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허구(虛嘔)의 증치(證治)
위허(胃虛)로 구(嘔)를 작(作)하는 경우 그 증(證)은 하나가 아니니, 당연히 변(辨)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위완(胃脘)이 창(脹)하지 않으면 실사(實邪)가 아니다. 흉격(胸膈)이 통(痛)하지 않으면 기역(氣逆)이 아니다. 내(內)에 열조(熱躁)가 없으면 화증(火證)이 아니다. 외(外)에 한열(寒熱)이 없으면 표사(表邪)가 아니다.
식(食)이 없고 화(火)가 없으면서 홀연(忽)히 구토(嘔吐)하면 위허(胃虛)이다.
구토(嘔吐)에 무상(無常)하여 시작(時作) 시지(時止)하면 위허(胃虛)이다.
식(食)이 정(停)한 바가 없는데 식(食)을 문(聞)할 때 구(嘔)하면 위허(胃虛)이다.
기(氣)가 역(逆)한 바가 없는데 기(氣)를 문(聞)하면 구(嘔)하면 위허(胃虛)이다.
혹 신배(身背)나 식음(食飮)이 약간 한(寒)할 때 바로 구(嘔)하면 위허(胃虛)이다.
혹 탄산(呑酸)하거나 애부(噯腐)하고 시(時)로 오심(惡心)으로 고(苦)하며 올올(:兀兀然)하고 범범(:泛泛然)하며 냉연(冷嚥)으로 불녕(不寧)하면 위허(胃虛)이다.
혹 병(病)의 오치(誤治)로 인하여 극벌(剋伐)하는 한량(寒凉)을 함부로 써서 본래는 구(嘔)가 없다가 구(嘔)에 이르면 위허(胃虛)이다.
혹 조식(朝食) 모토(暮吐)하거나 모식(暮食) 조토(朝吐)하며, 식(食)이 중초(中焦)에 들어가 불화(不化)하면 위허(胃虛)이다.
식(食)이 하초(下焦)에 들어가 불화(不化)하면 토(土)의 모(母)에 양(陽)이 없는 것이니 명문(命門)의 허(虛)이다.
이러한 허증(虛證)은 반드시 보(補)하여야 하니, 이는 진실로 그러한다.
그런데 위(胃)는 본래 토(土)에 속(屬)하여 화(火)가 아니면 생(生)하지 못하고 난(煖)이 아니면 화(化)하지 못한다. 이처럼 토(土)가 한(寒)하면 곧 토(土)가 허(虛)한 것이고 토(土)가 허(虛)하면 곧 화(火)가 허(虛)한 것이다. 따라서 이르기를 '비(脾)는 난(煖)을 좋아하면서 한(寒)을 싫어하고 토(土)는 습(濕)을 싫어하면서 조(燥)를 좋아한다.' 하였다. 따라서 동원(東垣)이 비위론([脾胃論])에서 특히 온보(溫補)의 법(法)을 드러내었으니(:著), 특히 위기(胃氣)를 위하여 만든 것이다. 용의(庸醫)들은 이를 소홀(忽)히 할 수 있겠는가?
다만, 하간(河間)이 말하기를 '구(嘔)는 위화(胃火)로 인하니, 이 화(火)는 대부분 실(實)하다.' 하였다. 이에 내가 말하기를 '구(嘔)는 위한(胃寒)으로 인하니, 이 한(寒)는 대부분 허(虛)하다.' 한다.
하나는 열(熱)이고 하나는 한(寒)이니, 마치 중화(中和)를 잃어버린 논쟁(:論)과 같고, 내가 구(嘔)는 화(火)로 인한다는 것도 잘 모르는 사람 같으니라.
나는 반드시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 아니라, 단지 화(火)로 인하여 구(嘔)하는 것이 적고 한(寒)으로 인하여 구(嘔)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고, 위실(胃實)로 인하여 구(嘔)하는 것이 적고 위허(胃虛)로 인하여 구(嘔)하는 것이 많다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이를 변(辨)하지 않을 수 없다.
一. 허구(虛嘔)의 치료(治)는 단지 마땅히 온위(溫胃) 보비(補脾)를 위주로 하여야 한다. 마땅히 인삼이중탕(人蔘理中湯)이 그 정치(正治)가 된다. 혹 온위음(溫胃飮) 성출전(聖朮煎) 삼강음(蔘薑飮)의 류(類)도 또한 참작(:參)하여 쓸 수 있다. 혹 황아환(黃芽丸)도 매우 묘(妙)한다.
만약 위구(胃口)의 한(寒)이 심(甚)하면 마땅히 부자이중탕(附子理中湯)이나 사미회양음(四味回陽飮)이나 일기단(一氣丹)으로 주(主)하여야 한다.
만약 허(虛)가 음분(陰分)에 있고 수(水)가 범(泛)하여 담(痰)이 되므로 구토(嘔吐)하면 마땅히 금수육군전(金水六君煎)으로 하여야 한다.
허(虛)가 심(甚)하면 마땅히 이음전(理陰煎)이나 육미회양음(六味回陽飮)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구병(久病)에 위허(胃虛)하여 납곡(納穀)하지 못하면 모두 마땅히 앞의 법(法)을 참작하여 치료(治)하여야 한다.
만약 위기(胃氣)가 약간 허(虛)하면서 담(痰)을 겸하면 마땅히 육군자탕(六君子湯)으로 주(主)하여야 한다.
一. 독(毒)에 중(中)하여 토(吐)하면 마땅히 그 중(中)한 것이 어떤 물체(物)인지를 살펴야 한다.
열독(熱毒)에 중(中)하여 토(吐)하면 마땅히 고한(苦寒)한 방제(劑)로 풀어야 한다.
음한(陰寒)의 독(毒)에 중(中)하여 토사(吐瀉)가 부지(不止)하면 마땅히 온열(溫熱)한 제(劑)로 풀어야 한다.
만약 토사(吐瀉)로 인하여 비위(脾胃)가 허(虛)에 이르면 온보(溫補)를 크게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증(證)에는 한독(寒毒)에 중(中)하여 토사(吐瀉)하는 경우가 있으니, 그 치안(治按)은 뒤에 나오며, 당연히 같이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