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천주 세 위(位)이시요, 한 체(體)이시니라.
'천주 삼위일체'(天主三位一體)의 도리 (道理)는
사람의 슬기가 약하므로 완전히는 통달하지 못하나,
비유로써 조금은 증명할 수가 있다.
무릇 사람이 밝은 거울에 비취면 거울 속에 그 얼굴이 나타나고,
또 사람이 마음에 한 가지 것을 사랑하면 마음속에 그 사랑하는 정이 생긴다.
그와 같이 천주도 이러하시어, 무시로 그 무한히 아름다운 본체,
무한히 밝은 마음 가운데 비치어, 무한히 아름다운 얼굴을 나타내시니,
그 얼굴이 곧 당신의 얼굴이시라,
또 무한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무한히 아름다우신 정을 발하시니,
그 발하시는 사랑이 또한 당신의 사랑이시니라.
그러나 사람이 거울에 비취어 나타나는 얼굴은
오직 거울을 의지한 그림일 뿐이요,
사람의 사랑하는 정은 마음에 의지한 빈 정일 뿐이다.
그 그림자와 빈 정은 다 잠깐 있는 것이요,
헛것이지만, 천주는 본디 무궁히 능하신 성(性)이시요,
그 밝으신 얼굴과 그 사랑하시는 마음이 곧 그 체(體)이시라.
그 밝으신 얼굴과 그 사랑하시는 정에,
또한 그 체와 함께 사시며 진실하시어,
그 본체 가 하나이시고,
그 얼굴이 하나이시고,
그 사랑하시는 정이 하나이시므로,
세 위(位)라 하는데,
세 위란 말은 천주의 체(體)가 셋이 아니라,
위(位)는 비록 셋이지만, 그 체(體)는 오직 하나이시라.
그 비치시는 얼굴이 곧 체(體)이시고,
그 사랑하시는 정이 곧 그 체(體)이시니,
세 위(位)가 한가지로 한 체(體)이시고,
한 성(性)이시기 때문에 세 위가 다 높고 낮음과
크고 작음과 먼저 와 나중의 분별이 없느니라.
또 세 위가 먼저와 나중의 분별이 없으나,
차례의 선후를 말한다면,
그 본체는 아비라 이르고,
그 낳으신 얼굴은 아들이라 이르며,
그 아비와 아들이 서로 사랑하여 발하신 정은 성신(聖神)이라 이르니라.
사람은 아비의 마음이 아들의 마음에 통하지 못하고,
아들의 마음이 아비 마음에 통하지 못하는 것은
그 마음이 각각이고 형체(形體)에 걸리는 까닭이거니와
천주의 사랑하시는 마음은 그렇지 아니하시어,
아비와 아들이 한 체(體)이시고,
또 그 체(體)가 형태가 없으므로
아비의 사랑과 아들의 사랑이
서로 형체에 걸리는 것이 없이 통하시어,
성신(聖神)을 발하시니,
성신이란 말은 지극히 착하시고,
형태가 없으신 사랑을 이름이니라.
첫댓글 감사합니다.
신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