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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밑반찬 나눔 사업을 하는 팀이 있다고 하여, 그들의 나눔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월요일 아침부터 면목동의 동일 교회 식당 주방으로 찾아갔다. 주방에는 7번 방의 선물 회원들이 나와서 밑반찬을 만들었고, 뜨거웠고 분주했다. 그렇게 3시간이 흘렀고, 열무와 고추 멸치 볶음, 가지 볶음 3개의 밑반찬이 완성되었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밑반찬은 각각의 통에 담아서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릴 준비를 한다. 점심 시간 즈음, 면목동에는 주민센터에 반찬을 갖다드리고, 망우동에는 직접 어르신의 댁에 찾아가 한 분 한 분 배달을 했다. 그렇게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가 넘어선 시간까지 밑반찬 나눔이 진행되었다. |
Q.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매 달 셋째 주 월요일 아침에 10명 내외의 분들이 각자 역할을 분담해서 반찬을 만들어요. 여기에 오시는 분들은 오래 같이 하다 보니까 밑반찬을 만들고 나눔을 하는 이 시스템을 알고 이해하니까, 일이 금방 끝나요. 반찬을 다 만들고 통에 하나씩 담아요. 3개의 반찬이 완성되면 135개의 반찬통을 들고 45명의 어르신들께 나눔을 해요. 기존에 40명이었는데 이번 주민 제안 사업에 선정되면서 5명을 더 늘려서 45명의 독거 어르신들께 밑반찬을 나눔 사업을 하고 있어요.
저희조합의 수익사업이 잘되면 더 많은 분들에게 행복을 나눠 드리고 싶은데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게 정말 어려워요. 시장경제와 경쟁하려면 많은 자본과 인력이 필요한데 그런 것이 한 가지도 갖춰져 있질 않습니다. 저희 조합이 OEM.ODM으로 생산하는 친환경강화액 소화기나 결로(곰팡이방지) 페인트 (두가지 전부 특허제품이지요)가 많이 팔리면 수익이 좀 늘어 가능할텐데 자본이 없어 부진한 상태이다 보니 부득이 조합원들과 회원들의 기부에 의존하는 현실입니다.
Q. 나눔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
기억에 남는 분은 많이 있죠. 지금 생각나시는 분은 99세 되시는 분이에요. 그분은 우리가 가면 아들이 온 것처럼 반기고 그랬어요. 올해에는 그 분이 요양원에 들어가셨어요. 그 분이 기억에 남네요.
Q.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교회의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 주셔서, 2년 째 평일에 진행하고 있어요. 정말 감사하죠. 그런데 원래 밑반찬 나눔을 토요일에 했었는데 여러 사정상 평일로 옮기게 되었죠. 아무래도 토요일에서 평일로 옮기는 만큼 봉사자도 줄었어요. 학생들도 올 수 있으니까 주말에 하게 되면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고 서로에게 많은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이 봉사에 참여하고 밑반찬을 직접 나눠줄 때, 할머니들은 자기 손주왔다고 생각하며 반겨주고. 아이들은 또 이렇게 어렵게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되고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지요. 참여하는 것에 대해 뿌듯해할 수 있고요.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도 좋지 않을까요. 이런 것도 알려주고 싶고, 활성화되길 바라는데. 어려움이 많이 있어요. 우리가 주말에 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아무래도 더 좋겠죠. 마을 신문에 나오게 되면 우리의 가치가 알려져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Q.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포장보다는 진짜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행동을 통해서 나타나는 거지, 말로만 하는 것은 모두가 할 수 있으니까요. 진심이 없으면 행동이 지속되기 어렵죠. '나눔'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나눔을 하는 것은 실패할 수 밖에 없어요. 그 목적이 아니면 나눔을 지속할 이유가 없으니까.
<조리 총괄 인터뷰 - 장인수>
Q. 밑반찬 나눔을 하면서 소감이 있다면?
정말 힘들고 하기 싫으면 못하죠. 저는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거예요. 독거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버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원래는 토요일 오후에 만들어 드려서 모든 분들에게 나눔까지도 다 했었어요. 평일로 요일이 바뀌고, 그러다보니 봉사자 수도 줄고 그래서 모든 분들께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마음이 더 편하지 않은 것이 조금 있지요. 어르신을 직접 찾아뵈었을 때가 더 행복했어요. 왜냐하면 사람을 만나잖아요. 그분들과 '공감'이 되잖아요. 건강이 어떤지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니까. 지금은 그분들의 안부만 전달받고 있으니까, 회원이 많으면 나눔하는 조까지 나눠서 예전처럼 직접 나눔까지 하고 싶죠. 희망사항이에요. 그래도 망우동은 대표님이 아직도 어르신 한 분 한 분 갖다 주셔서, 그쪽 소식을 전달 받을 수 있어요.
우리 정회원들은 회비를 한 달에 3만원, 5만원씩 내면서 이렇게 그런데 이거 가지고 유지가 안되죠. 김장하는 것도 일년에 400~500만원 들고, 오늘도 25만원 어치 샀어요. 소금도 사야하고, 고춧가루도 사야하고, 한 달에 한번 할 때마다 적어도 30만원은 들어요. 연말에 김장 할 때면 20kg짜리 80박스를 만들어요. 계속해서 나눔을 했던 어르신과 다른 분들까지 100명까지 나눔을 하고 있어요.
취재 중 기억에 남았던 장면.
자전거를 타고 모자를 쓴 멋쟁이 할아버지가 오셨다. 그때 어르신과 대표님이 나누셨던 대화가 따뜻하게 오랜 시간 마음에 남았다.
"멋쟁이셔. 자전거 타고 다니고 멋있어. 건강한 모습이 보기 좋네"
"고맙습니다"
"갈게요.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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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사실은.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이유가 저런 모습들 때문이에요. 한 번 인연을 맺었는데 끊기가 힘들죠. 전부 다는 못해도, 나와 인연이 된 사람들은 우리가 꾸준히 해야 하죠. 어르신이 돌아가시거나 자리가 비게 되면, 또 새롭게 인연을 맺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