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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온달네식당 2) 전화 : 041-573-2006 3)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봉정로 58 (봉명동 48-50) 4) 주요 음식 : 육개장 |
2. 맛본 음식 : 육개장(9,000원), 도가니탕(9,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육개장 맛이 깊고 진하다. 간결하게 함께 나오는 찬들도 모두 먹을 만하다. 김치와 깍두기가 육개장과도 도가니탕과도 잘 어울린다. 육개장의 진한 맛, 사골국물 도가니탕의 약간 느끼한 맛을 잘 보완한다.
2) 주요음식 : 육개장은 간판음식이다. 육개장이 가장 공들인 음식으로 육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확장일로에 있는 집이다. 육개장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아끼지 않고 재료를 쓰고 여러날 국물을 진하게 울궈 내고 있다는 그 노력이 육개장 국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진하면서도 깊은 맛이 자연의 맛처럼 시원하고 깔끔한 뒤끝을 남긴다. 국물의 부재로는 고사리와 대파를 썼다.
입에 늘어 붙는 시원한 국물은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런 국물은 누구나 알아보게 되어 있다. 식당 가득한 손님들이 우선 그 증좌다.
보조음식 : 시금치가 제 맛이 난다. 깍두기도 사각거리며 시원하여 고기국물과 잘 어울린다. 김치는 적당히 익어 특히 도가니탕의 느끼한 맛을 잘 잡아준다.
10월에 먹었던 반찬에는 오이무침이 있었다. 역시 사각거리며 시원했다. 맛을 아는 사람이 하는 집이다. 주인이 맛을 알아야 철따라 바뀌는 식재료의 맛을 적절하게 낼 수 있다.
다 제맛을 내고 있지만 곁반찬을 조금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일품 요리는 아무래도 곁반찬이 허하면 섭섭하다. 게다가 여기는 서울도 아니다. 인심의 훈훈함을 보여줘야 하는 곳이다. 또한 편안한 느낌도 좋지만 식당 안을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정돈하면 음식에 집중하기 더 좋을 듯하다.
4. 맛본 때 : 2018.10. / 2018.12.
5. 음식 값 : 육개장 9,000원, 도가니탕 9,000원, 한우사골떡국 7,000원, 김치찌개 7,000원 등등
6. 맛본 후
1) 육개장
제대로 된 육개장 맛을 내는 데는 3대에 걸친 노력이 있었다. 사장님의 부친과 조부가 모두 고깃집을 해서 어렸을 때부터 친지들과의 맛 품평회에 참여하면서 맛있는 육개장 맛을 고심해왔단다. 고심의 결과는 육수에 천년초를 사용하고 고사리와 파를 따로 삶아 잡냄새와 잡맛을 제거하는 것, 역시 개운한 맛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정성과 노력이 맛을 좌우한다. 천년초 맛은 감지하기 어렵지만 총체적인 잡냄새 제거 노력은 그대로 느껴진다. 대구 따로국밥처럼 진한 맛이지만 깨끗한 맛은 특별하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게 놀라운 이 맛은 단지 ‘엄선된 한우’만으로는 기대하기 힘든 맛이기 때문이다.
육개장은 육개탕(肉芥湯)이라고도 하며 삼복 음식의 하나로 먹어온 음식이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조까지는 불교국가여서 육식문화가 퇴조하던 차였는데 내장까지 육식을 하던 몽고족의 침입으로 육식문화가 부활하였다. 거기다 조선시대에는 개고기가 상용화되었다. 삼복에는 개고기에 파를 넣고 끓인 구탕(狗湯)을 많이 먹었는데,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어 육개장을 먹게 되었다.
성호 이익(星湖 李瀷, 1681~1763)의 시 <국밥[澆饡]>을 소개한다. 국밥과 골동반이 등장한다.
골동은 내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지만 / 骨董吾無厭
창자를 채우기로는 국밥이 제일일세 / 塡腸澆饡佳
목에서 삼키면 바로 내 뱃속에 있으니 / 下嚥惟己分
배를 두드리며 사는 태평한 생애로세 / 鼓腹是生涯
망녕되이 도제를 가볍게 여기려 하고 / 妄欲輕陶䱥
애오라지 이를 유해와 맞먹는다 하노라 / 聊將當庾鮭
누가 시국의 혼란함에 비겼는가 / 誰方時混混
쌀밥과 나물이 청재에 제격이로세 / 稻菜合淸齋
국밥(澆饡)은 국이나 물에 만 밥으로 육개장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육개장처럼 고기가 많이 들어가고 맛이 진한 국물은 아닌 듯하다. 육개장은 다른 한자어로 골동갱(骨董羹, 汨董羹)이라 한다. 어육(魚肉) 등을 섞어서 곤죽처럼 범벅이 되게 끓인 국을 말한다. 비빔밥을 골동반(骨董飯)이라 한 것과 맥락이 같다.
육개장에는 지역에 따라 고사리, 숙주, 토란대 등을 넣고 끓인다. 파만 넣고 끓여 파개장이라고도 한다. 요즘은 장례식장에서 애용하는 음식이 되었다. 쉽게 상하지 않고 오래 끓일수록 맛이 나서 지속적으로 손님을 응대하는 상가 음식으로 적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 사장님은 천안에서는 육개장이 잘 먹히지 않는다고 한다. 애를 써서 육개장 맛의 질을 올려 놓았는데 정작 천안 사람들은 육개장 자체를 즐기지 않아서 공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메뉴 개발은 육개장이 가진 확장성에 대한 불안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을 거 같다. 올 때마다 가득한 손님들 중 육개장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고, 다른 메뉴 주문도 육개장 맛이 주는 신뢰 덕분이기 때문이다. 육개장 맛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기에 이 정도 알려진 음식점이 된 것이 분명하므로 앞으로도 한우물을 팔 것을 권한다. 음식점은 특히 여러 우물을 파서 성공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2) 천안 맛집 명물거리
한 우물을 파면 이웃 식당들과 함께 천안 구도심 역사 인근의 이 부근을 맛집거리로 만들어낼 수 있을 듯도 하다. 한식을 주제로 한 맛집거리는 옛날 거리, 추억의 거리가 더 어울린다. 어설픈 개발보다 낮은 건물이 포진한 이 거리를 보존하고 맛집을 살려낸다면 영화까지도 찍을 수 있는 추억마케팅이 가능하지 않을까. 마침 천안역사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이라니 터줏대감 맛집들이 일대를 정겹고 운치 있는 명물거리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역사 동부쪽에도 맛집이 상당하여 이 카페에서만도 여러 집을 소개한 바 있다. 또 다문화거리가 조성되는 분위기여서 외국 맛집도 상당하다. 베트남음식은 하노이맛집, 호치민맛집이 별도로 있어 지역별 맛을 즐길 수 있다. 중국맛집도 중국인맛집, 한국인맛집으로 구분되어 동포나 한족이 하는 맛집과 한국인이 유학 가서 배운 중국음식 맛집이 모두 개성 있는 맛으로 미식가를 부른다. 이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등 여러나라 음식점이 있다. 천안역을 중심으로 동서부가 모두 맛집으로 한 몫하고 있으므로 맛집벨트를 만들되 동부쪽은 다문화맛집, 서부쪽은 한식맛집 거리로 초점을 맞추면 어떨까.
천안은 예부터 교통의 요지였다. 대전이 일제시대 부설된 경부선 호남선 철도의 중요 도시로 떠올라 해방 후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확실한 교통도시로 성장한 것은 근대의 일이다. 천안은 이보다 내력이 깊다. 조선조에도 호남 충청의 선비들이 서울로 가고자 할 때 반드시 통과해야 했던 오래 된 교통도시다. 아산 음봉의 요로원(요란)은 충청 선비들이 서울 과천 천안을 통과해 아산 예산을 갈 때 거치던 곳이다. 박두세 <요로원야화기>가 바로 이곳에서 만난 서울 선비와 시골 선비의 이야기이다.
천안이 역사적 교통도시의 강점에 음식문화를 더한다면? 천안은 대전보다 내력 깊은 교통도시이고, 아산보다는 문화적 축적이 일천한 도시이다. 하지만 대전을 가려면, 아산을 가려면 통과해야 하는 교통도시이다. 교통에 맛집을 더한다면 승부가 가능할 거 같다. 교통과 맛집은 요즘 여행의 핵심 키워드다. 충청권 대표도시는 천안과 대전이지만 대전보다 천안 지역 맛집이 더 활성화되어 잇다. 맛집이 되면 문화도 경제도 살아난다는 것을 전주한옥마을의 부흥 사례에서 잘 보아왔다. 천안 원도심 맛집이 그런 기능을 해주기를 바라고 이 집이 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 육개탕(肉芥湯) : 개(芥)가 겨자이니 매운 맛이 나서 그렇게 불렀던 듯하다. 육개장을 ‘개’라 하여 개고기로 하는 것, 육계장으로 쓰고 닭고기로 하는 것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청재(淸齋) : 몸을 깨끗이 재계함.
* 요찬(澆饡) : 물이나 국에 만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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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