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제목 : 차.원.의.벽.을.넘.어.서.1
작가명 : 아쿠아리스
E-mail : pearl_kim91@hanmail.net
연재장소 : 판타지 무협 소설방
총편수 : 총 100 편 완결
장르 :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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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http://cafe.daum.net/youllsosul)
차.원.의.벽.을.넘.어.서.-1 (#91~完)
#91
"루칸 제국의 대표, 베트로카 제국의 대표, 크로트 제국의 대표는 대회장에 입장해주세요."
베트로카의 진영의 왕족들은 와와 함성을 지르면서 그들의 대표를 반기고 있었고,
루칸과 크로트의 진영은 침묵으로 휩싸여 있었다. 세 대표가 나타나자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에이스가 아니잖아..?"
"그, 그래... 에이스는 어디..."
왕족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루칸의 진영은 정말로 썰렁했다. 다들 침묵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대표를 응원을 할래도 검은 망토의 남자들 때문에 쉬쉬하는 듯 했고, 그 때문에 썰렁한 듯 했다.
환호성 대신 칼이 철컥거리는 소리가 연신들린다. 다들 굉장히 조용했다.
"부전승으로 올라갈 대표를 뽑겠습니다. 각 대표들은 통에 손을 넣어주세요."
한 소녀가 작은 상자를 가져온다. 하얀 상자에 새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들이 손을 넣자 상자에선 빛이 잠시 나더니 사라진다. 각자 손을 뺐고, 목소리가 울린다.
"루칸 제국의 대표, 부전승!"
다들 조용하다. 침묵으로 감싸듯 아무 말도 없다. 에드링은 대회장의 뒷켠으로 물러나 의자에 앉았다.
에드링의 모습에 꽤나 당황해 했던 다른 대표자들은 에드링이 사라지자 차분해졌다.
베트로카에선 한 건장한 남자가 서 있었고, 크로트에선 마른 여자가 서 있었다.
에드링이 한숨을 쉬고 그들의 시작된 대결을 보는데 누군가가 어깨를 툭툭 친다.
"에드링, 넌 여기서 누가 이길 것 같아?"
티어였다. 티어는 굉장히 관심이 많은 듯 했다. 마치 재밌는 경기를 보는 것 마냥 눈이 반짝인다.
"글세요... 여자 쪽이 아닐까요."
"에에...? 여자 쪽이?"
티어는 굉장히 어이없다는 눈이었고 에드링은 고개를 젓는다.
'한쪽은 검사고 한쪽은 혼령사에요. 왕족이라지만 저런 쪽으로 실력을 닦았다던가...'
'끙... 그래...?'
'실력차이도 엄청나 보이거든요. 허울만 컸지 내실이 부족하면...'
"누구십니까?"
경비를 보는 남자 같았다. 그러자 티어는 헤헤 웃는다.
"저요? 헤... 저 그냥... 참...! 아저씨는 저 둘중에 누가 이길 것 같아요?"
"....네?"
그 남자는 굉장히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티어는 천진난만한 아이마냥 눈을 반짝거린다.
"그, 그게... 전... 맥커리님인것 같네요... 하하.."
"맥커리? 남자요?"
"네. 베트로카의 대표는 맥커리님이시고, 크로트의 대표는 아니크님이시거든요."
"....아..."
티어는 고개를 끄덕였고 남자는 내려간다. 자신이 무엇을 하러 왔는지 까맣게 잊고선 그냥 내려가는 것이다.
티어는 키득키득 웃더니 그 경기를 열심히 관전한다.
처음에는 맥커리가 우세하는 듯 했다. 아니크는 열심히 피하기만 한다. 그러고 보니 아니크는 무기가 없었다.
'왜 피하는 거지?'
티어는 하품을 하면서 전음을 보낸다. 에드링은 그녀를 쳐다본다.
'아니크... 혼령사라고 했었잖아요. 그녀는 이번에 처음으로 올라왔거든요. 저와 같을 거에요.
아무래도 그녀의 공격은 맥커리의 공격같이 그렇게 자잘하지 않은 거에요. 단 한번에 끝내야 겠죠.
리아의 공격을 봤었을 때도.... 혼령같은건 한번에 처리를 하죠. 그런 습관이 아니크에게도 있을수도...
혼령사들은 한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상대가 허점을 나타낼 때까지 보기만 할 겁니다.'
티어는 에드링의 진지한 설명에 입을 벌린다.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가 푸훗 웃는다.
'야... 다시 보겠다?'
티어의 웃는 전음에 에드링은 당황해 한다.
'그, 그냥... 친구가 그런 말을 해주더라고요... 하... 하...'
'리아.. 네 여친이라며? 정말 지내보고 볼일이라니까..'
티어가 미소 짓듯 말하자 에드링은 말이 없다. 아니크는 춤추듯이 그의 공격을 피한다.
마치 다음 행동이 무엇인지 간파하고 있었다는 듯 피하고 있었고 누가 본다면 춤을 추는지 알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다...'
샤이는 조용히 그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하얀 옷의 소년 앞에 춤추듯 적의 공격을 피하는 혼령사 소녀...
샤이는 끙 소리를 내면서 머리를 짚는다. 머리가 아파 죽겠다는 듯 얼굴을 찡그린다.
"어디 불편하십니까?"
"아, 아닙니다."
한 남자가 망토를 벗기려 하자 샤이는 손을 탁 친다. 그러자 남자는 민망해하면서 다시 말한다.
"정말 날 모르는 구나. 샤이."
".......?"
샤이는 뒤를 돌아본다. 세투아다. 샤이의 눈은 동그랗게 떠졌고 그를 쳐다본다.
"헉.... 세투아 형! 여긴..!"
"사제로서 안 와지겠니? 어쩌다 졸지에 빛의 길을 여는 사제가 되 버렸지. 다르카도 왔고 말야. 그동안 잘 지냈니?
참, 그 고양이 아가씨는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어."
"수다는 여전하시네요."
"이번에 루칸의 대표가 바뀌었다더구나."
"제 친구요."
"하... 일행을 만든 거니? 참... 현상범으로 등극한것 축하한다, 샤이."
세투아가 농담으로 말하자 샤이가 찡그린다. 샤이는 그저 이 상황이 어지러울 뿐이었다.
갑자기 관중들이 놀라는 소리가 들린다. 샤이와 세투아는 무슨 일인가 다르카에게 간다.
"무슨 일이죠?"
"크로트 제국의 대표 승!"
샤이는 그제서야 무슨 일인지 알았다는 눈치였고 세투아와 다르카는 놀라는 눈치였다.
"아니크가 이겼어..."
티어가 중얼거린다. 에드링은 후 한숨을 쉰다.
#92
"크로트 제국의 대표와 루칸 제국의 대표는 어서 나와주십시오."
어제와는 달리 크로트 진영 쪽에서는 대회장이 떠나가라 함성을 질러댔고 베트로카와 루칸은 여전히 조용하다.
아니크는 에드링의 특이한 행색에 긴장하면서 그를 본다. 어제와 같이 대결이 시작되는 신호가 시작되자 마자 굉장히 조용하다.
에드링은 가만히 서서 샤인 솔드만 소환한다. 아니크도 어제와는 달리 가느다란 화이트로 솔드를 쥔다.
리아와 달리 그 칼은 푸른 빛을 뛴다. 그건 중급자임을 알리는 빛이었다.
'리아에 비해 한창 떨어지는 혼령사다. 하지만 안심해선 안 돼.'
"에드링도 정말 머리 잘써. 어떻게 망토를 쓸 생각을 하냐?"
세투아가 샤이에게 소근거리며 말하다 다르카에게 찔린다.
"에드리오거 왕자님이겠지."
"하, 하지만.. 본인이 그렇게 불리는 걸 달갑게 생각하나 모르겠어."
세투아가 피식 웃으며 말하자 샤이도 씩 웃고는 고개를 젓는다.
"샤이! 뭐 먹자!"
티어가 뭔가를 들고 샤이에게 온다. 세투아와 다르카는 멍한 표정이었고 티어는 활짝 웃는다.
"샤이, 벌써 친구를 사귄 거야? 유명한 사람이라 역시 다르다니까!"
"누나... 지금 무슨 영화 보러 온 줄 아세요?"
"어머, 왜이래? 영화라니~ 이종격투기! 하하...! 내가 원하던 구경거리라고. 좀 살벌하겠다. 아니크가 혼령사라고 하더라구."
"....역시나... 어제 한번에 이겼잖아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
샤이가 중얼거리자 티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곧 에드링과 아니크의 대결을 본다.
서로 눈치를 볼 뿐 함부로 나서질 않는다.
"오... 에드링 웬일로 진지하게 나오나......?"
"에드링과도 아는 사이입니까?"
세투아가 겨우 티어에게 말한다. 다르카는 세투아에게 눈짓을 하다가 한숨을 쉰다.
"네. 저 에드링과 샤이랑 같이 여행하는 일행이에요."
티어의 말에 세투아와 다르카는 의문이 있다는 표정들이다.
"하... 고향 누나에요. 이름은 스키나 티어구요. 이쪽은 제가 여행 초 만난 사람들이에요.
선라이즈에 가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에요. 이쪽은 세투아, 다르카."
티어는 '아~'하는 표정을 짓다가 반갑다는 듯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한다. 두 사람은 적잖이 당황한다.
"넌 누가 이길 것 같아? 아니크? 아니면 에드링?"
"글세요... 우리는 에드링이 이기는 것만 바랄 게 없잖아요."
"하긴... 그래."
넷은 조용히 경기에 관전한다. 아니크가 갑자기 솔드를 휘두른다. 하지만 아니크가 무언가에 의해 튕겨나간다.
관중들은 말이 없고 숨소리를 죽이며 대결을 본다. 심지어 검은 망토의 남자들까지도 관심이 쏠린다.
마치 투명한 막이 있듯, 아니크가 공격한 건 모두 튕겨 나간다. 에드링은 샤인 솔드를 잡는다.
아니크는 크게 당황한 듯 하다. 쉽게 당할 줄 알았던 에드링이 당하질 않고, 정체불명의 그 투명한 막에 더 놀란다.
검과 검끼리 마주쳐 하얀 빛이 일고, 그 빛이 어두운 관중에게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에드링이 샤인 솔드를 휘두르자 아니크는 위로 솟고, 곧바로 에드링에게로 검을 향해 내리친다.
하지만 에드링도 이에 지지 않고 피해 아니크의 검은 대회장 바닥에 쿡 박혀버린다.
'중급자라지만... 대단한데...?'
"원혼의 악몽!"
아니크가 소리를 치면서 검을 그에게로 향한다. 그러자 검에서 검은 안개가 에드링 주위로 생성된다.
"빛의 정화!"
에드링이 소리치자 아니크는 놀란 듯한 표정이었고 세투아, 다르카도 적잖이 놀란 표정이다.
"왜 그래요?"
"저건 혼령사가 쓰는 기술인데.."
"여친이 혼령사니까 뭐 배웠거나..."
샤이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중얼거렸고 티어도 뚱한 표정으로 경기만 본다. 세투아나 다르카나 놀라는 표정이 가득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에드링은 씩 웃는다.
"장난도.. 큭... 그럼... 정말로 해볼까요? 샤인트래브!"
검은 안개속에서 빛의 안개도 뭉글뭉글 피어오르더니 검은 안개는 사라진다. 안개가 사라지자마자 에드링은 씩 웃는다.
아니크의 표정에는 당황함이 나타나고 그녀는 소리친다.
"도대체 네 정체가 뭐길래....! 빛과 어둠의 춤!"
밝고 어두운 빛들이 엇갈려 에드링의 몸을 구속하고, 아니크는 그제서야 여유로운 듯한 표정이다.
그 빛들이 그의 목까지 이르자 그는 굳은 듯 하다가 샤인 솔드를 땅에 박는다.
땅에 박자마자 빛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빛들도 풀리기 시작한다. 어느새, 빛들이 사라져 버린다.
아니크는 황당하다는 표정이고 에드링은 웃으면서 다시 소리친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샤인 제일!"
이번엔 빛이 고리로 아니크 주위에 형성되더니 몸을 조인다. 아니크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일그러졌고, 에드링은 웃는다.
"....끙.... 항복..!"
"....수고하셨습니다."
에드링은 고개를 숙여서 아니크에게 인사를 하고, 아니크도 당황해 인사를 한다.
"루칸 대표의 승리! 우승자는 루칸 제국의 대표... 입니다!"
진행자는 에드링의 이름을 몰라서 그런지 어색하게 끝내버린다. 아니크가 에드링에게 말한다.
"그 망토 벗어도 되지 않나요? 죄인도 루칸토에서 이기면 면죄인데."
에드링은 당황한다. 그러자 다른 관중들도 소리친다.
"사실이에요? 이기면 면죄되는 거?"
샤이가 당황해 하면서 말한다. 그러자 세투아와 다르카는 끄덕인다.
"사실이야. 그러면 현상범 졸업하는 거냐? 아쉽게 됬네?"
"맞아. 스릴 있었는데."
티어의 말에 샤이는 인상을 찌푸리고 세투아와 다르카도 마찬가지다. 관중들이 소란스러워진다.
에드링의 얼굴을 보고 그러는 것이었다. 갑자기 에이스가 뛰쳐 나온다.
"너냐!"
"태자 전하. 황공하옵니다. 전 저대로 볼 일이 있어서.... 샤이!"
"응?"
샤이가 손을 흔들자 에드링은 그쪽으로 간다. 에이스는 놀란 눈으로 그들을 본다.
"그럼 분신이... 저 친구....?"
"분신이라뇨. 그러면 섭섭해 합니다. 저는 그저 저 친구를 고향에 데려다 주려는 것 뿐이니까요."
에드링이 사라지자 에이스는 분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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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의 수장을 찾아 그 힘을 풀지리니, 그대들에게 길이 열리리라."
심판의 성전에서 대천사에게서 나온 말은 고작 이 한 문장뿐이었다. 그것때문에 에드링과 샤이는 투덜투덜거리고 있었고,
세투아와 다르카는 어리둥절한 표정뿐이었다. 일행이 두명으로 더 늘어난 것에 대해 월터는 당황해 하고 있었고,
단지 에드링이 현상범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에서는 기뻐할 뿐이었다.
"제길... 타임이 어딘지도 가르쳐 주지도 않았으면서... 그럼... 어디로 가야하지?"
"대천사 아저씨가 자이나 테린 쪽에 가면 해답이 있을 거랬으니까.. 가야지!"
샤이가 화가 아직도 풀리지 않는듯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다.
"그럼... 자이나 테린으로 출발!"
#93
"여기서 내려줘요."
샤이가 말했고 세투아와 다르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패미르가는 멈췄고, 세투아와 다르카는 내린다.
"왜그래요? 오랜만에 만나서 그렇게 그냥 가버리고."
"여기서 내려야 했거든. 그리고 어제 나타샤와 가티가 여기에 있다고 신호가 왔거든."
"그래요? 그럼 잘 가요."
세투아와 다르카가 사라지고 그들은 손 흔들어 주다가 다시 패미르가는 출발한다.
그런데 에드링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월터는 이미지 세이버로 자꾸 뭔가를 살피다가 에드링을 쳐다본다.
"왜 그래요?"
"아.. 그냥... 카오스.... 때문에......"
"혼돈?"
샤이는 뚱한 표정으로 말하고, 에드링은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젓는다. 월터가 말한다.
"에드링님과 무슨 관계되는 분인가요?"
"응. 나와 나이가 같은 형제야. 아버지의 셋째 후궁이 나은 아들이야. 나랑 나이가 같지.
뭐 우리 나라야 나은 순으로 왕위를 물려주는 게 아니라 능력이랑 자질로 물려주는 거니까 그건 상관 없지.
카오스는 에이스 바로 뒤를 잇고 있지. 그런데 그 녀석은 어찌된 머리인지 날 노리고 있어.
게다가... 지금 자이나 테린을 다스리고 있단 말야."
"정말 카오스란 녀석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왜 널 노리냐? 정말 너도 무슨 죄를 지은 거야?"
샤이가 화를 버럭내면서 에드링에게 다그친다.
"에디슨인가 에이스 과잔가 하는 놈은 거액에다 네 목을 걸지를 않나, 혼돈인지 빅뱅인지 하는 놈은 널 노린다고...?
둘다 미친 것 아니냐고! 또 다른 이상한 놈이 너 노린다고 설치는 건 아니지?"
샤이가 화가 나서 말이 길어지고 목소리도 커진다. 거의 입에서 용처럼 불이 나올 것 같다.
티어는 월터를 툭툭 치면서 '어떻게 해봐'라는 듯 고갯짓 했고 월터는 고개를 흔든다.
"그래도 나은 편 아닌가? 현상범도 졸업하고 요즘은 그런 전단지도 사라졌잖아.
카오스만 잘만 피해 다니면 되는 거고. 자, 자이나 테린 입구야. 여기서부턴 걸어가자고."
티어는 기세좋게 그들을 밖으로 내보냈고 그러고 나서 패미르가를 구슬에 넣곤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그래...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카오스도 결국은 인간인데 어떻게 하기나 하겠어?
축지법 그런거나 쓰겠냐고? 카오스가 뭐... 마법을 안다면 대략 난감이지만 말야."
파이보로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하지만 일행들은 표정이 아주 적나라하게 어둡다.
자이나 테린은 웬지 마을이 굉장히 활발하였다. 다른 마을 보다 유난히 부산스럽고 밝은 느낌이 든다.
샤이는 왜저러나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눈이 둥그렇게 떠진다.
"저길 봐!"
샤이의 말에 일행들은 군중들에 떠밀려 잔뜩 모인 데로 간다. 그 사람들을 모은 건 다름아닌 소녀였다.
소녀는 집시를 따라 온 듯 했다. 옆에는 여자가 춤을 추고 있었고 또 소년도 춤을 추고 있었다.
다들 여자와 소녀의 춤에 정신이 팔려 있었고, 소녀와 여자의 춤은 상당히 매혹적이었다.
여자는 펄럭거리는 긴 치마를 입고 있었고, 소녀는 바지에 반팔 웃옷을 입고 짧은 머리카락이었다.
소녀는 마치 남자 아이의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굉장히 아름다웠다. 집시가 춤을 멈추고 소녀에게 모자를 쥐어주자,
소녀는 모자를 사람들에게 내밀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동전을 던진다.
샤이는 좀 당황한 듯한 표정이었다. 갑자기 소녀가 자신을 봤던 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흔든다.
'휴... 그럴리 없지... 어쨌든... 책에서나 읽던 집시를 이런데서 보다니...'
"샤이! 우리 식당에 가자!"
"어? 응!"
일행은 식당에 갔다. 식당은 북적거렸다. 그들은 오랜만에 사람들의 활기를 보는 듯 했다.
이태까지 사람들이 많은 곳은 피해다녔고, 티어의 요리로 끼니를 때웠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맨 구석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여기에 온지도 정말 오래됬어. 한 세달 정도 될려나? 어쨌든 정말 재밌지 않니? 나중에 돌아갈때 어떻게 하나 몰라."
"그래요. 그래도 빨리 돌아가고 싶어요. 다들 찾을 텐데..."
"하긴.. 그 생각을 못했어."
"저기요."
어디서 들리는 목소리에 일행들은 그냥 무시한다. 자신들을 부를 사람들은 없을 거라 여긴 것이었다.
솔직히 자이나 테린에 아는 사람이 어딨는가. 샤이는 그저 에드링과 티어의 실랑이를 듣는다.
"저기요."
"..?"
샤이는 고개를 돌린다. 집시와 같이 춤을 추던 소녀였다. 샤이는 움찔한다. 더욱 놀란 건 목소리였다.
중성적인 목소리에 잠시 놀라 그 소녀를 쳐다본다.
"왜 절 무시한 거죠?"
"네..?"
"절 무시했잖아요."
"죄송합니다."
샤이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정말 미안한 감이 들어 사과를 하자 소녀도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아... 네... 같이 합석해도 될까요?"
"네. 앉으세요."
그러자 집시와 함께 동석한다. 금방 티어와 에드링은 말이 없어진다.
"죄송합니다. 제 조카녀석이 좀 퉁명스러워서 말이에요. 이 녀석이 그래도 남자라고... 자존심은 있어서..."
"네....?"
일행은 말이 없어진다. 집시는 무슨 일인가 그들을 살핀다.
"저, 남자인데요...? 왜 그러시죠?"
소녀, 아니 소년이 기분 나쁘다는 듯 그들에게 다그친다. 옆에 있던 월터도 적잖이 당황한다.
갑자기 월터가 울컥하자 소년과 집시가 놀라고 다른 일행들은 피식 웃는다.
'하... 하... 월터 자기 동지보는 느낌일 거다... 하하....'
-그래... 잘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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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어딜 갈거에요? 저희들은 자이나 테린에서 좀 머물건데."
집시가 말하자 일행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같이 지내죠. 저희가 여관 잡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남자 넷에 여자 셋?"
에드링이 계산하자 집시와 소년은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월터를 가리킨다.
"월터도 남자에요."
샤이가 조용히 말하자 그들은 좀 당황하는 듯 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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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링과 샤이는 소년, 아니 미카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월터도 눈빛을 반짝이면서 듣고 있었다.
"여긴 지하도시가 하나 있어요. 저와 이모는 그 지하도시에 오려고 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자이나 테린에 한 감옥이 있는데 엄청 커요. 그 감옥에서 나온 사람은 정말 없었어요.
다들 죽어버렸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산 사람이 산 사람이 단 한명 있었는데, '에리스'란 사람이죠.
그 사람은 마법사였대요. 어쨌든, 저는 그 감옥안에 있다는 지하 도시의 입구를 찾기 위해 왔어요.
그 곳에 제 아버지가 산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에드링과 샤이는 하품을 하였고 월터는 진지하게 미카엘에게 말한다.
"그런데 그 지하도시의 이름이 뭐라고 하던가요?"
"'타임'. 카뮴에서 왔거든요. 하지만 그걸 들은건 어느 고서적이었어요. 저만 읽을 수 있었죠."
미카엘의 말에 에드링과 샤이는 놀란 듯 그를 쳐다봤고, 그는 당황해 한다.
"그, 그건.... 우연히 책을 본 거였어요.. 정말이에요..."
"그, 그래...? 괜찮아... 그냥.... 어떻게 타임이 있는 곳을 알고, 그 힌트를 말하고도 사나 말야.."
"그렇네요. 다른 사람에게도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몇번이나 입이 거짓말처럼 붙어서 제대로 안 나왔거든요."
"그럼... 자이나 테리의 감옥으로 가야하나...."
"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건 희박하고, 그 입구를 찾는 것도 힘들어요! 정 가시고 싶다면 제가 이걸 드릴 게요. 도움이 될거에요."
그의 표정은 아주 진지했다. 그가 내민 것은 작은 돌맹이였다.
#94
돌맹이. 에드링과 샤이는 그것을 보면서 고민에 빠진다. 평범해 보이는 한낱 돌맹이 하나가 뭐가 뭐가 도움이 될건가.
"그런데... 넌 자이나 테린의 감옥에 들어갈거냐?"
"그걸 찾는다는 확률도 적은데 그렇게 수고를 해야 겠나?"
에드링이 중얼거리자 샤이는 미카엘에게 고맙다고 하면서 돌맹이를 받아든다.
"혹 모르니까 우선 가지고 있자. 어쨌든.... 들어가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 아닌가 해.
확실히 돌아가기 전에는 몸이라도 사려야지... 그런 어둠침침한 곳에서...."
샤이의 말에 에드링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
"에드리오거 왕자께서 지금 자이나 테린에 당도하셨습니다."
"그래?"
푸른 머리카락의 소년이 중얼거린다. 그 소년은 줄무늬의 죄수옷을 입고 있었다.
그 소년은 덩치의 죄수를 빤히 쳐다본다. 그러다가 조용히 말한다.
"그럼 에드링을 잡아. 길거리에서든. 그럼 널 자이나 테린에서 추방시켜 주겠다."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
죄수는 좋아라 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소년은 피식 비웃듯 웃다가 푸른 과일을 베어 먹는다.
.
"이번 루칸토의 우승자가 나왔습니다, 황제 폐하."
"그래?"
황제는 정육각형의 판에 말을 놓다가 그레이를 쳐다본다.
"네. 이번에 우승자는...."
"뭐, 보나마나 에이스가 아니겠는가. 아니면 맥커리라던가."
황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판을 보고, 켄트로가 말을 놓자 얼굴을 찡그린다.
"결승전에 올라간 후보가 달라졌습니다."
"끙... 그럼 크로트 제국에서 이긴 건가?"
황제가 말을 쥐었다 놓으며 한숨을 쉰다.
"황제 폐하!"
그레이가 좀 큰 소리로 말하자 황제는 정신을 차린듯 그를 쳐다본다. 황제는 말하라는 듯 고갯짓을 하였고 그레이가 말한다.
"우리 나라에서 나간 대표와 크로트 제국의 대표가 달랐습니다."
"무슨 이야긴가?"
황제가 의아하단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고, 그레이는 말한다.
"우리 나라의 대표는 에드리오거 왕자님이셨고, 크로트 제국의 대표는 아니크 공주님이셨습니다.
그리고 우승자는 에드리오거 왕자님이셨습니다. 그리고 또 어디론가 사라지셨죠."
"끙.... 그런가..."
황제는 한숨을 쉬더니 그레이가 내미는 문서를 본다.
"하지만 루칸토가 세상에 전부는 아닌것 아닌가? 솔직히 누가 지고 이긴다 해도 다음 대회에서 이기면 그만인 것을."
"황제 폐하. 지금 잘못 듣고 계십니까? 이건 중요한 문제입니다. 루칸토로 앞으로의 번영을 점치는 것이고 올해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에드리오거 왕자님께서 대회장에서 나타나셨단 말입니다!"
"뭐?"
황제는 그제서야 알아들었다는 듯 그를 쳐다봤고 그의 표정엔 그제서야 의아한 표정이 드러난다.
그레이는 한숨을 쉬었고, 황제는 아직도 쇼크받는 표정보다는 의아한 표정이다. 황제는 그를 가보라고 한다.
그레이가 사라지자 황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저러는 것이오? 대회는 에드리오거도 이길수 있는 것 아닌가?"
"폐하. 너무 가벼이 대하십니다. 그레이 학사님의 말씀도 맞으십니다. 너무 태평하신 것 같습니다."
"끙.... 어쩌란 말이오. 그냥 관습적이 대회가 어쩌다 이렇게 가식적으로 변했는 것이오.
하긴.. 나라고 놀라지 않았겠소? 허.... 에드리오거가..... 그 대회에..."
".....제가 생각해도 왕자님의 본심을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말이오... 나도 모르겠단 말이오....."
그들은 말이 없다.
.
"여기는 아무도 못 나간다는 지옥의 감옥, 자이나 테린의 감옥이다."
샤이와 에드링은 당황한 표정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엄청난 덩치의 남자도 꽤나 당황하는 표정이다.
파란 머리의 소년만이 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샤이와 에드링은 자신이 왜 잡혀왔나 그게 당황한 것이었고,
이 덩치의 남자는 자신이 데려와야 할 대상이 둘이였다는 사실에 아주 황당해한 것이었다.
물론 소년도 처음에는 놀랐지만 금방 마음을 가라앉힌 것이었다.
"네가 그 혼돈인가 빅뱅인가 하는 녀석이야?"
샤이가 바락 소리를 지르면서 말한다. 소년은 무슨 말인가 하다가 하하 웃는다.
"그렇다. 카오스 토아르. 에드링이 그런 말을 하던가?"
"쳇... 에드링이고 뭐고... 내가 정말 너희들 때문에...!"
샤이가 자신을 잡고 있는 남자들을 밀치고 라이트 에리어를 뽑는다.
'...앗!'
샤이는 잠시 머리에 통증을 느끼면서 라이트 에리어를 놓고 만다. 라이트 에리어는 빛으로 변해 다시 칼집에 들어가 있다.
"샤이! 왜 그래?"
에드링은 당황하고 카오스마저도 당황해 한다. 그러다 카오스는 소리친다.
"이 둘을 지하 감옥에 가두어라!"
#95
"큰일났어요! 이모!"
"웬 호들갑이니?"
집시가 미카엘에게 야단을 치면서 말한다. 티어와 파이보로, 월터는 궁금해서 그를 쳐다보자, 그는 말한다.
"에드링형이랑 샤이형이 자이나 테린의 감옥에 갇히게 됬어요!"
"뭐?"
집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티어도 놀란다.
"도대체 어째서? 그 녀석들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모르겠어요! 어떤 아저씨가 두 사람을 둘다 쓰러 뜨리고....!"
"이봐! 도대체 무슨 일인 거지? 그럼 지금 두사람 감옥에 있단 소리잖아? 드디어 일났네, 일났어."
티어가 중얼거리듯 말하자 집시와 미카엘은 그녀의 반응에 더 황당해 한다. 도저히 모르겠단 표정이다.
아무 태평하게 '일났네, 일났어'를 연발하는 그녀의 배짱에 그들은 말이 없었다.
월터가 티어를 잡고 흔든다. 정신 차리라는 듯 흔들자 티어는 그제서야 패닉상태에서 벗어난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요! 빨리 빼내야죠! 거긴 아무도 나오지 못하는 곳이라고요!"
"그럼 지금 그 감옥으로 쳐들어 가잔 거야? 거기 무시무시한 아저씨들이 많을 텐데? 내가 그 사람들을 쓰러뜨려?"
티어가 비꼬듯이 말하다 표정이 찌푸려진다.
"그런데... 자이나 테린에 왜 그런 무시무시한 감옥이 있는 거죠? 정말 보기엔 아주 밝고 그런 감옥따윈 없을 것 같았는데?"
"카오스의 어머니인 셋째 황후가 만들어놓은 것이에요. 자신들에게 해가 되는 이들을 가두기 위해."
집시가 대답한다. 그러자 다들 말이 없어진다.
"난 그녀를 잘 알죠. 내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에서 유명했거든요. 귀족집 따님이 누구를 넣었다, 누구를 넣었다...
어쩌면 에드링과 샤이 이번에 카오스 왕자님의 목표물일거에요. 그녀가 했던데로 그대로...
때로는 일부러 감옥 안에 들어가 그들을 두고두고 죽을때까지 괴롭힌다고 들었어요."
"....아주 악독한 곳이네요...."
월터는 중얼거렸고 다른 사람들은 말이 없다. 티어는 끙하고 있다가 조용히 말한다.
"그러면... 어쩔수 없네... 그런다고 친구를 잃을수 없잖아. 어떻게 해서든.. 구해내야 할 거야...."
"그럼... 어떻게 한다죠?"
월터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티어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힘으로 안되면 머리를 써라는 말이 있잖아! 그들이 아무리 힘이세도 머리는 우리를 따라오지 못할 거야!"
.
"빛속에서 찬란히 살아 있던 자들은 여길 버티질 못한다. 진정한 어둠을 맛보지 못한 이상."
카오스가 중얼거리면서 까만 바닥을 바라본다. 한 남자가 다가온다.
"카오스 왕자님, 지하 감옥에 이송했습니다."
"...그래?"
카오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어선다. 그러고는 지하로 내려가는 층계를 걸어 내려간다.
샤이와 에드링이 투닥투닥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철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지하를 울리고, 카오스는 놀라는 표정이다.
"왜 이리 소란스러운 거냐!"
"이봐! 너야말로 죄없는 사람 왜 끌어다 넣냐! 누가 외계인 아니랄까봐 머리가... 웁... 야......!"
에드링은 급히 샤이의 입을 틀어막았고, 샤이는 아직도 화난 용마냥 팔을 휘두른다.
"슬립!"
샤이는 잠잠해지고 잠이 들듯 쓰러지고 만다. 에드링은 카오스를 쳐다본다.
"도대체... 왜 날 노리고 있는 거지...? 차라리 에이스나 다른 녀석 건드리는게 더 편하지 않아?
순위로 따지자면 마지막인 나에게 그런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주는 이유가 뭐냐?"
에드링이 잔뜩 비꼬면서 카오스에게 조용히 말한다. 그러자 카오스는 피식 웃는다.
"웃어도 상관 없어.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러는 건지, 내가 어떤 곳에서 너에게 무슨 찍힐 짓을 했는지,
어디에 심기를 건드렸는지 제발 확실하게 말을 해봐란 말이다."
"....모두들 순위에 속아나는 걸 아나 모르겠다... 난 이미 네 실체를 알아버린 이상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
"내 실체?"
에드링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카오스를 본다. 카오스의 입꼬리는 싹 올라간다.
"네 머릿속은 마치 안개와 같아서 실체를 추려보려면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너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불쾌한 느낌...! 정말 싫었다....! 만약 그뿐이라면 내가 피하는게 편하겠지."
"도대체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이야?"
에드링이 소리치자 카오스는 씩 웃는다.
"괜히 하는 말 같나. 나도 두말하긴 좀 힘들지. 여긴 너와 나밖에 없다. 그러니 솔직해져버려.
네 본심을 알고 있는 이상 속으려 해도 속아지질 않는단 이야기다."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하고 있네."
에드링이 비꼬면서 카오스의 말에 반박하지만 그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는다.
"왕족들에게는 중요한 의식... 빛의 의식을 아는지 모르겠다."
"......!"
에드링은 카오스를 쳐다본다.
"난 아직까지 판결 내용을 잊지 못하고 있다. 넌 앞으로 빛을 지키고 수호할 것이다.
그리고 난 어둠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어둠의 지배자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어둠의 아이를 언젠가 큰 화를 불러올 것이다. 화근을 잘라버려라."
"........."
카오스의 표정에는 깊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살기위해 열심히 한 것 뿐이지 황제 따윈 관심도 없어. 그래서 자이나 테린의 감옥에 있는 것이고...
어쩌면 그 판결 내용이 괜히 나온 건 아니겠지..... 안 그래.....?"
에드링은 얼굴이 굳어진다.
"나도 그게 헛개비가 아님을 알아버렸고, 너도 알 것이라 생각해... 그 후 이야기쯤.... 안해도 되겠지...?"
에드링은 말이 없다. 카오스는 다시 온화한 표정이 된다. 그러다 다시 음산한 목소리로 변한다.
"에드링, 난 널 증오한다. 그리고 난 널 죽일거다. 넌 날 이기지 못해. 너에겐 죽음 뿐이다.
카론.. 누군지 알기나 아나? 내 동생이지... 네 녀석 덕분에 쫓겨 겨우 카뮴의 수장의 아들이 되어,
작은 왕국의 왕자가 되고 그 빌어먹을 저주를 받아서 발전도 희망도 없이 살수 밖에 없는 불쌍한 녀석.
물론 지금 빛의 지역에 있지만, 그 녀석은 진정한 어둠을 품고 있던 자였지...
네가 그랬지.....? 뭐가 잘못된 거냐고....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
처음부터..... 이 세상에서 너와 난 함께 공존해서는 안될 운명이었단 말이야!"
카오스의 목소리가 지하 감옥을 쩌렁 울린다. 에드링은 카오스의 눈에 뭔가 반짝이는 걸 발견한다.
하지만 카오스가 재빨리 지하 감옥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그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눈물..... 이었나......"
#96
"너희들이 새로 들어온 죄수들이냐?"
한 마른 남자가 그들을 훑어보며 말한다. 다들 줄무늬 죄수 옷으로 흑백으로 얼룩덜룩한 것 같다.
샤이와 에드링도 그들에 끼어 얼룩말 무리마냥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마른 남자가 보자 아주 뚱뚱한 남자가 픽 웃는다.
말이 픽이지, 그의 커다란 입에선 입이 씰룩거리면서 미량의 침도 나오고 있었다.
"쌍둥이잖아. 도대체 쌍쌍이서 무슨 짓을 했길래 그러는 거냐? 하하... 너희들 신고식을 치뤄야지, 안그렇냐?"
뚱보가 말하자 다른 죄수들은 찬성한다. 샤이와 에드링은 얼굴이 굳는다.
'저 뚱보.. 마음에 안든단 말야... 정말 확 저사람들 갈무리 시켜 버려?'
'샤이... 참아.'
에드링의 말에 샤이는 부글부글 끓어오는 속을 다스리면서 끙 한숨을 쉰다.
그들의 반응에 의기양양한 뚱보와 뼈다귀(비쩍 마른 남자)가 하하 웃는다. 뚱보는 멋있게 한번 웃어보려다 넘어지고 만다.
뭔가 쪽팔린듯 괜히 샤이를 탁 친다. 하지만 그때 넘어져 버린건 샤이가 아니었다. 그건 뚱보였다.
샤이는 아무말없이 주먹을 폈고, 다른 죄수들은 놀라 얼굴이 사색이 된다. 에드링은 못말리겠다는 듯 이마를 짚는다.
"다음 사람! 나와!"
"휴.. 누가 널 말리겠냐..."
에드링은 은근히 말리는 척 하다가 자신도 주먹을 휘두른다.
그날, 수많은 죄수들이 쌍둥이(?) 소년에게 눈치를 보는 이상한 현상(?)을 볼 수 있었다.
.
"참 수고하세요~"
한 망토를 두른 여자가 아양이 섞인 목소리로 감옥 입구에 서 잇는 문지기에게 다가온다. 문지기는 잠시 움찔한다.
"어머~ 왜 이러세요~ 홍홍~"
여자는 콧소리를 섞어가면서 문지기를 유혹하는 눈빛으로 본다. 한쪽 문지기도 여자를 보고 입이 벌어져 좋아라 한다.
"아잉~ 힘드실텐데... 술 한잔만 드시죠~"
"...흠...! 그, 그럴 수 없소."
문지기는 잔뜩 목소리에 힘을 넣으면서 말한다.
"오빠앙아~ 아잉~"
옆에서 같이 따라하던 여자는 그 여자를 보고 굉장히 띠꺼워 하는 표정이었고,
그 여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애교를 떨어댄다. 문지기는 결국은 여자의 술을 받아 마시고 만다.
그러자 둘다 거의 동시에 골아떨어지고 만다. 망토를 쓴 여자들은 망토 모자를 벗는다.
"티어, 정말 네 연기는 연기 대상감이야."
"왜 그래요? 어떻게든 구하면 되잖아요. 하긴 나도 웬지 닭 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헤헤."
"빨리 어서 문지기 옷 바꿔 입자."
"네!"
티어와 집시는 두 남자를 숲으로 끌고 들어간다.
.
"이번에 새로 들어온 죄수말야."
"아... 지하 감옥의 죄수들?"
문지기들이 교체를 하다 이야기 한다.
"난리났지. 그 꼬맹이들이 다른 죄수들을 모두 때려눕혀서 다들 병신 됬다고. 이번에 너희들이 그쪽 담당이야. 조심해."
"알았네."
티어는 얼른 집시를 데리고 잽싸게 들어간다. 문지기들은 갸웃거리다가 다시 보초를 선다.
"티어, 정말 머리가 좋네? 얼른 가자."
"킥... 알았어요!"
.
"에드링, 여기는 좀 편한가?"
카오스가 피식 웃으면서 에드링이 있는 감방에 들어온다. 에드링도 여유있는 표정이다.
"편하고 말고. 밥 세끼 제때 주지, 잠 잘 곳 찾을 필요도 없지, 뭐 좋잖아? 뭐, 밖에 있을 때도 그런 고민은 안한다만."
"변함이 없군. 다들 하루를 살고 나면 늘 불안한 표정을 짓던데... 넌 아주 여유있어 보이는 군."
"여유야 많지. 하지만 여긴 무슨 기운에선지 힘을 쓸 수가 없겠더라구~"
에드링은 웃는다. 뒤에서 그들을 보던 샤이는 에드링의 말에 혀를 내두른다.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당연하지. 이 곳은 어둠의 기운으로 가득찬 곳이니까. 네 빛의 힘따위가 이겨낼 곳은 아니거든.
여긴 빛의 힘을 누르고 세워진 어둠의 공간이다. 그런데 네가 잘 설칠수 있을 것 같아? 큰 착각을 했군 그래."
"그래, 큰 착각. 어쨌든 여기까지 행차를 다하고, 무슨 일 있냐?"
"너무 여유로운게 아닌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이야기 해줄까?"
갑자기 에드링의 표정이 굳어진다.
"내 생각엔 너에게 알맞은 처방은 죽이는 것이지만... 더 고통을 주기 위해선 그러면 안되겠지... 안그래...?"
"...무슨 말을 하려고 여기 온거지?"
샤이가 조용히 말한다. 그러자 카오스는 웃는다.
"....모르겠나? 난 오늘 에드링에게 하나의 제안을 하기 위해 온 것이다."
카오스는 좀 뜸을 들이더니 조용히 말한다.
"앞으로의 계획부터 알려줘야 겠지....? 여기 있는 모든 죄수들은 운 좋아서 살아있는 죄수들이지.
다른 죄수들은 어떻게 되 있는지 아나? 원혼의 숲에 물어봐라. 숲 어딜 가든 '자이나 테린'하면 몸을 떨거다.
알겠지? 다른 죄수들은 이미 죽여버렸다. 물론 내 눈 앞에 거슬리고 죽여버리고 싶은 자들을 그냥 죽여버리지 않았지.
어떻게해서든 괴롭게, 공포스럽게 죽였다. 그들의 절망스러운 표정과, 괴로워 하는 몸짓에 즐거워 하며..."
"........."
"한가지 제안을 하지..."
카오스는 조용히 말했다. 에드링은 말없이 그를 쳐다본다. 카오스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하게 말한다.
"나에게 빛의 힘을 준다면..... 난 너에게 자유를 주겠다...... 죽음인지, 자유인지는 너의 선택이다....
물론 살고 싶겠지...? 안그래....? 생각의 시간을 주지... 내일 밤까지 생각해라....
뭐... 일찍 아주 괴롭게 죽어버리는 것도 괜찮겠지....... 어차피 그 힘을 손에 넣어버릴 테니까...."
".....!"
에드링은 카오스를 굳은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카오스는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97
어두침침한 지하 감옥. 한 소년이 작은 개(?)와 고양이를 안고 숨어 있다.
"미카엘!"
"네?"
미카엘은 조용히 티어와 집시에게 뛰어갔고, 그들은 얼른 숨는다. 미카엘은 몸을 부르르 떤다.
"감옥에 와보기는 처음이에요."
"나도 떨려. 나도 경찰서도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어쨌든... 에드링과 샤이는 지금 지하 감옥 제일 끝방에 있어.
죄수들의 감방은 철문으로 되 있어서 지나간다 해도 입만 다물면 모를 거야."
"네."
티어는 조용히 지하 감옥의 입구를 열었고, 그들은 얼른 들어간다. 죄수들이 자고 있는지 다들 조용했다.
티어와 그들은 조용히 걷기 시작했다. 파이보로와 월터는 미카엘의 품에서 내려와 주위를 둘러본다.
'너희들 동물로 변할 수 있었어?'
=火원래 처음엔 다 이런 모습이라고. 월터는 늑대 새끼(?), 난 고양이!
=月전 왜 늑대 '새끼'가 되는 것이고 파이보로는 고양이가 되는 거죠?
-아무렴 어때. 그럼 '개'라고 해둬야 하나?
그들이 쓸때 없는 실랑이를 벌이자 티어는 그들에게 압박을 준다. 티어는 얼른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다.
'...어....?'
티어는 뭔가가 있다는 걸 느끼고 지나쳤던 자리로 간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이상하다..... 분명히... 있었는데...'
"누나!"
미카엘은 조용히, 그리고 다급하게 티어를 부른다.
"이모가 사라졌어요!"
"무슨 소리야!"
티어가 주위를 둘러본다. 정말 집시가 사라졌다. 티어는 순간 뭔가가 보인다. 맨 구석 아래로 통하는 계단...
티어는 조심스럽게 그 쪽을 다시 본다. 정말 아직도 있다. 어두운 계단이....
"아까... 저 계단이 있었니?"
"어디요?"
미카엘은 무슨 말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티어를 쳐다봤고, 티어는 구석을 가리킨다.
하지만, 미카엘은 보이지 않는다는 듯 헤매고, 티어는 그를 끌고 구석에 가리킨다.
"안보이는데요."
"아냐. 있어."
"티어 누나. 혹시 환상이 아닌가요? 이 감옥은 지하 1층밖에 없어요."
"아냐. 계단이 있다고. 분명해! 네 이모도 이 계단을 따라 내려갔을 거야. 이 계단 아래 뭔가 있을 것 같아.
월터, 파이보로! 우리 내려가 보자. 참, 이메진, 아래 뭐 있는지 좀 살펴봐."
-알았어.
이메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단 아래로 내려간다.
시간이 좀 지난다. 티어는 조바심을 내며 계단을 내려다 보았고, 곧 이메진이 나타났다.
-아래에 있어. 이 계단 아래에 큰 문이 하나 있는데, 그 앞에 집시 아줌씨가 있다고.
'좋아.'
티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카엘을 끌고 아래로 내려간다. 파이보로와 월터도 따라 들어간다.
미카엘은 굉장히 겁을 먹은 듯한 표정이었고, 티언은 굉장히 담담했다.
그들이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마자, 그 계단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
"이 계단... 좀 이상하단 느낌이 들지만... 웬지... 정말 뭔가 있을 것 같아."
"....그럴까요...? 티어누나... 대단해요! 제 눈엔 아무것도 안 보였거든요."
"나도 처음엔 안 보였어."
티어는 픽 웃고는 그를 잡고 계단을 내려갔고, 월터와 파이보로는 뒤따랐다.
"이모!"
"미카엘!"
"이 문은 뭐에요?"
"'타임'의 문 같아. 아무리 열려고 해도 안 열려서 그만 포기하고 말았어. 열고는 싶었지만..."
그러자 티어는 끙 소리를 낸다. 티어는 한번 문을 보더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뒤적인다.
티어는 열쇠를 꺼내더니 문에 있는 열쇠 구멍에 밀어넣는다. 티어가 열쇠를 넣자, 문이 철컥는 소리가 들린다.
집시와 미카엘은 놀란 듯 티어를 바라보고 있었고, 티어는 조용히 말했다.
"역시... 잠겨 있었나봐요. 이제 열릴지도 몰라요."
티어가 열쇠를 빼고 문을 열려고 하자 쉽게 열린다. 티어는 잔뜩 힘을 주고 밀려다가 쉽게 열리는 바람에 넘어지고 말았고,
집시와 미카엘, 파이보로와 월터, 이메진은 자신 앞에 놓여진 풍경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여러분은 '타임'에 선택을 받은 자 입니다. 모두 들어오십시오."
.
"차원의 문을 찾으러 왔다..."
장로는 중얼거리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티어는 조바심이 나는지 장로를 쳐다본다.
"그건.... 타임의 수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타, 타임의 수장요? 그럼 그 수장은 어디 계시는 거죠?"
티어가 다급하게 장로에게 말하자 장로는 한숨을 푹 내쉰다.
"무슨....사정이라도 있는 건가요....?"
장로는 티어를 보다가 겨우 말한다.
"이미 수장은 100년전에 사라졌고, 자유롭게 다니게 된건 정령들뿐이다."
"무슨 소리죠? 그러면 저와 샤이는 어떻게 여기를 넘어오게 된 거죠?"
티어가 다그치자 수장은 겨우 말을 한다.
"말그대로란다. 이미 수장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다. 이미 200년전에 돌아가셨고, 수장의 대는 100년전에 끊어졌거든."
"그럼... 그 핏줄에서만 차원의 문을 열수 있다는 거에요? 그러면, 에드링은요? 샤이는? 그럼 왜 난..?"
"티어..."
집시는 티어를 진정시켰고, 티어는 흥분한다. 장로는 한숨을 쉰다.
"나도 도와주고 싶다. 하지만 지금 여건이 안되지 않나.... 그러나...
에드링이 차원의 벽을 왔다갔다 할적은 분명히 가능했지. 수장이 없이도...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갑자기 차원의 문에 문제가 생겼지. 이젠 정령도 힘들 정도로.. 그렇지만... 그후에도.....
네가 그 차원을 넘어왔다면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닐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을 모른다는게.. 지금 문제지.."
수장의 한숨에 티어는 우울해 한다.
"하지만... 이 곳은 차원의 문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니, 어쩌면 돌아갈 수도 있을 거다."
수장의 말에 티어는 그제서야 알았다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제가 찾겠어요!"
장로와 집시는 티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티어도 담담한 표정으로 창밖으로 보이는 타임의 경관을 바라본다.
#98
"장로님, 미첸씨가 쓰러졌습니다!"
한 남자아이가 다급한 듯이 장로에게 말하고, 장로는 놀란듯 하다.
"미첸이? 어쩌다가!"
"미첸이라고 했어요?"
세사람이 동시에 놀라 말을 한다. 장로는 집시와 미카엘 두사람을 보았고, 집시와 미카엘은 당황하는 듯 했다.
"당신들이 아는 사람이오?"
"제 아버지에요!"
미카엘이 소리친다. 장로는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고, 미카엘은 안절부절 못한다. 미카엘은 티어와 밖을 번갈아 쳐다본다.
"티어 누나.....! 어쩌죠....? 아빠가 있다는데.. 난 피해만 되고... 샤이도 도와주지 못하고....."
"괜찮아! 그래... 차원의 문을 찾는 것, 샤이, 에드링 꺼내는거, 둘째 치더라도 얼른 앞에 있는 불씨는 꺼야 할거 아냐!
그냥 신경쓰지 말고 아빠한테 가야지! 후회할 선택은 하지마!"
미카엘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 티어는 상자를 꺼낸다. 티어는 의지가 굳은듯 말했다.
"난 어차피 돌아가면 이런것도 쓸 필요 없어. 참.... 이게 아직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다.."
티어는 문세트라에서 가져온 구슬을 내민다.
"사랑초를 쓰고 나서 생긴거야. 이걸 어떻게 하면 약이 될지는 모르지만, 이거 써! 확실히 모르겠지만 효과는 있을 거야."
"그건 문세트라에서 나는 '빛의 산물'이 아닌가?"
장로의 말에 집시와 미카엘이 놀라 흠칫한다. 이 귀한걸 어떻게 받느냐는 듯한 표정이다.
"누...나....."
티어는 기어코 미카엘의 손에 쥐여주고는 환하게 웃었다. 미카엘은 구슬을 받아들고 눈물을 흘린다.
티어는 미카엘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에게 말했다.
"괜찮아, 미카엘. 지금 아버지가 쓰러지셨다고 했잖아. 아버지가 있어서 좋겠다.. 미카엘.. 어쨌든.... 나중에 다시 보자.
에드링이랑 샤이가 지금 잘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서가! 아버지께서 기다릴 거야!
다시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나으시고 나서 다시 만나면 이거 꼭 돌려줘. 알았지?"
"알았어요.... 누나...."
"자.. 어서 가야겠지? 어서... 가!"
티어는 미카엘을 억지로 밀었고 미카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집시와 함께 사라졌다.
장로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고는 티어에게 말했다.
"저 귀한 것을 어떻게 쉽게 맡긴거냐?"
"....그냥.... 뭐 생각없이 준 거죠. 그럼, 할아버지, 저 이제 그만 갈게요."
"그래... 잘 가길 바란다. 참, 자이나 테린에서 푸른 노을과 붉은 달이 뜨는 날에 모든 문들이 열리리라.
어쨌든 이런말이 있으니 티어, 오늘이 푸른 노을과 붉은 달이 뜨는 날이다. 그때를 놓치지 말고 가라."
"알았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티어는 얼른 뛰어간다. 장로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예전의 수장의 모습을 꼭 빼닮았군...."
.
"카오스 왕자님!"
한 경호병이 급하게 뛰어와 헐떡인다.
"무슨 일이냐!"
"지하 감옥에 있는 쌍둥이 죄수가 탈옥했습니다!"
"뭐라고?!"
카오스는 놀라 눈을 크게 뜬다. 카오스는 그럴리 없다는 듯한 표정이다.
"에드링이 탈출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그럴리 없어!"
카오스는 지하 감옥으로 내려갔다. 그는 곧 텅빈 그리고 문이 날아가 버린 감방을 보고 놀란다.
"말도 안돼.... 넌 어떻게 지켰길래 탈옥하게 한거야!"
카오스는 칼을 휘두르고 씩씩 거린다. 경호병의 머리가 툭 떨어지더니 피가 흐른다.
"제길...! 에드링! 두고보자!"
카오스의 목소리가 감옥에 울려퍼진다.
.
"누나, 정말 담력 끝내주네요! 어떻게 감옥까지 쳐들어갈 생각을 한 거에요?"
패미르가에서 샤이가 라이트 에리어를 끌리며 말한다.
"내가 한 담력 하잖냐! 월터, 파이보로! 전방에 뭐가 있는지 좀 확인 해라~"
"네!"
-그래, 감옥에 있다가 나오니까 어때?
"겨우 이틀 가지고.... 뭘.... 어쨌든 심심했다고... 물론 미카엘이 준 돌맹이 덕분에 문이 터졌지만."
"아무튼 대단해. 자, 이제 자이나 테린에서 차원의 문만 찾으면 돼."
"뭐야, 타임에 갔다 온거야?"
에드링이 티어에게 말한다. 그러자 티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깟 차원의 문 나와봐라고 해! 맞아.... 그럼.... 이제 헤어져야 하는 건가.."
티어가 중얼거리자 월터가 소리친다.
"아직 그럴 고민을 할 때는 아닌 것 같은데요!"
월터가 소리치자마자 패미르가는 멈춰선다. 패미르가를 빙 둘러싸고 서 있는 장정들 때문이다.
"제길.... 정말 사람들이 왜 앞길을 막고 그래!"
에드링이 성을 내자 티어나 샤이도 동감하는 듯 하다.
"그래..! 한번 몸이나 풀어볼까!"
샤이는 라이트 에리어를 철컥거리며 잡았고, 에드링도 재밌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99
푸른 노을... 그들은 다른 푸른 노을에 푹 빠져 헤어나올줄 모른다.
"난 노을이라면 붉은 빛만 있는 지 알았어."
티어가 중얼거렸고 그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이제... 너희들 마지막이 되는 건가...?"
".....헤어지는 거죠..."
-난 이제 다른 세상으로 가야 할것 같고..... 월터는 문라이즈에, 파이보로는 선세트라... 그리고 에드링.... 넌 성으로 돌아갈거냐?
"끙... 그러기는 싫지만.... 그래야겠지."
에드링은 입맛살을 찌푸리면서 말한다. 그러자 그들은 웃는다. 티어는 노을을 보면서 조용히 중얼거린다.
"하지만 달라지겠지... 당당하게 변하고....그리고 난 불가능이란 말을 믿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야."
티어의 말에 샤이와 에드링은 고개를 끄덕인다.
"너 학교 생활 걱정되지?"
"되죠."
샤이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이제 라이트 에리어도 없을 것이고...."
에드링은 조용히 한숨을 쉰다. 날이 점점 어두워져만 간다. 그들은 점점 말이 없다.
티어는 패미르가를 구슬에 넣는다. 그리곤 숲에 선다.
"오늘 밤이랬어.... 우리... 그때까지만이라도 실컷 재밌게 놀자고!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정말 가긴 싫지만..."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티어는 활짝 웃는다.
.
붉은 달이 점점 떠오르기 시작했고, 샤이와 티어는 휴 한숨을 쉰다.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지만.... 가야겠지."
붉은 달이 뜨기 시작하자 라이트 에리어와 샤이의 빛의 산물과 티어의 빛의 산물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샤이와 티어는 아무런 것도 없었다. 단지 샤이는 교복에 검은 머리칼에 흑안으로,
티어도 예전의 머리칼 색깔과 홍채 색깔로 돌아온 것 뿐이었다.
그리고 숲 곳곳에 보랏빛 둥근 터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치 하나의 불빛놀이를 하듯,
조명을 켜듯, 숲에는 보랏빛 터널로, 보라색 빛으로 가득찼다.
"차원의 문이 열렸나봐...!"
파이보로가 몹시 떨며 소리친다. 그들은 잠시 말없이 그 연보랏빛 아름다운 빛들을 본다.
"그럼 이제 안녕인가...?"
-그래... 나 먼저 갈게.. 마법계로 통하는 문이 열렸거든.... 물론.... 거기서 다시 태어나겠지만.... 다시 기억할게.
"그래라."
에드링은 허탈하게 웃으면서 이메진에게 말했고, 이메진도 섭섭한듯 웃다가 사라진다.
"이제.... 우리들 차례구나.....?"
"너희들을 보낼 수 없어!"
한 소년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다시 긴장을 한다.
"내가 너희들을 그렇게 보내줄 것 같아? 난 너희들을 이계로 보내버리겠어!"
"누구냐!"
"난 레트! 카오스님의 명령을 받고 너희들을 처치하러 왔다!"
에드링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샤인 솔드를 잡았고, 샤이는 얼굴이 굳어질 따름이다.
"너희들을 이계로 보내주겠다!"
레트가 커다란 부메랑을 날린다. 부메랑이 일행들을 향해 날아온다.
에드링은 겨우 그 부메랑을 쳐내고 어느 한 차원의 터널로 떨어뜨린다.
"이런 식으로 하지말고 일 대 일로 정식으로 싸우자!"
"뭐?"
레트가 의아한 표정이었고, 에드링은 소리쳤다.
"카오스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안목이 있는지 보자고 했다!"
"그렇다면!"
레트는 에드링 앞에 선다. 검은색 검을 들고 에드링을 노려본다. 레트는 먼저 에드링에게 휘둘렀고, 에드링은 얼른 피한다.
"하지만 여기가 차원의 문의 숲이란 걸 잊지 마라. 어디던 헛디뎠다간 이계로 빨려 들어갈수 있을 테니까!"
레트가 하하 웃으면서 휘두른다.
"다크 체인!"
'화이트로 체인과 비슷하잖아!'
에드링은 얼른 검은 사슬을 피한다. 에드링은 얼른 샤인 솔드로 검은 사슬을 끊어 버리고 소리친다.
"샤이! 티어 누나! 어서 돌아가요!"
"쳇! 내가 구경이나 할 것 같아!"
샤이가 소리쳤다. 그러자 라이트 에리어의 형상이 보인다. 샤이는 그것을 잡고 소리친다.
"화이트로 체인!"
하얀 사슬이 레트를 붙잡고, 레트는 놀라고 말았다. 그러자 씩 웃어버렸다.
"하지만... 나까지 헤치우고 가기엔 너무 늦을걸..? 차원의 문이 그렇게 오래 기다릴 인내심 있는게 아니거든..."
"그럼 마무리를 내가 하겠어!"
에드링은 묶인 레트를 차원의 터널로 밀자, 레트는 겨우 견뎌내면서 다시 보통 땅에 착지한다.
"...휴.... 정말 끈질긴 녀석이군."
"끈질긴 건 너지! 몇번씩이나 잡히고, 자이나 테린의 감옥에 잡히고도 빠져나왔다는 것 자체가 끈질긴 거지!"
"그럼 넌 정말 죽고 싶냐? 도대체 왜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거야. 이제 좀 편안히 보내주려 하니까!"
에드링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레트를 몰아붙인다. 레트는 막으면서 그를 공격한다.
"넌.... 너만 없으면..... 모든게 안 일어났을 것 아냐!"
#完
"뭐..? 뭐라고 했어...? 모든게 나 때문이라고 그러는 거라고?"
에드링이 레트의 말에 흔들리는지 공격을 하지 않는다. 레트는 씩 웃으면서 말한다.
"그래.. 모든게 너로서 문제가 일어나고 아파하고 있어.... 안그래? 모든 사람이...
그렇게 소중한 친구들도 결국 네 잘못에 의해 생긴거 아냐?"
"제길... 입다물고 있어!"
샤이가 소리치자 레트의 목소리가 잦아든다. 샤이는 레트를 향해 라이트 에리어를 겨눈다.
"에드링이 뿌린 잘못.... 이 녀석 충분히 거두고 있어.... 네가 참견해서 일일이 따질 일은 아니라고!"
"...샤이...! 차원의 터널이 사라지고 있어!"
어느새 숲에는 보랏빛 터널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 간다. 티어는 주저 앉고 만다.
모든 빛들이 사라질 때까지 다들 말이 없다. 레트는 당황해 한다. 이렇게 빨리 사라질줄 몰랐던 것이었다.
"....돌아가선 안될 것이었나봐... 불가능했나봐...."
티어는 울먹이기 시작했고, 에드링과 샤이는 당황해 티어를 쳐다본다. 티어는 흑흑 눈물을 흘린다.
"....내가... 불행만 가져오나봐... 도움도 안되고.... 흑...."
"....제길..."
에드링은 분노가 드러나며 레트를 쳐다본다. 레트는 움찔한다. 샤이는 힘이 빠진듯 라이트 에리어를 떨어뜨린다.
"내가 모두 잘못한 것이지만.... 넌.... 희망을 없애버렸어!"
"....그게 왜 나 때문인거지..? .......... 오늘은 봐주겠다....."
레트는 허둥지둥 민망한지 금방 사라져 버렸고, 샤이는 무너질 듯 했다. 다들 침묵한다.
그들이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티어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낸다.
"어쩌면... 그 문..도... 문이니까..... 어쩌면 열 수 있을 지도 몰라."
티어는 열쇠를 꼭 쥔다. 애써 현실을 무시하려는 듯 중얼거린다.
"어쩌면... ....불가능이란 없어..."
"누나..."
티어의 손에서 무슨 빛이 생겨난다. 보라색 빛이 연기 피듯 손에서 피어나기 시작했고 티어는 놀라 손을 펴본다.
열쇠는 온데간데 없고, 빛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티어는 당황해 그걸 떨어뜨린다.
그것은 떨어지자 마자 빛은 커지기 시작했고 터널이 생기기 시작한다. 터널이 점점 커지자 티어의 표정은 변한다.
"...차원의 문..?"
"...."
다들 말이 없다. 다들 놀란 눈으로 그 문을 쳐다보느라 넋을 잃은 듯 했다. 에드링은 잠시 당황하다가 웃는다.
"..이젠..... 정말 갈 수 있겠구나...!"
"....어떻게...."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겠어. 지금 돌아갈 수 있는데..."
에드링이 중얼거리자 샤이는 끄덕인다. 티어는 표정이 밝아지다 어두워진다.
"그럼... 다신 여기 돌아올 수 없는 거야....?"
"모르죠... 하지만... 다시 우연이 생긴다면.... 만약 우리가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 그렇겠지....?"
티어가 중얼거리자 에드링이 밝게 웃으면서 말한다.
"잘 됐는데, 왜 그래요! 자! 이제 돌아가요! 이제 편해지겠네...! 다신 돌아오지 말아요!
샤이! 이제 잘됬네...! 미안해! 미안했고... 고맙다...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었어... 아주 즐거운..."
에드링은 말끝을 흐리자 샤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소 짓는다.
티어가 들어가고 샤이가 잠시 머뭇거리자, 에드링은 샤이를 밀어 넣는다.
보랏빛 안개가 사라지자 주위가 유난히 어두워진다. 에드링은 후유 한숨을 쉰다.
"섭섭하죠?"
월터가 조용히 말하자 에드링은 고개를 젓는다.
"속 시원해. 아주... 속 시원해... 자... 이제 너 아버지한테 돌아가고 파이보로는 선세트라로 가야지?"
"그렇지.... 갑자기 돌아가기 싫어졌네....? 여행하는 동안 한번도 이런 건 생각도 해본 적 없어서...."
"...휴... 그나저나 성까지 어떻게 간다냐..? 심심하고 시간도 꽤 걸릴 텐데..."
"저야 하늘을 날 줄 아니까.. 오랜만에 태워드리죠."
"고마워."
에드링은 피식 웃고는 붉은 달을 바라본다.
.
햇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병실. 한 소년이 환자복을 입고 자고 있다.
어제부터 그 소년은 중환자실에서 겨우 나와서 특실에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의식이 없었다.
의사 말로는 조금 의식은 있는 것 같다고 하며, 기다릴 것을 권고하고 있었다.
"으.... 눈부시다.... 여긴... 윽.... 어디지...."
소년은 겨우 눈을 뜨고 손으로 가린다. 소년은 잠시 누워 있다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뭐야! 돌아온거야? 그런데 여긴 어디지...?"
소년의 침대에 기대어 잠이 들어 있던 소녀는 잠에서 깨어 소년을 보고는 놀라 소리친다.
"엄마! 오빠가.... 오빠가 깨어났어요!"
"은재야..! 은재야!"
한 아주머니가 소년을 끌어 안고 놓을 줄 몰랐고, 소년은 기침을 해댄다.
"괜찮니.....?"
소년은 기침을 하면서 생각한다.
'이 모든 게 꿈인가...? 왜 내가 병실에 있는 거지...? 그리고... 왜 이렇게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거지...? 다 꿈...?'
소년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생각이 오래 가질 않는다. 무턱대고 안으려는 아줌마와 소녀때문에 그저 정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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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님! 저 많이 쉬었습니다. 이제 휴가는 없는 겁니다."
"폴 형.. 너무하다 정말... 먼 길 여행갔다온 사람에게 그게 할 말이야?"
"그건 변명이 아닙니다. 자 이제 가시죠!"
켄트로 학사는 사거리 마크를 그리며 애써 미소를 지으며 에드링을 끌고 간다.
"아~ 형!"
그날, 에드링의 목소리가 하늘을 울렸드랬다...
"나 다시 가출할래~!"
소설제목 : 차.원.의.벽.을.넘.어.서.1
작가명 : 아쿠아리스
E-mail : pearl_kim91@hanmail.net
연재장소 : 판타지 무협 소설방
총편수 : 총 100 편 완결
장르 :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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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http://cafe.daum.net/youllsos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