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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서기관과 율법사
안녕하십니까, 에스라 성경연구원의 남대극입니다. 오늘 또 성경 의미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성경의 의미를 연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는 여러분께 이미 말씀드렸죠. 오늘은 42번째 시간으로 '서기관'과 '율법사'라는 어휘를 연구하겠습니다. 성경에는 이 두 어휘가 구약과 신약에 걸쳐 수십 번씩 기록되어 있습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또 성경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서기관부터 공부하겠습니다. 서기관은 우리가 보통 쓰는 개역한글판 구약에 44번, 신약에 62번 나와 도합 106회 나타납니다. 반면 개역개정판에는 이보다 하나 더 많은 107회 기록되어 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개역한글판에서는 사무엘하 22장 10절 원문에 있는 서기관을 생략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역개정판에 있는 그대로 107회가 실제적인 횟수이고, 개역한글판에는 106회가 나타나 있습니다. 이것이 정확한 숫자입니다.
서기관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소페르(Sopher)' 또는 '소페르(Sopher)'입니다. 로마자 표기로는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히브리어로는 이렇게 쓰나 저렇게 쓰나 발음과 의미가 똑같습니다. 이 단어는 돈이나 물건을 '세다', 혹은 '기록하다'라는 동사의 분사형입니다. 영어의 ing 형태와 의미가 같습니다. 가고 있는(going), 오고 있는(coming)처럼 말입니다. 쓰다는 'write', 쓰고 있는은 'writing'인 것처럼, 히브리어에서는 이 분사형이 쓰고 있는 '사람'도 가리킵니다. 그래서 '기록하는 사람' 혹은 '세는 사람'을 뜻하며, 이것이 성경에서 '서기관'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관(官)' 자는 벼슬 관 자를 씁니다. 정부의 어떤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붙입니다.
이 '소페르'라는 히브리어가 신약으로 오면 헬라어로 '그라마테우스(Grammateus)'가 됩니다. '그라마테우스'는 글, 문자, 문서를 뜻하는 '그라마(Gramma)'에서 유래하여 '문서를 취급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역시 서기관이라고 번역됩니다. 히브리어 소페르와 헬라어 그라마테우스는 동일한 의미를 지니며, 관직을 나타낼 때 역시 서기관으로 번역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서기관은 다음과 같은 업무와 역할을 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법서사, 비서, 문서관리인 같은 의미입니다. 문서를 취급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둘째는 정부의 관리입니다. 관청의 기록물들을 담당하는 공무원입니다. 조금 더 공적인 의무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셋째가 좀 특별한데요, 율법(구약 시대 모세오경이나 성경)을 필사하고 가르치고 해석하는 사람을 서기관이라고 했습니다.
이 세 가지를 하나씩 조금 더 뜯어보겠습니다.
서기관이 하던 첫 번째 일은 오늘날의 사법서사가 하는 일이었습니다. 길거리나 일정한 곳에 앉아서 사람들이 와서 부탁하는 편지나 법적인 문서들을 써주고 수수료를 받는 직업입니다. 오늘날도 사법서사가 있지 않습니까? 특별히 시골에 가면 어른들이 공문서 작성을 잘 못하시니까 사법서사에게 가서 쓰게 하고 돈을 지불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고용된 비서로서 서기관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손이 필요할 때 글을 받아 적게 하는 사람, 말하자면 비서입니다. 예레미야를 도와서 예언의 말씀을 두루마리에 기록하던 서기관 바룩이 대표적입니다.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예언을 말하면 이를 기록하는 사람이 바룩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전문적인 서기관으로 예레미야에게 고용되어 그의 말을 구전으로 받아 적었습니다. 신약에 나오는 바울의 편지를 대서한 더디오도 있습니다. 더디오라는 이름이 우리말 어감으로는 생소할 수 있지만, 그는 아주 민첩하게 바울의 말을 잘 받아 적은 대서인, 즉 사도가 채용한 개인 비서였습니다.
둘째는 정부의 관리 또는 관청의 기록관이었습니다. 중요한 문서들을 관리하는 고급 관리였습니다. 한자는 다르지만 정부의 녹을 먹는 관리였습니다. 말하자면 문서관리국장이나 국가문서보관청장 같은 직책입니다. 구약에는 이런 직무를 맡았던 인물이 두 명 나옵니다. 첫째는 다윗 시대의 서기관 스라야입니다. 사무엘하 8장 17절에 보면, 그는 당대의 군대장관 요압, 역사를 쓰는 사관 여호사밧, 제사장 사독과 아히멜렉 등과 나란히 언급될 만큼 중요한 직위에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군대장관과 맞먹을 정도로 나라를 지탱하는 중요한 관리였습니다. 둘째는 히스기야 왕 때의 서기관 셉나입니다. 셉나는 국내대신 엘리야김, 사관 요아와 더불어 앗수르에서 온 사네립 왕의 특사 랍사게와 담판을 벌일 때 동참했던,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이 서기관이었습니다.
셋째는 율법을 필사하고 가르치고 해석하는 일이었습니다. 율법과 기타 성경을 필사하는 일, 즉 베껴 쓰는 일을 했습니다. 옛날 인쇄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성경을 전부 손으로 필사했습니다. 그 일을 했고, 또 성경을 가르치고 해석하는 일에 능숙한 사람이었습니다. 현대적인 말로 하면 신학자 또는 성경학자가 바로 그 당시의 서기관이었습니다. 신약의 표현으로는 이를 '노미코스(Nomikos)'라고도 합니다. '노모스(Nomos)'라는 말이 율법이고, '코스'는 그런 사람을 뜻하여 '율법사', '율법교사', '교법사(법을 가르치는 사람)' 등으로 불렸습니다.
이러한 의미로서의 서기관(구약의 소페르)으로 등장하는 첫 번째 인물은 바로 에스라입니다. 서기관이자 학사인 에스라라고 부릅니다. 우리 개역한글판에는 학사 또는 학자라고 번역했습니다. 에스라는 정말 뛰어난 성경학자였습니다. 모세의 율법에 익숙한 학사이자 서기관이었으며,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율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한 사람이었습니다.
에스라 이후로 서기관이나 학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유대인들 가운데 영향력이 아주 강했습니다. 신약과 구약 중간기인 기원전 2세기 마카베오 시대에 서기관은 유대 사회에서 굉장히 존경받는 직업이었습니다. 예수님 시대를 포함해 그 당시에 가장 유명했던 서기관(학자) 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오늘날까지 많이 회자되는 힐렐이고, 또 한 사람은 샴마이, 나머지 한 사람은 가말리엘입니다. 가말리엘은 사도 바울이 그 밑에서 유학하며 공부했던 스승입니다. 바울이 "내가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의 엄한 교훈을 받았다"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이들이 바로 그 당시의 서기관이자 학자였습니다. 그들은 바리새인들이었으며, 모세의 율법을 그 당대 사람들에게 적용하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샴마이, 힐렐, 가말리엘 같은 거장들이 가르칠 때도 성경 해석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았습니다. 학자들마다 견해가 달랐기에 학파가 갈라졌습니다. 가말리엘파, 힐렐파, 샴마이파, 벤 자카이파 등 서로 다른 학과가 생기면서 병폐를 낳기도 했습니다.
바리새파의 그릇된 성경 해석과 외식(위선)이 문제였습니다. 자기들이 성경을 잘 해석한다고 자부했지만 늘 옳았던 것은 아니며, 자신들은 정작 가르침대로 행하지 않았습니다. 가르치는 대로 다 행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겉으로는 거룩한 척하지만 돌아서서는 그렇지 않은,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리새인들은 백성들의 빈축을 많이 샀고 예수님께도 꾸중을 들었습니다. 이 위선은 당시 많은 사람을 잘못된 결론으로 인도했고, 예수께서는 이러한 바리새인들을 통렬하게 비판하셨습니다. 마태복음 15장과 23장, 특히 23장에서 예수님은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하시며 외식하는 서기관들을 강하게 꾸짖으셨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서기관들 중에는 사네드린 공의회 회원도 있었습니다. 사네드린은 오늘날로 치면 국회와 같습니다. 성경을 연구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입법 기관으로서 법을 만들고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수립하는 곳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 이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기로 가표(찬성표)를 던지는 데 가담했습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참 못살게 굴었습니다. 이들의 행패는 그리스도에게만 그치지 않고 그 제자인 사도들에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그들은 장로들과 한 무리가 되어 전도하는 사도들과 스데반을 괴롭힌 아주 좋지 않은 무리였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떤 서기관은 예수님께 나아와 "선생님이여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따르리이다"라고 고백하며 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서기관이 다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구약에도 훌륭한 서기관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서기관 스라야, 사반, 아히야, 셉나, 요나단 등 실명과 함께 언급된 참 좋은 모범 사례들이 많습니다.
그다음으로 율법사가 누구인지 보겠습니다. 율법사를 뜻하는 헬라어는 앞서 말씀드린 '노미코스(Nomikos)'입니다. 이 단어가 신약에 8회 사용되는데, 개역한글판의 경우 그중 7회는 율법사로 번역되었고 나머지 한 번은 교법사로 번역되었습니다. 뜻은 같습니다. 복음서를 번역한 사람들은 다 율법사로 적었고, 디도서 같은 바울의 편지를 번역한 사람은 교법사라고 번역한 듯합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율법사 경우에도, 마태복음에서는 선비 사(士) 자를 썼고 누가복음 7장 30절에는 스승 사(師) 자를 썼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주로 '율법사(律法師)'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한편 개역개정판에서는 마태복음의 한 번만 율법사로 번역하고, 누가복음에 나오는 나머지 7회는 모두 '율법교사'로 번역했습니다. 율법사나 율법교사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경에 '교법사'라는 말도 세 번 나옵니다. 전에 공부했듯이 개역한글판의 교법사(율법의 선생)를 개역개정판은 율법교사나 율법선생으로 번역했습니다. 율법을 뜻하는 '노모스'와 교사를 뜻하는 '디다스칼로스'가 합쳐진 개념입니다. 오늘날로 치면 변호사나 법관, 즉 법률가(Lawyer)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서기관과 매우 비슷한 말이 율법사입니다. 서기관의 세 번째 직무가 율법을 필사하고 가르치고 해석하는 것이었는데, 율법사는 바로 그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서기관과 율법사의 역할이 중복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율법사들은 침례자 요한의 침례를 받지 않았습니다. 광야에서 떠돌아다니는 사람이 침례를 받으라고 하니 "우리가 왜 침례를 받아야 하느냐"라며 요한을 깔보았고, 결국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저버렸습니다. 나아가 그들은 침례자 요한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태도를 예수님께도 보이며 까다로운 질문으로 예수를 시험했습니다.
한번은 예수님께서 율법사들에게 곤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셨습니다. 누가복음 14장에 보면 예수님이 안식일에 한 바리새인 지도자의 집에 가셨을 때 고창병(수종증) 환자가 와 있었습니다. 안식일인데 이 환자를 고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안식일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규정을 잔뜩 만들어 놓은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행동을 주시하자, 그 심중을 꿰뚫어 보신 예수님께서 물으셨습니다. "안식일에 병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아니냐?" 율법사들은 대답하기 곤란했습니다. 합당하다고 하면 자신들이 만든 전통에 위배되고, 안 된다고 하면 환자를 두고 너무 무자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이라도 너희 집 소가 구덩이에 빠지면 끌어내지 않느냐며 자비를 행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때 예수님이 꾸짖으신 대상이 바로 율법사와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결국 율법사와 예수님 사이에는 좋지 않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한 율법사가 예수님께 "선생님, 이렇게 말씀하시니 우리까지 모욕하심이니이다"라고 하자 예수님은 "화 있을진저 또 너희 율법사여, 지기 어려운 짐을 사람에게 지우고 너희는 한 손가락도 이 짐에 대지 않는도다"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누가복음 11장에서는 "화 있을진저 너희 율법사여,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자도 막았느니라" 하시며 천국 문을 가로막는 그들의 행태를 지적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서기관과 율법사라는 두 어휘를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본 대로 이 둘은 역할과 기능이 많이 중복됩니다. 서기관에게는 세 가지 업무(사법서사/비서, 공무원/문서관리인, 율법 필사/교육/해석)가 있었는데, 그중 세 번째 업무가 바로 율법사의 주 업무였습니다. 반면에 율법사(교사, 교법사)는 모세의 율법과 랍비 학교에서 가르치는 전승 율법(유전법, Tradition)에 능통하여 이를 해석하고 가르치는 일을 전문으로 했습니다. 서기관의 업무 중 일부가 율법사의 전체 업무였던 셈입니다.
따라서 서기관과 율법사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 다 율법을 연구하고 해석하여 백성에게 가르쳤기에 거의 동일한 무리로 여겨졌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좋은 일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행하지 않고 남에게 가르치기만 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바리새인들과 함께 백성들을 그릇된 길로 인도하고 예수님의 사역을 방해하여 책망을 받았습니다.
이제 정리가 되셨을 줄 믿습니다. 서기관과 율법사는 주로 율법을 취급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두 그룹은 '율법'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연구와 해석,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이들이 참 좋은 역할을 할 수도 있었지만, 행함이 없는 위선 때문에 예수님과 대립 관계에 서게 되었습니다. 구약과 신약 시대에 이러한 인물들이 존재했음을 기억하시면서, 앞으로 성경을 읽으실 때 '서기관'이나 '율법사'라는 단어가 나오면 오늘 나눈 말씀을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또 다른 어휘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핵심 요약 정리
서기관(히브리어: 소페르, 헬라어: 그라마테우스)
어원:'세다', '기록하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하여 '기록하는 사람'을 뜻함.
역할 (3가지):① 사법서사 및 개인 비서(예: 예레미야의 비서 바룩, 바울의 대서인 더디오) ② 정부의 문서 관리 공무원(예: 다윗 시대 스라야, 히스기야 시대 셉나) ③ 율법 필사 및 신학 연구.
율법사(헬라어: 노미코스)
의미:'율법교사', '교법사'와 같은 말로, 오늘날의 변호사나 법률가(Lawyer)에 해당함.
역할:모세의 율법과 장로들의 전통(유전)에 능통하여 이를 전문적으로 해석하고 가르침.
공통점과 차이점
공통점:둘 다 '율법'을 연구, 해석, 교육하는 공통된 직무를 수행하여 성경에서 거의 같은 무리로 취급됨.
차이점:서기관은 일반 문서 작성이나 행정 공무원 영역까지 아우르는 넓은 개념인 반면, 율법사는 율법의 해석과 교육만을 전문으로 하는 좁은 의미의 전문가임.
성경적 교훈과 평가
에스라처럼 훌륭한 학자도 있었으나, 예수님 당시의 서기관과 율법사들은 주로 바리새파에 속하여 겉과 속이 다른 위선(외식)을 행함.
말만 하고 행하지 않으며 백성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천국 문을 가로막아 예수님께 "독사의 새끼들"이라는 통렬한 책망을 받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