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요일엔 근 30년만에 고교 동창회에 나가보았다.
동기들의 조촐한 모임이었기에 큰 행사때완 달리 부담이 느껴지진 않아 다행이었는데 모인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얼굴을 알아볼만 하고 나머지는 길에서 싸워도 당체...
몸무게가 내 두배인 130Kg을 훌쩍 웃도는 친구도 있고 머리가 벗겨져서 할배같은 분위기... 그나마 다행스럽게 돈자랑 하는 거만한 녀석은 안보여서 다행. 어쨌든 멀고 먼 길을 돌아서 돌아본 세월의 느낌이 참으로 묘하다.
아참, 한가지!
그 당시 이야기 속 '체력장의 달인'이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건 인생의 많은 굴곡을 건너서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힘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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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함바식당의 밥을 먹는게 마음이 편치 않아 오늘부턴 도시락을 싸들고 출근한다.
살다보니 참!
내 돈 주고 먹으면서 눈칫밥이라니...
전주에서 그것도 집에서 출근하면서 완전히 자취생 분위기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그렇게 편할수가 없다.
배낭에 도시락을 챙겨넣고 잔차를 굴려 내 힘으로 출퇴근 하는 그 맛을 알랑가 몰라?
아무튼 '체력장의 달인'은 30년의 세월을 넘어서 오늘도 달린다^^
퇴근 후 곧바로 경기장으로 나가는데 근래들어 날이 가장 많이 풀려서 찬기운이라곤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내부에 들어서서 트랙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둘러보니 비호의 가비님과 단골손님 조사장, 아직 그 정도 맴버만 있길래 여유를 가지고 스트레칭을~
그러던 중 정하용회장님이 등장,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몸을 준비시킨 뒤 나란히 트랙으로 들어서 런닝을 시작!
형광색 바람막이도 벗어놓고 심지어는 장갑까지도 필요가 없어 던져놓고~
훈련을 하기엔 정말이지 더없이 좋은 날씨다.
날씨 때문인지 안쪽에서 달리는 정회장님이 초반부터 장난 아니게 속도를 올려놓는다.
일부러 어깨 하나정도 뒤쳐지면서 속도를 늦춰보려고 애를 썼는데 3바퀴만에 광택나는 속도, 8바퀴만에 2분 벽까지 넘어서며 치닫는데는 도리가 없길래 랩타임을 불러드렸더니 본인도 엄청 놀라네...헐!
서브3페이스도 2라인드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들어섰는데 그 무렵엔 여러 사람의 주자들이 새로 합류해서 따라오려다가 채 한바퀴도 돌기 전에 자신의 페이스대로 돌아가고 오직 우지완사장만이 작정하고 따라붙는다.
대단하다고 볼 수밖에
단 몇바퀴라도 가속을 해서 올라온 사람도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은데 그냥 지나가다가 따라붙은 입장에서 이 속도에 적응을 하다니...
맨 첫바퀴를 워밍업으로 빼놓고 23바퀴까지 채워서 이렇게 급하게 진행된 10km짜리 쾌속열차를 마감한다.
마지막 바퀴는 홀로주로 마무리하고 이후부터 11바퀴를 조깅모드로 더 달려 15Km를 완성.
2'14"
2'07", 2'02", 2'01", 2'01", 2'01"
2'01", 1'58", 1'57", 1'56", 1'55", 1'56" [22:00 / 5Km]
1'53", 1'53", 1'55", 1'55", 1'56"
1'54", 1'51", 1'51", 1'51", 1'49", 1'44" [20:39 / 5Km]
{42:39 / 10Km}
2'19", 2'14", 2'20", 2'20", 2'18"
2'15", 2'15", 2'18", 2'12", 2'14", 2'09" [25:01 / 5Km]
{1:07:41 / 15Km}
이번 시즌 들어서 가장 빠른 기록으로 정리가 됐다.
1,2라운드에서 닥친 상황에 따라 마치 레이스를 하듯 속도를 올려 유지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3라운드를 채운 그것이 뿌듯함은 더해요!
대철씨도 모처럼 트랙에 나와서 속도를 올려 달리며 예전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좌우지간 운동 하는덴 사람이 있어야...!
걸어서 돌아가던 중에 전라중 담벽 분리수거함에 쓸만한 사무용의자가 나와 있길래...찜!
집에가서 해찬맨을 챙겨 싼타페를 몰고나와 '물건회수', 그리고 서신동 중국집으로 넘어가 '맛있고 양많은 짜장면'과 '얼큰한 속풀이 짬뽕'으로 저녁식사.
소년가장과 자취생에겐 8천원이 주는 행복이 아주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