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출발역과 종착역이 있듯이 우리들 인생에도 출발역과 종착역이 있습니다. 누구나 출발역에서는 80인생을 힘차게 가겠노라고 우렁찬 고동을 울리면서 태어나지만, 건강. 공부. 돈. 질병. 출세 등 험한 계곡을 수없이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종착역까지 가기에는 천 가지, 만 가지의 웃음과 눈물과 고통을 맛볼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 나이 이제 40초반인지라 아직은 새파랗게 젊은 것 같지만, 스스로의 느낌은 늘 후회와 허무한 마음이 앞서고 있습니다. 세상과 싸우다 내 인생의 절반을 와버렸기 때문인가 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어디쯤 오고 계십니까? 또 어디쯤 가고 계십니까? 요즘은 가시는 길이 험해 고생이 많으실 줄 압니다.
짧으나마 필자에게도 삶의 역사가 있습니다. 20대 초반 대학시절 낮에는 서초동 법률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밤에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숙직하는 삼촌들과 형들의 심부름을 해주며 밤을 새운 후 줄서기를 했습니다. 당첨만 되면 돈을 벌었거든요. 너무 젊은 나이 때 돈에 눈을 뜬 게 잘못이었지만 그래도 그 때는 저에게는 신세계와도 같은 세상이었습니다.
경영학과를 졸업했기에 큰 금속회사에 입사하여 총무과장을 거친 후 총무이사를 역임했습니다. “제 버릇 개 못준다.”고 그러는 동안에도 2-3년마다 아파트 갈아타기를 하면서 재테크를 했습니다. 밑천이 없으니까 당첨되면 프리미엄 받고 팔고, 또 당첨되면 또 프리미엄 받고 팔기를 여러 번, 겨우 대출 안고 37평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떳다방 사장님과는 둘도 없는 친분이 쌓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복은 나에게 머무는 시간이 있고, 떠나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2006년부터 다니던 회사는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가정은 형편이 어려워 월 100만 원씩 내는 대출이자 감당이 버거웠습니다. 부족한 돈을 메꾸려니 마이너스 대출이 캐피탈 대출로 둔갑하고, 나중에는 핸드폰 값도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2009년5월쯤 고민은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어렵게 마련한 집이지만 이 집을 지키려다가는 나중에 깡통을 찰 수 있겠구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 시작했습니다. 처에게 집을 팔되 이자를 아끼자고 설득해 봤지만, 처는 이 집을 어떻게 마련한 집이냐? 고 하면서 눈을 강원도에서 경상도까지 흘기더니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집값 내린 거 봤어? 지금은 좀 내렸다 하지만, 나중엔 다 올라. 우리 두 사람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죽도록 벌어 이자내면 될게 아니야, 팔기만 해봐, 그냥 있지 않을 테니” 집을 팔기 보다는 처의 동의를 받는 일이 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3-4일 동안 결국 설득을 시키고 말았습니다. 5년 안에 다시 사겠다는 약속을 걸고,
필자는 급히 값을 낮추어 3억5천만 원에 팔았지만, 팔아버린 그 아파트는 현재 2억5천만 원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1억이 내린 셈이지요. 집값이 계속 내리다 보니 이제는 처도 전혀 원망을 하지 않습니다. 지난 45개월 동안 대출이자도 4500만원을 벌었으니까요. 아니 어떤 때는 오히려 개똥같은 칭찬도 해 줍니다. “소가 뒤 걸음 질치다 쥐 잡은 거지?”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다시 심각한 의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아파트 사는 시기를 저울질하자. 오다가다 맘에 든 것 있거든 찍어라.” 라는 의논입니다. 아들놈이 유소년축구대표선수인데 오는 5-6월경 특기생으로 중학교 배정을 받고 나면 중학교근처로 미리 똘똘한 놈을 찍어야 할 것 같습니다. 딸은 더 두고 봐야 알겠고,
필자는 종일 사건 당사자들이나 부동산 관계인들과 입씨름을 하고 있지만, 처도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라 두 사람이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될 때가 허다합니다. 인생절반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만,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네요.
여러분! 내 인생의 여행과 부동산의 여행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우리 서로 위로 합시다. 그리고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합시다. 어느 역에서 차를 바꿔 탈 때도 있고, 교통수단을 바꿀 때도 있음이 우리들의 여행길이라고 스스로 위로합시다. 그리고 늘 뒤를 돌아보며 아무리 급해도 천천히 갑시다.
지금은 종합법률사무소의 직원이고 부동산을 공부하는 학생이지만, 계약해제나 해지사건을 취급하면서 인생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입주 못하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 집에 가압류 당한 사람은 절반 깡통주택 소유한 사람, 분양권 들고 덜덜 떠는 사람은 웃돈 받고 다시 팔려고 욕심 부렸던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특이한 게 한 가지 있습니다. 모두들 성질이 급하다는 게 공통점이 있습니다. 계약해지를 빨리 해달라고 하면 그게 빨리 되겠습니까?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길을 택시로 가게 되면 돈이 더 듭니다. 계약해지를 빨리 하려면 위약금을 더 줘야 한다는 사실을 왜 모르시는지?
기다리던 부동산대책도 나왔습니다. 지금 돈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다시 내릴 확률이 높습니다. 대외적인 여건도 긍정적입니다. 땅속이 뜨거워지면 개구리는 뛰어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거래는 있게 되겠지요. 필자는 7-8월 비수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 동지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글쓴이: 윤명선
윤정웅 내 집 마련아카데미 운영자.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부동산팀장. http://cafe.daum.net/lawsein
010-4878-6965. 031-216-2500. pobysun@daum.net
첫댓글 선생님의 현실을 보는 식견이 존경스럽습니다!!
겸손하게 천천히 그러나 과감하게 결정해야 하는 현실을 보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고 희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윤정웅교수님 칼럼 보고 전세 주던 집을 매매해서 적금들어 놓았는데 매매하실분들에게 희소식이 들릴거라 봅니다. 윤명선님도 좋은 선택이 이루어지세요..
지금까지 살아오신 인생을 다표현할수없지만
이글을 보면서 많은 것들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제자신을 뒤돌아봅니다.
지난일들은 아무리 생각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는것을 요즘 많이 느낌니다.
그리고 다시 두주먹불끈쥐고 하루하루 시작해봅니다.
이번주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좋은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성질 급한것이 여러가지로 문제가 되는군요. 글 감사합니다.
말씀읽어보니 구구절절 공감이 가네요.
우리삶에 가족의 보금자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소중한거죠.
잘 준비하고 잘 가꾸어서 행복의 베이스캠프로 만들어야겠습니다.
부동산 스토리 여행을 한것 같습니다......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옛 선인들의 말씀을 항상 귀담아 듣고,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가야 되겠네요 ~^*^
네 자신의 얘기를 솔직하게 하기가 힘든데 용기를 내셨네요, 항상 응원해드를께요!! 글구 시간 여유가되시는 분들 로마인이야기함 읽어보세요...살고죽는게 별것도아니구나!! 사람도 부동산도 본질은 변화무쌍이아닐까요,, 내 맘도아침저녁오늘내일다르고요...다들 힘내세요
성질 급하면 좋을게 하나도 없습니다
자중해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귀한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