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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 교사를 위한 인간학 |
누가 쓸까? | 김훈태(기린선생) |
김훈태는 |
저는 초등학교와 발도르프학교에서 교사로 일했습니다. 요즘 저의 관심사는 발도르프교육학의 근간인 인지학적 인간학을 공립학교 선생님들에게 쉽게 소개하는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발도르프교육학의 기초가 되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간학 연구>라는 석사학위 논문으로 쓴 바 있습니다. |
이 책을 |
발도르프학교가 전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이유를 저는 인지학이라는 탄탄한 교육철학의 존재 때문이라고 봅니다. 혁신학교 운동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교육철학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 봅니다.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인간교육을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발도르프교육에서 바라보는 인간 이해를 인간 구성론, 발달론, 기질론, 감각론 등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구성론과 발달론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기질론과 감각론, 그리고 사회 삼지론에 대한 내용도 연속적으로 출간하고 싶습니다. |
누구와 나눌까? | 주로 선생님들이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를 이해하고 싶은 부모, 그리고 인간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최하 연령의 독자를 고등학생 수준으로 맞추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쓸 생각입니다. |
어떤 내용일까? |
인간의 삼지적 특성(신체, 영혼, 정신)과 0-21세를 중심으로 한 발달단계별 특성(학년별 특성) 등의 소개를 담고 있습니다. |
이렇게 |
들어가며 |
책 두께는? | 20mm |
현재 두께는? | 15mm |
언제 나올까? | 2015년 03월 |
얼마일까? | 7,000원 |
서문 중에서
인성교육은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교육이 일종의 예방의학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발병 전에 치료하는 것이 바로 예방의학입니다. 교육이 더 이상 외부적인 목표, 다시 말해 인재나 재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그 인간 자체에서 출발한다면 병이 생길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갖고 있던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됩니다. 슈타이너가 창시한 인지학적 인간학에 기반한 발도르프교육을 치유교육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최근들어 발도르프교육이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이러한 특성 덕분입니다.
한국에서 발도르프교육은 1990년대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점차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발도르프유치원이 생겨났고, 발도르프학교가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발도르프교육을 지향하는 학교는 모두 10개가 넘으며, 유치원의 숫자는 정확히 집계하기 어렵지만 150여 곳에 이릅니다. 또한 공교육의 교사들 역시 발도르프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919년에 첫 발도르프학교가 생겨서 이제 100년 가까이 성장하고 발달해 온 발도르프교육의 존재를 일찍 알고 연구해 온 사람들에 의해 우리 사회에도 발도르프교육의 씨앗이 뿌려졌고 현재에는 다양한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물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교육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교육은 오로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인간에 대해 온전히 이해해야 하며, 인간의 삶을 위한 것이기에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질문해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발도르프교육학의 기초가 되는 인지학적 인간학을 살펴보려 합니다. 루돌프 슈타이너가 제시한 인간 이해를 철학적 인간학의 관점에서 검토해 보고, 발도르프교육학 자체를 교육인간학의 좋은 예로 보는 것입니다. 1장에서는 철학적 인간학과 교육인간학을 간단히 소개하고,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발도르프교육학의 인간 이해를 다루며, 3장에서는 발달단계별 특성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의 서머힐 학교를 설립한 알렉산더 닐은 “어린이를 학교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학교를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서 교육을 국가의 입장이 아니라 인간 고유의 입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사회가 엉망이 된 것은 사람들 때문이지만, 또 엉망인 사회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 역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확실히 인간을 위한 교육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인간 본연의 특성을 알고 그에 맞게 구성하는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인성 교육입니다. 그리고 교육과정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여 아이들의 특성에 맞추기 위해서는 인간의 다양한 특성과 발달단계를 온전히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모쪼록 이 부족한 책이 동료 선생님들께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3장 인간의 발달단계별 특성 중에서
발달(發達)이란 말은 성장하여 완전한 형태에 가까워진다는 뜻을 갖습니다. 인간의 발달에서 완전한 형태란 신체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영혼적인 특성과 정신적인 특성도 포함합니다. 식물이 작은 씨앗에서 싹과 뿌리가 나와 성장하여 무성한 잎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다시 결실을 맺듯 인간도 신체와 영혼, 정신의 세 측면에서 발달단계를 거칩니다. 신체의 성장이 완성되는 어린 시절이 교육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긴 하지만 우리의 영혼과 정신은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발달합니다. 또한 신체와 영혼, 정신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어린 시절의 전인적인 성장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발달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인간의 구성 원리를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인지학적 인간학에서는 수직적인 발달단계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지체의 성장과 연결을 중요하게 바라봅니다. 신체, 영혼, 정신의 순차적 발달은 각 영역 안에서 복잡하지만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일어납니다. 신체에서는 머리와 가슴, 그리고 손발이 또 다른 질서를 갖추고, 영혼에서는 사고, 감정, 의지가, 정신에서는 의식의 세 영역인 잠자고 꿈꾸고 깨어 있는 상태가 고유의 리듬 안에서 작용합니다.
슈타이너는 7년을 주기로 인간의 질적인 변화가 찾아온다고 말합니다. 7년마다 인간의 구성 요소가 하나씩 단계적으로 탄생하고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신체가 완성되는 첫 시기는 육체의 탄생과 생명체의 탄생, 혼체의 탄생을 거쳐 자아체가 탄생하는 21년이며, 자아의 탄생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영혼이 완성되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1세에 감각혼이 탄생하고, 28세에 오성혼, 35세에 의식혼이 탄생한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 정신이 완성되는 마지막 시기는 42세와 49세, 56세에 각각 정신자아와 생명정신, 그리고 정신인간이 탄생한다고 하지만 21세 이후에는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한 내면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아가 탄생하는 21세부터를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교육할 수 있는 시기라고 부릅니다.
(……)
저 정신세계에 있던 존재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 달간 머물러야 합니다. 모체만이 태아의 환경이며, 태아는 따뜻한 자궁 속에서 탯줄을 통해 영양을 공급 받아 성장합니다. 그렇게 열 달이 지나고 난 뒤에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육체의 탄생’이라고 부릅니다. 아이의 신체는 이때 탄생하는 것이지만 생명체와 혼체, 그리고 자아체는 아직 탄생한 것이 아닙니다. 태아는 자궁 밖을 벗어나도 될 만큼 육체가 성장했기에 태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태어나기 전의 아이가 어머니의 보호막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다른 세 지체도 각자의 보호막에 싸여 보호받고 성장합니다. 생명체는 만 7세가 되는 젖니갈이의 시기까지, 혼체는 이차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에 들어설 때까지 각자의 보호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어머니의 뱃속에 이미 아이의 육체가 있지만 탄생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다른 지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체는 물질적 소재와 힘으로 구성된 것으로, 광물의 세계와 똑같은 법칙을 따르며 우리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육체가 지금과 같은 모습과 형태를 갖추는 것은 생명체(에테르체)의 영향에 의해서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이 생명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건설자이자 조각가이며 거주자이자 건축가라고 할 수 있는 생명체를 형성력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커다란 찰흙을 갖고 역동적인 힘을 표현하는 소조 작업을 할 때도 그 안에서 우리는 생명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생명체는 인간뿐만 아니라 식물과 동물도 공통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생물이 성장하고 생식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인간의 세 번째 구성 요소인 혼체(아스트랄체)는 느낌체, 감각체, 또는 감정체로도 불립니다. 이것은 고통과 흥미, 충동, 욕구와 열정 등의 운반자입니다. 그러한 느낌 활동의 운반체로서 인간은 혼체를 동물과만 공유하고 있습니다. 식물과 달리 동물은 인간처럼 감각 작용을 갖기 때문입니다. 식물은 감각 작용이 아니라 자극에 대해 반응을 할 뿐입니다. 혼체는 생명체와는 또 다른 구성 요소입니다. 생명체가 물질이 아니라 활동적인 힘의 형태라면, 혼체는 스스로 움직이고 색채를 띠며 빛을 발하는 그림들로 이루어진 형태입니다. 이것을 통해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감각 인상을 내적으로 체험하고 내면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혼체가 떠난 우리의 몸은 식물인간 상태일 수밖에 없고, 생명체까지 떠나게 되면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네 번째 구성 요소인 자아체는 오로지 인간만이 지니는 것으로 ‘자아’ 또는 ‘나’의 운반자입니다. ‘나’는 특별한 말이지요. 어느 누구도 ‘나’를 다른 누군가를 향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저마다 하나의 소우주인 것은 자아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다른 ‘나’인 우리들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유한 존재입니다. ‘나’는 감각혼, 오성혼, 의식혼으로 이루어져 있는 영혼 전체를 빛으로 채웁니다. 그리고 육체와 생명체, 혼체에 작용하여 그러한 하위 구성 요소를 정신자아, 생명정신, 정신인간의 정신적 존재로 변형시킵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신체와 영혼, 정신의 세 구조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2. 발달단계별 세분화된 특성
1) 영아기 : 0세에서 3세 사이
루돌프 슈타이너는 부모가 아이를 선택해 낳은 게 아니라, 아이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땅에서 살기를 원하는 인간의 정신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도움으로 몸을 입고 육화한다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배 속에서 열 달 동안 아이는 세상에 나가 살아갈 수 있는 몸을 완성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육체의 탄생’이라고 부릅니다.
출산 후 첫 3년 동안의 모습은 인간 본연의 원형입니다. 인간은 모든 생명체 중에서 유일하게 불완전하게 태어납니다. 모든 동물은 완벽한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이런 동물은 그저 자라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인간은 완전하게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첫 3년 동안 아직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서는 것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똑바로 설 수 없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머리를 가누고, 뒤집고, 똑바로 앉고, 서고, 걷는 그 중요한 순간들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아이는 대개 첫돌 무렵에 바로 서서 걷게 되며, 그렇게 되면 아이는 수평적 영역에서 벗어나 수직적 세계로 들어섭니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전망이 아이에게 열리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아기가 직립한다는 것은 형태적으로 봤을 때도 전형적인 게 아닙니다. 누워서 지내다가 서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직립을 통해 우리 손은 자유로워지는데, 그것은 엄청난 의미를 갖습니다.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의미입니다. 지구에 서 있기 위해 인간은 네 개의 다리가 아니라 두 개의 다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처음 자기 힘으로 섰을 때 살펴보면 몹시 자랑스러운 표정을 합니다. 아이에게 일어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어려운 일에 쏟은 힘은 성취의 기쁨을 더욱 더 커다란 에너지로 만들어 이제 말하기 단계에 들어섭니다.
아이는 두 번째 단계로 말하는 걸 배우게 됩니다. 송아지는 어느 순간 어미처럼 “음메” 하고 울 수 있습니다. 개한테도 짖는 것을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개는 세계 어디서든 똑같이 짖습니다. 인간은 전 세계에서 수많은 언어를 사용하합니다. 그러나 태어나면서 말을 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첫 돌부터 2세까지 아이는 말을 배우기 위해 활발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태어난 지 3개월이 채 안 된 아이는 울음으로 의사 표현을 하며 여러 가지 소리에 반응하고 말하는 사람을 쳐다봅니다. “아”, “우”, “구구” 같은 모음 소리를 내고 옹알이를 시작합니다. 4~6개월이 된 아이는 친근한 소리에 반응을 하며, 소리 나는 쪽으로 머리를 돌립니다. “바바바”, “다다다” 등의 연속 음절을 반복할 줄 압니다. “꺄” 같은 좀 더 강한 발음을 내고, 억양이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7~9개월의 아이는 “안 돼”, “일어나”, “이리 와” 같은 말을 알아듣습니다. 주변의 소리를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따라합니다.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 내기도 합니다. 10~12개월이 되면 의미 없는 낱말과 소리를 반복하고, 어른들과 비슷한 말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간단한 말을 알아들으며 “엄마”, “아빠” 같은 간단한 낱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첫돌이 지난 뒤 아이는 본격적으로 의미 있는 낱말을 쓰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보통 사물을 명명하기 위해 명사부터 시작합니다. 아이는 이름을 붙여 나가는 과정에서 주변 세계를 통합하고 분류하기 시작합니다.
명료하고 풍부한 발성을 위해 생명력은 주위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나 소리를 들으면서, 그것을 모범으로 삼고 발성 기관을 형성해 갑니다. 보기 위한 시각 기관, 맛보기 위한 미각기관 등 모든 감각기관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형성됩니다. 생명력은 이러한 기관형성에 집중해서 일하기 때문에, 밖으로 향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대해 희미한 인상밖에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세 번째 단계가 생각하기인데, 말로부터 생각의 기본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말을 배우면서 이제 “싫어!” “내 거야!”와 같은 말이 나오고, 내민 음식을 손으로 쳐 버리는 행위도 합니다. 지금까지 주위에서 접하는 것들을 받아들여 감각기관을 형성하고 있던 힘이 이미 형성된 기관의 활동을 뇌에 결부시킵니다. 뇌는 각 기관에서 받은 자극을 바탕으로 아이의 뇌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감각기관과 뇌의 상호작용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지금까지 감각기관에서 뇌로 일방통행 되었던 것이 거꾸로 뇌에서 각 기관으로 방향 전환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3세경의 아이가 보이는 반항적인 행위는 서서 걸을 수 있고, 불안한 걸음걸이로 움직이게 되는 것과 같이 머릿속에서 조용히 무엇이든 받아들인 뇌가 어느새 스스로 활동할 수 있도록 되고 불안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갖게 된 증거입니다. 슈타이너는 이것을 “머리가 자유롭게 되었다”라고 하며, 인간에게 사고의 싹이 트인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서기(걷기), 말하기, 생각하기는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생각을 머리에, 말하기를 가슴에, 걷기를 다리에 적용하면, 이 셋은 사고, 감정, 의지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중요한 원형적인 능력은 자라면서 생겨나는 것이고, 교육은 사고, 감정, 의지에 대해 일을 하는 것입니다. 모든 수업에서 그것들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수업이 각자 자기 안에 사고를 중심으로 하는 부분이 있고 감정과 의지를 중점화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슈타이너가 이 시기의 아이를 위해 지은 시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위해>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네 안으로 너를 움켜잡을 수 있는
빛이 흐르게 하라.
나는 나의 사랑어린 따뜻함으로
그 빛과 동행한다.
나는 내 생각 중 가장 기쁜 생각으로
너의 마음에 일깨움을 생각한다.
그것이 너를 강하게 하고
그것이 너를 데리고 가고
그것이 너를 분명케 할 것이다.
너의 생명의지와 하나가 되고
모든 세상 앞에서
스스로 점점 더 많은 힘을 너에게 주도록
나의 기쁜 생각을 네 삶의 여정 앞에
넓혀간다.
3세가 되면 아이는 이제 자신을 가리켜 “나”라고 말합니다. 자기를 “나”라고 얘기하는 이 시기가 교육에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이때는 아이들이 “아니야”라고 하면서 어른에게 반항을 합니다. “아니야”와 “나”는 밀접하게 연관된 것입니다. 처음으로 “나”라고 할 때는 그 말이 긍정적인 말은 아닙니다. “나”라고 하지만 알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엄마가 아니야.” “나는 아빠가 아니야.” “나는 의자도 아닌데, 내가 누군지는 아직 몰라.”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자아의 발전과 연관이 있습니다. 아이가 “나”라고 말한 뒤 “너”라고 말하기에는 다시 1년 정도가 걸립니다.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과 “나”라고 말하는 것 사이에는 과도기가 있습니다. “나 그거 안 해”라고 아이가 말합니다. 부정적인 말입니다. 긍정적으로 말할 때는 “영희가 할 거야”, 이렇게 합니다. 긍정적인 문장에는 자기 이름을 쓰고 부정적인 문장에는 “나”를 씁니다. 3세가 지나면 “나”만 씁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름만 쓰지요. 대략 4세가 되면 “너”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주위의 사람은 더 이상 세계의 대상물이 아닙니다. 주위의 사람과 관계성이 형성됩니다. 그래서 “너”라고 합니다.
이것은 어떤 원형적인 그림을 띤 발달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단계지요. “아니야”, “나”, “너”. “나”라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 속에서 태어나는 것입니다. “난 안 해”는 반사회적인 문장입니다. 반사회적인 것에서 “너”라고 하기까지 사회적인 것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 단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우리가 사회적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부정적인 “아니야”의 과도기를 거칠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보이는 이러한 사고의 싹으로서 저항에는 ‘나’라고 하는 자아가 깊게 관계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살겠다는 작은 자립심을 사고 활동을 통해 보여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는 아직 생명력의 대부분이 안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밖으로부터 오는 힘에 우선은 저항합니다. 그 때문에 자기와 관계되는 다른 아이와 이유 없이 싸우기도 합니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아이를 갑자기 때리거나 밀치곤 합니다. 4, 5세가 되어서 “너”라는 말을 사용하고 다른 친구의 생각을 알며, 자기가 제멋대로 구는 것도 자제할 수 있다면 유치원에 입학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3세가 될 무렵 생각의 발달과 동시에 일어나는 주요한 또 하나의 발달은 판타지를 갖는 것입니다. 보통 2세 중반부터 시작하는데, 이 시기 아이들의 놀이는 현실 근거가 약해지면서 판타지로 채워집니다. 조롱박이 집이 되고 솔방울이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전히 현실 세계를 분류하는 데에 몰두해 있는 이 시기 아이들에게 밥이라고 하면서 모래를 한 사발 준다면 아이들은 그것을 먹는 시늉을 해 보일 것입니다. 일단 판타지를 갖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상상을 통해 아주 간단한 물건도 놀이에 필요한 온갖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생각하기와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난 판타지는 생각의 강력한 동반자입니다.
아이가 3세 생일이 되면 다른 시를 읽어 줍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는 하느님의 모습입니다>라는 시를 들려줍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는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가슴에서 손끝까지
하느님의 숨결을 느낍니다.
입으로 말할 때
나는 하느님의 뜻을 따릅니다.
내가 모든 곳에서 하느님을 볼 때,
어머니 아버지 안에서,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서
동물과 꽃 안에서
나무와 돌 안에서
나에게 두려움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는 사랑만이 있습니다.
첫 번째 시에서 두 번째 시로 넘어가는 시기는 굉장히 놀라운 과정입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과 같은 과정입니다. 세 번째 ‘정신 위계의 힘(시대의 영)’이 열린 정수리로 흘러듭니다. 부모는 3세 때까지 이 힘과 동행합니다. 이루 정수리가 닫히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안에서 나옵니다. 여기에서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신’으로 바꿔 불러도 좋습니다. 동물, 꽃, 나무, 돌, 아버지, 어머니, 사랑하는 것 등 모든 것에 신이 있다는 범신론입니다.
첫 번째 7년 주기에 있는 아이는 범신론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태도는 우리 문화에서는 친숙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인도, 중국, 태국,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세상 모든 것에 신이 있다’라는 종교관이 있습니다. 아이들 역시 세상 모든 것에서 신성을 느끼고 볼 수 있으며 그것은 진실한 모습입니다.
마치며 중에서
발도르프교육학은 발달해 가는 존재인 인간이 자기 성장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채워 주는 것이 바로 교육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발달단계별로 요구되는 것을 명확히 알아야 함을 뜻합니다. 하지만 발도르프교육학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인간의 ‘자기 인식’과 예술로서의 교육입니다. 물질세계와 정신세계 사이에 있는 인간을 위한 교육은 인간교육이어야 하고, 신체와 정신 사이에서 두 지체를 조화롭게 연결해 주는 영혼이 핵심이므로 영혼교육이어야 하며, 이는 감정생활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예술교육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슈타이너는 그래서 ‘교육예술(Erziehungskunst)’이라는 용어를 창안해 내었습니다. 교육은 곧 교육예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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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1부. mhee386@hanmail.net, 010-6782-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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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문고 '벗들' 선주문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참여하신 분들께는 구체적인 출간일과 과정, 입금액 등을 메일과 문자로 알려드리겠습니다. ^^
선주문 추가 신청 받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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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이렇게 수정되었습니다~
차 례
들어가며
1부 인간 이해와 교육
1강 인간학과 교육
2강 인지학적 인간학
3강 영혼이란 무엇인가
4강 정신이란 무엇인가
5강 신체란 무엇인가
* 쉬는 시간 : 인지학 용어의 한국어 번역
2부 인간의 발달
6강 발달이론
7강 유아기의 발달
8강 아동기의 발달
9강 청소년기의 발달
10강 성인기의 발달
* 점심 시간 : 음양오행과 인지학
3부 기질론
11강 기질의 이해
12강 담즙질
13강 다혈질
14강 점액질
15강 우울질
16강 기질에 따른 지도
* 쉬는 시간 : 사상체질과 인지학
4부 12감각
16강 감각교육의 필요성
17강 하위감각
18강 중위감각
19강 상위감각
* 방과후 : 옛이야기와 인지학
마치며
선주문 지금 해도 되는 거죠? 이승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