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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공스님의 인과법문 - 8
지공 스님의 인과에 대한
법문이 오늘이 마지막의 날인가 봅니다.
산천에는 잎이 제법 푸릇푸릇하고
이곳 남지읍에서는 유채꽃 축제가 어제 끝났지만
유채꽃을 보러 오시는 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 작은 남지읍에
4월 내내 관광객들로 읍내가 북적북적 거립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숨이 멎을 것 같이
유채꽃 보러 오시는 분들과 관광객들로 인해
축제는 끝났어도 한 달 동안 읍내는 요란하고 장엄합니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라 숨 한번 고르시고
법문을 읽으시라고 이제 올려 드리겠습니다.
모든 중생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마음을 깨끗이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해야 합니다.
경에 이르기를,
[‘믿음은 도의 근원으로 가는 공덕의 어머니이며,
모든 선근을 자라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믿지 않는 허물은 모든 죄 중에서 최상입니다.
무간업無間業을 짓지 않으려면
마땅히 불법을 믿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무제가 찬탄하며 말하였다.
“오늘 스승님의 법문을 들으니
태양이 하늘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달이 호수에 비치는 것처럼
투철하고 분명하니,
깊이 믿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스님의 설법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가르침을 들음이 감로와 같습니다.
신하들에게 천하에 유포하게 하여,
즐거이 듣고 깊이 믿으며 경건히 받들어 행하게 할 것입니다.
모든 인간, 천상의 사람이 믿고,
불법의 대해 속으로 들어가 신수봉행하기를 널리 원하옵니다.”
양무제과 지공스님의 인과법을
일주일간 옮겨 드렸습니다.
인과법에 얽힌 이야기들은 불가에 많습니다.
칠불사에도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 정책아래
불교가 탄압을 받았었고
스님들은 천민이나 노비에 버금갈 정도로
업신여김을 받던 시대였습니다.
당시 아랫마을에 사는 사또가
칠불사에 구경삼아 올라 왔는데,
아무도 내다보며 맞이하는 이가 없어
사또는 내심 기분이 무척 상했습니다.
하지만 꾹 참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마침 지금의 아자방亞字房이 있는
선원을 창문으로 들여다보니 스님 몇 명이 앉아있는데,
한 스님은 바르게 앉아 있고,
한 스님은 혼침에 빠져
고개가 뒤로 젖혀져서 하늘을 쳐다보는 듯 앉아 있고,
또 한 스님은 고개를 수그리고 앉아 있고,
한 스님은 좌우로 흔들리면서 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사또는 스님들이 자신이 행차를 하였는데도
내다보지도 않고 방안에서 앉아 있는 모습에
은근히 괘씸한 생각이 들어 그 가운데 한 스님을 불러내어
도대체 중들이 백성들의 피땀 어린 시주를 받아먹으면서
무엇 하는 짓인가를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자 불려나온 스님이
청산유수처럼 대답하기를 반듯하게 앉아 있는 스님은
정좌부동관正坐不動觀을 하는 중이고,
하늘로 고개를 쳐들고 있는 스님은 하늘을 우러러 보고
별자리를 관하는 앙천성수관仰天星宿觀을 하는 중이며,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스님은
지하에서 지옥 중생들을 관하는
지하망령관地下亡靈觀을 하는 중이며,
좌우로 흔들거리는 스님은
봄바람에 버드나무 가지가 흔들리듯
관을 하는 춘풍양류관春風楊柳觀을 하는 중이라고
대답을 하자 사또는 화가 치밀어 올라
포졸로 하여금 그 스님을 곤장을 치도록 하여
스님은 엉덩이에 피멍이 들도록 곤장을 맞았습니다.
사또 일행이 돌아가고 난 뒤
곤장을 맞은 스님은 하도 억울해서
도대체 저 사또가 나하고 전생에 무슨 원한이 있기에
이렇게 곤장을 때리는가 하는 생각이 끊어지지를 않고
몇날 며칠을 머릿속에 맴돌다 어느 날 문득 전생이 보였습니다.
까마득한 과거 어느 생인가 알 수 없지만
그 때 당시에 자신이 절에서 행자생활을 하고 있을 때
아랫동네에 누렁개 한 마리가 절에 자주 올라왔습니다.
절에서 헌식을 한 음식을 주워 먹는 것에
길들어진 그 누렁개는 심심찮게 절에 올라왔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행자가 법당 안에 음식들을 차려놓고
다른 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에
마을에서 올라온 누렁개가 법당에 들어가서
떡을 한 조각 물고 나오다가
법당 문 앞에서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화가 난 행자는
냅다 발로 누렁개의 엉덩이를 걷어 차버렸습니다.
누렁개는 입에 물었던 떡을 떨어뜨리고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는데,
행자가 떨어진 떡 조각을 주우며 마음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기왕 개가 물고 나온 떡으로는 다시 상에 올리지도 못할 것인데,
괜히 개를 발로 찼다는 마음에 떨어진 떡 조각을 주워들고
누렁개를 찾아나서 멀리 떨어져서 여전히 주변을 맴돌고 있는
누렁개에게 떡을 던져주는 상황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전생에 한 번 발길로 걷어찬 그러한 과보로
자신이 그 사또에게 곤장을 맞게 된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또는 관가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니
괜히 그 스님을 곤장을 쳤다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나중에 포졸을 시켜 칠불암(칠불사)에 있는 스님들에게
쌀을 가져다주라고 하여
스님들이 식량에 걱정없이 정진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고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실로 인과의 법칙은 부처님도 어쩌지 못한다라고 하셨는데,
바로 그 칠불암(칠불사)의 스님은
발로 누렁개의 엉덩이를 걷어찬 과보로 곤장을 얻어맞고
또 떡 조각을 던져 준 과보로 많은 쌀을 시주받았으니
모두가 인과의 법칙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실화로 보여준 교훈이라고 할 것입니다.
《법구경》〈악행품〉에
“요얼견복妖孼見福 기악미숙其惡未熟
지기악숙至其惡熟 자수죄학自受罪虐”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악이 성숙하지 않은 동안은,
비록 악인이라도 즐거움을 경험한다.
그러나 악이 성숙하고 나면
악한 자는 악의 혹독한 과보를 경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올린 법문으로 인과의 법칙으로 삼고
수행을 더욱 정진하셨으면 하고
마지막으로 방등경方等經 한 구절을 올리겠습니다.
바닷속에 있는
모든 중생들의 형상과 색깔이 추하고 더러우며
혹은 크고 혹은 작은 것을 보라.
모두 자기 마음으로 가지가지 망상과
몸과 말과 뜻으로 악업을 지은 까닭에
이와 같이 업에 따라 각각 자기의 보를 받게 된 것이다.
그대는 이제
그것을 알고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인과를 알아서 선업을 짓게 하라.
오늘 글을 만나신 인연으로
글 보신 이후로는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 차시기 바랍니다.
2023년 04월 18일 오전 07:07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