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치매란?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의미합니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한 치매가 있습니다.
2.치매 원인
전반적인 뇌 기능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50~60%를 차지합니다. 뇌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두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뇌세포의 유전적 질환이 아닌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유전적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발병하는 알츠하이머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직 명확하게 알려진 부분이 없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 안에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서서히 신경세포가 죽거나, 갑자기 큰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세포가 죽으면서 발생하는 치매를 의미합니다.
3. 치매증상
치매와 건망증은 다릅니다. 건망증은 일반적으로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지만, 지남력이나 판단력 등은 정상이어서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건망증 환자는 기억력 장애에 대한 주관적인 호소를 하며 지나친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잊어버렸던 내용을 곧 기억해 낸다거나 힌트를 들으면 금방 기억해 냅니다.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인격 등 다양한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함으로써 지적인 기능의 지속적 감퇴가 초래됩니다.
① 기억력 저하
건망증이라면 어떤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힌트를 주면 금방 기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는 힌트를 주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② 언어 장애
가장 흔한 증상은 물건의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리는 현상인 '명칭 실어증'입니다.
③ 시공간 파악 능력 저하
길을 잃고 헤매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 경우가 나타납니다. 점차 증상이 진행되면, 자기 집을 못 찾는다거나 집 안에서 화장실이나 안방 등을 혼동하는 경우가 나타납니다.
④ 계산 능력의 저하
거스름돈과 같은 잔돈을 주고받는 데 자꾸 실수가 생깁니다. 이전에 잘하던 돈 관리를 못 하게 되기도 합니다.
⑤ 성격 변화와 감정의 변화
이는 매우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매우 꼼꼼하던 사람이 대충대충 일을 처리한다거나, 전에는 매우 의욕적이던 사람이 매사에 무관심해지기도 합니다. 감정의 변화도 많이 관찰됩니다. 특히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 장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거나, 반대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4. 치매 진단
치매의 진단은 먼저 환자와 보호자를 통해 간단한 병력을 청취하고 간단한 선별 검사를 시행하여 인지 능력을 평가합니다. 이를 통해 치매가 의심되면 정밀 검사를 시행하여 인지 능력이 실제로 저하되어 있는지를 진단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밀 검사는 환자의 인지 능력을 같은 연령, 학력, 성별의 정상군과 비교하여 얼마나 저하되어 있는지를 신경심리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밀 검사에서 환자의 인지 능력이 저하된 것이 확인되면 치매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매의 원인을 찾기 위한 혈액 검사, 뇌영상 검사(MRI 등)를 시행합니다. 이 검사를 통해 치매의 원인이 확인되면 원인에 맞는 치료를 진행합니다.
5. 치매 치료
1) 원인적 접근
주로 치료 가능한 치매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뇌출혈, 뇌종양, 정상압 수두증 등으로 인한 치매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뇌경색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등과 같은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거나 지속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약물 치료
신경인지 기능활성제인 콜린성약제, NMDA 수용체 차단제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다양한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치매로 인해 나타나는 정신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항우울제, 항정신병약물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3) 기타 접근 방법
치매는 신경인지 기능의 점진적인 감퇴로 인해 일상생활 전반에 대한 수행 능력 장애가 초래되는 질환입니다. 현재까지 발생 기전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획기적인 치료제도 개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는 기본적 일상생활을 최대한 스스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요법, 인지 기능 강화 요법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6. 치매예방 수칙
1).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은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들입니다. 이러한 병들은 혈관벽을 두껍게 하고, 혈관의 내부를 좁게 하여 뇌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켜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성을 증가시킵니다. 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들은 아스피린 등의 혈소판응집 억제제나 항응고제, 혈류순환개선제 등을 투여하여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하여 악화되지 않도록 합니다.
2).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피합니다.
과도한 음주, 습관적인 음주는 뇌세포를 파괴하여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흡연을 하면 담배의 성분 중 니코틴이 뇌혈관을 수축시켜 뇌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3). 적절한 운동을 합니다.
중년기 이후의 성인에서 규칙적인 운동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성을 낮춘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걷기와 같은 낮은 강도의 운동만으로도 인지기능저하와 치매의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뇌혈관질환 위험인자들에 대해서도 보호효과를 가집니다.
4).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합니다.
비만을 피하는 식생활을 유지합니다. 일부 연구에서 비타민 C, E, 항산화제, 불포화지방산이 치매 위험성을 낮춘다고 보고되었으나, 이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아직 확립된 내용은 아닙니다.
5). 활발하게 두뇌를 사용합니다.
적절한 수준의 두뇌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독서, 문화활동,악기 연주, 정원 가꾸기, 운동, 라디오 청취, TV 시청 등 정신적인 노력이 동반되는 활동을 지속합니다. 평소 즐겨 하던 취미생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즐거운 활동을 찾습니다.
6). 적절한 대인관계와 사회활동을 유지합니다.
혼자 고립되어 지내는 것 보다 적당한 대인관계와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가족과 대화를 나누고, 모임이나 노인정 등에 나가 사회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우울증을 치료합니다.
우울증이 있을 경우 치매의 발병률이 약 2-3배 높아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알려져 있습니다. 기전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우울증이 있을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의 손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노인 우울증의 경우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가성 치매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울증이 있는 경우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8). 기억력이 떨어지면 조기에 진료를 받습니다.
과거에 비하여 기억력 및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면 의료기관에서 전문가의 평가를 받습니다. 퇴행성 뇌질환 이외에도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뇌질환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치료를 위하여 중요합니다. 치매의 일부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증상의 호전이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역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비가역적 치매의 경우, 현재까지 치매의 질병 경과를 바꿀 수 있는 치료법은 개발되어 있지 않지만, 인지기능개선제를 사용하면 치매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매로 인한 심각한 장애에 이르는 기간을 상당 기간 늦추어 줄 수 있습니다. 기억력 저하 뿐 아니라 치매에 동반되는 우울, 불안, 불면, 짜증, 분노, 의심, 배회 등의 행동심리증상의 경우 약물로 효과적인 조절이 가능합니다. 또한 치매와 수반된 가족 내의 심리적 변화나 갈등에 대한 중재, 효과적인 지역사회기반의 치료 및 돌봄을 위한 평가와 계획 수립을 위한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