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론에 작가의 책 소개와 목차를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매우 비판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을 매우 강조하던 재임기에, 북한과 경제협력을 했다는 이유로 저자 김호가 국가 보안법 위반죄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였다는 사실이다. 저자 김호는 아래 덧붙인 통일뉴스의 기사와 같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저자 김호는 문재인 대통령의 좌고우면 등 결기가 부족하다고 하며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한미동맹의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함을 들고 있다.
왠만한 결심을 하지 않고서는 읽을 마음을 갖기 어려운 니체를 탐독하였고, 니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대조하여 집필하였다는 기획의도가 놀랍다. 책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한 온전한 평가는 책을 꼼꼼히 읽어봐야 가능할 것 같아 구입 신청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태어나 1991년 명지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1991년 과 동기인 강경대의 죽음과 이어진 분신정국을 지켜보며 질풍노도와 같던 학생운동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997년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투쟁국장을 맡은 뒤 그해 구속되어 2000년 3년 만기 출소하여 2001년 졸업했다. 1999년 성동구치소 독방에서 북이 인공위성을 쐈다는 뉴스를 듣고 대북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200...
책소개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철학자는 ‘니체’이다. 기성의 가치와 도덕을 파괴하던 다이너마이트!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하지만 한국에서는 니체에 대한 접근이 지친 삶의 위로와 자기계발서에만 머무는 현실이다. 누구보다 기독교적 허무주의와 노예도덕에 치를 떨며 시대와 대결했던 니체는 그 극복의 길에서 신의 죽음을 선포하고, 급기야 광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우리 안의 분단체제로서 한국 사회를 검게 드리우고 있는 한미동맹이라는 가치가 어느 날 제정신을 가지고서는 차마 지켜볼 수 없는 노예도덕으로서 엄습해왔다. 이를 찬양하고 방관하고 휩쓸리는 위정자들이 인간말종으로 다가왔다. 여야 가리지 않고 저마다 한미동맹을 도덕적 가치로 모시고 휩쓸리며 스스로 굴종하며 살아가는 병적인 모습이 처음에는 안쓰러웠으며, 변하지 않고 반복되는 무감각함이 절망스럽게 다가왔다.
새로운 시대의 염원으로 탄생했지만 두려움에 떨며 스스로 몰락한 ‘문재인’은 분단체제와 그 도덕적 가치인 한미동맹으로 유지되어 온 오래된 관습이자 반북과 같은 반응적 이데올로기에 젖어 자신의 존재의미를 망각한 채 살아가는 우리의 초라한 몰골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초인의 반대편으로서 인간말종 그리고 비윤리(내로남불)로 우리 몸의 상승을 무겁게 휘감아내려 앉힌 중력의 영(靈)이다. 그 무거운 그림자가 한국 사회를 여전히 깊고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 책은 인간말종을 넘어서는 대안을 이야기고 하고 있다.
목차
제1장 비겁에 대하여
01. 생의 철학자 니체가 바라본 병든 시대 02. 바그너의 경우 니체 대 문재인 03. 바그너가 구원이란 말인가? 감염된 인간들 04. 끝나지 않은 증오로서 문재인 대 윤석열 05. 삶의 퇴락, 데카당으로서 문재인 이데올로기 06. 우리는 왜 반복된 변명과 거짓에 치를 떠는가? 07. 지독한 인정욕구로서 피해자 코스프레 08. 중용을 빙자한 어중간 09. 병리적 인간들의 퇴행적 심보 10. 친미국가인 한국에서 왜 니체가 가장 많이 읽힐까? 11. 동정을 구걸하는 자, “문재인입니다” 12. 사이비 종교와 열정페이 13. 삶의 부정, 연민으로부터 자기 극복
제2장 굴종에 대하여
01. 문재인과 김정은, 영장류의 계략과 늑대의 욕망 02. 불안한 징조,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진 간첩 조작 사건 03.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문재인 정부의 대북제재 실토 04. 북한의 미국 핵에 대한 “두려움의 기억” 05. 문재인의 입, 시인 신동호의 연설문을 바라보며 06.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07. 문재인의 종교적 믿음 한미동맹! 08. 되돌아보는 북방지강(北方之强) 09. 결국 문재인의 눈치에 따를 남북관계 10. 전두환의 표창장을 자랑한 문재인 11. 초라한 문재인을 위한 변명 12. 왜 북한 비핵화가 미국이 아닌 한국의 국시인가? 13. 마이동풍, 김정은의 서울 답방 14. 비전과 용기 15. 선조의 재조지은과 문재인의 숭고한 한미동맹 16. 우리의 의식을 규정하는 미군의 존재 17. 미래의 시각에서 지금의 친미를 살핀다면 18. 미군만 바라보는 한국과 국익만 바라보는 미군 19. 분단을 외면한 개혁과 민생이 가능한가? 20. 분단체제 부의 양극화 21. 종전이벤트가 아닌 공동성명과 대면하기 22. 숭고한 한미동맹이라는 ‘페스트’ 23. 경항모에 대한 문재인의 결단력 24. 핵 공멸이라는 불안의 효용 25. 원인이 된다는 즐거움 그리고 북핵 26. 분단시대 우리의 잃어버린 양심 未송환 장기수 27. 탁현민이 밝힌 문재인의 안보 중독 28. 늙은 바그너와 데카당에 빠진 김정은 29. 도덕의 기원으로서 교환과 남북의 미래 30. 개버린, 선택적 공감의 과잉과 타자에 대한 불감 31. 문재인과 김정은 누가 누구를 증오했을까? 32. 논리적으로는 옳지만, 윤리적으로는 옳지 않은 사람들 33. 민족을 가장한 “미국산 앵무새”들 34. 문재인과 김정은의 실패 이후 ‘억압된 것의 회귀’(프로이트)로서 고조선의 ‘신시’
제3장 용기에 대하여
01.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02. 세월호 창문을 부수고 전원 생존한 탈북 학생들 03. 사회적 · 문화적 유전자 밈(meme)으로서의 분단체제 04. 일본의 지성이 바라보는 점령군으로서 주일미군 05. 독립운동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미동맹 06. 눈먼 증오가 아닌 사상으로서 한미동맹과의 전쟁 07. 정신적 ‘감시’로서 한미동맹이라는 ‘판옵티콘’ 08. 사상의 전사 니체는 왜 전쟁에 참여했는가? 09. 귀태(鬼胎) 문재인의 늪에 빠진 윤석열과 김정은 10. 무술과 안보에 대하여 11. 반일과 반북 그 부정적 힘의 반복 12. 어리석은 독재자의 반복되는 ‘권력의 탕진’ 13. 그리스도적 원죄의식으로서 ‘한미동맹’ 14. 북핵은 악이고 미국 핵은 선이라는 변명 15. 부정을 넘어 핵 무력이 사상이 되는 길 16. 왜 거지들이 서로 쪽박을 깰까? 17. 21세기 반미 달러와의 전쟁 18. 분단시대에 필요한 돈키호테의 모험과 용기
제4장 윤리에 대하여
01. 진보의 망설이지 않는 윤리학 02. 진보를 사칭하는 ‘나쁜 자아’ 03. 남 탓과 유책감의 상실 04. 부끄러움을 상실한 망각의 정치 05. 카뮈의 『이방인』 무리냐 단독자의 길이냐 06. 당신 안에 숨어 있는 어떤 괴물 07. 남진과 나훈아, 니체와 소크라테스 08. ‘타락한 천사’ 민주당의 국보법 사용 메뉴얼 09. 조국의 상징자산 진보의 패션으로 전락한 국보법 10. 분단에 젖어 분단을 망각한 삶 11. 위장의 한계를 넘어서는 뇌의 탐욕 그 범죄의 시작 12. 행복의 질병에 빠진 진보 13. 풍경에 가려진 한미동맹의 기원 14. 진보를 가장한 도덕적 폭력의 몰락 15. 현실과 죽음의 부정 ‘의전 마약’ 16. 심문을 통한 응징으로서 소환된 검사 윤석열 17. 탐욕에 감염된 인간들의 온정주의 18. 저들의 권리, 우리의 의무로서 도덕 19. 사회적 윤리의 상실과 김건희의 일탈 20. 늙은 어린이들의 전성시대에 어른이 된다는 것 21. 망각의 가해자 진보의 “내 새끼 지상주의” 22. ‘글러먹은 인물들’의 파시즘적인 정치 23. 우울증에 대한 도피로서 무리 짓기 24. 도덕적 폭력주의자들의 기억법 25. 위선적 위아 對 극단적 위아 26. 남과 북 “자기 속의 타자” 27. 국가 그리고 조작 28. 조작 그리고 항소 이유 29. 두려움을 뚫고 울려 퍼진 국보법 무죄판결
제5장 인간말종에 대하여
01. 신촌의 개들 02. 무능한 위정자들의 김대중 무릎 꿇리기 03. 강용석과 성재기, 분단이 허락한 여성 혐오 04. 민정수석 조국과 민정수석 우병우 05. 현실에 대한 도피이자 도취로서 조민 06. 빤스 목사 전광훈 07. 국보법 폐지에 경악하던 이인영 08. 보안법 폐지를 경제위기에 연동하는 진보 09. 전우원의 통렬한 사죄와 반일집회장에 어슬렁거리는 이인영 10. 국보법을 빗나간 철학자 최진석의 표현의 자유 11. 5.18 역사 왜곡에 대한 전우원의 사죄 12. 종북몰이 심상정의 업보로서 류호정과 장혜영 13. 김어준, 명랑을 가장한 삶의 퇴락 데카당 14. 반미를 검증하는 반미투사 김민석 15. 무능한 진보의 반면 반북 소년 안철수 16. 한국 사회를 떠도는 유령, 정용진의 ‘피해자 게임’ 17. 진보를 자처하는 빨갱이 사냥꾼 진중권과 조선일보 18. 원희룡에게 맞서 분신으로 지킨 인간의 자존심 19.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反자본주의 20. 정경심은 진보를 믿는 희생자인가? 21. 2024년 문재인의 복심 이낙연과 미 제국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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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사상이 건강한 사람은 감염된 인간들의 병적인 냄새를 민감하게 맡는다. 하지만 감염된 이들은 병자의 냄새를 맡지 못하며, 썩는 냄새를 곁에 두고 무리 지어 살아간다. 중병에 걸리면 오히려 통증을 느끼지 못하듯이 시대가 중병에 걸리면 휩쓸려 살아가는 자신을 느끼지 못하기 마련이다. 문제의 인물들에게서 병든 냄새와 삶의 퇴조로서 역겨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이 시대 진보의 판별 기준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문재인은 데카당으로서 우리 시대의 허무주의를 대변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 현상이다. 우리 안에 스며있는 체계 속에 강고하게 녹아있는 오래된 습성으로서 노예도덕이자 오래된 사제권력이다. 문재인을 넘어섰다면 윤석열은 드러나지 않았을 현상이다. 드러난 현상으로서 그 본질을 착각한다면 초라한 문재인과 윤석열을 시계추처럼 반복해서 오갈 것이다. 한번은 희극으로 한번은 비극으로…”
“인간사냥의 극한 맛은 바로 일방적인 사냥의 짜릿함을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자신들이 그 인간사냥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면? 이는 즐거움이 아니라 한 하늘 아래 즐거움이 전율스런 공포의 세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기가 죽기 싫으면 남도 죽기 싫어한다는 것을 느끼는 것! 남의 고통이 자기 고통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즉 역지사지가 인류의 보편적인 황금률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공동성명에서 전 민족 앞에 선언한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외침이 미국의 폭압 앞에 무너지고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이를 적극적으로 대중 앞에 공개했어야 했다. 골목에 갇혀 동네 깡패 같은 미국에게 당하는 폭행과 이를 알리면 더 혼날 거라는 협박의 상황이라면 끙끙 앓으며 이를 모면하겠다고 상대방의 비위를 맞춰 굴복하지 말고 적극 공론화해야 한다.”
“니체는 혐오와 경멸을 통해서 자신의 고상함을 확보하려는 열정에 사로잡혔었다. 문재인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에서는 자유와 안보라는 미명 아래 저질러진 인권유린과 전쟁범죄에 대한 혐오와 제국을 극복하겠다는 경멸과 열정이 빠져있다.”
“한 개인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려면 의존하고 있던 많은 것들에서 떠나야 한다… 하지만 이 많은 것들을 떠나 홀로 서려면 자아의 내면적 탐구와 비판적 사고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필요하다. 이를테면 전쟁처럼 자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외부적 요소들은 자아의 이야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지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은 자아가 끊임없이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로 태어나는 방법뿐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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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비겁에 대하여」
비겁이 결단과 용기의 부재라면 정확히 문재인 시대 반면이다. 좌고우면과 우유부단함,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결정장애!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에 휩싸여 유사 종교현상인 음모론과 이벤트 뒤로 자신을 숨겨온 비겁함! 그 반면의 결과가 바로 윤석열이다. 세간의 비난에도 윤석열이 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다. 그래서 윤석열 현상의 본질은 여전히 문재인이다. 성찰로서 넘어서지 못한다면 우리 안에 도사린 비겁한 변명과 함께 또다시 반복될 미래이다. 한번은 희극으로 한번은 비극으로…
「제2장. 굴종에 대하여」
진보와 정의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스스로 한미동맹을 습관적으로 모시고 살았다. 단순한 ‘한미동맹’이 아니다. 스스로 표현한 ‘숭고한 한미동맹’이라는 도덕적 수사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스스로 뱉은 그 수사의 한계를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동그랗게 쳐놓은 금을 넘지 못하는 최면에 걸린 닭처럼… 바로 니체가 말한 노예도덕이다. ‘한미동맹’ 아래 남북관계가 철저하게 파탄 나온 과정을 역사적인 반면교사로 삼고자 피를 토하는 심정을 담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제3장. 용기에 대하여」
니체의 철학적 사유를 개인적 삶의 문제에 천착한 기존의 시각과 유행을 벗어나 ‘한미동맹’에 대해 니체가 경멸한 ‘노예도덕’으로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 최초의 철학적 사유이다. 주인 정신 고양과 더불어 분단체제를 넘어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대정신이다. 허무주의의 그림자! 한국 사회를 어둡게 숙명적으로 드리우고 있는 노예도덕으로서 한미동맹은 반드시 대결하고 넘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제4장. 윤리에 대하여」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는 “레비나스는 윤리의 근원적인 형태란 ‘먼저 하세요’라는 말에 집약된다”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위정자들은 시종일관 거꾸로 자기를 먼저 내세웠다. 그것이 탁현민식 이벤트에 대한 중독으로 나왔다. 내로남불로 일컬어진 대중의 환멸로서 거대한 비윤리였다. 사회 저변을 혼탁하게 흐르는 불신도 남북관계가 파탄 난 것도 결국 사리사욕에 젖어 끝까지 자기를 먼저 내세운 어리석은 ‘무리’ 사랑 때문이었다. 비겁과 굴종과 용기는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제5장. 인간말종에 대하여」
니체는 인간말종을 반면교사 삼아 그 반대편으로서 초인으로 가는 길을 제시했다. 인간말종은 우리 안의 오래된 노예도덕으로서 새로운 가치의 창조를 가로막고 관성에 안주하는 내부의 게으름이다. 그들은 그에 비례하여 끈질기게 값싼 동정을 구걸하면서 그들만의 초라한 권력에 안주하고자 새로운 시대를 향한 초인의 발목을 잡아 끌어내린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써 “실로 인간은 오염된 강물이다. 오염된 강물을 받아들이지만, 자신이 오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간은 바다가 되어야 한다.” 물고기가 물의 존재를 모르듯이 분단과 한미동맹에 젖은 채 휩쓸려 살아가는 인간들은 실로 오염된 강물이다. 오염된 강물을 받아들이지만, 오염된 강물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인간은 더 큰 가치를 품는 바다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각 장의 비겁, 굴종, 용기, 윤리, 인간말종으로 나눈 글들은 다르면서도 같은 주제이기도 하다. 분단체제 아래 한미동맹이라는 노예도덕의 병적인 그림자에 갇혀 더 큰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한국 사회 위정자들과 그들의 동정 구걸에 감염된 무리 군중들의 그림자는 한국 사회를 여전히 깊고 어둡게 드리우고 있는 무거운 중력의 영(靈, 귀신)이자 상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장벽이자 우리 시대의 한계이다. 이 책이 기성세대의 굴종적인 도덕으로서 한미동맹에 맞서 새로운 시대를 향한 비전과 용기가 실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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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김호 대표(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가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고 법정 앞에서 변호단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남북경협사업가 김호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남북경협사업가 김호 대표는 23일 오후 2시 서울지방법원(서울고법 형사2부 부장판사 이원범, 한기수, 남우현)에서 진행된 국가보안법위반 선고공판에서 1심에서의 징역 4년 선고를 모두 파기하고 무죄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가 모두 무죄를 선고하는 순간, 방청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고 김호 대표의 부친인 김권옥 선생은 재판부를 향하여 깊이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하였다.
또한 이 사건을 맡은 장경욱, 하주희, 조지훈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인단들도 기쁨에 넘쳐 축하인사를 받았다.
김 대표는 2002년부터 대북 경협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에는 통일부로부터 정식으로 대북 주민접촉허가도 받았으며, 검찰이 중요 증거라고 제시한 이메일 역시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내사종결되었던 일을 5년이 지나 ‘군사기밀 자진 지원’이라는 해괴한(?) 명목으로 긴급체포돼 2018년 8월 구속 기소되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보석으로 석방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4년 가까이 1심 재판을 받아 오다가 지난 2022년 1월 25일, 1심 재판에서 구형 7년(간첩죄)에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재구속되었다가 2022년 8월 17일 보석으로 석방되어 이번 선고공판에서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함께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던 이현재(이시원)씨도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김 대표가 법정구속된 후 법원에 제출된 석방촉구 탄원서에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민주노총, 진보당, 전국여성연대,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실천불교승가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민족문제연구소, 코리아연구원, 한국예총, 천주교인권위원회, 흥사단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집행책임자들과 시민들 총 1,654명이 참가했다.
항소심 무죄판결에 접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남과 북이 함께 그려나갈 미래를 꿈꾸며 청춘을 바쳐 온 남북경협사업가는 어떻게 '간첩죄'를 뒤집어 쓰게 되었는가? 분단된 나라에서 '천형'에 다름 아닌 '간첩죄' 유죄판결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결론난 건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하는 것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남북경협의 상대방인 북측의 IT 분야 전문가를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남북경협을 중개하는 중국 국적의 해외동포를 반국가단체로부터 지령을 받는 자로 △남북경협을 북측의 대남공작기구에서 관리한 사업 등으로 보면서 김 대표에게 국가보안법 3조, 5조, 8조 등 위반을 적용해 유죄 판결했다.
이 판결문에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등장하는 '박두호'는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얼굴인식프로그램의 개발 책임자인 김일성대학 정보기술 연구소장이고, 반국가단체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로 지목된 '양성일'은 북측 개발자를 고용한 중국 현지 법인의 사장으로 재중동포, 중국인이다.
김 대표는 양성일에게 프로그램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외환송금을 하고 박두호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받아 2013년부터 관공서에 납품도 해왔다.
그 과정에서 통일부에 남북교류협력 관련 신고도 했고 신규 대북투자를 금지한 5.24조치를 넘어서기 위해 국정원에도 박두호, 양성일과의 접촉 결과를 공유했다.
재판을 받는 과정 내내 "박두호, 양성일이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공작원으로 지령을 내리고 제가 자진 지원했다는 혐의는 하늘 아래 상식의 이름으로 조작"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구속 후에는 당시 유력 대선 후보에게 편지를 보내 "프로그램 개발 하청을 위해서 노동력을 고용했으면 개발비용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노동력 제공에 대한 비용 지불을 부정하는 것은 오히려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이 아닌가?"라는 상식적인 항변을 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이 열리던 지난해 4월 담당 변호사는 "김 대표가 국정원에 대화록도 건네고 개발자인 북측과 주고 받았던 이메일도 공유했으며, 필요하다는 북측 프로그램도 구해다 주고 그에 대한 대가로 비용을 수수한 정황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김 대표가 자세히 말하지 않아서 잘 몰랐다고 발을 빼고 있다"며 무소불위 국정원의 두얼굴을 지적했다.
김 대표가 국정원과 상황을 공유했을 뿐만 아니라 북측에 전달했다는 방위사업청 입찰제안서도 문제될만한 부분을 삭제하는 등 오히려 국가안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지만 철저히 그를 이용하려고만 했던 국정원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협조하지 않는 그에게 국가보안법의 올가미를 씌워려 했다는 것.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나라에서 이렇게 기소를 하면 그 억울한 사정을 누가 알 수 있으며, 구명운동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변호인의 하소연이 재판부를 감동시켰을까.
아무튼 김호 대표는 무죄 판결을 받고 법정을 나서게 됐지만 지금도 국가보안법은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이곳 저곳 빈틈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