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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믿어도 되는지..
전술한 '즉흥시(卽事)' 못지않게 많이 눈에 띄는 시의 제목이 '우연(偶)' 입니다. 송나라 주희(朱熹, 주자학의 창시자)가 우연히 짓게 되었다는 그 유명한 시(偶成),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연못의 봄풀은 꿈에서 깨지도 않았는데, 계단 앞 오동잎은 벌써 가을소리를 내는구나)' 와 같은 절창은 몇날을 절치부심해도 시구 한줄 떠올리지 못하는 시정 詩人墨客들 기죽이기 마침인 글이지요. 그러나 정말로 우연히 지었는지 아니면 머리속에 담고있던 걸 어느날 우연히 쏟아냈는지, 그것도 아니면 오랫동안 고심하며 지은 시에 단지 제목만 그리 붙였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원래 시좀 짓는다는 남정내들은 다소간에 뻥(?)이 있게 마련이니..
우연히 읊다
우연을 나타내는 偶에 읊는 다는 吟 또는 詠 자를 붙인 제목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여기에서는 시대순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1) 偶吟
睡覺偶吟(잠에서 깨어 우연히 읊다) / 白居易(772~846, 中唐) 覺:깰 교
官初罷後歸來夜 (관초파후귀래야) 관가에서 일을 마치고 밤에 돌아와
天欲明前睡覺時 (천욕명전수각시) 날이 밝을 무렵까지 잠이 들었오
起坐思量更無事 (기좌사량갱무사) 일어나 앉아 생각하나 다시 할일 없으니
身心安樂復誰知 (신심안락부수지) 身心의 편안함을 또 누가 알리요.
☞백거이는 호가 낙천(樂天)으로 실제 매우 낙천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백처럼 지나치게 격정적이지 않고 두보처럼 비관적인 성격도 아니라서 문인으로는 드믈게 벼슬살이가 무난했다네요. 많은 시인들이 정치에 발을 담았다가 귀양을 가거나 파직되기 일수였던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3천수가 넘는 시를 남겼으며, 다른 장르의 문학작품도 많다네요.
偶吟(우연히 읊다) / 崔承老(927~989, 고려 초기)
有田誰布穀 無酒可提壺(유전수포곡 무주가제호) 밭에 웬 뻐꾹이 울고, 술 떨어져 병들고 내려가는데 山鳥何心緖 逢春謾自呼(산조하심서 봉춘만자호) 산새는 무슨 심사로 봄이 오면 속절없이 울어대는지
☞최승로는 고려초 성종 때 문신 *布穀:뻐꾹이
犬浦偶吟 (견포에서 우연히 읊다) / 李奎報(1168~1241, 고려 무신정권 시절 대시인)
雨晴草色連空綠(우청초색련공록) 비 개이니 풀빛은 하늘과 같이 파랗고風暖梅花度嶺香(풍난매화도령향) 바람 따스하니 재 넘어 매화 향기 풍겨온다.
薄宦江涯良悒悒(박환강애량읍읍) 강가를 걷는 나의 마음 울적한데
春光何況攪離腸(춘광하황교리장) 봄빛은 어이 애간장을 흔들어 놓는가?
江上偶吟 (강위에서 우연히 읊다) / 李奎報 --3, 4聯
鷺格斗高菰岸上(로격두고고안상) 줄풀 핀 언덕위에 해오라기 다투어 높이 날고
雁謀都寄稻畦中(안모도기도휴중) 벼 익은 논두렁엔 기러기 모여들고 있다
嚴陵舊迹無人繼(엄릉구적무인계) 엄자릉의 옛 자취 잇는 사람 하나 없어는데
終抱煙波作釣翁(종포연파작조옹) 끝내는 안개 속에 고기잡는 늙은이 되나
偶吟二首有感(우연히 두수를 읊으며) / 李奎報 --첫首
拙直由天賦(졸직유천부) 옹졸하고 솔직한 것은 타고난 천성이라
艱難見世情(간난견세정) 많은 어려움 겪어서야 세상 인정 알았도다
杜門妨客到(두문방객도) 문 닫아 찾아오는 이 마다하하고
釀酒對妻傾(양주대처경) 술 빚어 아내와 마주하고 술잔 기울리네
偶吟(우연히 읊다) / 화담 徐居正(1420~1488, 조선)
心院風恬柳影多(심원풍념류영다) 깊은 원에 바람은 부드럽고 버들잎은 짙은데
寒塘雨足長蒲芽(한당우족장포아) 차가운 못에 비는 흡족하여 부들이 무성하다
閑愁正與春相伴(한수정여춘상반) 한가한 시름이 봄과 서로 벗되니
獨坐無言數落花(독좌무언삭낙화) 혼자 앉아 말 없이 지는 꽃잎 헤아린다
偶吟(우연히 읊다) / 매월당 金時習(1435~1493, 조선) --3, 4聯
塵外極知身老大(진외극지신노대) 속세 밖에선 이몸 심히 늙은 줄 알아 偶吟(우연히 읊다) / 梁彭孫(1488~1545, 조선)
不識騎牛好 今因無馬知(불식기우호 금인무마지) 소를 타는 즐거움 몰랐는데, 말(馬)이 없으니 이제 알겠네 ☞양팽손은 조광조(趙光祖)와 함께 생원시에 합격했으며,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조광조, 김정(金淨) 등을 위해 항소하다 삭직되어 낙향하여 독서로 소일합니다. 그는 사대부이면서도 그림에 일가견을 보여 안견(安堅)의 산수화풍을 계승한 산수도(중앙박물관 소장)로도 유명.
人間無處立功名(인간무처립공명) 인간세상 어디라도 부귀공명 세울 곳 없구나
暮雲初捲天如水(모운초권천여수) 저녁 구름 막 걷히니 하늘이 물같아
時聽長空雁一聲(시청장공안일성) 때때로 창공에 기러기 울음소리 들린다
夕陽芳草路 春日共遲遲(석양방초로 춘일공지지) 석양 봄풀 향기로운 길에, 봄날도 함께 느릿느릿..
偶吟(우연히 읊다) / 退溪 李滉(1501~1570, 조선)
浩蕩春風麗景華(호탕춘풍려경화) 호탕한 봄바람이 불어와 경계가 화사한데
璁瓏佳木滿山阿(총롱가목만산아) 영롱하고 아름다운 나무 산자락에 가득하다 *璁瓏: 영롱하다
一川綠水明心鏡(일천록수명심경) 한 줄기 녹수는 마음을 밝히는 거울이요
萬樹紅桃絢眼霞(만수홍도현안하) 만그루 붉은 복사꽃은 눈을 어리는 노을이라
偶吟(우연히 읊다) / 曺植(1501~1572, 조선)
人之愛正士 好虎皮相似(인지애정사 호호피상사) 사람이 바른 선비를 좋아하는 건, 虎皮 좋아함과 비슷하지
生卽欲殺之 死後方稱美(생즉욕살지 사후방칭미) 살았을 때는 죽이려 들고, 죽은 후엔 멋있다고 떠들지
☞조선조 곧은 선비의 표상이라 할 수있는 남명(南冥) 조식 선생. 생의 지표로 삼았던 개혁정치가 조광조(趙光祖)의 비참한 최후를 보면서 끝내 출사하지 않고 향리에 묻혀 후학들을 가르친 선비 중의 선비다.)
偶吟(우연히 읊다) / 宋翰弼(? ~ ?, 조선 선조대)
花開昨夜雨 花落今朝風(화개작야우 화락금조풍)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지누나
可憐一春事 往來風雨中(가련일춘사 왕래풍우중) 가련하다 짧은 봄날이여, 비바람 속에 왔다 가누나
☞송한필은 성리학자로 이이(李珥) 학문이었는데, 당쟁으로 동인(東人)들에게 밉보여 일족이 노예로 환천(還賤)되고 유리분산되는 비극을 합니다. 형 송익필과 함께 선조 때의 성리학자, 문장가로 율곡의 성리학을 토론할 만한 사람은 익필형제뿐이라는 말도 있었답니다.
偶吟(우연히 읊다) / 西山大師(1520~1604)
松榻鳴山雨 傍人詠落梅(송탑명산우 방인영락매) 산비는 솔밭을 울리는데, 옆사람은 지는 매화를 읊고있네.
一場春夢罷 侍者點茶*來(일장춘몽파 시자점다래) 한바탕 봄꿈 파하니 심부름하는 아이 차를 달여 오는구나.
*點茶:차를 달이다
金剛山彌勒峯偶吟(금강산 미륵봉에서 우연히) / 西山大師 -- 後首
天地豈能籠大用(천지기능롱대용) 천지가 어찌 큰 쓰임을 가두겠는가
鬼神無處覓玄機(귀신무처멱현기) 귀신도 현묘한 이치를 찾을 곳 없는데
誰知一衲千瘡裏(수지일납천창리) 뉘라서 알리오, 무수한 부스럼 덮힌 장삼 속에
三足金烏*半夜飛(삼족금오반야비) 세 발의 금까마귀가 밤중에 날 줄을
*金烏는 ‘해(日)'를 달리 이르는 말. 태양 속에 세 개의 발을 가진 까마귀가 있다는 전설에서 유래
☞성혼은 벼슬에 뜻이 없어 여러차례 사직상소를 올려 끝내 사임합니다. 임진왜란 때 우참찬으로서 광해군을 호종하고 선조에게 용병(用兵)과 군량(軍糧) 등 3책을 바칩니다. 그는 율곡과 친분이 두터웠으나 성리학 이론은 퇴계의 학설을 지지했습니다.
雨中偶吟 / 白沙 李恒福(1556~1618, 조선) --前首
急雨鳴山攪客眠(급우명산교객면) 소나기가 산을 울려 나그네의 잠을 깨우고
檻前屛壁忽蒼然(함전병벽홀창연) 난간 앞 병풍처럼 늘어선 벽이 홀연히 푸르구나雀因鬪粟翻階散(작인투속번계산) 참새는 조를 다투어 섬돌 앞에 날개를 펄럭이고
蛛爲遮蜂結網懸(주위차봉결망현) 거미는 벌을 잡아서 거미줄에 매어다는구다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대정치가 이항복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도승지로 선조를 호종하여 의주로 갔으며, 전란 중에 병조판서가 되었으며, 절친 한음 이덕형을 명나라에 급파하여 군대의 파병을 요청합니다. 그후 이조판서에 올랐다가,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다시 병조판서를 맡아 전란을 지휘하는데 앞장섭니다. 그의 탁월한 외교적 수완으로 전란을 무사히 극복하여 그 공로가 인정되어 우의정을 거쳐 이듬해에 영의정이 되고,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 진봉되지요. 광해조 때 이이첨(李爾瞻) 등 강경 대북파가 주도한 폐모론(廢母論)에 적극 반대 북청(北靑)으로 유배되었다가 그곳에서 죽었습니다.
樂書齊偶吟(악서제에서 우연히 읊다) / 尹善道(1587~1671, 조선)
眼在靑山耳在琴(안재청산이재금) 보는 것은 청산이요 듣는 것은 거문고 소리
世間何事到吾心(세간하사도오심) 세상 어떤 일이 내 마음 사로잡을까
滿腔浩氣無人識(만강호기무인식) 내 마음에 가득한 호방한 기운 그 누가 알리
一曲狂歌獨自吟(일곡광가독자음) 한 곡조 노래를 나 혼자 미친 듯 읊어본다
☞어부사시사로 널리 회자되는 윤선도가 남해 보길도에 유유자적하며 지은 시로 추정됨
偶吟(우연히 읊다) / 尹善道
誰曾有仙骨 吾亦愛紛華(수증유선골 오역애분화) 누군들 처음부터 仙骨인가, 나 역시 화려함을 좋아한다네
身病心仍靜 途窮世自遐(신병심잉정 도궁세자하) 병들자 마음 고요해지고, 길막히자 세상과 절로 멀어지네
雲山相誘掖 湖海與漸摩(운산상유액 호해여점마) 구름과 산이 나를 끌어 부축해주고, 호수랑 바다는 차츰
나를 어루만져 주더군
鐵鎖何須羨 蓬萊路不差(철쇄하수선 봉래노불차) 열쇠없다 부러워 말라, 봉래산으로 어김없이 갈테니
偶吟(우연히 읊다) / 辛夢參(1648~1711, 조선)
心有是非知己反(심유시비지기반) 내 자신 옳고 그름 돌아볼 줄 알아야 하고
口無長短及人家(구무장단급인가) 남의 장단 이러니저러니 말하지 말아야지.
消除惡念霜前葉(소제악념상전엽) 서리 앞에 잎 지듯이 나쁜 생각 떨어내고
培養善端雨後茅(배양선단우후모) 비온 뒤에 띠 자라듯 착한 마음 길러야지.
☞신몽삼은 숙종대의 성리학자로 호는 일암(一庵). 외숙인 송정현(宋廷賢), 족부인 신민행(辛敏行)에게 수학하여 높은 학문의 경지에 이르렀함.
雪夜偶吟(눈오는 밤 우연히 읊다) / 金正喜(1786~1856, 조선 후기)
酒綠燈靑老屋中(주록등청러옥중) 술은 녹색 등불은 푸른 낡은 집에
水仙花發玉玲瓏(수선화발옥영롱) 수선화가 옥같이 눈부시게 피었구나
尋常雪意多關涉(심상설의다관섭) 흔히 보는 눈(雪)의 뜻과 관련이 많아
詩境空濛畵境同(시경몽롱화경동) 시의 경치로 몽롱하고 그림도 같아
☞우리나라 최고의 명필 秋史 김정희, 특히 중국으로 부터 들여왔다는 수선화를 사랑했다함
自顧偶吟(스스로 돌아보며 우연히 읊다) / 김삿갓 --前首
笑仰蒼穹生可超 (소앙창궁생가초) 껄껄 웃고 하늘을 보니 마음 속이 아득하고
回思世路更迢迢 (회사세로갱초초) 지나온 길 돌아보니 더욱 더 아득하네
居貧每受家人謫 (거빈매수가인적) 늘 없이 지내니 식구들의 핀잔 듣고
亂飮多逢市女嘲 (난음다봉시녀조) 무시로 마시니 시정 여인들의 조롱 많이 듣지
2) 偶詠
偶詠(우연히 읊다) / 서애 柳成龍(1452~1607, 조선) --前首
玄天墮寒露 滴在靑荷葉(현천타한로 적재청하엽) ) 하늘에서 찬 이슬 내려, 물방울 푸른 연잎에 맺히네.
水性本無定 荷枝喜傾側(수성본무정 하지희경측)) 물의 성질 본래 일정치 않아, 연잎따라 쉽게 기울어 구르네.
☞유성룡은 퇴계 이황의 제자로 벼슬이 영의정에 이르릅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이순신 · 권율 등을 추천하여 나라를 구하는 데 힘썼고, 군사를 육성하고 무기를 만들며 성을 쌓는 등 국방을 철저히 하였지요. 문장과 글씨(書)에 뛰어났고, 덕행으로 이름을 떨칩니다. 저서로〈서애집〉〈징비록〉등.
偶詠 / 徐憲淳(1801-1868)
山窓盡日抱書眠(산창진일포서면) 山窓 가에 종일토록 책 안고 잠이 들어
石鼎猶留煮茗烟(석정유류자명연) 돌솥엔 아직도 차 달이던 연기 남았어라
簾外忽聽微雨響(렴외홀청미우향) 주렴 밖에 갑자기 가랑비 소리 들리고
滿塘荷葉碧田田(만당하엽벽전전) 연못 가득한 연잎 푸른빛 살랑살랑.
☞서현순은 조선 후기 순조·헌종·철종대의 대정치가로 특히 문재가 뛰어나 홍문관 수찬을 거쳐 44세 떼에는 대사성에 이릅니다. 암행어사로도 활약했으며 대사헌, 공조판서, 형조판서, 병조판서도 역임했고, 전라도와 경상도 관찰사, 그리고 서울시장에 해당하는 한성부판윤 등 내외 요직을 두루 거칩니다. 만년 대제학을 끝으로 공주 자운동으로낙향하여 새을 마칩니다.
偶詠 / 未詳(조선 후기)
山翁與山禽 相宿一詹裏(산옹여산금 상숙일첨리) 산 늙은이랑 산새가 한 처머 밑에 같이 살지요
昨日渠先飛 今朝後我起(작일거선비 금조후아기) 어제는 먼저 날더니만, 오늘 아침엔 내 뒤에 일어나네
3) 偶成, 그리고
우연인지는 몰라도 '우연히 시를 이루다(偶成)' 이란 제하의 시는 송나라 정주학(程朱學)의 두 거목 주희(朱熹)와 정호(程顥)의 시제에서 보입니다
偶成(우연히 짓다) / 朱熹(1130~1200, 宋)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노학난성) 소년을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구나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잠깐의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연못의 봄풀은 꿈에서 깨지도 않았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계단 앞 오동잎은 이미 가을소리를 내는구나
☞주자(朱子)로도 알려진 남송의 유학자.
閑來無事復從容(한래무사부종용) 한가로이 하는 일 없고 또 조용하니,
睡覺東窓日已紅(수각동창일이홍) 잠에서 깨면 동창에 해 이미 붉어라.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 만물을 고요히 살펴보면 모두 제 분수대로,
四時佳興與人同(사시가흥여인동)
夜歸偶懷故人獨孤景略(밤에 돌아와 우연히 죽은 독고경략 생각이) / 陸游(1125~1210, 宋)
買醉村場半夜歸(매취촌장반야귀) 시골 장마당에서 취해 밤중에 돌아오니
西山落月照柴扉(서산락월조시비) 서산에 지는 달은 사립문을 비추네
劉琨死後無奇士(유곤사후무기사) 유곤이 죽은 뒤엔 특별한 사람 없는데
獨聽荒雞淚滿衣(독청황계루만의) 홀로 들닭 우는 소리 들으며 눈물이 온통 옷을
☞육유는 만여 편의 시를 남긴 南宋의 대시인. 단순하고 솔직한 표현, 사실주의적인 묘사로 당시 유행하던 강서시파(江西詩派)의 고답적 암시적인 시풍과는 다른 시를 써서 명성을 얻었답니다. 그는 애국시인으로 여진족의 중국 침략으로 잃어버린 북방 영토를 되찾지 못한 황실을 질타하고 낙향합니다. 은퇴 후 도연명(陶淵明)의 시풍을 따라 평범한 소재로 전원생활을 묘사하는데, 생생하면서도 세밀한 비유법을 통해 전원생활의 분위기와 풍경을 표현하는 데는 도연명을 앞질렀다는 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