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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묘나★ 여시의 표지 선물!
찬열
X
백현
큥니엔젤
w.수스타그램
39.
※찌통주의※
찬열은 오늘도 평소처럼 백현이보다 먼저 일어나 잠든 백현이를 한참 물끄러미 쳐다보고 깊게 잠든 얼굴도 쓸어보고 흐뭇해했다.
요즘 주말마다 어딘가로 백현이를 데리고 가는 재미가 들려 어제도 차를 타고 꽤 멀리 드라이브도 가고 맛있는것도 먹고 저녁 늦게 와
잠이 들었는데 피곤했는지 찬열이 만져도 깰 생각을 안하는 백현이에 찬열이 피식 웃었다.
백현이 얼굴을 보니 월요병이고 뭐고 싹 없어지는 기분에 한참을 흐뭇해하다가 깨지 않게 살짝 몸을 일으키고 내려온 이불을 끌어올려
덮어줬다.
오늘은 회의가 오후에 있어 조금 여유있게 가도 될것같아서 일단 천천히 어제 못한 집안일을 대충 해두고 커튼을 젖혔다.
"어....비오네"
어쩐지 눅눅한 기분이 들더라니 어둑해진 하늘에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고, 찬열은 커튼을 젖힌채로 한참을 하늘만
쳐다봤다.
비와서 백현이 컨디션에 영향이 있으려나, 오늘 회의때문에 백현이를 두고 가야하는데 어쩌나, 온통 백현이 생각을 하던 찬열은 방문이
달칵 열리는 소리에 슬쩍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소리를 들었지만 일부러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있으면 이내 타다닥, 하는 바닥에 발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고 좀더 기다리면 금새 등에
매달리는 뜨끈하고 말랑한 몸과 팔에 찬열이 빙글 뒤를 돌았다.
"일어났어?"
".......느에"
그냥 눈뜨자마자 찬열이 안보이니 뛰어나온건지 아직 잠은 완전히 안깨서는 웅얼웅얼, 찬열이 가슴팍에도 뜨끈한 숨이 붙었다.
가슴팍에 고개를 묻은 백현이 뒤통수를 쓰담쓰담, 남은 손으로는 등을 토닥토닥 해주면 한참 품에서 낑낑거리던 백현이가 고개를 빼꼼
들어 찬열을 올려다봤다.
"잘잤어요 백현이?"
"녜에, 찬녈두..?"
"응, 잘잤어"
"....뽑뽀...."
눈은 반쯤 감긴채로 고개만 쭉 빼는 백현이에 큭큭 웃고는 입에 가볍게 붙었다 떨어지면 만족스러운듯 백현이가 베시시 웃었다.
"비온다 백현아"
"..비와아?"
"응"
"어흥..해?"
"글쎄, 많이는 안와서 천둥 안칠거
같은데"
"무셔어..."
"괜찮아"
비가 오니 천둥을 무서워하는 백현이가 벌써부터 잔뜩 겁을 집어먹고는 창문을 흘끗 쳐다보고 찬열이 품에 안겼고, 긴장한 몸을 안고 쇼파에 앉았더니 칭얼칭얼.
"어흥 안해, 괜찮아"
"..또오....또 깜까미 대면 어뜨케"
"안그래, 나봐봐"
"움..."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지 한껏 눈꼬리가 쳐져서는 입까지 쭉 빼고 칭얼거리는 백현이에 피식 웃고는 입에 다시 한번 쪽 붙었다가 떨어졌더니 찬녈....하며 백현이가 다시 안겨왔다.
"아이구, 입이 이만큼이나 나왔어 우리애기가~"
"...찬녈 업짜나...그렁데 어흥이가 오명 어뜨케에"
"찬열이 없어도 종대형
올거니까 괜찮아"
"죤대형아두 어흥이 무서어하명"
"종대형은 안무서워해, 엄청 세서"
"............."
찬열이도 없고, 게다가 비까지 주룩주룩 언제 천둥이 칠지 모르는 우중충한 날씨.
백현이에게는 최악의 조합인 상황에 찬열은 괜시리 한숨을 푹 내쉬고는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 백현이와 아침먹을 준비를 했다.
찬열이 뒤를 쫄쫄 쫓아와서는 등에 매달려 칭얼칭얼, 아무래도 가기전에 풀어줘야겠다싶어 저번에 만들어줬을때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
오므라이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찬녈 앙가면 앙대요오?"
"백현아"
"해사 가지마아 찬녈..."
"오늘 왜 그럴까 우리애기, 안부리던 땡깡도
부리고"
"배켜니 무서우자나"
"종대형아 올거잖아, 같이 놀고있으면 금방 오잖아 찬열이"
"..........."
평소에도 혼자 두고 가는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백현이지만 오늘은 날씨도 이러니 더 싫은지 평소보다 더해진 땡깡에 찬열도 마음이 편치않았다.
금새 만든 오므라이스를 접시에 담고 백현이 좋아하는 케찹까지 꺼내 자리에 앉았는데도 투덜투덜.
"우와, 하트다 하트"
기분을 풀어주려 케찹까지 예쁘게 하트모양으로 짜줬는데도 별 반응이 없는 백현이가 수저를 들 생각도 않고 히유, 히유 한숨만 내쉬었다.
"안먹을거에요? 찬열이가 만들었는데?"
"........."
"엄청 예쁜 하트 그려줬는데 내가, 이거 백현이가 안먹으면 서운할거
같은데"
"힝....."
"먹여줘?"
".........."
"백현아"
"..녜에"
"이리와, 먹여줄게"
아무래도 기분이 별로인 백현이를 무릎에 앉히고 한숟갈 떠먹여주는데도 받아먹긴하는데 힘없이 오물오물.
"백현이 밥 안먹으면 회사 가서 늦게늦게 올거야"
"..앙대에"
"그러니까 얼른 먹고, 조금 시간 있으니까 찬열이랑 놀자
응?"
".......아랏떠"
"아이구 이쁘다, 꼭꼭 씹어서 먹어"
찬열의 협박 아닌 협박에 그제야 백현이가 몇숟갈 받아먹기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얼마 안있어 그만 먹겠다고 고개를 젓고는 찬열이 목을 끌어안고서는 징징.
"앙가쓰면 조케따 찬녈"
"왜, 오늘따라 기분이 별로야?"
찬열도 이렇게 기분이 안좋은 백현이를 두고 가는게 편치는 않았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인지라 애가 타는 마음에 애꿎은 백현이 엉덩이만
토닥토닥.
애틋하게 껴안고 있다가 거실로 나와 쇼파에 앉아서도 꼭 껴안고서 말없이 서로의 숨소리만 듣고 있었다.
"백현아"
"........"
"대답도 안해줄거야 이제?"
"....안니"
"찬열이가 올때 맛있는거 사올까요? 백현이
뭐 먹고싶어"
"업써"
"왜~ 백현이 아이스크림도 좋아하고, 베이비슈도 좋아하고 또 뭐 좋아하지 우리 백현이?"
"..............."
"응? 백현이 찬열이랑 카페가면 잘 먹는거있잖아, 뭐였지~ 찬열이는 기억이 안나네~"
"..........마카론"
"맞아, 그거
사다줘? 먹고싶어?"
"..녜에"
"알겠어, 사다줄게"
"다서깨"
"그래, 다섯개. 그럼 좀 기분 풀거야? 찬열이 좀있으면
가는데 백현이가 자꾸 쳐져있으니까 속상해"
".....이잉....찬녀얼"
찬열이 속상하다는 말에 그건 또 싫은지 안긴채로 찬열이 볼만 쓰담쓰담하던 백현이가 일부러 씩 입꼬리를 올려 웃는척을 했다.
"잉제 배켜니 슬퍼 안니야"
"슬퍼 아니지 이제?"
"...쪼끔만 슬퍼지"
"우리 백현이, 찬열이 회사가도 잘 기다리잖아
그치? 같이 가면 좋은데 오늘은 같이 못가는 날이야"
"아러.."
"오구, 우리 백현이도 알지~ 똑똑해
우리애기"
"죤대형아하구...이써야지대, 찬녈 오때까지"
"맞아, 금~방 올거야, 백현이 좋아하는 마카롱도 사오고, 아이스크림도
먹을까 오늘?"
".....머거두대?"
"응, 먹고 치카치카 깨끗히하면 되니까 그치"
"끄치이"
군것질로 살살 달랬더니 살짝 풀어진 백현이가 아까보다는 괜찮아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찬열은 그나마 다행인것 같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찬녈"
"네"
"그렁데 자꼬 찬녀리가 보구시푸명 어뜨케.....찬녈 해사가쓰때 자꼬 보구시푸명"
"그러면 핸드폰에 찬열이
사진 있잖아, 그거보면 되지"
"그래두 보구시푸꺼가태...눈무리가 막 나면 어뜨케해... 찬녈 보구시퍼서"
"백현이가 막 눈물이
나기전에 올게, 그럼 되잖아"
"...지금두 눈무리가 나꺼가태"
"아이구"
오늘따라 유독 애틋한 백현이 말에 찬열도 괜시리 찡해져서는 백현이를 꼭 껴안고 예쁜 분홍빛 볼에 쪽쪽 입을 맞췄다.
"뽀뽀 많이 해주고 가면 좀 참을수 있을까?"
"....마니마니하면, 엄청 마니 해야지대"
"그래, 그럼 뽀뽀 많이 해주고 가면
좀 참고 있을수 있죠?"
"녜에.."
많이 해주면 참을수 있다니까 붙잡고서 얼굴 곳곳, 손바닥 손가락 할것없이 입을 맞추고 씩 웃어줬더니 백현이도 따라서 입꼬리를 올려 씩 웃었다.
"종대형이랑 뭐하고 있을거야?"
"움.....곤부두 하구, 또오 사지니두 보여주구!"
"사진?"
"녜에! 어저께 우리
놀으구 와찌! 그고 보여줄라구!"
"그럼 되겠네, 사진도 보고 공부도 하고 있을거에요?"
"녜에! 그러명 찬녈 오지?"
"응,
혹시나 하늘에서 어흥하면 종대형이랑 꼭 붙어있어, 찬이랑 열이랑 콩이도 안고"
"아랏떠! 찬녈 보구시푸면 저나해두대?"
"해도되는데,
일하고 있으면 못받을수도 있어, 그래도 되면 꼭 받을게"
"끄래, 그러명 배켜니 지비에서 이쁘게 기다리구 이쓰께"
이제는 마음이 많이 나아졌는지 예쁘게 기다린다는 말에 찬열이 흐뭇하게 웃고는 다시한번 예쁜 입술에 쪽.
"아이차암, 너므 조아"
"부끄러운척하기는, 니가 나보다 더 변태면서"
"씨이! 안니야, 이쁘니자나 배켜니는"
"맞아,
우리 이쁜이 이리와 가기전까지 아주 입술 부르트게 뽀뽀하고 가자"
"힛"
한참 붙어앉아 쪽쪽거리다가 슬슬 갈시간이 되어 찬열이 씻고, 백현이는 쇼파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찬열이 화장실에서 나오자 쪼르르 뒤를 쫓아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점심도 맛있는거 먹어 종대형이랑"
"...움....피자!"
"그래, 피자 시켜서 먹고, 그래도 젤리는 몇개만 먹어야되요
우리애기?"
"두개!"
"아이구 이뻐, 그래 두개만 먹어야돼~ 찬열이 없다고 막 먹으면 혼나"
"배켜니두 아러! 찬녈 그고
이브꺼야?"
"응, 왜 이상해?"
"안니! 배켜니가 이고 해줄래!"
와이셔츠를 꺼내입는 찬열을 보더니 제가 넥타이를 해주겠다고 들고오는 백현이를 보고 찬열은 푸스스 웃고는 그래, 하고 백현이 앞에 섰다.
찬열이 목에 넥타이를 두르더니 혼자 진지한 표정으로 꼬물꼬물, 하는 방법도 모르면서 해주겠다고 했는지 이리 맸다가 저리 풀렀다가
하는 백현이를 보고 찬열은 자꾸 웃음이 났다.
"안돼?"
"안니야...하쑤이써...."
한껏 진지해진 얼굴로 입까지 앙 다물고 묶었다가 풀렀다가, 내리깔아진 눈에 가지런한 속눈썹까지 사랑스러워 못참겠는 찬열이 백현이 손목을 붙잡고 그대로 고개를 숙여 쪽, 입을 맞췄다.
"아잉..이고 해야지대자나"
"너무 예뻐서 그랬어"
"...이고 하구 뽑뽀해주께 이써바아"
"안하고 갈래, 뽀뽀나 몇번 더
하고 가자"
"안니야, 배켜니가 해주꺼야"
"푸흐..."
못하면서도 계속 넥타이를 붙잡고 끙끙대는 백현이가 미치게 사랑스럽기도 하고, 부부가 된 기분에 찬열은 흐뭇하게 웃으며 백현이를 지켜봤다.
한참을 더 끙끙거리던 백현이가 다해써! 하고 해맑게 웃었고, 내려다보니 아무렇게나 묶어진 넥타이에 찬열은 웃음이 새어나왔지만
잘했네~ 하고 백현이를 칭찬했다.
"머시찌!"
"응, 엄청 잘했다"
"헤헤, 잉제 배켜니가 맨날 해줄래!"
"그래 오구 이뻐, 이제 찬열이 넥타이도 매주고
다컸네 다컸어 내새끼"
"그렁데 죤대형아 왜 안오지?"
"이제 올거야, 12시까지 오라고
했으니까"
"안아조!"
"뜬금없이?"
"아 빤니이!"
마주보고 서있다가 뜬금없이 안아달라는 말에 엉덩이를 받쳐 품에 안았더니 베시시, 아까보다 훨씬 밝아진 얼굴에 찬열도 흐뭇하게 웃었다.
"배켜니 생가기 마니 하꺼에요?"
"그럼~ 많이 할거지 엄청 많이"
"배켜니두 찬녈 생가기 마니하꺼야, 께속께속
하꺼야"
"내가 더 많이 해야지"
"앙냐, 배켜니가 더 마니!"
"싫은데~"
"씨이!"
놀리는 찬열이 입을 막으려 백현이가 얼굴을 붙잡고 제 입술로 찬열이 입을 막아버렸고, 푸스스 웃음을 흘린 찬열이 장난스레 혀로 백현이 입술을 쓸었다.
"히이, 찬녈 해빠닥이루 해써?"
"응, 왜"
"배켜니두 해야지이"
질수없다는듯 저도 똑같이 혀를 빼꼼 내밀어 살살 찬열이 혀를 핥고, 점점 뜨거워지려는 공기는 초인종 한번에 식어버려 찬열은 아쉬운 입맛만 다시고 문을 열었다.
"와.....비 엄청와, 너 조심해서 가야겠다 박찬열"
"아 그래?"
"죤대형아 앙녕!"
"그래~ 백현이 안녕, 안봐도
알겠다 백현이 얼굴 벌건거 보니까 작작해 둘이"
"뭐래, 나 갈테니까 백현이 피자 먹고싶대, 시켜먹고 있어"
"응, 야 근데 넥타이
좀 똑바로 매 그게 뭐야"
"뭐 백현이가 해준거야 냅둬"
"마저! 배켜니가 해준거야아"
".............알겠어 닥치고
있을게"
"그리고 기분 좋아보여도 아침에 컨디션 좀 별로였으니까 낮잠 좀 재워, 놀다가 힘들어하면"
"어이구, 백현맘 빨리
가라"
"그래, 백현아 잘 놀고있어, 금방 올게"
"아랏떠! 찬녈 열씨미 하구 오세요오, 배켜니 요기에서 찬녀리
기다리께에!"
"응, 이쁘게 기다리고 있어, 사랑해 우리 백현이"
"나듀우!"
"눈꼴셔서 못봐주겠네, 빨리 가"
현관에 서서는 안가고 애틋해하는 둘에 종대는 슬쩍 찬열이에게 발길질을 하고 찬열은 흐흐 웃더니 손을 흔들어주고는 집을 나섰다.
"큥, 아침 먹었어?"
"녜에! 형아두 맘마 머거써?"
"그래, 맘.마 먹고왔다, 일단 형아도 해야할게 좀 있어서 해야되니까
같이 앉아서 하자. 백현이는 공부책 가져와"
"아랏떠!"
종대도 할일이 있어 가져온 노트북을 꺼내고 백현이는 방에 있는 책상에서 제 책을 가지고 거실로 쪼르르 달려나왔다.
"어, 죤대형아! 배켜니가 보여주꺼 이써!"
"뭔데"
"어저께에 찬녀리하구 막 붕붕이 타구 쩌기
가써"
"놀러갔어?"
"녜에! 사지니 이써요"
"그래 보여줘"
종대 대답에 제 핸드폰도 찾아가지고 온 백현이가 사진을 찾더니 이것저것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거는 어, 찬녀리 머쨍이안경이 쓰구 찌긍거"
"큽, 백현이가 찍어줬어?"
"녜에! 머쨍이지?"
"그래 멋쟁이다,
어디갔어 둘이?"
"어...찬녀리가 말해조써, 그렁데 까머거따"
"막 차타고 멀리 갔어?"
"녜에! 멀리멀리 가서어, 마신는거
머거찌, 꼬꼬요리 머건는데 쪼끔 매어서 배켜니 물이를 마니마니 머거써"
"재밌었어?"
"그러엄! 배켜니는 어, 찬녀리랑 이쓰면 다
조아"
".........다른 사진 볼까?"
닭살돋는 백현이 말에 종대는 피식 웃고는 백현이가 보여주는 사진을 빤히 쳐다봤다.
백현이가 찍어서 그런지 찬열이 모습이 거의 대부분인 사진에 둘이 좋아죽네, 생각하다가 넘겨진 한장의 사진을 보고 백현이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왜에?"
"이것도 백현이가 찍어줬어?"
"녜에! 찬녀리 찌거조써, 찬녀리가 배켜니 보구이쓰때"
사진속의 찬열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카메라를 들고 있는 백현이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과 눈을 하고 있는 찬열이를 보니 종대는 피식 웃음이 났다.
찬열이 대학때는 사람들에게 철벽을 쳐대서 주위에는 종대나 세훈이밖에 없었다.
그래도 성격이 모난편은 아니여서 따르는 사람은 많았지만 찬열은 별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있는건 집에 있는
피규어정도.
지금 백현이가 된 그 피규어.
찬열이 사랑을 하는적을 본적이 없어 저런 표정을 지을수도 있구나 생각하니 종대는 새삼 백현이가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찬열이가 백현이 엄청 좋아하나보다"
"헤헤, 배켜니 마니 조아해?"
"응, 눈빛이 좋잖아"
"찬녀리가 맨날 배켜니하테
사랑해요 해주구, 또오. 힛"
"뭐, 뭔데 그렇게 얼굴이 또 벌개져"
"안니야"
"아으 부러워!"
"히히"
부럽다고 몸부림을 치면서도 둘이 정말 예쁘게 지내는것 같아 종대는 슬쩍 웃고는 이제 공부해, 하고 백현이를 끌어당겨 앉혔다.
백현이 책을 펼쳐주고 자기 노트북도 열어서 켠 종대는 이제 집중해서 한시간만 공부하는거야, 하고 백현이 손에 연필을
쥐어줬다.
분명 한시간을 못가 집중력이 흐트러질걸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단호히 말해야 할것 같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더니 백현이도 똑같이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푸흐, 얼른 해, 잘하면 피자 시켜줄게"
"아랏떠!"
말 잘듣는 백현이는 종대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제 책에 시선을 고정시켰고, 동글동글 뒤통수를 쳐다보다가 종대도 빠르게 자판을 치기 시작했다.
한 20분가량 흘렀을까, 슬슬 백현이 집중력이 흐트러질 시간인데하며 뒷목을 주무르던 종대는 세차게도 내리는 비에 창문을
쳐다봤다.
그러다가 번쩍, 하더니 천둥이 쳤고 옷자락을 잡아오는 손에 고개를 돌려 백현이와 눈을 맞췄다.
"왜, 무서워?"
".....어흥해찌"
다행히 작게 친 천둥이었지만, 겁을 잔뜩 집어먹은 백현이가 두리번두리번 불안해하며 종대 옷자락을 꾹 잡았고 종대가 백현이를 끌어당겨 어깨를 감싸안았다.
"천둥 무서워하지 너"
"....무서어"
"괜찮아, 비 많이 온다 진짜"
"지쨔 시러...."
"어흥, 이렇게
했지?"
놀래키려 어흥, 크게 소리를 냈더니 히익 놀란 백현이가 투닥투닥 종대의 가슴팍을 콩콩 내리쳤다.
"놀래짜나!"
"흐흐, 장난"
"...찬녀리 보구시푸다"
"남은거해, 피자 시킬게"
"녜에"
종대는 핸드폰을 들어 주문을 하고, 끄적끄적거리던 백현이는 다시 쾅, 하는 소리에 움찔 몸을 떨더니 벌떡 일어나 종대에게 뛰어왔다.
"또 해써 어흥"
"호랑이가 백현이 잡으러 왔나보다"
"....안니야..."
"너 말 안들어서 잡으러
왔어"
"............."
"어떡하나~ 백현이 호랑이한테 잡혀가겠다~"
무서워하는걸 보고 찬열이라면 부둥부둥 난리가 났겠지만 종대는 장난스레 백현이를 놀리고 금새 울멍한 얼굴이 되어서는 울 태세를 취하고 종대는 흐흐 웃었다.
"아니야, 장난쳤어 형이, 어? 백현이 울거야?"
"....흐앙"
종대가 놀려서 서러워진 백현이가 쇼파로 뛰어가더니 엎어져서는 앙앙 울고, 종대는 큭큭 웃고는 쇼파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미안해, 장난이야 호랑이 안와, 백현이 울면 찬열이 더 늦게 오는데~"
"..흐으....맨날
배켜니..흐....놀리지"
"귀여워서 그랬어, 미안 울지말고 우리 피자 오면 맛있게 먹자 응? 백현이 좋아하는 새우 들어간 피자
시켰는데"
"...흐...찬녀리하테...다 이르꺼야...다 말해주꺼야...끄흐...."
"아 미안해, 대신에 젤리 많이 먹어도
찬열이한테 말 안할게"
"......지쨔?"
"응"
종대 말에 그제야 백현이가 몸을 일으키고 어느새 많이도 흐른 눈물을 보고 종대가 웃음이 터졌다.
"아주 수도꼭지여 수도꼭지"
"치...죤대형아 배켜니가 잉제 미어하꺼야, 미어"
"헐 진짜?"
"...몰라, 배켜니
마으미가 흥! 이케 대찌, 흥!"
"아 귀여워ㅋㅋㅋㅋㅋ삐지지 마세요 백현아~"
그렇게 투닥거리기도 하고, 배달온 피자까지 야무지게 먹은 백현이는 종대와 앉아서 티비를 좀 보다가 꾸벅꾸벅 졸기에 들어가서 자라고 했더니 고개만 저어댔다.
"왜, 졸리잖아"
"안니야, 앙자두대"
"좀 자, 찬열이가 너 졸리면 재우랬어, 어제도 늦게 잤다며"
"....형아두
가치"
"혼자 자기 싫어?"
"녜에, 또 어흥하면 어떠케"
"알겠어, 들어가"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누운 백현이 옆에 종대가 눕고 이불을 끌어올려 덮어줬더니 끔뻑끔뻑.
"형아"
"왜"
".....자구 이러나면 찬녀리 오까?"
"아마도?"
"아랏떠, 배켜니 자때, 찬녀리 오면 꼬옥
말해주야대"
"알겠어 임마, 껌딱지여 아주"
"꼬옥.."
꼭 말해주라고 중얼거리던 백현이는 까무룩 잠이 들고, 백현이가 잠들고 나서 거실로 나온 종대는 다시 노트북을 켜 남은 일을 처리했다.
한참 모니터만 쳐다보다가 눈이 뻑뻑해지는 기분에 눈을 한번 깜빡인 종대는 벌써 두시간이나 지나있는 시간과 한층 더 어두워진 밖을
보고는 뻐근한 뒷목을 주물렀다.
"5시네"
아직 덜 끝난건지 전화한통 없는 찬열이에 저녁까지 먹고 기다려야하나, 생각하고는 찬열이에게 [언제 끝나냐, 저녁은]하고 톡을 보내놓고는 대충 일도 다 끝난것 같아 노트북을 닫았다.
"......형아..."
백현이도 때마침 일어났는지 방에서 나오기에 쇼파에 앉으며 이리와, 하니 옆으로 쪼르르 와 앉자마자 찬녀리는? 하고 물었다.
"아직인가봐"
"...이케 깜까미가 대능데 왜 안와?"
"일이 많이 남았나봐"
"저나 해보자 찬녀리하테"
"안받을걸,
좀만 더 있다가 해보자, 세수 한번 하고 나와 백현이"
"...녜에"
자고 일어나도 찬열이 안와있으니 시무룩해진 백현이가 터덜터덜 세수를 하러 들어가고, 종대도 시무룩해진 백현이를 보니 괜히 마음이 안좋았다.
세수를 하고 잠이 깨도 기분은 별로인지 쇼파에 멍하니 앉은 백현이에 부엌으로 들어가 젤리통을 들고 나왔는데도 눈꼬리만 축 쳐져서는
쇼파에 철푸덕 엎드린 백현이었다.
"형이 다 먹는다"
"...앙대에"
"그럼 우리 저녁 안먹고 찬열이 기다려서 찬열이 오면 같이
먹을까?"
"끄래"
"그니까 축 쳐져있지말고 젤리 먹어, 형이 맛있는 색 다 먹을거야"
"앙대!"
종대가 보란듯이 젤리를 한움큼 집자 벌떡 일어나서는 제지한 백현이가 항개씩만 머그는거야, 하고 하나를 집어 입에 쏙.
오물오물 먹기는
하는데 그 좋아하는 젤리도 별로 맛이 없는지 한개만 먹고는 안먹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왠일"
"마시가 업써"
"저녁에 찬열이 오면 뭐 해먹을까 백현아?"
"움...."
뭐먹을지 고민도 하고, 나란히 앉아서 책도 좀 보고 하다가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 하늘에 종대가 전화를 해볼까, 하고 핸드폰을 꺼냈다.
아직도 찬열이에게서는 답이 없었고, 다시 한번 톡을 보내고 한 오분정도 기다렸다.
"저나하꺼야?"
"해볼까?"
"녜에! 찬녀리하테 저나해!"
"알겠어, 해보자"
보통 이시간이면 끝났을법도 한데 일이 길어지는건지 뭔지 아무런 연락도 한통 없기에 종대가 전화를 걸었고, 한참이 가도 받지 않는 전화에 고개를 갸우뚱.
"안받는데"
"...아지뚜 일이를 하구 이쓰까?"
"글쎄, 세훈이한테 해보자"
같이 있을 세훈이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거니 이번에도 한참 신호가 가기에 끊으려다 반대편에서 응, 종대형. 하는 세훈이 목소리에 전화를 고쳐잡았다.
[왜?]
"오늘 일이 많아? 왜 이렇게 안끝나, 백현이 기다리다가 숨넘어가겠다고 전해줘 찬열이한테"
[뭔소리야? 한시간도 전에
끝났는데?]
"뭐? 너 어디야?"
[나 끝나고 잠깐 본가왔어, 엄마 생신이라... 찬열이형
안왔어?]
"...어...."
[나랑 끝나고 같이 나와서 집간다고 갔는데, 가다가 백현이 뭐 먹고싶다고 했다고 그거 사간다고
했어]
"그래?"
[응, 그거 사가느라 늦는거 아냐? 근데 한시간도 전에 갔는데? 전화
안받아?]
"......어"
[뭐지? 분명히 나랑 같이 나왔어. 차타는것도 봤는데 내가]
종대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을때쯤, 방에서 백현이 핸드폰이 울리고 백현이가 뛰어들어가더니 핸드폰을 들고나와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종대에게 건넸다.
찬열이 번호가 아닌 저장 안된 번호여서 이상한지 종대에게 건네기에 일단 세훈이에게 알겠다고 하고 끊은뒤 백현이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여보세요"
[네, 여기 망상병원인데요, 박찬열씨 아시죠? 1번에 저장되어있어서 전화드렸는데요, 지금 박찬열씨가 사고가 나서
오셨거든요, 병원으로 와주시겠어요?]
반대편에서 들리는 소리에 종대는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에 말문이 막히고, 백현이는 그런 종대를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알겠습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고는 다급해진 종대가 핸드폰과 지갑만 챙겨서 백현이 옷을 꺼내들었다.
"형아 왜에?"
".....찬열이, 찬열이한테 가자"
"찬녀리 요기에 안와? 찬녀리 해사 가요?"
"아니...아니
백현아...나와 일단"
어떻게 말을 해줘야할지 몰라 종대는 애꿎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백현이 가디건을 입혀 데리고 나왔고, 백현이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종대를 따라나왔다.
다행히 오늘 비가 와서 차를 가지고 온 터라 백현이를 차에 태우고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고 차를 출발시켰다.
"오디가 형아"
"...백현아 형아 말 잘들어"
"녜에"
"찬열이가 지금 병원에 갔대"
"...병언?"
"응,
근데 아, 나도 모르겠어.. 크게 안다쳤겠지만 아무튼 지금 찬열이 병원 가는거야"
".....찬녀리 아퍼?"
"아냐
괜찮을거야"
찬열이가 병원에 있다는 말에 금방 백현이 표정이 심각해지고 눈가가 빨개져서는 울려고 하자 종대는 괜찮다고 괜찮을거라고 말해주고는
급히 차를 몰았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응급실로 백현이를 데리고 뛰어들어가서는 박찬열이요, 하고 말하니 간호사가 응급수술 들어가셨어요, 하고 수술실로
안내했다.
"무슨 수술이요!"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폐를 찔러서 공기가 들어차서 응급수술 들어가셨어요"
"..씨발"
"보호자분
오셨으니까 수술동의서에 싸인해주셔야해요, 응급수술이라 급하게 들어갔지만 동의서에 싸인은 해주셔야
하거든요"
".......하아....."
"뭐야!"
한숨을 쉬고 있었더니 오는길에 전화해둔 세훈이도 뛰어오고 어리둥절하게 둘을 쳐다봤다.
"일단 백현이 데리고 있어봐, 수술동의서 싸인하고 올게"
"....수술?"
"있어봐"
백현이를 세훈이에게 맡겨두고 종대가 간호사를 따라 사라지고, 백현이는 아직 상황파악이 안되서 고개만 갸웃, 세훈이를
쳐다봤다.
"찬녀리 오디에 이써 형아?"
"...저기"
"왜에?"
"수술해야한대"
"수수리가 몬데?"
"...지금 형이 좀
아파서 의사선생님이 안아프게 해주시는거야"
"찬녀리 아프대?"
"조금"
세훈이 말에 울멍울멍하던 백현이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세훈이 일단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의자에 백현이를 앉히고 옆에 앉았다.
"흐으..."
"괜찮아 백현아, 안아프게 해주고 있대"
"...찬녀리 아푸야? 아푸?...흐으"
"아니야"
세훈이도 초조한 마음이지만 우는 백현이 등을 토닥토닥 달래고 종대가 와서는 옆에 털썩 앉았다.
아까 간호사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주니 세훈이 한숨을 쉬고, 그렇게 몇시간을 우는 백현이를 달래가며 셋이 앉아 기다렸고 자정이 다 된
시각에서야 수술실 불이 꺼지고 의사가 나왔다.
"박찬열씨 보호자분?"
"네!"
"다행히 위기는 넘겼지만, 지금 환자분 의식이 전혀 없으신
상태거든요"
"..그럼..."
"의식이 돌아오시려면 시간이 걸릴겁니다, 당장은 돌아오기 힘들어요"
"씨발..."
"그게
무슨...그게..."
"후두부에 강한 충격이 가해져서 의식을 잃었어요, 언제 돌아올지는 장담할수 없습니다"
의사의 말에 세훈이와 종대는 멍해지고 백현이는 알아듣지 못해서 눈물만 뚝뚝.
"일단은 일반병실로 올라가서 상태를 지켜봅시다"
할말을 한 의사가 사라지고 종대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
"박찬열 존나 약하네, 씨발, 이딴거로 씨"
"..흐..찬..녀리...."
"이리와 백현아"
시간이 지나도 찬열이 자꾸 나타나지 않으니 백현이는 눈물이 멈출줄을 몰랐고, 세훈이와 종대는 난감하기도 하고 한숨만 나오는 상황에 할말을 잃었다.
한참 더 앉아있다가 바로 일반병실로 올라갔다는 말에 셋이 함께 올라가는 와중에도 백현이는 집에 가자며 세훈이와 종대를
졸랐다.
"지베 가야대 형아..."
"백현아, 찬열이형 올라가야
있어"
"..흐..안니야....배켜니가...흐으...지비에서....이뿌게...흐앙..기다린다구..."
"미치겠다
진짜"
".....야쏙해써어...흐아앙"
집에 가겠다고 버둥거리는 백현이를 끌고 찬열이 올라갔다는 병실로 가니 미동이 없이 얼굴에 상처를 덕지덕지 매달고 누워있는 찬열에
세훈이와 종대는 저절로 한숨이 났다.
백현이는 병실로 들어오면서부터 더 심하게 울기 시작했고, 이러다가 기절이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에 세훈이는 백현이를 더 꽉
껴안았다.
"씨발, 왜 저러고 있어 박찬열"
".......흐으...지베 가..형아...흐앙...찬녀리 안니야..."
"백현아, 찬열이형이
너무너무 피곤해서 좀 자는거야, 기다려주면 금방 일어나"
"흐.....끄흡.....찬녀리 아니라구우...."
저렇게 있는게 차마 찬열이라고 생각하기 싫은지 연신 찬열이가 아니라며 백현이가 고개를 저었고, 안타까운 모습에 종대와 세훈이 눈시울도 슬쩍 붉어졌다.
"눈 다 짓물렀다 백현이, 빨개졌어"
"......오늘...일어날까 찬열이형?"
"모르지 그건..."
"백현이 여기
못있겠다, 너무 울어서"
"집 데리고 가, 내가 여기있을게 오늘"
"그럴까, 형이 좀 봐줘 나 데리고 가서 재우고 내일 데리고
올게"
"그래, 그래라"
종대가 자기가 있겠다며 세훈이에게 백현이를 데리고 가라고 했고, 하도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하고도 눈물이 남았는지 찬열이는 쳐다도 못보고 울기만 하는 백현이에 세훈이 한숨을 쉬고 백현이 손을 잡고 일어섰다.
"집에 가자 백현이"
"흐...흐엉....."
"자고 내일 오자 알겠지?"
"...안니야...끄흐....지비에 찬녀리
이써..."
"......가자, 갈게 형, 뭔일 있으면 전화줘"
"응, 조심해서 가"
백현이를 데리고 병실에서 나온 세훈이는 그칠줄 모르는 백현이 울음을 들으며 찬열이 집으로 돌아왔다.
백현이는 집에 찬열이 없으니 더 크게, 더 힘들게, 더 서럽게 울었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백현이를 일단 쇼파에 앉히고 물을
떠왔다.
"물 마셔 백현아"
"....흐....흐앙...찬녀리...."
"일단 진정해봐, 너 그러다 큰일난다"
우느라 입술까지 바짝 마른 백현이에 억지로 컵을 입에 대고 물을 흘려넣어주자 꼴깍꼴깍 몇모금 받아마신 백현이가 다시 으앙.
일단 등을
토닥이다가 끌어당겨서 안았더니 세훈이 목을 끌어안고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서러운 울음을 쏟아냈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찬열이형한테 또 가자"
"...찬녈....흐으..."
"뚝 안하면 찬열이형한테 안갈거야,
안데려다줘"
"흐아아아앙...."
"백현아.."
한참을 서글픈 등을 토닥이고 있었더니 저도 이제는 지치는지 울음이 잦아들고 끕끕 숨이 넘어가는 소리만 들렸다.
"백현아"
"..끄흐..."
"큥"
"....녜에...."
"다
울었어?"
".............흐으...."
"나도 울고싶다 진짜, 그래도 우리 울지말고 찬열이형 기다리자
응?"
"..찬녈....흐...찬녈
막...요기에...피나구....흐아아앙...."
"놀랬어?"
".....흐......"
"백현이 좀 자자, 자고 일어나자 응?
형이랑 좀 잘까?"
".....끄흐...."
"이리와봐"
일단 화장실로 데려가서 간단히 세수를 시켜주는데도 다시 엉엉, 눈물인지 물인지 얼굴에서 연신 흘렀고 이렇게 울다간 무슨 일이 날것만
같아 세훈이 조심히 데리고 가 침대에 앉히고서는 앞에 마주 앉았다.
"변백현"
"..끄흐......"
"형아 봐봐"
"............"
우느라 숨이 넘어가면서도 세훈이와 눈을 맞춘 백현이 눈이 그 어느때보다 슬퍼보여 세훈이도 살짝 울컥한 마음을 누르고 백현이 양손을 붙잡았다.
"뚝하고, 지금 늦었으니까 좀 자고 내일 찬열이형한테 꼭 가자 알겠지"
"....찬녀리...흐...."
"놀란거 알아, 찬열이형
좀 다쳤지? 근데 괜찮대, 진짜 괜찮대 백현아"
"흐..그렁데....흐으...왜..왜...눙 안뜨고...."
"좀 자는거야, 백현이도
피곤하면 자잖아 그치, 찬열이형도 오늘 일을 너~무 많이해서 좀 자는거야"
"...가치이...배켜니두...흐으..가치"
"백현이가
안울어야 내일 형한테 데려다줄거야, 오늘은 형이랑 여기서 자는거야 백현이"
"앙대요오...찬녀리하테...흐"
말하다보니 또 서러워 세훈이 무릎에 고개를 묻고 엉엉 우는 백현이에 그만 울어, 하고 등을 토닥이니 숨이 넘어가던 백현이도 힘든지 풀썩 침대에 누워버렸다.
순간 기절한줄 알고 깜짝 놀란 세훈이는 저를 올려다보는 백현이 눈에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백현이 이불을 덮어줬다.
".....잘거지?"
"흐....차니...차니 업써"
"차니가 뭔데"
"차니이....흐으...."
누워서 두리번거리던 백현이는 침대 밑에 떨어져있는 곰인형을 들고오더니 고개를 묻었고, 세훈이 이불을 더 꼼꼼히 덮어줬다.
"자, 눈 감고.. 그만 울고"
"끄흐...형아..."
"응"
"...안고...흐....."
"말해, 뚝하고 응?"
"흐...형아...형아 흐으....안고...자도 대?"
"그래, 팔베개 해줄게"
아무래도 혼자는 못자겠는지 아직도 울멍한 눈을 해서는 묻는 백현이에 세훈이도 옆에 누워 팔을 뻗었더니 세훈이 팔을 베고 서러운 잔울음을 늘어놨다.
손을 올려 백현이 어깨를 토닥토닥, 찬열이만큼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좀 안정되라고 토닥였더니 한참 울음을 늘어놓던 백현이가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내일..흐..꼬옥 가꺼지"
"응, 꼭 갈게 대신에 백현이 안울면"
".....앙우러..흐"
"그래, 뚝해 이제 눈물
한 다섯바가지는 쏟았다 너"
세훈이 말에 슥슥 눈물을 닦던 백현이는 다시금 슬픈지 또다시 뚝뚝, 세훈이 팔을 축축히 물들였고 세훈이는 말없이 토닥토닥.
"...찬녀리 보구시퍼서..흐....잠이가 안와...."
종대와 세훈이에게도 힘들지만, 유독 백현이에게는 참 힘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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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없던 찌통 오늘 다 몰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녀리 빨리 일어날거에요...........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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