태어나게 되는데 향기가 불어와서 기쁨과 즐거움이 비할 데 없을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강가 나루터에서 다리나 배를 만들어서는 좋은 마음으로써 계율을 지키는 사람을 건너게 해주고 아울러 다른 사람도 건너게 해주며 온갖 악을 짓지 않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만지천(鬘持天)에 태어나서 다섯 가지 욕락을 누리고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인간세계에 태어나면 왕을 위하여 창고를 맡게 될 것이다.
또 『비유경(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모자(母子) 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항상 세 가지 일을 하곤 하였다.
첫째는 큰 배를 만들어 강 위에 띄우고 백생들을 건네주는 일이고,
둘째는 도시(都市)에 좋은 우물을 파서 온갖 사람들에게 공양하는 일이었으며,
셋째는 네 문(門)에 각각 변소를 지어 놓고 사람들의 대소변을 보게 하는 일이었다.
이러한 공덕을 닦았으므로 그들은 목숨을 마치고 난 다음에 모두 천상(天上)에 태어나서 복을 받음이 자연스러웠으며, 인간세계에 태어나서는 부귀하고 오래 살았다. 또 그들은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갈래[三塗] 세계를 거치지 않았다.
설령 이렇게 조그마한 복을 지은 것으로 오히려 크고 무량한 과보(果報)를 얻거늘 더구나 어떤 사람이 공덕을 널리 닦은 것이겠느냐?
탑을 세우고 절을 지어서 단월들이 보시하여 짓는 모든 복업은 앞의 복에 비하면 백천만 배나 더 뛰어나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므로 『성실론(成實論)』에서 경전의 게송을 인용하여 말하였다.
만약 누가 나무를 심어 공원에 숲을 만들거나
우물을 파고 다리를 놓거나 하면
이 사람이 지은복은
밤낮없이 항상 증장(增長)하리라.
또 『화수경(華手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끝끝내 무상보리(無上菩提)에서 물러나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만약 탑이나 절이 훼손되고 무너진 것을 보면 마땅히 그것을 수리하고 고치되 흙덩어리나 진흙, 나아가 벽들 한 개라도 보태는 것이요,
둘째는 만일 네 거리의 도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다 탑을 세우거나 불상을 만들어 가지고 염불하는 좋은 복의 인연을 만들기 위해 탑 속에 법륜을 굴리는 모습과 출가하는 모습과 나아가 쌍수(雙樹:娑羅雙樹)』에서 열반에 드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다.
셋째는 만약 어떤 스님이 두 패로 갈라져서 쟁송(諍訟)하는 것을 보면 애써 방편을 구해 그들을 화합시켜 주는 것이요,
넷째는 만약 부처님의 법이 무너지려는 것을 보면 경전을 독송해 주거나 나아가 한 게송이라도 외워 그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하며, 법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사(法師)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마음을 다 기울여 법을 보호하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보살이 만약 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세상마다 마땅히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큰 몸과 힘을 지닌 나라연(那羅延)처럼 사천하(四天下)를 버리고 출가를 결행하여 마음대로 네 가지 범행(梵行)을 닦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하늘에 태어나 대범왕(大梵王)이 되고, 나아가 마침내는 무상도(無上道)를 성취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이 부처님의 도를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런 것을 배워야 하느니라.’
또 『방우경(放牛經)』에서 말하였다.
그리고 이 경은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별품(別品)』에 나오는 것과 똑같은 번역본이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열한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은 소치는 아이가 소 기르는 편의(便宜:方便)를 알지 못하고 소를 보살피는 방법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열한 가지인가?
첫째는 소치는 아이가 그 형색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둘째는 그 모습을 알지 못하는 것이며,
셋째는 만지거나 씻을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넷째는 부스럼을 치료할 줄 모르는 것이며,
다섯째는 연기를 낼 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여섯 째는 길을 가려서 다닐 줄 알지 못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소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어느 길이 물을 건널 수 있는 곳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며, 아
홉째는 좋은 물풀을 찾을 줄 모르는 것이요,
열째는 소 젖을 남김없이 짤 줄 모르는 것이며,
열한째는 그 소를 길러 그것을 쓸 수 있을까 쓸 수 없을 까를 분별하여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이 그 열한 가지 일이다.
소 치는 아이가 소를 기르고 보호할 줄 모르면 그 소는 끝내 불어나지 못하고 날마다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비구에게도 또한 열한 가지 법이 있음을 비유한 것이니, 그 손해와 이익에 대해서는 이루 다 갖추어 기록할 수조차 없느니라.
이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소치는 아이가 진리를 알면
그 소 주인은 복덕이 있어
여섯 마리 소가 여섯 해 동안에
예순 마리로 불어나서 줄어들지 않으려.
소치는 아이가 총명하여
소의 모든 모습 분별해 안다면
이와같은소치는 아이를
과거 세상부터 부처님께선 칭찬하셨네.”
게송을 말한다.
그림자가 곧으면 그 형체가 단정한 때문이고
골짜기가 비어 있으면 메아리가 호응한다.
복은 선한 행동으로 불어나고
결과는 원인으로부터 생겨난다.
몸 바쳐 음성을 윈만히 하고
정성 실어 삼가고 권장하며
은혜로 음덕(陰德) 베풀고
남몰래 도우며 공 있는 이를 상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