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20/하나님의 등을 보게 해 주신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내 영광이 지나갈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손을 거두리니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출 33:22~23)
인간은 누구나 하나님을 눈으로 뵙고 싶어 한다. 모세도 예외가 아니었다. 홍해의 기적을 목도하였고, 만나와 생수의 경험을 매일 하고 있었고, 시내산 정상에서 청옥 같은 하나님의 발아래도 보았지만 그는 지금 하나님께 "주의 영광을 보이소서"(출 33:18)라고 요청한다. 사실 이 요청은 모세의 거듭된 은총 요구를 다 들어주시겠다고 하는 하나님의 응답(출33:12~17)에 대해 보증을 해 달라는 요구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요구에 대해 참람하다고 하지 않으시고 "내가 내 모든 선한 것을 네 앞으로 지나가게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네 앞에 선포하리라"(19절)고 응답하셨다.
여기서 모세의 요구와 하나님의 응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하나님은 그분의 '선한 것을 지나가지 하고 그분의 이름을 반포하시겠다고 대답하였다. 이것은 모세의 요청을 충분히 들어주시되 그를 살리는 방식으로 해 주신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어떤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또 볼 수 없는"(딤전 6:16) 분으로서 때문에 인간이 직접적으로 그분의 영광을 보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삼손의 아버지 마노아도 그의 아내에게 "우리가 하나님을 보았으니 반드시 죽으리로다"(삿 13:22)라고 하였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의 백성에게 임하실 때 영광을 가리고 나타나셨다. 야곱은 어둠의 장막 아래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창 32:30). 이것은 “친구와 이야기함같이"(출 33:11) 여호와와 대화하는 모세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응답은 모세가 견딜 수 있을 만큼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부조, 328)이라는 의미였다.
그것이 모세를 반석 틈에 두고 하나님이 지나가시는 방식이었다. 하나님은 손으로 덮어 모세를 보호해 주시면서 지나가셨다. 모세는 그 손이 거두어졌을 때 하나님의 '등'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지나간 자취나 흔적을 가리킨다. 즉 여호와의 '얼굴'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현현, '등'은 그 현현을 간접적으로 인식하게 해 주는 ‘흔적’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약속대로 나타나시어 여호와의 선하신 성품'과 '이름'을 선포하셨다.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 강림하사 그와 함께 거기 서서 여호와의 이름을 선포하실새... 여호와라 여호와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전실이 많은 하나님이라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리라 그러나 벌을 면제하지는 아니하고 아버지의 악행을 자손삼사 대까지 보응하리라(출 34:5~7).
모세는 하나님께 그분의 '영광'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하나님은 그런 그에게 당신의 '선한 것을 지나가게 하고 '이름'을 선포하겠다고 대답하시며 그것이 하나님의 '등'을 보여 주시는 것이라고 대답하셨다. 주님은 약속대로 모세에게 당신의 '이름'과 '선하신 품성'을 선포하셨다. 그러므로 그분의 '품성'을 체험하는 것이 곧 그분의 '영광'을 체험하는 것이며, 그것이 그분의 '등' 곧 하나님의 현현의 '흔적'을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