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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웜-21]
"그 때가 언제인데요?"
"저도 더는 몰라요. 즐거운 여행되세요."
그녀는 곧 돌아갔다. 비행기는 하강을 하고 있었다.
"제임스. 저 분이 즐거운 여행되길 바라네요 했어요. 제임스 아저씨. 즐거운 여행되세요."
"지영아. 나를 놀리는거지?"
"예."
제임스는 눈을 감았다. 지영이는 자기의 전문분야만 벗어나면 아직 프레시(fresh)한 어린 처녀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M.I.P.(the mostest important people)이다. 저 지영이를 하루 속히 산 채로 김선애 앞에 세워야 하는데 생사가 불확실한 상황에 둘 다 놓여있다. 그는 키스가 준 쪽지의 글을 기억했다. 그는 곁에서 눈을 감은 제임스를 해부하듯 보고있는 지영을 보려고 눈을 떳다.
"아저씨. 저는 아저씨가 누군지 무엇하는 사람인지 정말 궁금해요."
제임스의 얼굴 가까이 두었던 얼굴을 조금 들어 막 눈을 뜬 제임스에게 숨쉴 기회없이 물었다. 제임스는 대답대신 고개를 숙여 지영의 신발과 바지 그리고 윗도리를 보았다.
"아저씨. 이 위급한 상황에 왜 저를 그렇게 살펴보세요?"
순간 제임스는 지영의 어머니 김선애를 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응. 김지영 박사 모습을 익혀두려고."
"푸하하하. 저는 그 말 못믿어요. 솔직히 말하세요."
지영은 예기치 않은 제임스의 대답에 그만 웃음이 터졌다. 제임스는 본인도 그렇지만 지영이의 옷 차림도 염려되었다. 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그들은 인질로 대할 것이다. 또한 정확하지는 않지만 레이슨 공항이라면 작은 규모일 것이고 퀘벡에서 북쪽이라면 라버도스와 인접해 있는지 아니면 허드슨만과 인접해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퀘벡주의 북쪽은 맞다. 엄청 추울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곧 기회를 노려야 한다. 혼자가 아니고 지영이와 함께. 키스와 벨리스가 도와주길 기대 할 수도 없다.
36.
곧 머리 위 안전벨트의 싸인에 불이 켜지고 비행기는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하였다. 창 밖으로 보이는 공항의 활주로와 인근의 마을을 알리는 전등이 없었다면 눈덮힌 벌판으로 생각 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리며 쌓이고 있었다. 이미 이곳은 깊은 겨울이 시작된 것이고 그들이 착륙하는 곳은 작은 로칼 공항이었다. 비행기는 심한 진동을 겪고는 다행이 제대로 착륙하였다. 비행기는 격납고와 관제탑이 있는 반대편으로 서서히 움직였다. 그리고 멈추었다. 아마도 그들 조직 우두머리들이 내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이쪽 중간실로 오지않고 바로 내렸다. 제임스는 특실로 들어가는 계단아래에 있는 낡은 국방색 작은 군용가방이 세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고 재빠르게 움직여 가서 세개의 가방 중에서 다행이 흰색 방한복을 찾았다. 그것을 본 제임스는 놀랐다. 이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실행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그 방한복의 재질은 강철의 2배 이상인 고강도 특성을 지녔고 밀도가 입방cm당 1g이하로 아주 가벼우며 특히 물을 흡수하지 않고 물에 뜰 수 있는 최첨단 과학 소재이다. 원단 이름은고강력PE 섬유다.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UHMWPE·Ultra High Molecular Weight PE) 섬유로 불리기도 하는 최고급에 속하는 군수품을 만드는데 쓰이고 있다. 제임스는 인도네시아 반둥의 한국계 섬유회사가 은밀히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개발한 일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섬유에 대하여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조직이 그 섬유를 이용한 방한복을 착용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임스는 두 벌을 꺼내어서 지영이가 최대한 추위에 견딜 수 있도록 그 방한복을 입게하였다. 경호원과 병사들의 것과는 다른 눈과 같은 흰색 원피스 동계 위장복이었으며 등에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그들 조직을 알리는 표시가 붉은 색과 짙은 초록과 황 색이 섞여 자수(embroidery)되어 있었다. 제임스는 지영이의 방한복안에 청바지와 터틀넥 스키셔츠와 면 점퍼를 그대로 입게하였고 그 주머니마다 중요하다 싶은 것들을 챙겨 넣게 하였다. 후미쪽에서도 연맹병사들이 방한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그들은 경호원들과는 또 달랐다. 어려보였다. 8명이 움직이고 있었으나 제임스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령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제임스는 그 쪽으로 가서 흰색 양털 방한화를 두개 가져왔다. 그들은 긴장된듯 보였으며 제임스의 행동에 어떤 의구심을 품지 않았다. 그렇게 하여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아직... 두사람에 대한 명령이 없었다.
"제임스. 몸이 너무 둔해요. 나 이런거 싫은데..."
최첨단 과학의 소재로 가볍고 강하고 완전 방수인 방한복을 입고서도 지영은 때를 써듯 칭얼거렸다.
"지영아. 몸을 움직여서 무게와 친숙해지도록해. 그리고 이 방한화 신어봐."
그는 지영이의 뒤뚱한 모습을 봤지만 웃지는 않았다. 다행이 가져온 방한화는 지영이 발에 잘 들어가 맞았다.
"아저씨. 어때요? 멋지죠. 아주 좋아요."
보기에 좋았다. 저 정도면 잠시 견뎌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방한복은 앞 가슴 쪽에 지퍼가 있었다. 그 지퍼는 아랫배까지 내릴 수 있게 되어있었다. 병사들의 것과 다른 것은 양털이나 여우털등이 붙은 후드가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입고 있는 방한복은 목둘레로 챠이나 스타일의 칼라가 올라와 있었고 그 속에 방한모를 숨겨두고 있는 완벽한 방한복이었다. 화장실에서도 쉽게 지퍼를 내려 하부까지 벗을 수 있게 하였으며 재질이 가볍고 튼튼하였다.
"응. 아주 보기좋은데. 백설공주같다."
"이히히. 정말요? 아저씨가 그렇다면 맞는거예요."
"지영아. 지금부터는 어떤 일이 있어도 내 곁을 떠나지 않도록해. 한 눈을 팔거나 관심꺼리에 빠져 헤어져선 안돼."
지영은 기분이 그나마 좀 좋아졌는데 제임스의 그 말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두려움이 다시 생기고 암담하였다.
"예. 알았어요. 근데 제임스. 언제 끝나죠?"
어휴- 저걸. 하며 쥐어박고 싶었지만, 백설공주를 어쩌랴. 생각하며 미소짖고 말았다.
"지영아. 지금부터 우리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어. 그러니 절대 마음 약하게 가지지마라. 알았지? 그리고 당황하지마. 어떠한 곤경에 처해 있더라도 헤어날 방법은 있어. 그걸 못 찾을 뿐이야. 내말 알아들었지?"
"예. 알겠어요. 명심할께요."
그 때 찬바람이 기내로 들어왔다. 그와 동시 두 명의 경호원과 쿠르타이스 박사가 왔다.
"자. 이제 움직여야 하오. 저들을 따라가서 헬기를 타시오. 먼저 레이슨 타운의 간이 공항에 내려 컨테이너로 포트 죠지로 갈 것이요. 그곳에서 김지영 박사는 나와 백신생산을 완성하면 됩니다."
쿠르타이스 박사가 앞서 나가자 지영은 제임스의 손을 잡았다. 같이 함께간다는 안도의 마음에서 일 것이다. 지영이 먼저 쿠르타이스 박사 뒤를 따라 내려가고 그 뒤를 제임스가 따랐다. 쿠르타이스 박사가 앞서가는 쪽에 두대의 헬기가 눈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때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아까보 소총을 든 두명의 경호원이 제임스 앞을 막았다.
"당신은 우리와 함께 트럭으로 간다."
지영이 뒤를 돌아보며 달려오려 하였으나 쿠르타이스 박사와 경호원이 지영을 막았다. 지영은 소리쳤지만 눈보라 속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제임스는 난감함을 느꼈다.
여기서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 어쩧든 찾아가야 한다. 제임스는 지영이가 탄 헬리콥터가 떠나는 것을 보았다. 떠나는 헬기 우측에 커다란 입간판이 있었다. 이곳이 rassion city였다. 그리고 서쪽으로 흐르는 제임스강은 허드슨 베이로 들어간다. 그 입구에 포트 죠지가 있었다. 여름날 카약이나 바이커 드라이빙 안내 지도였다. 제임스는 재빨리 그 지도를 익혀 머리속에 넣었다. 이제 그들이 어디로 갈지 짐작 할 수 이었고 지영이 어디에 있을지 감이 잡혔다. 그들은 격납고 앞에 세워진 대형트럭의 뒤 40ft짜리 회색 컨테이너 안에 제임스를 타게 했다. 그 트럭 앞과 뒤에 앞 뒤로 4명이 탈 수 있는 suv같은 검은색 차가 에스코트하려고 시동을 걸어놓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임스가 컨테이너에 있음을 확인한 한 병사가 뒷문을 닫았다. 그들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간혹 들리는 말은 불어였다. 이곳은 퀘벡주에 속했다. 40 ft 컨테이너 안은 영상 3도 정도되었다. 식료품과 생활용품이 안쪽으로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20명이 30일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그들 모두는 단단하게 고정된 쉘브에 잘 얹혀 있었다. 웬만한 흔들림에도 이탈하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희미한 전등불이 있어서 움직이기 쉬웠다.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 있었다. 그는 벽에 기대어 앉았다. 입고있는 방한복은 역활을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었다.
그는 다시 생각을 했다. 두대의 suv 트럭에 각 4명씩 8명. 컨테이너에 2명은 다시 돌아 갈 것이다. 도착지에는 적어도 6명 정도의 병력이 더 있을 것이다. 그곳은 2월이 깊은 겨울이다. 영하 20도에서 40도를 오르 내리는 기온으로 강력한 추위와 엄청나게 쌓이는 눈으로 많은 병력을 둘 수가 없을 것이다. 헬기에 탄 경호원들은 황색터번과 턱수염이 타지 않았기 때문에 쿠르타이스 박사와 키스. 벨리스 그리고 지영을 도착지에 내려 놓은 후 헬기와 함께 돌아 갈 것이다. 언제 어떤 형태로 기회가 올려는지 아니면 계속 쉬지않고 포트 죠지까지 갈 것인지에 따라 대응 방법을 생각해 두어야 했다. 과연 중간 어디쯤에 트럭스탑이나 휴게소가 있을지 짐작키 어려웠다. 눈 많은 겨울이 이미 시작되었기에 도로는 대부분 막힐 것이다. 희망이라면 스키두를 위한 모텔겸 휴게소가 한 두곳쯤 있을 것이다. 그들 또한 그곳에서 더욱 경계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곳이 기회이다. 제임스는 그 동안 비즈니스를 위하여 캐나다를 돌아 다니며 머물렀던 숱한 종류의 휴게소를 생각했다. 그는 슈샤이너가 첫 사업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한국의 특이한 중소기업 제품들을 수입해서 백화점안에 매장을 열고 리테일 판매를 하는 사업을 했던 비즈니스 맨이었다. 그때 그는 사업의 확장을 위하여 캐나다의 여러 도시를 직접 차를 운전하며 다녔었다. 퀘벡의 휴게소들도 비슷할 것이다. 도로 한쪽에 진입로가 있고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열 두서너개의 방문이 있는 단층 모텔과 그 옆에 깨스 스테이션과 컨비니언스가 있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을 하며 가상 씨나리오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누가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그의 삶의 방법 중 하나였다.
37.
김선애는 정 박사와 함께 캐나다 특이 미생물학회 사무실에서 그들과 초조히 기다리고 있었다. 특이 미생물학회 내부는 선애로서는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벽마다 켜진 대형 화면과 박사들과 그 보조원들의 경직된 얼굴로 바삐 움직이고 있는 모습들. 컴퓨터 앞에서 통화하느라 분주한 사람들도 많았다. 선애가 공항에서 만난던 윌 박사도 화면 앞 컴퓨터에 매달려 있었다. 김선애와 정인구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었다. 혼잡속의 외로움이었다. 정 박사가 잠시 자리를 떠나자 선애는 지영이도 티유니버스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나자 그녀의 티유니버스를 열었다. 며칠 전에 맛치를 확득하여 토론토의 이 특이 미생물학회로 가져오라고 한 딸 지영의 전화번호가 다행히 있음을 발견하고 자동버턴을 눌렀다. 맛치가 여기에 도착하여 있는데 정작 그 맛치를 주문한 지영은 물론 제임스도 여기에 없었다. 걱정되고 궁금하였다.
38.
쿠르타이스 박사는 헬기에 타고 있지만 추위를 느꼈다. 또한 긴장된 상황에다 혼란스럽기까지 하여 가방에 든 지영이의 티유니버스가 작동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 지영은 뒷좌석에 쿠르타이스 박사를 마주보고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윌 박사! 윌 박사! 윌 박사!"
선애는 티유니버스의 스크린을 보다가 놀라서 건너편 컴퓨터에 앉아 벽 화면을 조종하고 있는 윌 케일러 박사를 불렀다. 얼마나 크고 절박한 목소리였는지 상황실이 쩡 쩡 울렸다. 모두가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나는 쪽을 보았다.
"이리와 보세요! 지영이가 캐나다에 있어요!"
김선애가 외치는 소리에 모두 놀라며 그 중 몇 몇과 윌 박사가 달려와 선애 주변에 모여 티유니버스의 빨간 점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지금 움직이고 있는 이 포인터가 무엇인지, 왜 김지영 박사가 캐나다에 있다는 것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차분히 영어를 다 듣고 설명할 정도가 되지는 않았다. 말이 제대로 아니, 영어가 놀라서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제는 김선애가 당황하였다. 그때 정 박사가 돌아와 상황을 파악하고는 김선애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이것 최첨단 휴대폰이라는 티유니버스 맞지요? 이 빨간점이 무엇이고 왜 김지영 박사가 캐나다에 있다는 것인지 말해 달랍니다."
선애는 그때서야 정 박사를 봤다. 한숨을 돌린 김선애는 차분하게 말하였다.
"이 휴대폰은 삼성이 개발한 최고 성능의 휴대폰 티유니버스 맞아요. 지구 어디에서든 통화와 위치추적들을 위성에 의해서 할 수 있어요. 며칠 전에 지영이 그리스에서 이와같은 티유니버스로 전화했어요. 그러나 한국을 떠나기 전에 가지고 있던 전화번호는 아니었어요. 좀 전에 메모된 전화번호와 접속했는데, 락이 되어있어도 접선이 되었기에 위치 추적이 시작되었어요. 이곳이 캐나다 퀘벡 북쪽이라고 지도에 나와있어요."
지도는 한글로 표시되어 있지만 틀림없는 캐나다 퀘벡 북쪽이었다. 뉴 펀드랜드 앤 라버도스 서쪽편에 아주 작은 빨간 점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그리스에 있어야 할 김지영 박사가 어떻게해서 캐나다 퀘벡쪽에 있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접선이 끊어져 연락이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누가 이 상황을 이해 할 수 있겠습니까?”
윌 케일러 박사는 초조하고 답답한 표정으로 모여든 박사들을 보며 물었다. 그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윌 케일러 박사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화가났다. 블루웜의 백신기전을 만들어 하루 속히 돌아와야 할 김지영 박사가 뜬금없이 퀘벡에 있다니. 그리스에서 퀘벡이 8천키로가 넘는데...
"그럼, 김지영 박사가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것이잖습니까?"
그는 다시 놀라서 티유니버스화면을 연결한 벽스크린을 보고 있는 회원박사들을 보며 물었다.
"아마도 그럴겁니다. 지금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것이 김지영 박사가 맞다면... 혼자는 아닐 것입니다."
엘레나 커플러박사가 이마를 만지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선 그 붉은 포인트가 김지영 박사인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해야 잖아요?"
뚫어져라 스크린을 보며 듣고있던 김선애가 말했다. 천천히 또박 또박 영어로 말했다.
"그 전에... 어떻게 불러야 하지요?"
"김선애예요. 김지영 박사의 어머니."
"좋아요. 킴이라 부르죠. 저는 닥터 더글라스입니다. 킴께서 처음에 어떻게 저 붉은 포인터를 보고 김지영 박사라고 생각하였지요?"
스크린 모니터를 보고있던 고대분자생물학의 세계최고 권위자인 더글라스 박사가 뭔가 생각하듯하며 물었다. 선애는 검고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닥터 더글라스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김선애의 입을 보고 있었다. 드디어 선애는 입을 열었다. 천천히 또박 또박.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한국으로 맛치를 구하러 갔던 것은 그리스에 있던 김지영 박사가 그렇게 해야 한다기에 가서 맛치를 구해서 왔어요. 그때 김지영 박사가 사용한 전화가 세계 최초로 개발되어 사용하기 시작한 티유니버스였어요. 지금 보시는 이것과 같은 기종이예요. 떠날 때 한국에서 막 구입한 지니어스(천재) 폰이지요. 그것은 마지막 통화 후 락을 해 놓아도 마지막 통화자는 상대편의 종적추적이 가능해요. 락 기능은 프라이버시 퍼블릭 스페셜 이렇게 3개를 할 수 있어요. 또한 언제 어디에서든 우주에 떠 있는 위성을 이용해 통화가 가능해요. 파워는 엑스 이리티뉴엄이라는 벳터리를 사용할 수 있고 솔라로도 사용가능한 듀얼 씨스텀이고 1년 이상 태양 아래에서는 무한대 파워워킹이 됩니다. 영상 70도 영하 60도사이에서 워킹되어요. 더 많은 기능이 있지만 우선 이 정도입니다. 그런데... 전화번호는 한국회사에서 받은 번호가 아니예요."
김선애는 이마에 송글 송글맺힌 땀방울을 손바닥으로 훔치며 둘러서서 듣고있는 박사들을 보았다. 모두들 김선애의 차근 차근 천천히 똑 떨어지게 말한 영어에 대해서도 놀랐다.
"아직 물음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뒷편에서 유심히 듣고있던 남자 박사가 말했다. 김선애는 미소지었다.
"예. 지금까지는 티유니버스의 몇가지 기능에 대하여 말씀드렸어요. 저 붉은 빛의 포인터는 저의 딸 김지영 박사가 그리스에서 저에게 맛치에 대한 요구의 통화를 한후 락을 했든 하지 않았든 나타나게 되는 종적이예요. 소유자가 위치추적 버턴을 꺼지 않으면 계속 위치가 남아요. 그래서 저는 저 티유니버스가 누구것이든 마지막에 저하고 통화한 사람의 종적이예요. 그리고 그 마지막은 김지영 박사입니다. 그러므로 저 종적은 김지영 박사예요.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아요. 어서 확인하고 구해주세요."
그만 김선애는 흐느끼고 말았다. 정인구 박사는 멍하니 창밖만 보고 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안타깝게도 없었다.
"지금 저 위치는 허드슨 베이 동쪽 그리고 퀘벡 북쪽 또한 뉴펀드렌드 앤 라버레도 서쪽입니다. 저 빛이 김지영 박사가 맞다면 어쩌서 저기에 있는 걸까요?"
50대 중반인 DAMIANUS 박사가 황당한 표정으로 모두에게 물었다. 그렇다. 캐나다 특이 미생물학회 박사들은 전혀 짐작 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 김지영 박사와 제임스가 처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김지영 박사는 생사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