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주 여행을 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 3주전 주말 : 3주 전 주말엔 그 전 주 acapulco를 다녀온 후유증 및 혼자 여행도 좋지만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소셜 미팅을 나가느라 어디 나가지 않았다. 스페인어만 쓰길 원했던 바람과는 달리 소셜미팅 사람들은 영어만 썻고 더욱이 뭔가 피해의식 많이 받은 사람들이 유독 많다고 느껴졌다. 그런 느낌 받으니 다시 나가기 싫어 그 다음부터 나가지는 않았다.
- 2주전 주말 : 저저번주는 엄청 더운 주였는데, 선풍기 사러 여기저기 다녔지만 전부 다 팔려서 결국 못 삼. 또 회계 윤리 시험을 봐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주말 내내 공부만 한거 같다. 다음날 회사갔을때 사람들이 주말에 뭐했냐고 물어봐서 당당히 2일 내내 공부만 했다고 말함.
- 1주전 주말 : 저번주는 회사동료 피로연을 가야 했고 또 일요일에는 친구와 풀파티 약속이 있어 시티에 머물렀다.
그래서 뭔가 이번주는 수요일 즈음부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다. 바다를 가고 싶어 acapulco 를 또 갈까 생각도 하였으나 가는 거리도 너무 멀고(5-6시간) 뭔가 현재 거주지에서 크게 멀지 않은 곳 중 가보지 않은 곳을 가보고 싶어 Morelas라는 주의 주도 Cuernavaca 와 그 옆 작은 관광 소도시 Tepoztlan 을 가기로 결정.
금요일 7시반정도면 업무 끝나겠지~ 예상하고 밤 9시 버스 예약 하였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왜 궂이 밤 9시 에 가냐, 다음날 아침에 가면 되는데... 체감상 1박2일이랑 2박3일은 다름.. 아는사람은 암..
도착하니 밤 11시였지만 다음날 아침 일찍 오는것보단 나음. 체감상 2박 3일... 처음 가 보는 도시라 위험할 수도 있어 바로 택시 잡고 호텔로 들어갔다.
다음 날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 시계를 보니 9시 정도 됐더라. 오늘은 Tepoztlan으로 또 1시간 버스 타고 가야해서 하루밖에 Cuernavaca를 관광 할 시간이 없었다. 샤워하고 바로 출발. 찾아보니 성같은데랑 정원 이런데가 여기선 유명해서 처음은 Catedral de Cuernavaca 라는 성을 갔다. 무슨 박물간 같음. 2천원인가 내고 들어가니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기 전 (뭐라고 하지...... B.C.) 부터 근대까지 멕시코 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층별로 잘 나뉘어져 있었고, 옛날 물건들도 많이 있더라.. 웃긴건 그당시 원주민들은 자기들 쓰려고 만들은건데 요새는 엄청나게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없을 정도의 물건들이 되어버렸으니 원주민 입장에선 얼마나 웃길까...
그 다음은 무슨 정원같은데도 가고.. Jardin de Borda 라고 누구 집 정원이었었었는데 거기서 걔가 옛 연인이랑 뛰어놀던 호수같은데도 걸어보고 했음.
2일 째이긴 했지만 첫 날에 바로 자서 거의 첫 날이었긴 했다. 오늘 은 바로 Tepoztlan 으로 넘어가야 하는 날이라 지체 않고 2시즘 점심먹고 바로 넘어감. Tepoztlan 은 생각보다 작은 도시는 아니었고 그래도 관광도시라 사람도 많고 가게도 매우 많았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씻고 아침 먹고 멕시코시티로 돌아오는 버스 (3시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오는길에 중2 멕시코 친구가 옆자리였는데 계속 자기가 창문자리 앉겠다고 해서 내가 싫다고 함. (내자리번호 21번이 누가봐도 창문그림 그려져있는 창문자리였는데 자꾸 아니라고 우기더라) 앞자리에 앉아있는 엄마한테 가서 이르더니 엄마가 안된다고 했는지 다시 와서 자기 자리로 앉았다. 그리고 나랑 이 얘기 저얘기 하며 땅콩도 나눠먹었다. 우김은 있지만 사교성은 있는 친구였다. 나보고 중국인이냐고 물어보길래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한국어 보여달라고해서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사람입니까 만나서 반가워요."이러니까 엄청 신기해하더라. 영어도 할줄 안다고 하니까 보여달라고 해서 "hey whats up? how are you?" 이러니까 개신기해 함.. 넌 영어 못하냐고 물어보니까 못한다고 하더라.. 학교에서 안 배우냐니까 배우긴 한대서 해보자고 what's your name? 이러니까 I'm find thanks 이러던데.. 똑같구만..
멕시코시티 도착하니 역시 3일간 여행 했다고 갑자기 느껴지는 것들이 많아 바로 컴퓨터 열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날로그로 연필 및 공책으로 적는것도 좋지만 이렇게 폭발적인 생각이 들 땐 컴퓨터 열고 빨리빨리 적어야지 안 까먹고 다 적을 수 있다.
1. 멕시코 시티 날씨 너무 시원하다.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 커다란 게 날씨이기도 했는데 진짜 시원하고 좋아 계속 살고싶다. 그냥 말로만 하는 가을날씨 이런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걍 캘리포니아 날씨임.
2. 터미널 도착해서 집으로 가는 택시를 불렀는데 택시가 오는 시간이 심심해서 택시기사한테 전화를 했다. 스페인어로 언제쯤 오며, 어디로 마중 나갈까? 거기 차 막히지 않아? 등 수다 떰.. 이거 처음에 엄청 어렵다고 생각했던 건데 요샌 자신감이 붙었나보다.
3. 택시타고 버스터미널 가서 버스에서 내리고 다시 택시타고 숙소로 복귀 & 버스기사 맞춰 다시 버스터미널로 가는 것 등 진짜 차없으니까 불편하긴 하더라 한국에 있었으면 여행갈때 걍 차끌고 가면 되는건데 편한걸 매우 불편하게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것들은 내가 멕시코시티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이었겠지? 여행은 여행 나름 재밋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떠나 생각정리 & 내 삶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를 주는 것 만큼이나 가치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순서대로 정리 잘했네
여행지에서 연락 안하길래 동행이 있나하고 생각했었어
외국에 산다는것의 또 하나의 장점은 여행할 곳이 많다는것
물론 얼마간의 돈과 용기가 필요할듯
알지 못하는 동네라 머리속에 그려지지는 않지만 잘 다녀온거 멋짐
중2 멕시코 친구 진짜 웃기네 ㅋㅋㅋ진짜 오빠가 이렇게 일하고 여행다니는거 완전 평생 이 기억으로 살아도 행복할 것 같아
오늘 문득 느끼는 건데 책을 써보는건 어때?
오빤 뭔가 책에서 볼 것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기분이야 ㅋㅋ평범함 속에서 특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