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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법화경’전 기조강연(요지)- 가와다 요이치 동양철학연구소 소장]
SGI는 법화경을 기조로 평화•문화•교육 분야에서 인류에 공헌
오늘 개최한 ‘법화경’전 개막식은 많은 분이 참석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주최자 중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강연에서 저는 SGI가 전개하는 운동이 ‘법화경’의 어떠한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설명하겠습니다.
창가학회의 ‘법화경관’은 ‘법화경’을 ‘우주 근원’적 리듬의 표출이라고 받아들인 데 있습니다. 중국의 천태대사 지의(538년~598년)는 ‘법화경’을 적문과 본문으로 나누어 그 중심사상을 설명했습니다.
첫째, 적문의 중심사상은 방편품 등에서 설한 모든 중생에게는 ‘불지견’(불성)이 내재한다는 ‘평등사상’입니다.
방편품에서는 이 현상세계에 부처가 출현한 목적을 ‘일대사인연’(중대한 목적)이라고 설합니다. 이른바 ‘개시오입(開示悟入)’이라는 ‘사불지견(四佛知見)’의 구절입니다. 여러 부처는 모든 사람의 생명 깊은 곳에서 불지견(불성)을 ‘열고’ ‘나타내고’ ‘깨닫게 하여’ 부처의 길에 ‘들어가게 하려고’ 출현했다고 씌어 있습니다. 석존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는 모든 사람이 ‘불성’을 내재화하고 있고 또 그것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합니다.
즉 인종, 성별, 직업, 문화, 민족, 출신, 몸 그리고 마음 상태의 차이는 존재해도 모든 사람의 생명에는 ‘불성’이 내재한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하여 인간의 마음에 깃든 번뇌 즉 차별이나 편견을 타파합니다.
둘째, 본문의 중심사상은 ‘영원한 부처’ 즉 ‘구원의 부처’라는 사상입니다.
‘법화경’ 여래수량품에서는 ‘구원의 석존’을 영원한 부처라고 밝힙니다. ‘법화경’은 ‘석존’을 통해서 ‘구원의 석존’ 즉 ‘영원한 부처’라는 본지(本地)를 통찰했습니다. 석존은 자신이 영원한 과거에 이미 성불했는데, 자신의 미래는 이 영원한 과거의 두배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실질적으로 미래의 수명 또한 영원하다고 밝힌 것입니다.
‘영원한 부처’는 ‘우주근원의 법’ 즉 ‘영원한 법’과 일체입니다. 따라서 ‘영원한 부처’는 ‘영원한 구제불(救濟佛)’입니다. 석존은 영원한 과거부터 여러 방법으로 중생을 구제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비로운 활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셋째 중심사상은 보살도(菩薩道)를 행하는 일입니다.
‘구원의 부처’가 지용보살을 비롯해 문수보살, 보현보살, 미륵보살, 약왕보살, 관세음보살, 묘음보살과 같은 보살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활약합니다.
이를테면 지용보살은 석존 멸후의 ‘법화경’을 짊어지는 보살로서 <법사품>에는 ‘여래의 사자’라고 씌어 있습니다. 또 약왕보살은 의학 분야를 맡은 보살로서 오늘날의 식량, 물, 보건, 의료를 가리키고 민중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힘쓰는 작용입니다. 묘음보살은 ‘음악’을 상징하는 예술적 창조 작용이고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은 학술, 과학, 사상에 공헌하는 작용을 의미합니다. 관세음보살은 ‘현세 이익’적인 요청에 귀를 기울이고 그 바람에 응해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경애를 전하는 보살 즉 무외자(無畏者)가 관세음보살입니다. <불경품>에는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대화와 비폭력으로 ‘불성’과 선성을 계발하는 보살로서 불경보살이 등장합니다.
이처럼 보살들은 21세기를 짊어지는 ‘세계시민’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 행복과 사회 번영의 일치
창가학회는 불교사에서 이러한 ‘법화경의 사상’을 천태대사와 니치렌 대성인의 뒤를 이어 20세기 초부터 21세기에 걸쳐 일본에서 전 세계로 또 전 인류로 넓히는 사명을 자각한 단체입니다.
창가학회는 1930년 11월 18일,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초대 회장과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제2대 회장(당시 이사장)이 창립했습니다.
창립 당시 마키구치 선생님은 교육자였는데, 회원 중에도 교육자가 많아 가치창조를 추구하는 모임이라는 뜻에서 ‘창가교육학회’라고 칭했습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1928년, 법화경과 니치렌불법(日蓮佛法)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법화경과 창가교육’에서 ‘창가교육학체계의 연구가 점점 무르익어 제1권을 발표할 무렵, 불가사의한 인연으로 법화경을 만나 연구하는 사이에 종교관에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법화경에 관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우리 일상생활의 기초를 이루는 과학과 철학의 원리와 아무런 모순이 없고 지금까지의 종교도덕과 완전히 달라서 놀랐다. 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생활상에서 나타나는 불가사의한 여러 현상이 법화경의 문증(文證)에 합치해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장에도 나타나 있듯이, 마키구치 선생님이 ‘법화경’을 의경(依經)으로 삼는 니치렌불법에 공감한 이유는 첫째, 과학과 모순되지 않는 합리적 정신 둘째, 삼증 즉 문증과 이증 그리고 현증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셋째, ‘가치론적 관점’을 들 수 있습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당시 군부정부에 반대하다 ‘불경죄’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투옥되었는데, 감옥에서 이런 편지를 써서 가족에게 보냈습니다.
“백년 전 그리고 그 후의 학자들이 손대지 않은 ‘가치론’을 내가 저술하여 그것도 위로는 법화경의 신앙에 연결시키고 아래로는 수천명이 체험으로 증명하는 것을 보고 나 자신도 놀랐다.”
‘가치론’에서 마키구치 선생님은 미(美)의 가치, 이(利)의 가치, 선(善)의 가치를 제시했습니다. 이중 이의 가치는 개인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데 반해, 선의 가치는 사회의 번영을 가능케 합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개인의 행복과 사회 번영의 일치’를 추구했습니다. 특히 ‘선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나타내고 ‘생활법’으로서 ‘대선(大善) 생활’을 제시했습니다.
‘대선 생활’이 바로 ‘법화경’에서 제시한 보살도이자 우주근원의 리듬에 합치한 삶의 방식입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요컨대 창가교육학을 이루는 사상체계의 근저가 법화경의 간심에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자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창가교육이 지향하는 더욱 깊은 이념의 의미를 ‘법화경’과 니치렌 대성인의 가르침 속에서 찾아내고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설한 니치렌 대성인의 가르침을 넓히는 데 힘쓰기 시작했습니다.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고 5개월 뒤에 기관지 ‘가치창조’를 창간했습니다. 그리고 1943년 7월, 치안당국의 지시로 마키구치 선생님은 도다 선생님과 함께 체포되었습니다. 결국 마키구치 선생님은 1944년 11월 18일에 서거하셨습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이날은 창가교육학회의 창립일이었습니다.
도다 회장 ‘부처란 생명’
마키구치 선생님과 함께 감옥에 들어간 도다 선생님은 1945년 7월 3일에 출옥했지만, 회원이 3000명에 달하던 창가교육학회는 붕괴된 상태였습니다.
도다 선생님은 마키구치 선생님의 인격과 식견에 이끌려 스승으로 섬기고 창가교육학회의 창립과 함께 이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사업경영 등으로 마키구치 선생님을 도왔습니다. 도다 선생님은 감옥에서 다음 설명에 나오는 ‘위대한 종교체험’을 하고 출옥한 뒤 창가학회 재건에 나섰습니다.
이때부터 도다 선생님은 ‘창가교육학회’를 ‘창가학회’라고 이름을 바꿔 종교단체로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여기서 도다 선생님이 ‘감옥’에서 경험한 종교체험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케다 선생님이 집필하신 소설, ‘인간혁명’의 주요부분을 인용해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천태대사에 의해 ‘법화경’의 개경(開經)으로 자리잡은 ‘무량의경’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도다 선생님이 ‘불신(佛身)’을 서른네번의 부정구를 사용해 설한 구절을 보고 ‘부처란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되물으며 창제와 긴 사색 끝에 ‘부처는 생명 그 자체다’라고 깨닫는 부분입니다.
“도다는 창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오로지 일편단심으로 그 실체에 다가갔다. 삼십사의 ‘비(非)’를 하나하나 떠올리며, 그 삼십사의 부정 위에 엄연히 존재하는 실체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깊이깊이 사색했다. 시간의 흐름도 의식에 없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잊어버렸다.
도다는 돌연 ‘앗!’ 하고 숨을 죽였다. ‘생명’이라는 말이 뇌리에 번쩍 떠올랐다.
그 순간 여태껏 이해하지 못한 삼십사의 ‘비’의 의미를 완전히 읽을 수 있었다.”
“부처란 생명이다! 생명을 표현한 것이다.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의 생명속에 있다. 아니, 밖에도 있다. 그것은 우주생명이라는 하나의 실체인 것이다!”
도다 선생님은 이러한 경위를 ‘생명론’이라는 논문에 쓰셨습니다. 도다 선생님은 ‘생명론’에서 석존이 깨달은 ‘우주근원의 법(다르마)’을 나타낸 ‘법화경’과 천태대사 그리고 니치렌 대성인의 가르침을 ‘생명’이라는 키워드로 연결시켜, 창가학회와 SGI가 추구해야 할 교의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또 도다 선생님은 감옥에서 ‘법화경’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법화경’은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무엇을 위해 설했는지를 끝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사색에 잠긴 어느 날 아침, ‘법화경’에서 설하는 ‘허공회 의식’에 지용보살로서 참예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법화경’ <종지용출품> 제15에는 대지 에서 육만항하사라는 지용보살이 용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상수에 있는 보살이 바로 상행보살입니다.
이케다 SGI 회장의 소설, ‘인간혁명’에 이러한 구절이 있습니다.
“도다는 자연스레 생각하는 동안에 어느새 허공에 있었다. 무수한 육만항하사의 대중 속에 있으면서, 금색 찬연한 빛을 받으며 어본존을 향해 합장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꿈도 아니고 환상도 아니었다. 그 순간은 몇초 같기도 하고, 몇분 같기도 하고, 몇시간 같기도 했다. 처음 알게 된 현실이었다. 희열이 온몸에 퍼지고, ‘이것은 거짓이 아니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고 자신에게 외치려 했다.
도다는 눈물 속에서 니치렌 대성인이 ‘어의구전(御義口傳)’에서 인용하신 ‘영산일회(靈山一會) 엄연미산(儼然未散)’이라는 말씀을 몸으로 똑똑히 읽었다.”
이 체험으로 도다 선생님은 경문상에서 상행보살의 재탄생에 해당하는 니치렌 대성인과 함께 말법이라는 현대세계에서 ‘법화경’을 중심으로 한 불교를 기조로 해 민중을 구제하겠다는 종교적 사명을 자각하고 일어서셨습니다. 이 자각이 바로 도다 선생님이 창가학회를 재건한 원동력이자 창가학회와 SGI의 활동을 결정지었습니다.
도다 제2대 회장의 뒤를 이어 이케다 회장이 창가학회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한 1960년 5월 3일 이래 창가학회는 전 세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1975년 1월 26일, 세계 각국의 창가학회 대표가 괌에 모여 국제창가학회(SGI)를 결성했습니다. 이날 이케다 제3대 회장이 SGI의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오늘날 SGI는 세계 192개국•지역에서 전 세계를 평화로운 사회로 건설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SGI 운동의 사상적 기반 ‘법화경’
창가학회와 SGI의 ‘평화•문화•교육’ 운동은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의 기반이 되는 불교사상에 관해 ‘법화경’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평화’ 운동입니다. 현대사회에는 환경문제를 포함해 여러 ‘지구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평화’ 운동의 근본 사상은 ‘법화경’에서 설한 ‘생명존엄’ 사상입니다.
‘법화경’에서는 지용보살이 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을 석존이 과거에 수행한 모습인 불경보살에서 찾았습니다.
니치렌 대성인은 “일대(一代)의 간심(肝心)은 법화경, 법화경의 수행의 간심은 불경품(不輕品)이니라. 불경보살이 사람을 존경한 것은 어떠한 일이뇨, 교주석존의 출세(出世)의 본회(本懷)는 사람의 행동에 있었소이다”(어서 1174쪽) 하고 설했습니다. 석존이 이 현실세계에 출현한 목적은 인간으로서 진정한 행동이고 그것은 불경보살이 예배하는 수행 속에 있다는 말입니다.
<불경품> 제20에서 불경보살은 증상만인 비구가 큰 세력을 차지한 시대에 중생을 만날 때마다 예배하며 말했습니다.
“나는 깊이 그대들을 존경하며, 감히 경멸하지 아니하느니라. 그 까닭은 그대들은 모두 보살의 도를 행하여 마땅히 작불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법화경 557쪽)
불경보살은 악구매리와 박해를 당하면서도 중생에게 단행예배를 계속했습니다. 이러한 불경보살의 행동은 오늘날 ‘세계시민’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첫째, 불경보살이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실천한 예배는 설령 그 표면에 증상만의 악심이 드러났다 하더라도 인간의 내면에 깃든 빛나는 ‘불성’에 대한 예배입니다. 누구나 보살도를 실천하면 반드시 ‘불성’을 나타낼 수 있다, 여기에 법화경에서 설하는 ‘생명존엄’의 근거가 있습니다.
둘째, 내재한 ‘불성’을 나타내려면 비폭력을 실천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비폭력이라는 강인한 정신력만이 악심(번뇌)을 물리치고 ‘불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20세기 마하트마 간디가 비폭력(아힘사)으로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한 운동과 공명합니다. 대화와 교류로 넓혀지는 민중생명의 촉발과 연대의 파동을 전 세계로 넓힘과 동시에 지구문명의 새로운 창조의 지평을 개척합니다.
셋째, ‘불성’이 나타나는 것을 저해하고 파괴하려는 악심(번뇌)이나 폭력에 맞서는 도전입니다. 폭력에 맞서는 도전이란 직접적 폭력인 전쟁을 반대하고 구조적 폭력인 인권억압이나 여러 차별을 없애려는 행동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구조적 폭력은 전쟁이나 분쟁을 조장하는 직접적 폭력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폭력과 대화로 ‘전쟁 없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바로 SGI가 평화운동을 추진하는 목적입니다.
‘생명 존엄’ 근간으로 ‘평화 운동’ 추진
이러한 불교의 생명존엄 이념을 바탕으로 도다 선생님은 1957년, ‘원수폭금지선언’을 발표해 청년들에게 유훈으로서 남겼습니다. 이 ‘선언’의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세계에서는 핵이나 원자폭탄 실험을 금지하라는 운동이 일어나는데 나는 그 핵무기 속에 숨은 발톱을 뽑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세계의 민중에게는 생존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권리를 위협하는 자는 마물이고 사탄이며 괴물이다.”
여기서 표현한 ‘마물’은 ‘불성’을 갖춘 존엄한 인간생명을 파괴하려는 폭력성의 근원적 작용이자 인간의 ‘생존권리’를 근저에서부터 위협하고 전 인류를 근절시키려는 작용을 가리킵니다.
이것은 인류라는 ‘인종’ 자체가 전멸할 수 있는 무기 ‘원수폭’의 본질을 이데올로기와 정치체제, 인종, 민족 그리고 국가적 차원을 뛰어넘어 ‘인간생명’이라는 깊은 부분에서 고발한 선언입니다.
이 선언은 도다 선생님이 원수폭은 ‘절대악’이라는 사상을 세계에 넓히고자 한 제언입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의 불교단체에서, 그것도 당시 75만 세대 달성을 앞둔 창가학회에서 불교의 ‘생명존엄’ 이념을 바탕으로 발표한 이 ‘선언’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평화선언’은 SGI 평화운동의 원류가 되어 이후 인간과 살아 있는 생물을 보호하려는 구체적인 평화와 환경운동의 전개로 발전했습니다.
현대에서는 지구온난화나 이상기후 현상, 사막화, 해양오염 등으로 인류 생존의 기반을 이루는 지구생태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인간의 생존권뿐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마물’의 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도전도 불교자의 중요한 사명입니다.
창가학회와 SGI는 불교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각종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불교의 연기사상을 주객 관계로 논한 ‘의정불이’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의보’인 ‘환경’을 침해하는 일은 그와 일체인 ‘정보’를 침해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자연환경의 붕괴는 그대로 인간생명의 침해이자 생존기반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SGI는 이러한 붕괴의 ‘아픔’을 인류가 살아 있는 생물과 ‘공유’하려는 마음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SGI 회장은 창가학회와 SGI가 인류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으로서 ‘평화제언’을 해마다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 평화연구기관으로 도다기념국제평화연구소도 설립했습니다.
이 제언을 토대로 SGI는 유엔의 NGO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35주년을 맞았습니다. 구체적으로 ‘핵무기, 전쟁’ 반대에 관한 전시, 출판, 강연, 계몽운동 등을 통해 유엔을 지원합니다.
또 DVD ‘존엄의 길-인권교육의 힘’ 등을 상영(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와 협력)해 난민문제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인도적 지원에 힘쓰고자 세계 각국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의 일환으로 유엔과 연동해 세계 각국에서 전시(변혁의 씨앗전), 영화 상영(조용한 혁명), 나무심기를 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공생의 ‘문화’ 교류
둘째, SGI는 이 지구상에 모든 문화의 공생과 공영을 목표로 합니다.
법화경 <약초유품> 제5에서는 삼초이목의 비유를 통해 다문화 공생의 모습을 불교 이미지로 나타냈습니다.
이 세계에 여러 초목이 자라고 거기에 비가 내립니다. 대지의 영양을 흡수하고 비의 혜택을 받아 초목은 살아 나고 무성해집니다. 각각의 개성이나 특질에 따라 하늘과 땅의 혜택을 받아 무성하게 자랍니다. 대지라는 기반과 비라는 혜택은 대우주, 대자연의 만물을 자라나게 하는 자비의 작용을 가리킵니다. 이 다양한 ‘초목’ ‘숲’ ‘약초’를 각 민족이나 종교가 가진 문화의 표상이라고 한다면, 각 문화는 대우주와 대자연의 자비의 작용을 받고 배양되어 각각 독창적인 꽃을 피운 결실입니다. 여기에 불교가 그리는 ‘평화의 문화’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창가학회와 SGI는 ‘평화와 공생의 문화’라는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하고자 여러 문화, 학술 활동을 전 세계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케다 SGI 회장은 학술기관인 동양철학연구소와 보스턴의 이케다국제대화센터를 비롯해 문화음악단체인 민주음악협회와 도쿄후지미술관을 설립했습니다. SGI는 이 기관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문화’ 교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도 인류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간 대화’나 ‘문화간 대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독교 유럽과학예술아카데미와 대화하고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나 홍콩중문대학교와 주로 불교, 유교, 도교에 관해 대화했습니다. 또 말라야대학교와 이슬람에 관해 대화하는 등 인류가 안고 있는 과제에 관해 의견을 교류했습니다.
또 동양철학연구소는 그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각국에서 ‘법화경’전을 열어 ‘법화경’에 담긴 불교의 메시지를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살적 인격’ 갖춘 ‘세계시민’ 육성
셋째, SGI가 전개하는 교육운동의 원류는 마키구치 선생님의 ‘창가교육학’입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아이들의 자유와 개성을 존중하고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응시하여 생명에 내재한 ‘무한한 가능성’을 여는 ‘자립한 인격’의 형성을 지향했습니다. 교육의 목적은 진정으로 행복한 인생을 사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마키구치 선생님의 ‘창가교육학’이 추구하는 목적인 ‘가치창조의 인격’을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법화경’의 ‘보살적 인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화경에는 앞서 소개한 대로 여러 보살이 등장합니다. 각각의 보살은 자신의 내면에 갖춘 특질을 최대한 발현하여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힘씁니다.
창가교육의 이념도 ‘보살적 인격’을 형성하는 데 있고 이러한 인재들을 배출해 인류를 위해 힘쓰는 데 있습니다.
‘보살적 인격’은 오늘날 ‘세계시민’이 갖춰야 할 인격상을 나타냅니다.
SGI 회장은 교육운동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소카학원과 소카대학교 그리고 미국소카대학교를 창립해 일관된 창가교육의 이념과 활동을 전 세계에 넓히고 있습니다.
이상 SGI가 추구하는 인간주의의 사상적 기반을 불교사상 그중에서도 ‘법화경’을 기축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SGI는 석존과 천태대사 그리고 니치렌 대성인으로 이어지는 불교적 전통을 기반으로 ‘세계시민’을 배출하면서 평화, 문화, 교육의 분야에서 더욱 인류에 공헌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약력
1937년 일본 가가와현 출생 / 일본 교토대학교 의과대학 면역학 박사 /
1988년 동양철학연구소장 취임.
불교철학의 관점을 현대세계가 안고 있는 인권, 환경보호, 생명윤리 등의 주제에 접목해 연구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지구환경과 불교사상’ ‘뇌사문제와 불교사상’ ‘현대세계의 불교’ ‘생명은 영원한가, 생도환희 사도환희의 불교’ ‘생명철학입문: 운명은 전환이 가능한가’ ‘생명철학입문Ⅱ: 행복의 심리학’ ‘생명철학입문Ⅲ: 불교와 간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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