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1등급만의 비밀, 옷장 다이어트
당신의 옷장을 한 번 열어보자. 당신이 여성이라면 내가 가진 옷들을 분명 용도에 따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품격 있는 자리에 입고 나갈 옷, 캐주얼하고 세련된 차림에 좋은 멋 내기 옷, 고기냄새가 배어도 좋은 편한 외출복, 집에서 입기 편한 옷, 그리고 또 한 가지 남몰래 분류해 둔 과식 옷. 과식 옷이 무엇일까? 우리끼리는 다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딱 이런 것이다. 잘 먹기 위한 회식의 자리, 과식으로 배가 나와도 잘 드러나지 않을 만한 박스형의 일자 원피스, 또는 맨투맨이나 후드 티와 같은 허리선이 넉넉한 옷, 즉 많이 먹어도 배 안 나와 보이는 옷들을 말한다. 내 옷장 속 그런 옷들이 떠오를 것이다. 몇 년 전 생선회를 무한리필로 제공한다는 일식집에서 회식을 간 적이 있다. 평소엔 다이어트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날씬한 복장으로 한껏 멋을 내며 출근 했던 직원들이 그날따라 다들 평소와는 다른 복장을 하고 온 것이다. 정장을 입고 다니던 직원은 모자가 달린 캠퍼스 후드 티, 평소 쫄티와 스키니 만 입던 직원은 에이라인으로 퍼지는 엉덩이를 가린 긴 상의에 스키니 바지, 블라우스에 정장치마를 즐겨 입던 직원은 어깨부터 엉덩이까지 완벽한 일자로 떨어지는 원피스 등등 전 직원들이 과식용 옷들을 입고 온 것이다. “오늘은 무한리필로 많이 먹어줘야 하는데 옷이 끼어서 못 먹으면 너무 짜증나잖아요. 그래서 오늘만은 모두 작정하고 허리선이 없는 옷들을 입고 오자 결의했지요.” 깔깔 웃으며 “그래, 잘 먹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마도 충분히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사실 필자는 이 경험 이후 숨어있던 내 안에 숨겨진 과식 가능성들을 순간 발견하고, 회식이나 외식, 잘 차려진 음식으로 과식 가능성이 높을 때엔 일부러라도 더 허리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원피스와 쫄티를 입고 나간다. 사실 나 또한 먹는 것을 즐기는 미식가이니, 맛있는 음식들이 눈앞에 펼쳐질 때마다 타이트한 옷을 입고 나온 것을 매번 후회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난 후 집에 돌아갈 때엔 “아, 그래도 이 옷 때문에 내가 과식을 피할 수 있었구나.” 안심하며 수만 번은 후회와 안심을 반복하는 숱한 과정을 겪었다. 지금은 알아서 타이트한 옷을 입고 순간적인 식욕이 솟구쳐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아마도 1등급 몸이 되려고 살을 뺀 이후에도 1만 시간 이상 충분히 노력한 결과이다. 그래서 필자는 여러분에게 옷장의 환경을 리셋 하는 것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실제로 일 년에 한 번씩 날을 정해 옷장을 정리하되 나의 경우 매년 10월 3일을 기점으로 실시하는 편이다. 매년 10월 3일을 옷장 다이어트의 날로 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휴일이라, 근무가 없다. 일요일은 휴일이어도 교회에 다녀오기 때문에 옷장 정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고 명절 연휴기간동안에는 집안 행사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 여름철에는 누구나 살빼기에 신경을 쓴다. 하지만, 필자가 만나온 사람들을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여름휴가 전까지 열심히 살을 뺀 후 휴가 기간 동안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놀고 난 후 점점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곧 추석이 시작된다. 추석은 구정보다 풍성한 음식들이 재배되어 먹을거리가 풍성한 시기이다. 추석동안 먹어대던 송편과 전과 갈비찜과 과일을 원망하며 다시 살을 빼려 하지만 식욕은 천고인비의 계절과 함께 자꾸 상승하고 때마침 바람이 불어줘 겹쳐진 옆구리 살을 카디건으로 가려도 된다. 딱 그런 시기가 10월 3일이다. 이때 즈음이면 필자도 매년 평소보다 몸이 좀 무거워지고 다이어트의 긴장도 풀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상태로 카디건 위에 점퍼를 입고 코트를 입고 긴 머플러를 두르며 연말까지 간다. 추위를 막기 위해 목을 감아야 할 머플러가 배를 가리는 머플러가 되고 바람을 막아야 할 재킷이 늘어난 군살을 커버해주는 포장 가리개로 바뀌는 시기이다. 그러다 모두들 즐거운 연말 행사와 크리스마스를 보낼 즈음,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이니 일단 다이어트는 신년으로 미룬다. “내년부터는 꼭 잘 할 거야.” 매년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가? 하지만,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사람들 치고 성공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거나 완벽히 공중에 날려 보내도 좋은 것은 상상스트레스, 짜증, 분노, 화 말고는 없다. 그러기에 10월 3일은 옷장 다이어트의 적기 중에 적기이다. 1등급들의 옷장 정리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정리할 옷의 구분을 이렇게 정한다. 단, 두 가지 원칙을 정한다. 첫째, 옷장은 반드시 한 개로만 관리하며 둘째, 한 개의 옷을 구입하면 한 개의 옷을 버린다.
그럼 어떻게 분류, 관리하는가?
| WHAT? | TO WHERE / TO WHOM? |
버릴 옷 |
허벅지를 가려줄 A라인 치마 배가 불러도 배 안 나오는 옷 추리닝, 남편의 헌 와이셔츠 홈웨어, 잠옷대용 평상복
| 재활용박스에 버리거나 구청 바자회에 기증한다. |
넘길 옷 | 비싸게 샀던 옷 색상만 예쁜 옷 버리기 아까운 옷 | 동생, 친척, 후배에게 넘긴다. “비싸게 산 건데, 네가 입으면 더 예쁠 것 같아서.” 베푼 만큼 당신은 1등급이 되어간다. |
남길 옷 | 스키니 바지 | 긴장도를 높이고 홈웨어로 입자. |
집에서만 입을 쫄티와 배꼽티 |
쫄티나 배꼽티를 집에서 입어라. 튀어나온 배를 보면 간식, 폭식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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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임을 느끼게 만드는 옷 | 백세가 되어도 왕비보다는 공주가 되고 싶은 우리는 ‘여자’이다. |
대접받고 싶은 옷 | 퍼스트클래스 대접을 받듯 우아한 옷차림은 꼭 하나 지니자, 그 옷을 입으면 섭취도 행동도 1등급이 된다. |
살쪄서 안 맞는 옷 | 충격요법으로 항상 간직한다. 1등급이 되면 작아서 안 맞는 옷이 커서 안 맞는다. |
숙면에 좋은 잠옷 | 홈웨어와 잠옷은 다르다, 최상의 숙면만을 목적으로 잠옷을 구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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