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고향무정>에서
이우상
고향엔 많은 언어들의 색깔이 쌓여 있는 곳,
낙엽을 밟던 그리움의 색깔이 있고
골목길 추억의 색깔이 있다.
눈으로만 보는 색깔 뿐 아니라 가슴속에 그려 넣을
그림의 모든 색깔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훈훈한 정이 담기는 감동의 항아리 속에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함께 담았던 곳,
소중했던 동심의 꿈들이 가득히 쌓이던 곳,
그래서 고향은 꿈을 가지고 마음으로 만져보며
가슴으로 느끼는 곳이다. 이웃과 이웃이 마주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곳, 서로가 보이다 안보이면
불안하고 아쉬워 서성이는 곳, 눈으로 흘기면서도
가슴으로는 정을 주며 사는 곳이다.
수필, <사랑앓이 소리>에서
이우상
귓도리 저귓도리 어여쁘다 저 귓도리
어인 귓도리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리 자른 소리
절절이 슬픈 소리 저 혼자 울어 내어
사창(紗窓) 여읜 잠을 살드리도 깨오는고야
두어라 제 비록 미물(微物)이나 무인 동방에
내 뜻 알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
가을 밤, 가냘픈 귀뚜라미 울음에서 진한 슬픔을 뽑아내게 된다.
밤이 새도록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그 소리는 가을밤의 대향연임에 틀림없다. 짝을 부르고, 짝과 만나고 짝과 즐기고..........
밤이 다해도 모자라 온 가을밤을 수놓고 있으니 얼마나 멋진 삶인가 ?
어느 누가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이렇게 밤이 새도록 사랑앓이 가슴을 절실하게 토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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