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국기(조기)달기 실종 세태 심각하다
57회 현충일이다. 전주 군경묘지 추념식에 참석하고 한옥마을을 돌아보았다. 참으로 놀랍고 개탄스러운 거리모습이다. 그토록 자랑해 마지않는 국제 슬로시티, 유네스코 음식 창의 도시, 가고 싶은 관광지답게 관광객들로 붐비고 널따란 주차장은 물론 기린대로변에도 외지 관광차로 즐비했다. 여느 휴일이나 다름없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기뻐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하고 부끄러운 생각마저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오늘이 무슨 날인가, 호국의 달, 호국영령 애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날 아닌가. 그런데 국민으로서 현충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한 한옥마을 거리 풍경에 실망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거리 상가에 조기(弔旗)는 달아야 하지 않겠는가. 한옥마을을 여기저기 돌아보았지만 조기를 게양한 집은 손꼽을 정도였다. 심지어 학교마저도 조기가 아닌 평상시 그대로 달아매어 있었다. 중심로인 경기전에서 오목대에 이르는 태조로의 대형 상가와 전시관에는 단 두 곳만이 조기를 달았다. 대형 건물 상가에 들러 국기를 달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 “미처 생각을 못했다.”고 한다. 이점 행정 지도가 필요한 대목이다. 비단 한옥마을 뿐만이 아니다. 전주시내 중심가며 아파트 등도 총체적으로 국기달기 불감증에 걸려 있다. 천년 전통도시의 이미지가 외지 관광객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자못 염려된다.
송하진 시장은 추념사에서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며 건전한 국가관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에 정진하여 보답하자”고 했다. 건전한 국가관 확립은 작은 일 같지만 국기 달기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모름지기 전주시가 명실 공히 천년 전통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돈 안 드는 아주 손쉬운 일 그러나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은종삼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