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역당국의 총력전에도 중국 우한 폐렴의 공포는 꽤 오래 갈 것 같습니다. 공포의 진앙지인 중국도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다지 기대할만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제발 중국에서 더이상 국외로 환자들이 나오지 않게만 해줘도 성공적일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온통 우한 폐렴으로 난리입니다. 원래 한국인들의 습성이 뭔가 새로운 것이 발생하면 나쁘게 말하면 호들갑을 좀 떠는 편이지요. 그렇다고 그런 현상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이른바 빨리 빨리에 능숙한 한국인이기에 타국에 비해 뭔가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동력을 갖췄다고 생각됩니다. 타국에서는 그다지 문제시 되지 않는 중국 우한 한국 교민 격리 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물론 바람직한 현상은 결코 아니지만요.
그렇다면 폐렴이 완전히 진압되는 그 시간까지 두려움에 떨 수만은 없습니다.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위생관념과 시민정신을 발휘하면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폭적인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위생관념과 시민정신의 발휘와 함께 상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폐렴기간동안 뭔가 이뤄놓아야 할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저는 그것을 절제기간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유럽사람들 예전 14세기때 급격하게 퍼졌던 페스트의 공포에서 견디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습니다. 중세 유럽은 종교 국가들이었기에 우선 종교적인 행위를 강화했습니다. 기독교 신자들은 페스트와 같은 괴질은 하느님을 덜 경배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고 성당과 교회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했습니다.수도원같은 종교 시설에 들어가 금욕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괴질을 퍼트리는 것이 마녀라며 당시 비위에 거슬렸던 사람들을 학살하는 마녀사냥의 계기로 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도시를 피해 산속 깊은 곳으로 숨어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것이 바로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아닙니까.
이번 폐렴기간을 잘 넘길 경우 우리나라는 위생관념이나 시민정신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자신은 절제를 통해 제 생활 전반을 혁신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먼저 손의 절제를 이루려고 합니다. 손이 모든 질병을 근원입니다. 손으로 전염되는 병균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닙니다. 손은 욕망을 의미합니다. 욕망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손이 잡는 범위도 대폭 줄일 것입니다. 외출을 잘 안하면 손이 잡는 지하철 손잡이, 버스 손잡이에 대한 접촉이 대폭 줄어들겠죠. 저처럼 백수들에게 한정된 이야기긴 합니다만. 그리고 지인들과 약속도 대폭 줄이게 되니 일반 음식점에서 떠드는 소리와 음주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식당에서 숟가락 젓가락 그리고 그릇들에 옮길 수 있는 병원체도 줄어 들겠죠.
술도 많이 자제할 것입니다. 대중음식점에서 먹는 술은 당연한 것이고 집에서 간혹 마시는 술도 자제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술은 마실 때는 괜찮은 데 깨고나면 뒤가 그다지 산뜻하지 않습니다. 피곤하게 됩니다. 그러면 병균에 취약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술을 자제하면 몸 건강상태도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제 주변을 더욱 청결하게 할 생각입니다. 제 몸의 청결뿐아니라 집 청소까지 더욱 정성을 들일 것입니다.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인데 이번 기회에 그런 습관을 더욱 공고히 할 생각입니다.
욕심도 절제하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때 욕심이 더 커지게 됩니다. 국제적인 폐렴으로 인한 비상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솔직히 요즘 폐렴 소식으로 다른 정치 뉴스가 상대적으로 잘 안나오니 조금 살 것 같습니다. 백해 무익인 정치 뉴스 안 보고 안 듣는 것이 정신 건강에는 상책입니다. 그 놈이 그 놈이고 그 밥에 그 나물인데 뭘 기대하겠습니까. 그러면 기대치가 줄어들고 그러면 욕심도 많이 사그러들고 마음의 평정도 이뤄질 것입니다.
2000년들어서 벌써 변종 바이러스의 대공습이 이번으로 세번째입니다. 2003년도에 사스에 이어 2015년 메르스 그리고 2020년에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세번째입니다. 그때마다 나라가 공포와 큰 혼란을 빚었습니다. 거대한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그래도 방역시스템이 상당히 향상되는 것을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변종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견뎌낼 경우 또 한차례 의료 기술의 향상 그리고 대처능력과 함께 위생관념 그리고 시민의식도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자신도 절제를 통해 정신과 육체의 건강이 더 좋아질 것이겠죠. 조속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압을 기대합니다.
2020년 1월 3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