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건강을 위한 바울의 권면
빌립보서 4장 1-9절
바울은 사랑하는 빌립보 성도들을 향해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고 간곡히 권면합니다. 외부의 공격보다 내부의 분열과 분쟁으로 교회들이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세상의 핍박과 교회 내부의 갈등으로 그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성도들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편지 마무리 부분을 향해 갑니다. 유오디아와 순도게의 갈등 상황에 대한 구체적 권면(2-3)과 교회 전체를 향한 마지막 명령들이 제시됩니다(4-9). 본문은 이전 부분과 다르게 많은 2인칭 명령형들이 연속으로 등장합니다. 빌립보 교회를 향한 바울의 기대와 소망이 강렬하게 제시됩니다.
결론적 권면:주 안에 서라(1)
우리가 인간적 욕망과 본능대로 산다면 내면에 점점 더 삭막해져 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평강이 지배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알려줍니다. 우리의 내면과 공동체가 하나님의 충만한 평강으로 지배받으며 살아갈 원합니다.
1그러므로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1)
사도 바울은 권고할 사항을 전하기 전에, 먼저 ‘주 안에 서라’라고 권고합니다. 그는 ‘그러므로’라는 접속사로 앞부분의 결론을 이끕니다. 참 모본을 따라 바르게 살라는 3:17-21의 결론이고, 유대 할례주의자들에 대한 경고와 그들과 다른 삶의 모습을 소개한 3:1부터의 결론입니다.
하지만 이전 내용에 대한 단순한 정리는 아닙니다. 이후 진행될 교회 내 갈등과 독자를 향한 마지막 권면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앞부분 내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소개하는 형식이 전환입니다. 독자를 향한 호칭을 많이 사용함으로 시작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 ‘사모하는 자들’, ‘나의 기쁨과 면류관’으로 독자들을 부르고 명령을 한 후, ‘사랑하는 자들아’를 추가합니다. 모두 바울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후 진행될 내용이 사랑의 마음 표현이기에 독자들이 꼭 들었으면 하는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그 마음을 담은 명령은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라는 말은 앞부분 내용처럼 세상을 따르는 사람들과 다르게 하늘 시민권자로서 그리스도를 계속 추구하라는 것입니다. ‘주 안에 서라’는 복음의 신앙을 위해 군사처럼 굳게 서라는 말로 1:27에서 교회 문제에 대한 권면을 시작할 때 말했습니다. 이 표현을 다시 사용한 것은 대외적으로 복음을 위해 굳게 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이후 2-3절에서 말할 복음 사역 수행을 위해 내적 화합이 중요함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결국 개인적으로 이중 정체성을 갖고 하늘 시민에 합당하게 살며, 공동체 내적으로 서로 화합하여 외적으로 복음 사역을 잘 수행하라는 것입니다.
교회 갈등 문제에 대한 권면:유오디아와 순두게(2-3)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셔야할 공동체를 위해 사도의 복음적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람의 본성대로 행동한다면 공동체의 화목은 당연히 깨질 것입니다. 공동체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따를 때 공동체에 하나님의 평강이 임하고, 하나님께서 마음에 평강으로 충만하게 채우실 것입니다.
2내가 유오디아를 권하고 순두게를 권하노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 3또 참으로 나와 멍에를 같이한 네게 구하노니 복음에 나와 함께 힘쓰던 저 여인들을 돕고 또한 글레멘드와 그 외에 나의 동역자들을 도우라 그 이름들이 생명책에 있느니라(2-3)
바울은 먼저 유오디아와 순두게를 향해 권면합니다. 두 여인은 빌립보 교회 안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서로의 의견에 반대했고 그들 사이에 생긴 긴과 불화는 교회의 분열로 이어질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1) 유오디아와 순두게에 대한 권면(2)
교회 내적 문제인 두 여자 지도자들의 갈등을 언급합니다. 에바브로디도를 제외하고 교회 성도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그 만큼 바울에게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두 여자의 이름과 함께 ‘내가 권한다’는 말을 각각 사용한 것은 둘 중 어느 한편을 들지 않겠다는 것이며, 화합을 위해 두 사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줍니다. 핵심은 그들 모두가 ‘동일한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 됨을 주문한 2:2의 내용과 같습니다. 경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겸손한 생각을 배우는 것에서 시작해 겸손과 배려와 함께함의 삶을 주문합니다.
(2) 그들을 도우라(3)
2인칭 단수형 ‘너’에게 그 여자들을 도우라고 부탁합니다. 바울과 함께 멍에를 멘 동역자입니다. 당시 독자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았을 테지만, 오늘 우리에게는 확실치 않습니다. 두 여자 지도자들 문제에 제3자의 도움을 요청하여 바울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꼭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그 둘 자체가 문제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들을 복음 사역에 있어 바울과 함께 힘써 싸웠던 사람들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의 이름이 하늘의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늘 시민권자로 등록되어 그에 맞게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들은 복음 사역에서 교회의 본이 되는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단지 서로 경쟁의식으로 갈등을 만들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더 도와야 했고, 그들 각자에게뿐 아니라 ‘너’에게도 부탁해 도우라고 한 것입니다. 그들의 회복은 개인뿐 아니라 복음 사역을 위해 교회에게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독자의 삶을 위한 편지의 마무리 권면들(4-9)
하나님의 평강은 연약하고 불완전한 우리의 마음을 지배할 것입니다. 그러면 목자가 온갖 위협으로부터 항상 양을 지키듯,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의지하고 기도하는 자의 마음을 지켜 주십니다. 마음에 염려가 일어날 때 하나님의 보좌를 찾아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우리의 마음을 하늘의 평강으로 채워 주실 것입니다.
4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5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6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8끝으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9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4-9)
주 안에서 굳게 서길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는 것입니다. 기쁨은 하나님 자녀들의 특징입니다.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한 것처럼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할지라도 오직 하나님 한분만으로 우리의 만족과 기쁨이 됩니다.
(1) 권면의 시작:기뻐하라(4)
‘항상 기뻐하라’는 말로 편지의 마무리 권면을 시작합니다. 이 표현을 두 번 반복하여 강조한다. 감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과 상관없이 그리스도로 인한 기쁨의 삶을 경험하고 있는 자기처럼 되기를 바랍니다.
(2) 대외적 사람들을 향한 자세(5)
또 다른 마무리 권면은 교회 밖 사람들에게 관용으로 대하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그 반대 모습으로 교회를 대하지만, 그럼에도 교회는 다르게 대하라고 합니다. 주께서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늘 시민권자로서 종말에 있을 승리를 기대하고 오늘을 견디며 살아가야 합니다.
(3) 기도에 대한 권면(6-7)
성도가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은 기도와 하나님께서 응답 때문입니다. 도시의 적대적 환경이 독자들을 염려하게 하고 바울이나 에바브로디도의 상황도 근심하게 하지만, 모든 것에 기도와 간구로 필요한 것을 하나님이 알도록 해야 합니다. 그분과 함께하는 삶이나 이 땅에서 이중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도 그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기도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신자의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그렇다고 신자가 기대하는 때와 방법과 결과에 하나님이 맞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방법으로 당신의 때에 당신이 의도하신 결과로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때로 그것이 사람의 기대와 다를지라도 하나님의 일하심은 언제나 최선입니다. 그분에 대한 신뢰와 확신은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마음과 생각을 지키는 것을 경험하게 합니다. 염려가 나누인 마음이라면, 하나님은 그 마음과 생각을 나누이지 않도록 지키시기 때문입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 있는 신자가 세상을 이기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4) 마지막 권면들: 사고와 행위 영역에 대한 권면(8-9)
독자를 향한 마지막 명령으로 두 가지 차원에 대한 권면입니다. 하나는 생각 차원의 명령입니다(8). 여덟가지 요소를 나열하고 그것들을 생각하라고 합니다. 참된 것, 경건한 것, 옳은 것, 정결한 것, 사랑받을 만한 것, 칭찬받을 만한 것, 덕이 되고 기림이 되는 것들입니다. 모두 분별의 삶과 관련 있습니다. 또 다른 것은 행위 차원의 명령입니다(9). 바울에게서 배우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평강의 하나님이 함께하실 것입니다. 이 두 차원은 서로 구분되지만 완전히 분리되지 않습니다. 생각으로 시작해서 행위로 이어지는 순서를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 부분은 몇 가지 면에서 이전 내용의 정리입니다. 첫째, 생각과 행위 영역을 구분하되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독자를 위해 기도하는 1:10-11의 내용입니다. 또한 교회 내적 문제를 다룰 때 생각 차원을 먼저 말하고 행위를 나중에 말한 2:1-18의 내용이며, 그 과정에서 예수의 모본을 다룰 때도 이 두 차원을 함께 말합니다. 회심 이후 생각의 변화와 지속적 추구의 달려감(3:7-14)도 같은 모습입니다. 둘째, 신자 삶의 본이 중요하다는 것도 앞부분 내용과 같습니다. 9절은 바울을 모본으로 말하지만, 최고의 본은 예수입니다(2:6-11). 바울은 그 예수의 종(1:1)으로서 그분을 추구하고 있고, 여러 사람들도 바울의 본을 따릅니다(3:17).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가 여기 속합니다. 이 모든 예들은 독자들이 따라야 할 본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평강입니다. 일차적으로 기도 응답으로 하나님이 주시는데(6-7), 8-9절은 신자의 바른 생각과 행위를 통해 경험된다고 합니다. 이 모든 요소들은 하늘 시민권자로서 복음 안에서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게 하는 방법으로 제시됩니다. 당시 독자들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들어야 한다.
세상에서의 지혜가 하나님 나라에서는 어리석음일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의 옳음이 하나님 나라에서는 악함일 수 있습니다. 하늘 시민은 복음 위에 굳게 서야 합니다. 세상이 흔들리고 세상이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교회는 복음 위에 바르게 서서 하나 된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