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롯대왕과 동방 박사(1)
암갈색 얼굴의 헤롯대왕도 이 소문을 들었다.
사가랴가 제단 곁에서 벙어리가 되어 나온 이후에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예루살렘에서는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헤롯은 정보원들을 통하여
여러 정보를 수집하였다.
그 정보 중에는 북쪽에서 흘러온 풍문에는
나사렛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었다.
목자들은 그들이 보고들은
놀라운 경험을 함부로 떠들어댔다.
“임금이 우리를 체포하려 들지나 않을까?”
사무엘의 정보를 듣고 요셉이 물었다.
“거북한 말이네만,
아마 십상 그럴지도 모를 일일세.”
사무엘이 두려운 낯빛으로 말했다.
“헤롯은 지금 제 그림자까지 두려워하는 판일세.
무엇보다도 그는 제 왕위를
빼앗는 자가 있지나 않을까 하여
두려워하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 풍문에 떠도는 이야기를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야.
그렇다면 자네 아이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할는지 뻔한 일이 아닌가?”
다행히 나사렛 목수 요셉과 그의 아내 마리아가
문제의 당사자라는 소문은
아직 헤롯의 귀에 미치지 못하였다.
더구나 그들이 아이를 데리고
베들레헴 마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물론 몰랐다.
헤롯은 그의 정보원들에게 화를 내었다.
“도대체 뭣들 하고 있는 거야.
확실한 사실을 알아 가지고 오잖고!”
그는 정보원들에게 호통을 쳤다.
그때 놀랄만한 정보가 들어왔다.
동방(東方)에서 박사 세 사람이
수도에 도착하였다는 것이었다.
그 박사들은 대상(隊商)을 대동하지 않고
자신들이 네 마리의 낙타를 끌고 왔다.
한 마리에는 보따리와 상자를
싣고 왔다는 것이었다.
“세 사람의 낯설은 손님이
낙타 네 마리를 끌고 여관에 들었단 말이지?”
헤롯이 그의 정보원들에게 물었다.
“변장을 하고 있어? 장사꾼들일까?
그렇지 않으면 나에게
조공(租貢)을 바치러 온 외국 사신들일까?
그렇지도 않으면 뭐란 말인가?”
“그들을 마기(magic)라고 합디다.”
“마기라는 게 대체 뭐야?”
“마기라는 것은 현자(賢者)라는 뜻이오나,
보기에는 그다지 현명해 보이지 않더군요.
그리고 성전과 경기장 사이를 내왕을 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물어 보더랍니다.”
“무엇을 물어 보더란 말인가?”
정보원들은 망설이며
얼굴이 빨개져 가지고 침만 삼키었다.
“이 못난 자식들아! 뭣을 물어 보더란 말이야?
얼른 말을 못해! 매 맛을 봐야 알겠나.”
“예 저, 아이를 찾더랍니다.
저 뭐 이스라엘의 왕위를 계승할 아이라나요.
꿈같은 헛수작이지요.
그 애의 별이 동쪽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고
경배하려 왔다나요.”
헤롯은 그 무쇠 같은 주먹으로
두 사람을 때려눕히고 발길로 사정없이 걷어찼다.
좀 진정이 된 그는 비서 니수스(Nisus)를 불러
마기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그 비서는 정보원들보다
마기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이상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니수스가 설명하였다.
“마술산가?”
“그들의 나라에서는
성자 취급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동방 밀교(密敎)의 사제(司祭)들입니다.
과거의 일들을 들어 맞히고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래!”
헤롯은 뱃속에서 짜내는 듯한 소리를 질렀다.
“안나스와 중요한 제사장들
그리고 학자들을 불러들이게.”
그 존귀한 사람들이 모여 들어왔다.
헤롯은 안나스만을 만나보기로 하였다.
그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았다.
요즈음 들어 안나스는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나 조국을 헤롯과 로마에 팔아먹은
매국노로 백성의 미움을 받고 있었다.
혁명이 일어난다면 제일 먼저 죽임을
당할 사람은 안나스일 것이다.
그는 헤롯에게 로마제국이 팔레스타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것은 바로 세금(稅金)과 치안(治安)이었다.
“세금은 헌납하겠습니다.
그리고 치안도 보장하겠습니다.
그 대신 치안은 우리 손으로
확보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세금도 우리들이 징수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그들의 거래는 성립되었다.
그 후 안나스와 그의 친구들은
세금 징수원을 고용하여
백성들에게 갑절이나 되는
세금을 징수하였다.
부정하게 걷은 세금의 절반을
착취하여 치부(致富)하였다.
그리고 비밀경찰을 두어서
혁명분자를 색출하여 반란을 엄중히 처벌하였다.
안나스와 헤롯은 굳게 손을 마주 잡았던 것이다.
헤롯은 안나스와의 만남을
교활한 웃음으로 시작하였다.
“안나스! 사실은 내가 궁중에 있는
친구들과 의견이 좀 달라.
당신의 지혜를 빌리려고 청했소.”
안나스는 두 손을 펴서 땅으로 향하며
머리를 조용히 숙였다.
“현명하신 폐하의 뜻을 받들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나이다.”
그는 침착하게 대답하였다.
“사실은 당신네 종교에 관한 일인데.”
안나스는 입술을 혀로 핥으며 반색을 하였다.
“폐하께서 저희 종교에 관심을 가지시다니.”
“물론 나는 거기에 대하여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소.
그리고 알 필요도 없소.”
“지당한 말씀이외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의견의 대립을 해결 짓는 일이요.
당신네 종교에는 성경이라는 것이 있잖소?
거기에 백성을 해방해 줄
구세주(救世主)가 탄생하리라는
예언이 실려 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사실이요?
메시아(Messiah)라고 한다던가?”
“폐하 말씀에 거스리는 것 같아 황공하옵니다만,
그 예언이란 것은 저희 조상들이
바벨론에 포로가 되었을 때에 기록된 것입니다.
벌써 몇 백 년 전 얘깁니다.”
헤롯은 다소 진정되어 주저앉았다.
“그러나 당신네 백성들은
아직도 그것을 믿고 있지 않소.”
그는 투덜대었다.
“어떤 사람들은 믿고 있지요.”
“그럼 제사장인 당신도
그 예언을 믿지 않는단 말이오, 안나스.”
“저는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두개파입니다.
저희들은 그런 것들을 믿지 않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세(來世)라든지
부활(復活) 같은 것도 믿지 않습니다.”
“나도 그런 것은 믿지 않소.”
헤롯은 뱉듯이 말했다.
출처: 새소망쉼터동산 원문보기 글쓴이: 히말라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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