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적 신비와 만나다.
2011년 9월 17일,
주말만 되면 기상청의 예보와는 전혀 맞지 않게 비가 계속되었다. 등산동아리 활동도 비로 연기된 상태라 이번주 날씨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기상청의 예보와는 다르게 구름이 조금 가린 화창한 초가을 날씨였다.
‘부산에 있으면서 이런 곳에 처음이가? 부산사람 맞나’
처음부터 구박을 받았다. 이기대 갈맷길 시작코스로 오륙도 선착장이 있는 SK뷰 아파트에 다들 모였다.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오륙도가 보였다. 가까운 거리에서 본 것이 처음이라 감탄을 하자 기사님께서 부산에 있으면서 이런 곳에 처음이냐고 한다. 그렇다. 부산 사람 나름이다.
오륙도 선착장을 출발해서 본격적으로 갈맷길 트레킹을 시작했다. 오륙도가 내다보이는 언덕에 오르니 거제도의 ‘바람의 언덕’과 비슷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여기가 더 낫다. 때묻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끌리게 한다.
갈맷길 초입까지는 그늘이 없어 오랜만에 햇빛과 함께 걸어야 했다. 숲길을 들어가니 길 오른쪽 편으로는 낭떠러지와 다이아몬드를 뿌려놓은 바다가 유혹했다. 걸어가랴, 바다와 절경을 구경하랴 숨가쁜 걸음걸이를 했다.
‘배부른자여, 그대가 신선이다’
1시간 정도 걸은 후에 바람이 시원한 그늘이 앉았다. 따가운 가을 햇살에 비해 바람은 너나할 것 없이 시원했다. 주방장님께서 준비한 주먹밥, 오이, 양갱, 쥐포로 배를 채우니 신선이 따로 없었다. 항상 든든한 배를 채워주시는 주방장님께 감사하다.
배를 가득 채운뒤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걷다 보니 돌로 만든 해녀쉼터와 동굴도 있어 가까이서 체험도 할 수 있었다. 부딪히는 파도 소리만 들어도 겁나는 해안 절벽에 여러개의 구름다리를 지나면 아찔함은 극에 달한다. 넓은 송림을 지나 어울마당을 지나면 저 멀리 광안대교와 해운대 달맞이 언덕이 보인다. 길을 따라 가니 어느새 용호복지관에 도착했다.
문명은 하루하루 발전해 가지만 사람 유전자는 그 속도에 따라 가지 못하는가 보다. 텔레비전, PC게임이 아무리 발전해도 자연을 벗삼아 걷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활동은 태고적 인간의 모습이래로 그대로 남아있다. 혹시나 문명의 발전이 우리의 태고적 즐거움을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닐까? 용호시장에서 기사님께서 사주신 할매 팥빙수를 먹으면서 생각해본다.
첫댓글 옥색바다가 눈부셨죠.. 어린이집샘들과 함께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산을 오르다가 바닷길로 걸으니까 기분이 색다르더라구요. 10월에는 단풍구경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