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사는 나문자씨라는 한 여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멋진 자사호를 올립니다.
경헌님 페이스북 친구인데 따라갔다가 그 여성이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 수준의 자사호들이 얼마나 멋지던지
허락을 받고 블로그에 사진도 가져오고 설명도 번역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문자씨가 골동 자사호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 골동 자사호의 은은한 광택은 급하게 광을 낸 것이 아니고
몇 세대에 걸쳐서 찻물이 배어들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문자씨가 그랬는데
그때 <유리같은 광택이 난다>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그걸 보고 군자회덕님께서 유리광택은 급하게 광을 낸
호에서만 나는 것이지 오래 사용해서 자연스럽게 찻물이 배인
자사호는 은은한 광택이 나는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이쪽저쪽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문자씨가
<유리광택>이라고 한 표현이 잘못된 것 아닌가,,,
아니면 적어도 오해를 살만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는 그 여성을 만나본 적도 없는데,
이렇게 문자씨 문자씨 하니까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서.... 웃깁니다...)
진짜 <유리광택>은 이런 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청나라 말부터 민국초까지 의흥에서 만들어서
태국으로 수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태국사람들은 더욱 화려하고 광택이
번뜩이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그게 그들의 취향이랍니다.
태국에 자사호를 수출하면
거기서 열심히 갈아서 저런 광을 냈습니다.
이렇게 광을 내는 것을 <포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뚜껑이나 주둥이 출수구에 금속을 덧대어
화려함을 더하기도 했는데, 금속은 주로 동이나 은, 금을
썼다고 합니다.
이것은 나문자씨가 가지고 있는
오래된 골동 자사호입니다.
이 골동 자사호의 은은한 광은 여러 세대에
걸쳐 자연스럽게 배어들어간 것으로
태국에 수출되었던 저 포광 자사호하고는
광택의 성질이 다른 것이 사진으로도 보입니다.
그런데 자사호를 이렇게 광을 내버리면
자사호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세한 숨구멍이 막혀 버려서 투기성 제로가 됩니다.
중국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태국사람들은 투기성보다는 반짝임을 더 좋아했는가 봅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중국에서 수입해다
태국식으로 튜닝한 자사호를 새색시가
시집갈 때 두개를 구입해서 신랑과 시어른께
선물로 드렸다고 합니다.
인기있는 혼수품이었다고 하는군요.
중국사람들은 이런 자사호를 별로 안 좋아한다지만,
요새는 이미 몇십년이나 된 골동품이고 하니 상당한
가격에 거래가 되는가 봅니다.
이 사진에 나오는 태국으로 수출했던
포광자사호는 세 개에 57000위안에 경매에서
낙찰되었습니다. 한화로 약 1천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