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스스한 편지와 함께 엄소희의 복수가 시작됐다!
우리 반 은따 엄소희가 편지를 보내왔어.
이제 학교에 안 올 거라고, 자길 괴롭힌 애들한테 복수할 거라고,
성형 수술 해서 깜짝 놀라게 해 줄 거라고…….
그날부터 우리 주변에서 자꾸자꾸 이상한 일이 일어나.
이게 바로 엄소희의 복수? 우리 이제 어떡하지?
소희와 닮은, 초등학교 때 그 아이를 어른이 되어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 아이는 웃는 얼굴로 나를 반겨 주었고, 꾸밈없이 자기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말은 여전히 많았지만, 아주 당당해 보였습니다. 그때는 왜 저 솔직함을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아이를 떠올리며 《소희가 온다!》를 썼습니다. - 작가의 말--- 본문 중에서
현수는 같은 반 아이 엄소희에게 편지를 받고 마음이 몹시 복잡해집니다. 엄소희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얘기를 끝도 없이 떠들어 대는 통에 선생님께 말씀드린 것뿐인데, 이제 학교에 안 올 거라니요. 복수할 거라니요. 어째 좀 억울하기도 하고, 가슴이 따끔따끔 불편하기도 하고, 뒤통수가 근질근질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엄소희에게 편지를 받은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현수의 단짝 친구 보라와 상균이도 받았고, 외톨이 이하나도 받았다고 합니다. 보라는 엄소희가 하고한 날 꽂고 다니는 노란 리본 핀이 촌스럽고 지겹다고 했을 뿐 놀린 적은 없답니다. 상균이는 엄소희가 먼저 배만 볼록 나온 게 맹꽁이 같다고 놀려서 주유소 앞에서 춤추는 뚱보 풍선 인형 같다고 받아쳤을 뿐이랍니다. 이하나도 덧니에 대해서 말한 적은 있지만 절대로 놀린 건 아니랍니다. 현수는 그런 세 아이에게 편지 받은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단단히 입단속을 합니다. 그 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진짜로 엄소희를 괴롭힌 아이로 낙인찍힐 테니까요.
현수는 하루빨리 엄소희를 잊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하늘 마트에서 엄소희를 본 것 같다는 이하나의 제보부터 햄버거 가게 앞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가 엄소희 같다는 보라 학원 친구의 제보까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그 이름이 아이들 입에 오르내리는 까닭입니다.
언제부턴가 세 친구의 대화에 슬그머니 끼어들어 엄소희 이야기를 꺼내는 이하나도 의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엄소희와 짜고 그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게 아니라 해도 이하나가 주위를 얼쩡거리는 게 영 기분이 나쁩니다. 마치 엄소희가 떠난 자리에 이하나가 대신 들어와 있는 것만 같습니다.
현수와 보라, 상균의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 갑니다. 상균이가 새 운동화를 잃어버린 것도, 보라가 학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테니스공으로 머리를 맞은 것도, 현수가 탄 엘리베이터가 곧 멈출 듯이 요란하게 흔들리는 것조차도 다 엄소희의 복수 같기만 합니다. 엄소희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정말 어딘가에 숨어서 복수를 하고 있는 걸까요?
복수보다 더 무서운 죄책감!
현수와 보라, 상균을 괴롭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입니다. 엄소희가 이상한 거라고,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다른 아이들도 다 마찬가지였다고 아무리 뻗대 봐야 소용...현수는 같은 반 아이 엄소희에게 편지를 받고 마음이 몹시 복잡해집니다. 엄소희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얘기를 끝도 없이 떠들어 대는 통에 선생님께 말씀드린 것뿐인데, 이제 학교에 안 올 거라니요. 복수할 거라니요. 어째 좀 억울하기도 하고, 가슴이 따끔따끔 불편하기도 하고, 뒤통수가 근질근질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엄소희에게 편지를 받은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현수의 단짝 친구 보라와 상균이도 받았고, 외톨이 이하나도 받았다고 합니다. 보라는 엄소희가 하고한 날 꽂고 다니는 노란 리본 핀이 촌스럽고 지겹다고 했을 뿐 놀린 적은 없답니다. 상균이는 엄소희가 먼저 배만 볼록 나온 게 맹꽁이 같다고 놀려서 주유소 앞에서 춤추는 뚱보 풍선 인형 같다고 받아쳤을 뿐이랍니다. 이하나도 덧니에 대해서 말한 적은 있지만 절대로 놀린 건 아니랍니다. 현수는 그런 세 아이에게 편지 받은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단단히 입단속을 합니다. 그 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진짜로 엄소희를 괴롭힌 아이로 낙인찍힐 테니까요.
현수는 하루빨리 엄소희를 잊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하늘 마트에서 엄소희를 본 것 같다는 이하나의 제보부터 햄버거 가게 앞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가 엄소희 같다는 보라 학원 친구의 제보까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그 이름이 아이들 입에 오르내리는 까닭입니다.
언제부턴가 세 친구의 대화에 슬그머니 끼어들어 엄소희 이야기를 꺼내는 이하나도 의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엄소희와 짜고 그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게 아니라 해도 이하나가 주위를 얼쩡거리는 게 영 기분이 나쁩니다. 마치 엄소희가 떠난 자리에 이하나가 대신 들어와 있는 것만 같습니다.
현수와 보라, 상균의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 갑니다. 상균이가 새 운동화를 잃어버린 것도, 보라가 학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테니스공으로 머리를 맞은 것도, 현수가 탄 엘리베이터가 곧 멈출 듯이 요란하게 흔들리는 것조차도 다 엄소희의 복수 같기만 합니다. 엄소희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정말 어딘가에 숨어서 복수를 하고 있는 걸까요?
복수보다 더 무서운 죄책감!
현수와 보라, 상균을 괴롭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입니다. 엄소희가 이상한 거라고,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다른 아이들도 다 마찬가지였다고 아무리 뻗대 봐야 소용없습니다. 이 유별난 친구를 귀찮아하고 꺼리고 무시해 온 자신들의 태도가 온당치 않다는 걸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sorry’라는 단어만 봐도 소희가 떠오르고, “소희야, 소희야!” 부르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수와 보라, 상균이 죄책감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릴 때, 그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엄소희가 반에서 모난 돌 노릇을 도맡아 주어 다행이라 생각했을 아이, 엄소희의 편지를 받았다는 공통분모에 기대어 현수 무리에 끼고 싶어 하는 아이, 이하나입니다. 세 아이는 이하나를 의심하고, 꺼리고, 밀어 내고,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저도 모르게 엄소희를 떠올립니다. 이하나에게 내준 만큼의 틈조차 내주지 않았던 그 아이를 말이지요. 엄소희에게 사과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 세 친구는 비로소 마음을 옥죄는 죄책감에서 놓여납니다. 하나 또한 자신의 마음 밑바닥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모두 앞에 드러내면서 비로소 스스로와 화해하게 됩니다.
사실 네 친구가 느끼는 죄책감은 결과적으로 건강한 죄책감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타인에 대한 관용을 배우게 해 주니까요. 그럼에도 직시하고 인정하고 해소하기 전까지는 무겁기 짝이 없는 것이 죄책감이지요. 《소희가 온다!》는 이 죄책감이 우리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죄책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그것도 시종 유머와 긴장을 놓치지 않으면서 말이지요.
그나저나 엄소희의 복수는 성공했을까요?
첫댓글 소희의 복수를 확인하려면 꼭 읽어야겠네요.
축하드립니다, 김리라 선생님^^
연이어 새 책을 내셨네요. ㅎ
소희가 어떤 복수를 할지 저도 꼭 읽고 확인해야겠어요.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 받길 기원합니다. 축하드려요. 리라 샘~^^
선생님.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