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단톡방에 실린 글입니다.)
췌장암으로 판명되고...
드디어 삼성 서울 병원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2주 전 검사했던 결과가 나왔는데
결국 예상하던 대로 췌장암이었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췌장암의 권위자인
최00 교수님을 만났다.
그분은 췌장과 십이지장,
담도 촬영 영상을 보면서
장기가 모두 막혀있어 절제를 해야한다고 했다.
그야말로 대수술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어두운 마음을 품고 입원실로 올라왔는데
맞은 편 산이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한 번이라도 가보신 분은 알겠지만
삼성 병원은 주변 경관이 수려한 편이다.
한쪽으로는 녹음이 우거진 산이 아름답고
다른 쪽으로는 서울 시내 경관이 아름답다.
그러나 병든 나에겐 조금도 좋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속히 치료를 마치고
암 병동을 탈출(?)하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이것은 환경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려준다.
암 병동에는 많은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밝은 얼굴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얼굴이 야위고 창백했으며
별 말도 하지 않고 한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암 병동 전체가 쥐죽은 듯이 고요했던 것이다.
병실에 입원해 있는 동안
크게 웃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교회에서 늘 성도들과 함께
오랜 세월 역동적인 삶을 살아온 나로서는
매우 이질적인 분위기였다.
그만큼 우리 교회는 예배이든, 기도이든,
전도이든, 심지어 탁구이든
'열심'이 대명사였는데
기본적인 예배 외에는
모든 것이 멈춰지고 말았다.
생기로 가득했던 교회의 분위기가
점점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모두가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탓이리라.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병원에서 불쌍한 암환자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며
소망을 공급해 줬어야 하는데
우선 나하나 살아야 한다는 일념에
전도는 전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비록 목회자였지만 얼마나 부족했던가.
환자들 역시 예수 믿는 목사인 당신이
나보다 더한 췌장암에 걸렸는데
무슨 전도를 하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암이 완치된 지 6년을 넘겨
암병동에 가서 환자들을 전도하는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을 맞게 되었다.
그들에게 다가가 췌장암 치유 간증과 함께
생명의 복음을 전하면
힘이 없어 자꾸 감겨가는 듯한 눈이
번쩍 뜨이고 얼굴에 화색이 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계속-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시편 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