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가 마려워 눈을 떠니 비가 내리고 있었네 거실에 빗물이 새어 뚝뚝 떨어지고 있었네 책이 젖고 옷가지가 말없이 젖고 있었네 눈을 떠니 막막한 현실, 맨날 일어났다 누웠다 하는 우리네 삶 문 두드리는 사람 없는 지금은 적막한 밤의 시간 소피가 마려워 일어나 담배 한 개피 문 채 대청마루 지나 뜰에 내렸네 애인이 동침했는데 돌아가신 부모님도 계셨는데 어머니 모습이 선명했네 내 애인은 조금도 불편해 하지 않았지만 둘만의 조용한 다른 방으로 가자고 불러내었네 내 말 잘 듣는 애인이 방에서 뒤따라 나올 즈음 나는 그 소피가 마려워 뜰에 내려 소피 보는 순간 깨어보니 어둠은 그대로인 채 시산방 남서재 천정에서 빗물이 새어들어 저희들끼리는 즐거운 듯 노크소리 비슷한 음률로 밤의 정적 깨트리고 있었네 내 애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옛집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2017년 7월 14일 내가 기거하는 시산방 남서재만 덩그러니 비가 새고 있었네 과학으로도 풀 수 없는 꿈과 현실의 간극 누가 좁힐 수 있으며 이을 수 있으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