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 펠릭스
저에겐 행복이 있습니다. 그 행복은 바로 펠릭스, 6살인
제 아들입니다. 제 인생 최대의 행운이기도 하죠.
행복, 행운이란 뜻의 펠릭스란 세례명은 임신 중 재능기부를 갔다
가 우연히 뵙게 된 신부님이 지어주셨습니다.
펠릭스는 이름처럼 수월하게 세상에 나와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육아가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모가 되는 일엔 연습이 없으니까요. 처음 해 보는 일이라 항상 부족한 것만 같고 정답도 없으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아이에게 자아가 생기고 성장하면서 또 세상과의 만남
에서 이런저런 상처들이 생기고 아픔을 겪기 시작하였습니다.
부모로서 마음은 매우 아프지만 그건 아이도 나 자신도
성장하는 과정이란 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기가 크면서
생기는 고민들, 상처들을 보듬어주면서 동시에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작은 나와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때는 두려워서 내면에 숨겨놓았던, 아주 어렸을 적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이를 보면서 과거의 나의 상처도 이해하고 아이를 사랑으로 위로하고 보듬어 주면서 상처받았던 내 자신도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제일 도움이 되었던 프로그램이 있습니
다.
‘마더쇼크’라는 프로그램은 지금 아이를 키우시는 분이
든 아니든 모두가 보셨으면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부모에게 받은 상처들을 부정하고 싫어하면서도, 마치 유전형질을 물려주는 것처럼
육아의 태도 또한 답습하여 같은 상처가 되풀이 된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에선
말미에 그 부정적인 사슬을 끊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전 자신있게 그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기도입니다. 다행히 전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것처럼 과한 트라우마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저희 부모님도, 지금의 저도 주님
처럼 또 예수님을 사랑하신 성모 마리아님처럼
완벽한 사랑을 할 수는 없습니다. 분명 인간적인 한계와 잘못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기도는 최고의 양육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단순히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저는 부족하오니 당신 사랑으로 펠릭스를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하신 성모 마리아를 닮게 하소서.”
기도를 하면서 우리 부부는 펠릭스를 대할 때 우리가 받아왔던 훈육방식에서 조금은 벗어나
주님의 사랑으로 펠릭스를 대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펠릭스는 매일 밤마다
기도 속에 잠듭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저녁 기도였지만 지금은 꼭 기도를 들으며 자려고 합니다.
그 포근함을 아는
게지요. 펠릭스가 늘 주님을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주님과
일치하여
빛의 자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어린 시절을 치유시켜주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는
주님의 선물 펠릭스. 주님의 사랑을 재현하고 실천하게
하는 나의 행복이자 행운입니다.
이글은 서울대교구 주보에서 담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