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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를 중시하는 태극권의 공격-수비 동작이 함께 녹아있는 하세. / photo by 이찬태극권도관 |
몸과 마음은 하나다. 서로 다르게 작용하고 서로 다른 형태로 존재하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사실상 함께 움직이는 작동원리를 갖고 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동시에 수련할 수 있는 운동이 좋은 운동이다. 이런 점에서 천년무술 태극권은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하는 운동이다. 태극권의 원리부터 알아본다.
몸은 내 영혼이 머무는 집
태극권은 청나라 황실에서 황족과 호위 무사들이 수련했던 무술이다. 누구나 손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양생술(養生術,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유지하는 기술)이자 스포츠인 동시에 생활 속의 도(道)다.
넓은 공간이 필요 없고 특별한 도구도 없이 거의 맨몸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원래 도가(道家)의 도사들이 익히던 무술에서 기원했다. 앉아서 도만 닦는 도사들의 건강을 위해 창안된 무술이므로,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이 해야 할 운동인 것이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닦아 하나가 되게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태극권은 성명쌍수(性命雙修)의 도라고 불린다. 몸은 나의 영혼이 머무는 집이기에, 집이 튼튼해야 주인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기거할 수 있듯이 몸이 건강해야 마음이 평화롭게 안식할 수 있다. 태극권의 사상적 발원지인 노장 사상은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가르치고 있다.
부드럽고 고요하며 느릿한 몸짓의 운동인 태극권은 기혈의 순환 및 신진대사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온몸에 생기를 불어넣고 신체의 각 기관을 활성화시켜 건강한 몸을 만들어 준다. 또한 수련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내면의 정신수련을 통해 사고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순리에 따르는 긍정적 생활 태도를 덤으로 선물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순응의 원리 배우는 내가권(內家拳) 태극권
태극권의 기본동작인 람작미 붕(그림)./이찬태극권도관 제공
기의 수련과 유연한 몸짓을 통해 기혈의 순환을 좋게 만드는 태극권은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여 건강과 장수를 선물한다.
내가권의 태두라고 불리는 태극권을 호신술로든 건신술로든 연마하면, 나의 의견이나 고집과 힘을 버리고 남의 의견과 힘을 따르는 순응의 원리를 배우게 된다. 내 힘으로 애써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힘을 타고 흐르면서 상대를 이긴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고, 고요함이 움직임을 제압하는 신비로운 경지를 지향하는 것이다.
기(技)로 도(道)에 진입하는 태극권은 몸의 수련과 마음의 향상이 일체가 되는 경지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태극권을 정신수양법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몸과 마음을 고요하고 느슨하게 하는 참된 안정과 평화를 통해 자신의 본성을 찾고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이 가능해진다.
보건, 의료, 무술의 3대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태극권을 수련하면 참된 건강을 찾을 수 있다. 마음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기공이나 몸의 단련에 몰입하는 외가권을 통해서는 이룰 수 없는 심신겸수의 상태가 마음 공부를 하고자 하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현대인의 심신 증상에 대처하는 태극권의 동작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는 태극권의 동작들은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다. 앞으로 많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간단한 동작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근육의 뻐근함이나 통증은 물론 마음의 스트레스까지 훨훨 날리며 무병장수의 길로 들어서게 해줄 태극권이 100세 시대, 진정한 건강 솔루션으로 공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