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지혜
소나무는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피는 자웅동숙(雌雄同熟)이다. 하지만 우수한 후손을 만들어내기 위해 동물로 치면 근친교배를 금하고 있다. 같은 나무에서 수분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꽃이 암꽃보다 먼저 펴서 노란 송홧가루를 바람에 날려 다른 소나무 암꽃과 수분을 한다. 이후 10일 정도 후에 자신의 암꽃이 펴서 역시 다른 나무의 꽃가루를 받아서 수분한다.
소나무 꽃은 보통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까지 한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나란히 핀다. 이 시기에 소나무 근처에 주차했다간 노란 송홧가루가 차에 달라붙어 낭패를 보기도 한다.
대천호수 둘레길이나 대천가에 한창 피어 있는 소나무 꽃은 꽃잎이 없다 보니 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암꽃은 새순 끝에 엷은 보라색을 띤 1cm 크기의 계란형 모양이다. 수꽃은 더욱 보기 힘든데 온몸의 신경을 눈으로 모아 집중해서 보면 새순 줄기를 따라 자주색 타원형 알갱이가 한 알 한 알 붙어있는데 신기하면서도 이쁘다. 어떤 이는 그 모양이 마치 목이 긴 기린 같다고 한다.
수꽃의 비늘 조각에는 꽃밥이 붙어 있고, 암꽃의 비늘 조각에는 밑씨가 붙어 있다. 꽃이 자라서 된 솔방울은 둥근 모양이고 비늘 조각 안쪽에 날개가 달린 두 개의 솔씨가 있다.
소나무꽃의 꽃말은 ‘변하지 않는 사랑’, ‘불로장생’, ‘영원한 푸름’ 등이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