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크스 골프 클럽/ Pinx Golf Club

오라CC가 생긴 이후에 제주의 제1호 골프장, 제주CC가 큰 타격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에도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한 제주도의
신설 골프장들은 경쟁적으로 좀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주 무기로
내세웠다. 클럽 하우스는 물론 국제적인 규모의 코스 레이아웃,
디자인 등, 모든 것이 세계화, 고급화되면서, 제주도의 골프장들은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했는데, 그 선두주자가 바로 1999년에
개장한 이 핀크스 골프 클럽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시설은 낡았지만, 경치 하나는 제주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중문CC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라산 중턱(같은 서귀포 시), 남태평양을
멀리서 높게 조망 할 수 있는 곳에 오픈한 이 클럽은 개장 첫 해부터
한일 프로여자 골프대항전을 개최하면서 TV 생중계를 통해 지명도를
높였는데, 이후, 2005년엔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 잡지에 한국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에 들어가는 영광도 얻으면서, 월드 클래스 클럽으로
우뚝 섰고, 한참 후에 인근에 나인 브릿지CC, 블랙스톤CC 같은 고급
골프장이 들어서는 데도 큰 영감을 주었다.


고급 골프장의 이미지는 아무나 못 친다는 차별성에서도 나오지만,
이곳 역시도 개장 초기부터 일반인들에겐 치고 싶어도 못 치게 하는
전략을 사용했는지, 필자 역시도 더 가고 싶게 만들었고, 그래서
제주도에 사는 친구부부의 빽이 아니었으면 개장 첫해에 구경조차
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여하튼 낡은 제주CC나 중문CC의 클럽하우스만을 보다가 차별이 된
이곳의 포도(Podo) 호텔을 포함한 시설들은 첫 눈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했는데, 2015년엔 37개 객실의 새로운 에넥스
건물이 추가되고, 또 클럽 이름 앞에도 SK가 2010년부터 붙었다.


동계 훈련으로 동남아 같은 해외로 나가는 유행이 일기 이전인
1990년대, 주로 단체 팀들의 피한지이었던 제주도에 필자 역시도
단체 팀들과 주로 왔었지만, 이 골프장에서의 라운딩을 핑계로 모처럼
아내와 함께 제주도를 찾았고, 또 친구 부부와 포썸 라운딩을 하였는데,
양 잔디에 익숙하지 않아 99타로 고전했던 아내와는 달리, 그날따라
유달리 펄펄 날며 7자를 그려, 친구 부부를 놀라게 해 준 필자의
운 좋은 이곳에서의 첫 라운딩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파를 잡기가 만만치 않다는 물로 둘러싸인 작은 그린의 18번 홀
(아래사진)에서 잡은 버디의 기쁨은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 아래 사진은 친구의 집이 있던 북제주군 조천면의 크라운CC에서.




https://www.thepinx.co.kr/golfclub/web/index.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