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아 낸 이 여인을 누가 모르시나요. -
권 정생 글 이 철수 그림
어도연 12기 손 정원
“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얌전한 몸매에 빛나는 눈
고운 마음씨는 달덩이같이
부드러운 정열에 화사한 입
한 번 마음주면 변함이 없어
이 여인을 누가 모르시나요”
해방과 전쟁, 극심한 이념 갈등과 대립으로 혼란스럽고 굴곡진 우리 역사 속에서 가장 고통받으며 불행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꿋꿋이 버텨냈던 한 어린 여자아이 몽실이의 성장이야기이다.
가난을 이기지 못한 어머니의 개가
새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한 다리 불구
친아버지의 재혼, 새어머니의 죽음
배다르고 씨 다른 형제 자매들
새어머니가 낳은 난남이를 동냥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
전쟁에서 병을 얻은 친아버지의 간병과 자선병원에서의 죽음
몽실이가 살아 온 세상은 보통의 사람이라면 견뎌낼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참혹하고 무서운 세상이었다. 배를 곯는 두려움, 불구가 된 두려움, 혼자 남겨진 두려움 그런 두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동생들을 위해 꿋꿋하게 살아간다.
그런 모습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삶에 대한 의지,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런 몽실이의 모습은 우리 어머니들의 자화상이며 지금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엄마의 재혼을 고모에게 그건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고 사람은 각자의 인생이 있다고 말하는 몽실이
그 누구라도 배고프면 화냥년이 되고 양공주도 되는 거라며 각자의 삶을 이해해야 한다는 몽실이
새어머니에게 팔자가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내가 엄마가 둘이 될 줄은 몰랐다며 자기 길은 자기가 알아서 걸어간다는 순수한 마음의 몽실이
나는 나이를 먹어도 인생을 모르겠는데 어린 나이에 기우뚱 기우뚱 위태로운 인생길을 오롯이 살아내는 몽실언니의 모습은 놀라울 뿐이었다.
영순이, 영득이, 난남이, 꼽추남편, 기덕이, 기복이 모두에게 버팀목이 되는 몽실언니는 사실은 자신이 지켜야 하는 그들이 있어 그들을 바라보며 또한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마지막 동생들이 보내는 따뜻한 눈빛과 온기만으로도 몽실언니의 삶은 성공이지 않았을까
우리가 지금 가족을 지키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강한 의지력과 인간다움으로 살아낸 몽실언니를 안아주며 잘 살아주어서 고맙다고
우리도 가족과 함께 여전히 잘 버티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험하고 어려운 세상이지만 서로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말고 살아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그런 희망으로 오늘을 열심히 살아내자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말씀 “ 나의 동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이지 않다” 라고 하신 것처럼 이 책도 가슴 깊이 희망적인 울림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