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慧知(Hedge)와 須白(Spec)에 관한 첫째 얘기로 ELS로 정하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10월 8일) 아침 “’인기 폭발’ ELS, 3분기 발행금액 50% 급증”이라는 연합뉴스 발 기사가 뉴스 창에 떴습니다. 예탹결제원의 발표에 따르면 3분기 ELS(파생결합사채 포함) 발행금액이 전분기보다 46.1% 증가한 20조 1542억원으로 집계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급증한 배경으로는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지자 상대적인 고금리를 제공하는 ELS가 예,적금의 대안으로 부각됐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발행종목 건수 6,078건(전분기 대비 21.9% ↑), 이 중 원금 비보전형이 15조 3천억원(전분기 대비 53.3% ↑)으로 전체 발행금액의 79.3%, 코스피 200 등 각종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전체 발행금액의 96.6%, 개별 주식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1.6% 차지한다는 등의 기사였습니다. 내친 김에 ELS 관련 뉴스를 검색해보았더니 다양한 ELS 뉴스가 엄청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중금리 3배 기쁨’ ELS 뭐길래” 등 자극적인 기사 제목과 더불어 저금리 시대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중위험(?) 상품인 ELS 투자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요즘처럼 코스피 지수가 2000 안팍일 때가 안성맞춤이라고 충고하는 칼럼도 있었고, 금감원의 감독 강화 필요성과 손실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사 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9월말 현재 ELS의 잔액이 50조원을 돌파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주말에는 KBS2의 ‘추적 60분’에서 “어느 증권맨의 비극”을 방영하였습니다. 무리한 ELS판매를 추진하였다가 고객에게 손실을 입힌 증권사 지점장의 자살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2007년말~2009년 상반기의 글로발 금융위기 시 ELS나 ELD(Equity Linked Deposits; 주가연계예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습니다. 키코가 중소기업들에게 피해를 입힌 반면에, ELS나 ELD는 저금리 시대에 한 푼이라도 더 이자를 받고자 하는 일반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글로발 금융위기에서 비교적 단기간 내에 벗어났고, 주가도 반등하여 이들 채권이나 예금이 만기일에 큰 손실 없이 상환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주가연계상품들이 키코 만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고, 크게 주목을 받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ELS가 뉴스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나 은행의 조직 내에서 ELS에 직접 투자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동경지점에 근무할 당시 ELS와 동일한 상품인 일본주가지수연계채권(Nikkei Index Linked Notes) 투자와 관련되어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좀 지루한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옛날 추억을 되살려보고자 합니다.
동경지점으로 발령받은 저의 첫 담당업무는 Back-office업무*였습니다.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발령받았기 때문에 후선업무를 담당하면서 일본어를 빨리 익히라는 담당 차장님의 배려였습니다. 부임한 지 한 달쯤 지난 시기로 기억됩니다. 차장님이 일본계 증권회사가 팩스로 보낸 주가연계채권 투자 제안서를 보여주면서 투자해도 괜찮은 것인 지 검토해보라고 주었습니다. 채권투자는 재일교포인 H과장이 맡고 있었는데, 차장님은 채권투자나 외환딜링 등의 경험이 전무하여 H과장의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본점의 국제금융부에서 일하다 온, 소위 국제금융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제 의견을 물어왔습니다. 선무당한테 의견을 물었던 겁니다.
주가연계증권 투자 제안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금액 2억엔, 만기 2년, 수익율은 동급의 일반 채권 보다 2% 정도 높은 수준이었고,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Nikkei225’가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원금 손실이 발생되고(Knock-in), 24,000 이하인 경우에는 원금 전액 손실, 즉, 상환액이 제로가 되는 채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989년 9~10월의 일본 주가는 36,000 내외를 기록하고 있었고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검토를 지시받은 저는 이런 상품이 당시 일본 내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는 지, 발행자의 신용도와 동급 신용도의 여타 채권의 수익율 수준, Knock-in 수준, 원금 전액 손실 발생 니케이 225 지수 수준 등을 알아보았고, 이런 채권의 매입에 관해 해외지점장의 직무전결규정에 특별한 제한은 없는지 등에 대해 점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건 검토 2개월쯤 전에 동일한 유형의 채권에 2억 엔을 이미 투자하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옵션의 본질과 2년이라는 장기 옵션의 무서움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추지 못하였던 선무당은 수박 겉 핥기 수준의 검토만 하고는 별 문제가 될 사안이 없다고 차장님께 보고했습니다. 차장님께서는 채권투자가 담당업무는 아니지만 같이 검토했다는 점에서 투자승인 품의서에 제 도장도 찍도록 말씀하셨고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에 따랐습니다.
그러곤 저는 이를 까맣게 잊어먹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1990년 2월 중순, 정크본드로유명한 Drexel Burnham Lambert Inc(이하 ‘DBL’라 함)가 파산하였는데, 동경지점은 불행하게도 DBL이 발행한 Euro CP에 1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만기를 10일 정도 앞두고 거액의 채권이 부실화함에 따라 사후수습과 본점 앞 보고 등 관련 업무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습니다. 우리 말과 글에 서툴고 영어도 그리 능숙하지 않았던 H과장이 그 일을 맡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DBL관련 사후 수습 등 제반 업무는 제가 맡게 되어 정신없이 몇 달을 보냈던 것도 까맣게 잊어버린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1990년 하반기에 저지른 엔화 금리 헤지 사건(지난 번에 게재한 “헤지 안 한 책임은 누가 지나요?” 참조)도 일본주가지수연계채권의 존재를 망각하게 하였습니다.
DBL 발행 Euro CP 1500만 달러 부도 사건으로 인해 지점장님과 차장님이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1991년 초에 조기귀국하고 신임 지점장님이 오셔서 동경지점의 모든 사항을 세밀하게 점검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일본주가지수연계채권 투자 2건이 부각되었습니다. 신임 지점장님은 즉각 본점에 이들 채권의 투자 상황을 보고하였습니다.
본점의 외화채권 투자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이 보고를 받고 난리가 났습니다. 거액의CP 부도사건에 이어 본점에서도 투자한 적이 없는 주가지수 연계 채권을 동경지점이 투자하였고, 이로 인해 손실이 크게 발생하였으며, 최악의 경우 원금도 전부 날릴 수 있는 상황이란 걸 파악하고 난 뒤였습니다. 더군다나, DBL CP 사건으로 지점장과 차장이 조기 귀국 조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사건이 보고 되었으니, 본점의 담당 부서는 해외지점의 채권 투자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본점은 일본주가지수연계채권 투자에 대해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첫째, 해외지점장의 전결로 투자할 수 있는 채권은 어떠한 조건이 첨부되어 있지 않은 일반적인 채권을 의미한다. 따라서, 동경지점의 투자 건은 본점의 승인을 받아야 투자할 수 있는 것으로 본점의 승인을 받지 않아 전결권을 위반하였다.
둘째, 채권의 금리가 다른 채권 보다 다소 높으나, 주가지수가 하락할 경우 손실이 발생하는 조건이 부과되었다면 주가지수가 발행 당시보다 상승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하여야 하는데, 이 채권은 손실조건 만 있고 이익 조건은 없기 때문에 불평등한 채권으로 문제가 있는 채권투자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ELS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만기 3년에 6개월 마다 2~3개의 기초자산(개별 주식이나 각국의 주가지수)의 가격이 일정 수준(기준 가격의 95%, 90%, 85% 등 기간 경과에 따라 Step down됨)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보태서 조기상환해주는 ELS는 이젠 고전적인 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거꾸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을 조건의 ELS, 일정 수준 이하나 이상으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하락하지 않거나 상승하지 않을 조건의 ELS, 원금 보장형 ELS, 고객이 원하는 기초자산과 조기상환 조건이나 Knock-in 조건에 맞춘 맞춤형 ELS, ELS에 투자하는 펀드 등등. 기초자산의 종류나 개수에 따라, 그리고, 조기상환 및 Knock-in의 조건에 따라 ELS의 이자율은 시장금리 보다 년 2~3% 높은 것에서 년 15%이상 높은 것 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정말 뉴스 제목처럼 인기폭발에다가 다양성을 다 갖추었습니다. 이런 ELS에 익숙한 우리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25년 전의 일본주가지수연계 채권은 정말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얘기가 아닌가 합니다. 특히, 본점에서 해석한 불평등 조건의 채권이라뇨?
그런데, 엄밀한 의미에서 따져 보면 옛날의 일본주가지수연계 채권이나 요즘 다양하게 발행되는 우리나라의 ELS는 모두 불평등한 조건을 갖고 있지 않나 합니다.
우선 추가로 얹어주는 금리가 적당한 것인지 일반 투자자는 모릅니다. 발행증권사가 정해서 “투자할 사람은 투자하시오”라고 하면 이에 따르든지 말든지 입니다.
가격하락 조건이 부여된 통상의 ELS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Put Option 매도가 되고, 채권을 발행하는 증권사는 이를 매입하는 것이 됩니다. 이 옵션의 대가로 증권사는 조건이 충족될 경우 높은 금리를 지급합니다. 즉, 옵션 프리미엄입니다. 그런데, 옵션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고, 소위 옵션 가격 책정의 가장 기초가 되는 블랙 숄즈(Black-Scholes)모형을 비롯하여 옵션가격 산정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숙한 전문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는 이 옵션 프리미엄이 얼마나 되는 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해당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기간별로 어느 정도이고, 이를 기초로 계산한 이론적(합리적이라고 해야 할까요?)인 금리는 얼마나 되며, 발행 증권회사는 수수료로 얼마를 떼가는지 등 모든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정보의 완벽한 비대칭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ELS를 매입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상당수 일반 투자자는 모르고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의미는 “우리가 돈을 줄 테니 그 돈으로 기초자산, 즉, 해당 주식이나 주식선물, 주가지수선물 등에 마음껏 투기하여 이익 발생하면 다 가져 가세요. 다만, 그 기초자산의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지지 않으면 조금 많은 금리를 주시면 됩니다.”가 아닐까 합니다. 너무 심한 해석이라구요?
증권회사가 ELS의 기초자산을 선정할 때 어떤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택하고 어떤 시기에 ELS를 많이 발행할까요? 주가나 주가지수가 불안정하게 자주 등락을 거듭하거나 큰 폭의 가격 급등락이 예상되는, 즉, 전문 용어로 변동성(Volatility)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그런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많이 발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정된 시장과 주식을 대상으로, 그리고, 아무 시기에나 ELS를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초자산으로는 투자자를 유인할 매력있는 금리 수준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발행 증권회사 입장에서는 기초자산의 매매를 통해 많은 이익을 올려야 추가금리도 제공하고 자체 비용을 충당하고 난 후의 순이익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안정된 주식이나 주가지수로는 잦은 매매를 통해 이익을 만들어내기 어려워 취급하기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이런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2~3개의 주식을 기초자산을 대상으로 하거나, 우리나라 코스피 이외에 홍콩의 주가지수, 유럽의 주가지수 등 여러 나라 주가지수를 동시에 기초자산으로 채택하는 방식을 통해 변동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과 관련 규정에서는 이들 거래를 헤지거래**로 분류하고 내부통제를 철저히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서도 증권회사에 대한 검사 시 이를 들여다 본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들 거래가 규정에 맞게 이루어지는 지를 감시하고 감독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대부분 증권회사에는 파생금융팀, 금융공학팀 또는 이와 유사한 이름을 붙인 조직을 갖추고 ELS업무를 담당하게 합니다.*** 증권회사의 이들 팀은 모든 비용과 ELS투자자에게 돌려줄 원금+이자를 제외한 이익금의 50 ~ 60%를 가져가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어서 이들 팀은 다양한 방법으로 헤지거래를 빙자하여 투기거래를 실행하여 가능한 많은 이익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들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실상을 제대로 알고 통제하는 경영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부 경영진은 알면서도 모르는 체 방치하기도 합니다. 많이 벌어야 회사에 돌아오는 이익도 커지니까요.
또한, 이들은, 만기일 가까이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Knock-in 가격에 근접할 경우, 헤지거래란 미명 하에 해당 기초자산을 대량으로 팔거나 사서 ELS의 Knock-in 조건이 성립되게 하고, 원금+이자가 아닌 원금의 극히 일부만 ELS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채무자는 최선을 다하여 채권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것이 상식이나 ELS는 일종의 주가조작 내지는 시장조작을 해서라도 많은 이익을 채무자가 갖고자 하는 그런 구조를 갖고 있는 상품입니다. 2011년에 발행된 것 중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3년이 된 올 해 해당 주식의 가격 폭락으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LS투자자는 헤지할 수단이 마땅찮습니다. 투자자는 옵션 매도자인데, 통상 옵션 매도자는 헤지거래에서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 손실 금액이 옵션 프리미엄인 추가금리 보다 작으면 조금이라도 덕을 볼 수 있으나, 이미 얼마인 지 모르지만 적지 않은 수수료를 지급한 일반투자자는 헤지하면 할수록 손실이 커집니다. 천수답 처럼 시장을 쳐다보며 무사히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이 오기 만을 바랄 뿐입니다.
요즘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 대에 들어서 있어 참 고민입니다. 마냥 안전하게만 보유 자금을 운용하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ELS에 대한 투자는 정말 신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9월말 현재 50조 원이 넘는 돈이 다소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 안전하게 조기상환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조작이 어려운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ELS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손실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6개월 ~ 3년이란 세월은 의외로 엄청 길고 무섭습니다. 어느 시점이 될 지 모르겠으나, 계기만 주어지면 이들 ELS가 Knock-in을 위해 코스피를 급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잘 모르는 외국 증시의 주가지수를 이것 저것 집어넣고 있습니다. 기초자산 개수가 늘면 늘수록 그 만큼 많은 옵션을 ELS투자자는 증권회사에 판 게 되고 그 만큼 더욱 더 위험해집니다.
동경지점이 투자한 일본주가지수연계 채권은 2건 모두 만기일에 한 푼도 받지 못하고 4억 엔을 고스란히 일본 증권회사에 갖다 바쳤습니다. 일본 증권회사는 그 돈을 맛있게 먹었을까요? 당시 일본 증권회사들은 옵션상품을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증권회사에 이를 되넘기고 조그만 수수료만 챙겼을 뿐입니다. 한참 오를 데로 오른 일본 주가에 이익을 확정하고자 하는 외국 증권회사의 헤지거래의 희생양으로 일본의 투자자를 내몰고, 나아가서는 Knock-in을 향해 외국금융기관이 일본주식을 대거 매도하게 하여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게 하였습니다.
당시 제가 다닌 은행의 본점은 전혀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일본주가지수연계 채권에 대해 불평등한 조건이라고 판정하였습니다. 아마 기존의 ELS 조건을 보장하면서 코스피가 오르면 추가적인 금리를 제공하는 ELS를 만들어내면 정말 획기적인 상품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ELS를 만들 증권회사가 있을까 하는 겁니다. 오르면 추가적인 금리를 제공하는 옵션은 증권회사 입장에서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게 되는데, 옵션 프리미엄도 안받고 고객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그런 자선사업을 증권회사가 할 수 있겠습니까? 콜 옵션 매도와 풋 옵션 매입은 바로 우리 중소기업이 Zero Cost Option으로 알고 매입한 키코의 옵션거래 내용입니다. 즉, 증권회사가 과거 우리 중소기업의 수준이 아닌 한 절대 키코와 같은 위험을 안으면서 낮은 프리미엄으로 ELS를 발행할 리는 없겠죠!
동경지점에 근무하던 3년은 이런 저런 사고로 정말 괴로운 시기였고, 한 때는 사표를 내고 퇴직하려고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봐도 당시의 여러 상황들이 제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듭니다. 이제 다 부끄러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증권회사나 은행들이 옵션이 뭔지 모르는 고객과 한 푼 두 푼 아껴 저축하여 목돈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에게는 절대 ELS를 판매하지 않는 그런 건전한 인식과 금융관행이 모든 임직원들의 기본 상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제 그런 세상이 올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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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링업무 조직은 크게 외환, 자금, 채권이나 주식을 직접 매매하고 투자하는 Front-office, Front의 각 파트와 딜러들의 딜링한도나 규칙 준수 등을 감시하고 딜링업무에 따른 각종 위험을 관리하는 Middle-office, Front-office가 실행한 거래의 사후 조치, 즉, 거래상대방 앞 거래확인서 발송이나 자금이체 등을 실행하고 관리하는 Back-office업무로 구분됩니다.
** 이 헤지거래의 가장 큰 부분은 ‘델타헤지’라고 합니다. 델타는 기울기를 말합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미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1 변할 때 옵션프리미엄의 가치가 얼마나 변하는 지를 의미합니다. 즉, 이 기울기가 0.5라면 델타헤지는 기초자산의 50%를 사거나 팔아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할 수 있습니다. 이 매매 행위를 ‘델타헤지’라고 합니다. 옵션 매입자는 통상 이 헤지거래에서 이익이 발생합니다. Put Option의 경우, 기초자산의 가격이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팔아서 이익을 발생시킵니다. 이런 가격의 등락이 빈번하면 할수록(즉, 변동성이 커질수록) 옵션 매입자의 이익은 커집니다.
*** ELS가 운용되는 방식은 전에 얘기드린 “키코의 추억(7)”에 게재한 ‘키코거래 흐름도’와 거의 동일한 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외국금융기관에 되넘기는 거래(이를 ‘Back to back 헤지’라고 합니다.)의 비중이 은행의 키코거래에 비해서는 비중이 낮고 자체 트레이딩으로 헤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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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반인에 대해 ELS의 위험을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좀더 쉬우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