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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토요일
오늘은 오후 1시부터 도지사기 개인전이 있는 날이다. 그렇게나 벼르던 메이저 대회...
아침 10시경에 정총무를 만나 그린 마트에서 장보기로 해서 나갔는데...
정총무 얼굴이며 술냄새가 장난이 아니다...아니나 다를까...장보고 나와서 담배 한대를 피워 무는데...
갑자기 길거리 수채구멍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정총무...건더기 없는 하얀 물을 약 500ml정도 약 5초간에
걸쳐 발사하고 있다. 픽..하고 웃음이 나온다. 어제 나보고 그렇게 술 많이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더니만...
불안한 조짐속에 회색 신형 싼타페 한대가 앞을 지나간다...영태형님이시다...지나가시면서 하시는 말씀...
맥주나 사와...소주는 말고...(말끝이 흐려져서 그렇게 들렸는데...소주도 사오라고 하셨었단다...정총무
맑은 물 쏟고 있는 중인데...ㅎㅎㅎ)
11시 30분...용우형님의 입장을 마지막으로 모든 멤버가 도착하여 음성으로 출발...
재훈 관장...2부 개인전에는 많은 사람이 출전하지 않아 예선 통과 후 한 3게임 정도 이기면 무난히 승급
가능하다...예선 2위로 통과 후 본선 1회전...오...신이시여...왜 이 시점에 상대방에게 네트 신을 내리셨는지...
한두개만 나와도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한 10여번의 네트가 작렬했고...마무리 역시 네트로....
일찌감치 음주 모드로 돌입한다...네트 후 쏘리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이 생긴다.
나의 뛰어난 전공 경험을 살려서 네트에 센서를 달아서 건드리면 실점으로 처리하는 뭐 그런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안되겠다 싶다. 그러면 나는 영원한 5부다...ㅎㅎㅎ...
용우형님...3부 개인전 예선...청사탁 기택이..또 한명은 잘 모르는 분이다...첫게임...잘 모르는 분과 1차전...
심상치 않다...이 분...쉐이크에 빽 롱핌플이다...겨우 한세트 얻어내셨지만...역부족...위기감이 엄습한다.
그래도...설마...용우형님이신데...2차전에서 기택이 잡고 무난히 예선통과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면
거짓말이다...2차전에서 3:0...기택이에게 셧아웃 당하신다. 마지막 심판 보러 앉으시면서 나를 보고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신다. 씁쓸하다. 재훈이의 음주 모드에 동참하신다. 스매싱이든 드라이브든...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에 "난 절대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저럴 바엔 대회 안나가" 하는 이기적인
생각에 무척 괴로웠다...진짜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들이 지나가는 중에 간간히 우리 회원들의 경기가 펼쳐 진다. 비교적 빨리 경기를 치룬 진남씨..
예상을 뒤엎고 천신만고 끝에 예선통과...타이어 루프 드라이브가 작렬하면서...가 아니라 애매한 서브와 더 애매한
컷트 수비로 상대방의 실수를 만들어 내는 지능적인 플레이(라고 해두자...음)가 빛을 발하며 본선을 기대했으나
본선 1회전 탈락...좀 아쉽지만...벌써 4부 가면 고생만 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영, 성규...2패로 예선 탈락...학영은 진천에 개부수 5부 이종수님과 한조여서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다.
성규는...음...탁구채 부러뜨려버릴 뻔 했다고 한다. 보지는 못했는데...듣고 보니 그럴만 했네 싶다...새벽 2시 반까지
소주 2병 먹고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는 후일담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다음엔 제로 게임....음...아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성규 제로 게임 당한거 남들이 다 알게 되니 그만 얘기 할란다.
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느다고 하지 않던가...성규..화이팅...
상문, 한철...예상대로 무난히 본선 진출...4부가 보이는 듯하다.
상문인 특유의 무심탁구로 별로 땀도 흘리지 않고 64강에 진출...한게임만 더 잡으면 4부 입성에 성공하는 위치에
오른다. 그러나 거기까지 였다. 상대도 엄청 잘친다. 객관적으로는 물론 상문이가 더 잘치지만 상대의 적응력, 구질
파악 능력 등이 더 좋아보였다. 세트를 거듭할 수록 상대는 자신감 충만...아쉽게 이번 도전은 4부급 5부임을 확인
하는데 만족한다. 한철...아침에 하얀물 500ml를 쏟아낸 사람 답지 않게 괜찮게 버텨내고 있다. 탁구장 만큼은 아니지만
파, 백이 한 60% 정도는 성공하면서 드디어 32강 진출...일단 축하한다...4부 입성 성공...얘도 여기까지다. 기왕 승급할
거면 조금 더 올라갔으면 하는 바램을 무참히 짓밟고 그냥 무너졌다. 어쨋든 험난한 4부의 가시밭길에 들어선 것에
무한한 축하를 보낸다.
영태형님...이분...역시 영태형님이시다.
너무 쉽게...편안하게 전승행진으로 8강까지 직행하신다. 이미 승급은 따 논 상태이고...8강 상대는 왼손 펜홀더
김기덕씨..내가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중 한명이다. 대진표는 잘 몰랐지만 혹시라도 만날까봐 형님께서 꼭 이겨줬으면
하는 상대다. 나도 게임 치러 나가서 게임을 보진 못했는데...갔다가 돌아와 보니 관중석에 너무 편안하게 앉아계신
폼을 보고...묻지 않아도 지셨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형님과 결승을 치겠다던 우리의 희망은 거기서 무너졌다.
어쨌든 형님의 당연한 승급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쭈욱 극강의 모습을 유지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는다.
본인 조회장...나를 제일 마지막에 적는 이유는 쓸말이 별로 없어서이다.
예선 1차전 3부급 5부 DT매니아의 이현열씨 세트 2:2, 5세트 10:4로 몰린 상황에서 대 역전극을 펼쳤다는 거, 또 다른
예선 상대도 어려웠는데 이겼다는 거(결국 이현열씨 예탈...뜨아)...불과 2주전에 오회리에서 무참히 깨졌던 이성우씨
를 결승 상대로 만나 결국 우승했다는 거 정도?....마지막 결승 스매싱이 작렬한 순간이 밤 11시 58분 이였다는거...뭐
...그정도?...오해들 없으시길 바란다. 내가 지금 적은 내용은 거만함이나 잘난척과는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난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오사탁 창립이래 메이저 대회 최초의 개인단식 우승자이기 때문이다...ㅎㅎㅎ... 꼬우면 다음엔 우승들
해 보시길...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오창으로 돌아온 시각은 새벽 1시 20분...내일의 경기를 기약하며
정말 감자탕에 소주 한잔만 먹고 잠자리에 든 시간...새벽 2시 10분...(성규가 와신상담하면서 두번째 소주병을 들이
키고 있을 시간) 엄청 피곤한 하루였다.
9월 18일 일요일
오전 7시 30분 간신히 몸을 일으켜 탁구장으로 향한다. 천근만근이다. 회원들 탁구장으로 속속 출근하는 가운데...
역시...고문님...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고...8시 15분에 지각 입장하신다. 오전엔 복식 게임이다. 복식에는
6팀이 참가를 했지만 실망스럽게 1회전 탈락한 이철규/이성호, 조관연/정한철, 박성규/김학영 조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기로 한다.
김남진/이상문 조...한마디로...아깝다...3회전인가? 4회전까지 잘 올라갔는데...마지막 경기에서...서로를 믿지 못하는
플레이의 연속...두 분 다 엄청난 미스를 쏟아내며 허무하게 게임을 내주고 만다...역시 고문님 파트너는 선국형님
밖에 없는 모양이다...
김재훈/이용우 조...이 팀도 결과적으로는 1회전 탈락이다...그러나...임팩트 있는 경기 내용과 최하 3년은 두고 두고
술자리에서 회자될 법한 마무리로 모두에게 안타까움을 선사하셨기에 몇 자 적는다.
상대는 청사탁 신명철/정기택 조...시작부터 이기기 어렵다고 주변에서도, 본인들도 생각하고 있었다. 1세트 초반
7:1인가 까지 벌어지는 것을 보고 담배 한대 피우러 나갔다 왔다...그른데...아 그른데...와보니 13:13인가 듀스 접전
중이다. 첫 세트를 아쉽게 내 주긴 했지만 해 볼만 한 경기 내용을 보이고 있다. 결국엔 3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며 초 접전중,,,4세트를 아쉽게 내주며 동점인 상황에서 5세트 막판 10:9 한점 뒤진 상황 용우 형님 서브권, 명철
형님 리시브...게임 내내 명철 형님이 용우 형님의 회전 서브에 애먹었었기 때문에 마지막 서브에서도 용우 형님의
오른팔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반대편에서 봐도 심하게 휘둘러대는 서브 모션이 인상적이었는데...0.3초 뒤...공이
넘어가는 것이 보이질 않았다. 서브미스였다...그 순간 재훈이의 표정은 굳어버렸고...용우형님은 약 0.5초간의
찡그림 뒤에 재훈이에게 백배 사죄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재훈이는 쳐다도 안본다...우...우째 이런 일이...이 두 분
복식은 안맞는 것 같다. 단체전이 없는 두 분...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음주모드 돌입한다.
이연석/양정석 조...급조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번도 같이 맟춰본 적도 없는 복식조...
상대도 그리 잘 쳐 보이진 않지만...솔직히 이겨주리라 기대하진 않았다. 정말 쉽게 쉽게 두 세트를 내주고 웃으면서
한 세트만 지면 되는 상황...반전이 일어난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넘기기만 하라는 벤치(조관연, 정한철)의
주문대로 두 사람 열심히 넘기기만 한다. 세트스코어 2:2 동점...얼랄라...이러다 이길라...5세트...역시 사람에게는
욕심이 문제인 것 같다. 그냥 넘기기만 하라니까...세트 초반 드라이브와 스매싱 시도...실패...스코어가 기울기
시작하며 끌려가더니...엄청난 선전이였지만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제 2의 이용우/지광선 조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단체전
B팀 : 이성호, 정한철, 김학영, 박성규, 이연석, 양정석
1회전에서 아쉽게(?) 탈락...5명중 3명만 이기면 되는데...그니까 한명(학영)은 이겼으니까 두명만 더 이겼으면
되는건데...1, 2, 3번 3:0 셧아웃...좋은 경험이 됐길 바란다.
A팀 : 노영태, 이철규, 조관연, 김남진, 이상문
나름 최강조...영태형님은 역시 이름값 하신다. 우리가 떨어진 게임까지 전승으로 위용을 과시하신다. 심지어
J2K의 홍영호씨를 2점 접어주고도 승리를 챙기시는 압도적인 모습...역시 형님이시다.
철규 형님...이날도 특유의 퍼포먼스 탁구로 오사탁의 이름을 널리 떨치신다. 형님의 탁구는 정말로 재미지다.
부디 어디 다치지 마시고 오래도록 그 모습 보여주시길
상문...5번 앵커로 오더가 짜여져 있어서 단체전을 칠 기회가 없었다. 치게 됐다면 우리가 무조건 이기는 건데...
마지막에 우리가 진 게임에 치기는 했지만 3번, 4번 단식에서 본인, 철규형님이 지는 바람에 이기던 경기를
마칠 수 없었음이 더욱더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고문님...승률 80%라고 역설하셨건만...안타깝다...매 경기 선전하셨지만...승률은 0%...고문님...힘 내십시요...
본인...전날과 오늘까지...복식 1패를 제외하곤 전승이었는데...재훈이의 말이 떠오른다..."다 필요없어...단체전
지는 경기에서만 이기면 (면피가)되는거야" 마지막 경기에서 지는 바람에 체면 구겼다.
이렇게 우리의 2011년 도지사기는 마무리 되었고 피곤한 몸과 심하게 쉬어빠진 목을 부상으로 들고 오창으로 돌아와
마포상회에서 뒤풀이를 했다. 성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얻은 것이 더 많은 이번 대회였다. 전체 14명의 참가
인원, 서로 하나가 되어 목이 찢어져라 서로의 이름을 불러제꼈던 응원 등...소소한 성적 따위로는 범접할 수 없는
커다란 무언가를 얻은 계기였다.
요 근래 우리 주변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본인은 진로를 크게 변경하고 있고 정총무는 직장을 옮겼고 용우
형님은 아들 대입에 온 신경이 곤두서 계시고 재훈인 본인이 그렇게 회의적으로 생각했던 진급을 하였고 연석인
(또) 여자랑 헤어졌고 학영인 파xx 게임을 끊은 것 같고 성규는 (11:0 의 충격으로(?))중펜을 샀고 경열인 결혼을
했고 상문인 동네 분위기 않좋아서 이사가고 싶고 이고문님 내외는 미국가셨고, 박고문님은 건강이 안좋으시다하고
...내가 아는게 대충 이정도 이다....
언급 안되신 분들은 내가 몰라서 특별한 일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서운해 하지 마시길...
하여튼 우리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커뮤니티로 만나서 굉장히 특별한 관계를 엮어가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말하고자 함이다. 이 특별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계기이니 만큼 회장으로서 뿌듯한 마음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준 모든 동호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도지사기 후기를 마친다.
첫댓글 일주일전의 대회가 생생하게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군요~~~ 예탈하고 목쉰기억이 남는 군요..와신상담중입니다.
용우형님...와신상담까지야...곧 부활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와 함께 3부를 평정해 보시지요...ㅎㅎㅎ
.......... 재밌게 잘 봤어요.........
주탁의 결과가 아주 좋으신 것 같네요.....
다음에 저도 소주 한 두어잔 마시고 게임을 진행????
주탁의 결과는 저 뿐인듯..
한 두어잔 가지고는 택도 없으여~ ^^*
회장님의 정성에 감사합니다. 회장님 우승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