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백광현 뒷이야기 42 - 절름발이 백정을 고치다
세상에나 우리의 광현님께서 절름발이를 똑바로 걷게 하셨다.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절름발이를 고친단 말인가?
"저거 순 뻥 아냐?" 라고 말씀하실 시청자분들이 계실 것 같아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려고 한다.
이 사건은 《지사공유사》에 분명히 전해지고 있는 실제 사례를 근거로 한 에피이다.
실존인물 백광현은 처음부터 유명한 의사는 아니었다.
또 처음부터 내의원 의관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본래는 무관이었고 말을 타던 중에 그만 떨어져 다리를 다친 후
어느 유명한 의사에게서 치료를 받아 낫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무관의 길을 버리고 의사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의사였을 것이다.
때로는 실수도 했을 것이다.
그 실수가 과하였을 때에는 사람을 죽이기도 했었다.
어디에 환자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환자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찾아가서 치료해주기도 하였다.
세월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환자를 치료하는 눈이 차츰 트이지 않았을까?
그 의술이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섰을 때
바로 이 절름발이 환자를 치료하게 되었다.
어느 시장 사람이 다리를 절뚝거리는 병에 걸려서 똑바로 걸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그를 보고서 절름발이라고 비웃었다.
이 절름발이가 백광현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를 찾아와
자신을 치료해달라 청하였다.
이에 실존인물 백광현은 그 절름발이 환자의 환도혈에 침을 놓아서
수십일 동안 절뚝거리는 다리를 말끔히 고쳐내었다!
절름발이가 어느날 갑자기 멀쩡하게 걸어서 돌아다니니
동네 사람들이 보고서 모두 깜짝 놀랐을 것이다.
요즘 말로 치자면 '걸어다니는 광고판'이었던 셈이다.
모두가 절름발이라고 놀려대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멀쩡히 걸어다니니
도대체 누가 너를 치료했느냐 물어보지 않았겠는가?
그러자 이 전(前) 절름발이의 입에서 '백광현'이라는 이름이 나왔던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백광현에게는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바로 그의 집 앞에 환자들이 정말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를 모셔가고자 하는 수레와 말이 길거리에 가득 차게 되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실존인물 백광현은 일약 전국구 유명 의사가 되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뒤이어 찾아왔다.
이렇게 유명세를 얻게 되자 마침내 나라에서 그를 부르게 되었다.
전의감의 치종교수로 특채되었고 또 내의원 의관으로 연이어 특채되었다.
그러니 이 절름발이 치료 사건이 실존인물 백광현에게 있어서는
그의 인생을 바꾼 중요한 사건이었던 셈이다.
公知其病 在於環跳穴 鍼之
공지기병 재어환도혈 침지
공이 그 병이 환도혈에 있음을 알아차리고서 침을 놓았더니
數旬蹣跚者 屈伸自如 健步入市
수순반산자 굴신자여 건보입시
수십일 동안 절뚝거리던 이가 다리를 굽히고 펴는 것이 마음대로 되어
똑바로 걸어서 시장으로 들어갔다.
病人雲集於門 而車馬盈巷焉
병인운집어문 이거마영항언
병자가 문 앞에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마차와 말이 길거리에 가득차게 되었다.
뒷이야기의 뒷이야기 1>
더 자세한 얘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백광현뎐》 1권의
<입명(立名) - 세상이 알아주다> 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뒷이야기의 뒷이야기 2>
환도혈은 엉덩이 관절에 있는 혈자리이다.
원래 대본에는 엉덩이의 환도혈에 생긴 환도저로 되어 있었는데
공영방송에서 환자의 엉덩이를 노출시킬 수는 없었는지
오늘 방송에서 보니 환부가 무릎으로 바뀌었네.
참고하시길...
위 그림의 붉은색 동그라미 표시된 곳이 환도혈임.
(43번째 이야기 곧 이어짐)
드라마 <마의> 주인공 백광현은 실제로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의 행적을 찾아 조선의 기록을 다 뒤졌다.
그의 놀라왔던 의술과 환자를 사랑했던 마음과
임금에 대한 충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의 이야기를 도저히 그냥 묻어둘 수가 없었기에 글을 썼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