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건강실천단은 막이 내렸지만 ‘은평둘레길생태모니터링모임’은 해산하지않고 살림 건강모임으로 계속하기로 했어요.
생태보전시민모인 민성환샘의 생태해설과 함께했던 봉산 산행에 이어 앵봉산을 가기로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연기되어 오늘에서야 다녀왔네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지요. 앵봉산 지명과 유래, 성모병원 들어서기전 있던 물푸레골 마을과 방앗간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산에 오르니 예전에 보이던 풍경이 달리보입니다.
은평뉴타운 쓰레기를 소각하는 환경플랜트 옆에는 캠핑장 공사가 마무리 단계였고 진입로에 들어서니 생태교란식물 단풍잎돼지풀과 환삼덩굴이 제일 먼저 우릴 맞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발걸음을 옮기니 이내 깊은 숲에 들어섭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도 많구요. 앵봉산이 구간은 짧지만 봉산보다 더 높아서 꼭대기 전망도 좋습니다. 고양시가 관리하는 구간이 있는데요. 고양시는 둘레길이 아니라 얼레길이라 부르네요.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이번 산행에선 많은 버섯들을 봤어요. 노란그물 수세미같은 노랑망태버섯은 이 세상의 식물같지 않았어요. 못먹는 버섯만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산초나무도 많이 있는데 열매가 추어탕에 넣어먹는 그 향신료랍니다.
늙은 나무, 썩은 나무도 꽤 많이 봤는데 그 안에서 쉬고 있는 하늘소도 발견, 죽어도 썩어도 거름이 되고 곤충들의 집이 되고 그렇게 다 순환이 되어 숲의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이더군요. 인간이 조금만 덜 개입한다면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내어줄텐데요. ㅠㅠ
또 하나 놀라운 발견은 마치 다친 상처에 새살이 돋듯 벗겨진 나무껍질위로 새살이 돋아나는 나무의 모습이었어요. 자연은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경외심마저 생기더군요.
봉산도 그랬는데 앵봉산에도 탐방로 외에 오솔길이 여러개 보입니다.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다녀서 만들어져버린 길이랍니다.
민성환샘의 설명에 의하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도 자라는 식물의 구성이 달라진다네요. 동일한 면적이어도 두개로 나눠져 있는 곳보다 하나인 땅에서 훨씬 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답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연결되어 있어야 더 잘 살 수 있다.)
구파발쪽에서 시작한 산행은 서오릉방향 생태다리에서 마무리했어요.
여기 도착하면 숲이 끝나고 어지러운 데크길이 나타납니다. 무장애길을 경사가 심한 곳에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 조성하다보니 마치 미로같고 어지럽습니다.
산사태를 막기위해 만들어놓은 인공계곡은 물도 거의 없고 어떤 생물도 살 수가 없는 가짜 물길이네요.ㅠㅠ
무장애길이란 이름으로 은평의 산자락이 무분별하게 훼손되어도 되는지 깊은 한숨을 쉬며 산을 내려왔습니다.
북한산도 봉산도 앵봉산도 이말산도 서울시민의 것도 은평구민의 것이 아니고 거기 깃들어사는 수많은 생명들의 집인데, 개발과 돈벌이와 인간의 휴식이란 이름으로
자꾸 파헤쳐지는 것이 미안했습니다.
자연이 숲이 주는 휴식을 오래오래 누리려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이말산에서 담배 피다 우리한테 딱 걸리신 어르신,
그리고 정치인들과 공무원들, 그 최소한의 예의가 무엇인지 잘 깨달으셨으면……
* 함께건강실천단은 끝났지만 은평둘레길모임은 건강모임으로 이어갑니다. 가끔 열린 모임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겠습니다.
첫댓글 오래오래 누릴 수 있도록 모니터링으로 앞장서 주시니 감사합니다~ 자연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우리가 되기를!!
우와!!! 지난번 봉산도, 이번 앵봉산도.. 함께 못해 너무 너무 아쉬운 1인 입니다 ㅠㅠ
다음번은 살림도, 그리고 소리나는 어린이집도!! (으흐흐흐)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보아요~!!
후속모임지속도, 후속벙개도, 후기나눔도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