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콩밭에>
서울 도심에도 이런 식당이 있다. 서울의 좋은 식당은 대부분 지방 음식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맛있는 음식은 호남음식이거나 북한음식이거나, 또 다른지역 음식이거나다. 서울 음식은 뭐지? 오래된 의문을 다시 들게 한다. 왠지 남의 거갖고 생색을 내는 거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문화는 근원이나 전파가 문제가 아니다. 누구든 즐기는 사람이 임자, 그렇게 배여들면 진짜 자기것이 된다. 흐뭇하고 유쾌한 식사를 가능하게 하는 맛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음식으로 백천해납의 서울의 오지랖 덕분에 서울에서도 편하게 누린다.
1.식당얼개
상호 : 마음은 콩밭에
주소 :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56길 9(서초동 1675-3)
전화 : 02) 581-0083
주요음식 : 한식, 청국장
2. 먹은날 : 2021.10.29.저녁
먹은음식 : 정식 23,000원
3. 맛보기
마음이 콩밭에 가게 생겼다. 맛있는 음식이 먹고 집에 가서도 계속 삼삼하게 눈앞에 남을 듯하다. 다시 또 언제 갈 수 있을까, 마음이 콩밭에 계속 남을 듯하다. 상호도 어쩜 이렇게 잘 지었을까. 거기다 청국장이 중요 메뉴이니, 음식의 특성과도 잘 맞는 명명이다. 맛도 음식도 상호도 기막힌 집이다.
홍어회는 조금 밋밋, 그래도 좋다. 가지찜은 양념이 좋다.
생고추무침. 고추를 통으로 양념해서 보기 좋게 썰었다. 적당한 간에 적당한 맵기, 불고기와 잘 어울린다.
새우장. 맛이 환상이다. 살은 쫄깃하고 간장 소스는 짜지도 달지도 않은 깊은 맛이다. 오랜 동안의 숙련이 배여 있음을 한입에 알 수 있다.
잡채. 어려운 잡채, 모양도 맛도 다 잡아서 냈다. 전라도 잔치에서 빠지지 않던 음식, 밥상을 한번에 잔칫상으로 만드는 잡채, 오늘 잡채가 딱 그 화려한 폼와 맛을 다 살렸다.
열무지가 환상이다. 열무맛이 맹숭거리지 않고 실하다. 적당한 간, 젓갈없이 개운한 맛을 냈다.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음식과 상차림이다. 딱 하나의 흠을 잡으라면 바로 이 코다리. 너무 달다. 제맛이 나지 않는다.
돼지불고기, 맛이 황홀하다. 짜지도 달지도 않고 비게가 적당히 섞인 살이어서 팍팍하지도 않고 부드럽고 풍성하다. 너무 맵지도 않고 간도 잘 맞다. 불판에 내와 온기도 오래 보존된다. 맛과 성의가 다 살아있다.
부추전. 색깔이 현란하다. 아마 일부 부추를 갈아서 넣지 않았나 싶다. 아주 얇게 부쳐 전의 맛을 제대로 내는 데다 고맙게도 부치지말자 내와서 맛의 효용이 제일 클 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 가끔 매콤하게 씹히는 고추의 식감도 맛도 그만이다.
이제 귀족음식이 되어버린 보리밥, 쌀알이 몇 개 보이니 완전 꽁보리밥은 아니다. 조상들이 보면 가난마저 밥상의 재산으로 삼느냐고 핀잔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탄수화물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어 좋다.
청국장이 좋다. 짜지 않고 청국장 특유의 구수한 맛이 제대로 난다.
4. 먹은 후
앞 마당 주차장을 공유하고 있는 서관면옥, 평양음식점으로 어복쟁반을 하는 집이다. 마주보는 맛집이다. 전라도 음식 아닌 다른 곳 음식이 그리우면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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