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양에 황금빛으로 물든 앵발리드

공원에서 휴식, 뒤로 알렉상드르 3세 다리가 보인다
에펠탑에서 내려와 저녁식사를 한 다음 세느강 유람선 승선 예약시간이 30분 쯤 남아 공원으로 가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 건너자 군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앵발리드 건물이 석양을 맞아 황금빛으로 빛나고 넓은 잔디광장에는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러 나온 시민들이 많이 보인다. 참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바토무슈 선착장
휴식을 마친 우린 바토무슈 선착장으로 세느강 유람선을 타러 간다. 세느강 유람선은 전에 파리여행 시 타 봤지만 아내가 못 타봤기에 다시 탄다.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니 유람선을 타고 파리 야경을 보려는 관광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유럽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유럽의 유명 관광지는 늘 관광객으로 넘쳐 관광을 하러 온 건지 사람 구경하러 온 건지 구분이 안 가는데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주간보다 야간 관광객이 많아 보인다.

유람선 운행도
30분 쯤 기다려 유람선에 오른다. 가이드가 유람선에 오르기 전 유람선 뒤쪽 오른편 좌석이 파리의 야경을 보는데 가장 좋은 자리라고 귀띔을 해줘 유람선 뒤쪽에 자리를 잡는다. 바토 무슈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은 아래쪽에 있는 알마 다리로 갔다 건너편 선착장에서 승객을 다시 태우고 세느강을 거슬러 올라가 시테 섬 위에서 유턴하여 세느강을 따라 에펠탑 아래 비르 하케임 다리까지 내려갔다 다시 유턴하여 바토무슈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세느강 둑길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유람선이 선착장을 출발해 알마다리 아래에서 유턴하더니 강 건너 작은 선착장에서 잠시 정선하여 관광객을 태운다. 센 강을 따라 난 폭 20m 정도의 이 길은 2012년 여름까지만 해도 서울의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처럼 강을 따라 파리를 동서(東西)로 가로지르는 편도 2~3차선의 자동차 전용도로였으나 파리시는 1960년대 만들어진 이 자동차도로의 일부 구간을 뜯어내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로 결정해 약 10개월의 공사 끝에 오르세 미술관 앞에서 에펠탑 근처에 있는 알마교(橋)까지 약 2.3㎞ 구간을 놀이터처럼 꾸민 세느 강 둑길(Les berges de la Seine)이다. 이곳에는 다리를 뻗고 앉을 수 있는 의자, 수면실, 쿠션 등의 휴식공간을 강변에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인공 해변과 수영장, 3∼10세가 즐길 수 있는 암벽 등반, 100m 단거리 질주코스가 마련됐고 주말에는 운동 코치들이 나와 요가, 복싱 수업 등을 진행하여 세느 강변을 더욱 활력 넘치는 곳이라 한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이어 세느 강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지난다. 러시아 황제 알렉상드르 3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 다리는 러시아와 프랑스의 동맹을 기념하기 위하여 1896년부터 1900년에 걸쳐 건설된 다리로 다리 양쪽 입구에 금빛 조각상 한 쌍씩 보이는데 조명을 받아 더욱 빛나고 있고 다리 중간에도 이름 모를 조각이 화려함을 더해 주고 다리 위에 고풍스런 아르누보 양식의 가로등이 설치돼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팔레 부르봉
조금 더 가니 팔레 부르봉(Palais Bourbon, 부르봉 궁전)이 나온다.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기(?)가 게양된 2층 석조건물인 이 건물은 루이 14세의 딸인 부르봉 공작부인을 위해 세운 저택이라는데 프랑스 혁명 이후 정부 회의장으로 사용되다 현재는 프랑스 하원으로 쓰이는 건물이다.

콩코르드 다리
팔레 부르봉을 지나자 콩코르드 다리가 나타난다. 교각 위 사람들이 유람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 다리는 콩코르드 광장과 국회의사당을 잇는 다리로 바스티유감옥을 헐어 그 돌로 만든 다리라는데 감옥의 벽이 되어 사람을 가두고 있던 돌들이 이제는 사람들 을 건네주는 다리로 변해 있다는 사실에도 혁명의 의미는 담겨 있을 것이다. 콩코드다리 아래로는 예나 이제나 변함없이 세느강이 교각을 적시며 흘러가고 있다.

비라켕 다리와 오르세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세느강의 일몰
잠시 후 유람선 우측으로 오르세 미술관이 나타나는데 이 건물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개최를 맞이해 만든 철도역이자 호텔이었지만 1939년 철도역 영업을 중단한 이후 철거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19세기 인상파 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미술관으로 1986년 재탄생해 지금은 파리의 명소가 된 이곳을 2005년 파리여행 시 들러보았다. 타원모양의 높은 유리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눈이 부시는 미술관 입구를 지나면 우리가 미술 교과서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파들의 유명작품들을 대거 접할 수 있는데 밀레의 '만종'과 '이삭줍기',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 앵그르의 '샘' 등을 1층에서 감상한 후 2층에서 아르누보의 작품들을 비롯한 20세기 초반 화가들의 작품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고갱의 '타이티의 여인들', 고흐의 '오베르의 교회', 폴 세잔의 '석류가 있는 정물' 외에도 모네, 드가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루아얄 다리(Pont Royal; 왕의 다리)
루아얄 다리(Pont Royal; 왕의 다리)는 루브르박물관과 대관람차가 보이는 튈르리 공원으로 연결되는 다리이다. 다리 왼쪽에 있는 건물은 루브르 박물관 날개에 해당되는 곳으로 프랑스 미술이론 교육기관 중 가장 권위있는 학교인 에콜 뒤 루브르(Ecole du Louvre)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프랑스 문화통신부 산하 예술문화교육기관으로 입학 기준이 무척 까다롭단다.

카루젤 다리
다음 다리가 퐁 뒤 카루젤(Pont du Carrousel). 카루젤 다리로 루브르 박물관과 직접 연결된 다리로 일명 루브르 다리라고도 한다.

퐁 데자르(예술의 다리)와 프랑스 학사원
퐁 데자르는 1804년 나폴레옹에 의해 지어진 철제 다리로 ‘예술의 다리’를 뜻하는 퐁 데자르의 이름은 루브르 궁전의 옛 이름인 예술의 궁전(P alais des Arts)에서 유래했는데 새 교각은 1985년 완성됐으며 9개의 아치 대신 7개의 아치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센 강의 교각 중 보행자 전용 다리로, 현재는 그 이름처럼 낮에는 거리의 화가와 음악가 등 예술가들의 만남의 장이자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밤이 되면 와인을 나누며 즐기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예술의 다리 오른편에 보이는 돔이 있는 건물은 프랑스 국립 학술 단체인 프랑스 학사원(Institut de France)이다.

퐁 네프 다리
이제 파리의 원천 시태테섬에 다다른다. 유명한 퐁네프 (Pont N`euf). 시테섬에는 4개의 다리가 있었는데 늘어나는 통행량을 수용하기 위해 다리가 필요하게 되어 앙리 4세가 17c 초에 완공하였응데 파리에서 최초로 돌로 만든 다리라는 의미로 퐁네프라 명명했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다리로는 제일 오래되어 역설적으로 이름과는 달리 제일 오래되었다고 한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로 더 유명하여진 다리이다.

생 미셀 다리(Pont Sant Michel)
이제 시테섬 좌안, 우리가 보기에는 오른쪽으로 오르면 강폭이 좁아지는데 나타나는 생미셀다리(Pont Sant Michel)는 시테 섬과 미셀광장을 연결하는 다리로 다리에 새겨진 N 자는 나폴레옹 3세를 의미한단다. 이곳에 환전소가 있어서 환전소 다리라고도 하며 소설 "향수"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 경감이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장소이기도 하다.

쁘띠 다리
로마시대 때부터 시테 섬과 강변을 연결하는 최초의 다리로 32m에 불과한 쁘띠 다리는 세느 강의 다리 중 길이가 두 번째로 짧은데 수차례 적의 침입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1186년에 파리 주교에 의해 돌로 재건축 되었고 현재의 다리는 1852년 선박통행을 위해 단 하나의 아치로만 새롭게 건설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