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학년도 광주교대 면접 수기
(예비소집부터 있었던 일들 쭉 씁니다.) 2006년 1월 10일 광주교대 면접일
예비소집 시간은 1시 30분인데 분위기 적응을 위해 1시간 정도 일찍 나갔음. 가서 이과 재윤이 재진이 문과 성기 요환이를 만나(아마 이게 재학생 전부일 것 같음) 기다리고 있다가 학군단 학생들이 와서 지원자를 운동장으로 인솔. 일반전형으로 남자는 대략 140명 뽑는데 1차에 붙은 남자 인원이 373명이나 됐음..(이런..바로 붙기는 힘들겠구나;; 이런 생각을 함)
교대 교수 정도나 되어 보이는 사람이 여러 유의 사항들 알려 주고;; 학군단 학생들이 수험 번호를 배부하기 시작.. (난 73번이었음. 조는 12조 한 17조까지는 되어 보임) 드디어 그분의 안내말이 끝난 후 면접 고사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함(으.. 조금씩 긴장되기 시작) 크게 면접 고사장은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음(3개의 조가 모여 대기하는 전체대기실, 제시문 보고 답변 대답할 수 있게 1차로 이동하는 개인대기실-여기서는 7분동안 제시문 읽고 답변할 것을 구상하게 함,그리고 마지막 면접실) 그런데 우리 조 1번이 69번이라 나는 5번째로 면접을 하게 됐음 72번이 불려 나가고 7분 후 개인 대기실로 향함
제시문 A,B형 중에서 자기가 자신 있는 유형 하나를 골라 대답을 하는 방식으로 치러짐..
A형-'법구경'에서 발췌한 문장이었는데 부처와 여인의 일화였던 것으로 기억함. 문제는 3문제 딸려짐
1. 스님의 가르침에 대한 자기의 견해를 말해 보라 2. 스님과 같은 교수법을 초등학생에게 썼을 때 나타날 문제점 3. 현재 우리의 교육에 적용해 봤을 때..(잘 기억이 안나서;;;ㅠㅠ 3개 다 정확한 것은 아니니 이해 바람)
또 B형은 독일 철학자 누구에 관한 문장이었는데 어려워 보여서 PASS함..-_-;;
(A형.. 아 어떻게 대답하지.. 정말 난감함.. 나중에 이 글을 보고 있을 후배님들.. 면접실 들어갈 때보다 이 순간이 훨씬 긴장될 것입니다.. 작설!)
좀 젊은 여교수 : 조영욱 학생 들어오세요.
조영욱(이상 조): 아 예
(유의사항에 보면 노크하고 들어가서 번호 이름 말하고 앉으라고 함)
조 : (노크하고 들어가서) 73번 조영욱입니다.
( 앞에 교수님 3분이 앉아계심. 내가 앉을 의자와 개인 대기실에서 본 제시문 2개가 올려져 있는 책상도 있음. 의자에 앉아 다시 제시문을 훑어 보기 시작함.. 왼쪽 교수(이상 왼)-조금 깐깐해 보임 가운데 교수(이상 가)-면접 내내 웃어주시고 편했음 오른쪽 교수(이상 오)- 아래위로 훑어보고.. )
가 : 그래, 무슨 제시문을 선택했나?
조 : A를 택했습니다.
가 : 그래?? 그럼 1번에 대해 답을 해보게
조 : 예, 우선 부처와 여인을 지금 현실에 비춰보자면 부처는 학생들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라 할 수 있고 여인은 가르침을 받고 있는 학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보면 부처는 여인의 물음에 즉각적인 확답을 피하고 있습니다. 대신 그 해답을 경험을 통해서 유추해 보라고 유도한 후, 여인이 자기가 유도한 답에 어느 정도 다가갔다고 생각하자 그 후에 깨달음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처의 이런 교육(?)방법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요즘같이 모범 해답만을 강요하는 세태에 보다 깊이있는 이해를 위해서 직접 체험을 통한 깨달음을 유도하는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종일관 왼쪽 교수 고개 숙이고 귀를 기울임. 오른쪽 교수 이런 표현하긴 그렇지만 띠꺼운 표정을 감추지 않음.)
가 : 음.. 그렇게 생각했구만! 그런데 말야. 지금 부처가 자기가 유도한 답을 찾아가라고 당장에 확답을 피한다고 했잖은가?? 그런데 만약 그 여인이 자기가 유도한 답에 다가가기는커녕 이상한 길로 빠지게 된다면 어떻게 할텐가??
조 : (순식간에 머리가 하얘지는 느낌.. 아 어떡하지?? 정적이 5초 정도 흐름..) 아 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자기가 유도한 답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경우에는 약간의 조언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네가 지금 여기여기에서는 이러이러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넘 편향된 생각아닌가? 이런식으로 잘못을 하나하나 교정해 주고 보조해준다면 결국에는 자신이 유도한 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땀 삐질;; 사실 이 부분 조금 버벅댔음)
가 : 음. 사실 말야 우리가 자네에게 듣고 싶은 말은 이거이거였어(생각이 안나서 생략합니다 )그런데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구만. 그래 2번을 대답해 보겠나??
조 : 네. 이해도가 부족하고 사고하는 능력 또한 부족한 초등학생의 지적능력을 고려해보면 제시문의 부처와 같이 끊임없이 탐구하게 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이런 교육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초등학생은 우선 지식을 습득하고 나서 그것을 체화시켜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라면 학생이 원하는 지식을 우선 전수해 주고 후에 깨닫게 하는 방법을 택하겠습니다.
가 : 그래?? 부처의 교육방법이 초등학생에게 적용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는 말이군. 그럼 만약에 학생이 무슨 답을 요구했을 때 부처의 방법을 최대한 고려한 해결 방법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또 부처의 방법이 때로는 초등학생에게도 필요하댔지?? 그럼 그것이 필요한 경우와 필요치 않은 경우는 무엇인가?
조 : (최강의 식은땀.. 으.. 뭐냐고 하나도 벅차죽겄는디 뭔놈의 두 문제나 한꺼번에 제시해준대냐.. 죽겄네잉) 아.. 네 아직 정리가 안 되어서 그러는데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왼- 슬그머니 쳐다 봄 오- 입꼬리 한 쪽이 치켜올라가고..
가 : 아 그래? 시간은 많네.. 여유를 갖고 생각하게
조 : (고심 끝에) 네.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제가 제시한 방법과 부처의 교육 방법을 혼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위해서 친구들간에 의견교환을 통한 토론 수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친구간 의견 교환을 통해서 선생님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훌륭한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고 또 결론을 추론해 내기까지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의성도 신장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처의 교육법이 필요한 경우는 문학이나 철학과 같이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교과를 가르칠 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답을 제시해주고 이끌어가야 하는 경우는 수학이나 과학과 같이 명확한 진리를 필요로 하는 교과를 가르칠 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 : 아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래 질문은 다 끝이 났네.. 교수님들 물어보실 거 있으십니까?
왼 : (갑자기 나를 주시) 광주교대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조 : 네.. 저희 집안에는 교사가 네 분이나 계십니다. 저는 어렸을 때 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을 하신 큰아버지댁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방학 때나 큰아버지께서 여유가 있으실 때마다 졸업한 지 족히 20년 30년은 되시는 분들이 와서 큰 절을 올리고 문안 인사를 드리러 오는 경우를 여러 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아.. 교사란 이렇게 보람있는 직업이구나. 한 사람의 인생에서 잊혀지지 않는 고마운 사람으로 남아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교사가 되기를 꿈꿔 왔고 저의 이런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교대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오 :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조 : 저 정말 이 광주교대에 들어오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말해 놓고 웃긴)
가 : (웃으면서) 알았네 알았어. 악수 한 번 하세.. 잘 가게나
조 : (악수하고) 안녕히 계십시오.
대답한 부분에서 살짝살짝 버벅대서 좀 그게 걸린다.. 이상 06학년도 광주교대 면접수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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