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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 담그기와 미얀마 음식 이야기
미얀마 사람들도 생선 젖갈을 먹는답니다. 겉모습은 한국 젓갈과 다르지만 시장에 가면 다양한 젓갈을 판매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식탁에 김치가 없으면 섭섭하듯이 우리 아이들은 거의 매번 젓갈을 식탁에 올립니다. 어떻게 먹느냐하면 비빔밥처럼 젓갈을 넣어 비벼 먹곤 해요.
2주 전 쯤 있었던 일이예요. 에피파니 성당의 신부님이 우리 아이 중의 한 명에게 전화를 해서 성당으로 오라고 부르는 일이 있었어요. 성당에 가더니 무겁게 들고 온 것은 ‘소금을 뿌린 생선’이었어요. 저는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어리둥절해 했었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며 젓갈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난감해 하더라구요. 어머니들이 하는 것만 봤지 직접 해 보지는 않았으니까요. 드디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더니 밥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뜨거운 밥과 생선을 절구통에 넣고 찌었어요. 그리고 그것을 통에 넣어 밀봉을 한 후 보관해 놓았는데 3개월 후에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북한지역에서 잘 해 먹는다는 가자미 식혜가 떠올랐어요.
생선을 보낸 신부님은 아이에게 전화로 이렇게 말하는 듯 했어요. “한국 수녀님들은 그 냄새를 엄청 싫어할테니까 집 안에서 하지 말고 밖에 나가서 하도록 하여라” 라구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젓갈과 홍어삭힘이 있는 것을 모르시니까 염려에서 하시는 말씀이시지요.
이번에는 일반적인 음식이야기를 해 볼게요. 아이들이 시장에 가면 닭고기는 사오면서 돼지 고기를 안 사오는거에요. 물었더니 “돼지고기 기름이 몸에 안 좋고 살이 찌기때문에 많이 안 먹으려구요”라고 답을 하는 거예요. 제가 어이를 상실해서 헛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너희들이 채소 볶을 때는 기름을 그렇게 많이 쓰면서 돼지고기 기름이 몸에 안 좋다고 말하면 이상하지 않니? 그럼 평소에 기름을 조금 넣어 먹어야 하는 거잖아.”라고 말했죠. “맞아요. 기름이 안 좋긴 해요. 줄여야 한다는 거 알아요”
미얀마인들도 쌀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반찬을 만들어서 식사를 해요. 그런데 그 반찬하는 방식이 매번 똑같아요. 채소는 무조건 기름을 많이 넣고 볶으면 끝이예요. 무침, 샐러드, 데쳐서 먹기는 아직까지 본적이 거의 없어요. 볶을 때는 양념이라고 할 것도 없이 소금, 미원을 넣으면 끝이예요. 제가 미원을 못 먹게 하느라고 굴소스를 넣어보라고 유도를 하고 그 미원은 버렸어요. 굴소스로 MSG이긴 하죠. 하하하~ 요즘은 치킨파우더를 사다가 넣어 먹고있어요. 저는 집에 항상 있는 마늘, 후추가루, 생강, 설탕 등을 사용하라고 말을 하는데 아이들은 사용을 안 해 봐서 못해요. 게다가 매운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채소, 생선, 고기요리에 매운 고추를 듬뿍 넣어서 저는 절대로 먹을 수가 없어요.
저희 집에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기름 양은 상당히 줄였어요. 가끔씩은 새로운 음식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왜 양념을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는가?’입니다. 미얀마에서는 후추, 마늘, 생강 설탕 등이 생산되거든요. 이웃나라인 태국만 하더라도 다양한 소스에 양념이 많아서 태국여행은 곧 ‘맛집투어’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잖아요. 더 오래 살다보면 음식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될 것인데 늘 튀김수준으로 기름을 넣어 볶아먹는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새로운 방식의 음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어요. 첫번째 사진 : 아주 큰 생선을 정리하여 소금을 뿌려 놓은 거예요. 두번째 사진 : 흰밥과 생선을 섞어서 찧었어요. 뜨거운 밥을 식히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요.. 세번째 사진 : 생선이 커서 몇 개 통에 나누어 놓았답니다. 3개월 후에 꾸리꾸리한 냄새를 풍기면서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을거예요. |
첫댓글 ㅎ 같은 재료 다른 음식.. 정겹게 전해 주시니까 재미있고 그들의 식문화가 이해가 되기도 해요.
간단하게 한번에 조리할수 있는거? ^ ^
우리 젓갈과 비슷하지 않을까?싶어요.
그 친구들이 우리 청국장 냄새는 뭐라고 할까? 궁금해요,
제가 중국여행중 시장에 갔는데 냄새가 너무 심해서 뭐냐고 물었더니,
우리 청국장과 비슷하다는데 정말 냄새가 너무 고약하더라구요~ㅜㅜ
점점 미얀마 여인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나중에 한국에 오시면 알아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