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3일 초진
50대 여성
[형색]
안색이 좋지 않음
얼굴에 생기가 전혀 없다
따님이 다른 분 소개로 모시고 옴
[c.c]
알콜 중독 - 오래된 편이다
밥을 안 먹고 술만 마시니까 체중이 줄었다가 - 또 안 마시면 다시 늘었다가를 반복
일주일에 2-3일 정도 그렇게 반복하는 상태
술 마시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니까
즐거움이 없다 - 사람과 관계를 맺는게 싫다
[식욕 및 소화]
술 안 마실 때는 식욕은 좋다
소화도 잘 되는 편이다 - 위장약
[대변]
정상적인 변
술마시면 완전히 설사처럼 나옴
[담음]
울렁거림 - 없음 / 최근에 미식거림이 있음
두통, 어지럼증 - 두통은 늘 있다 / 어지럼증은 크게 없다
[번계갈]
가슴답답함, 두근거림 없음
갈증 없음
[수면]
졸려서 누우면 잠이 올듯하면서 안온다
신경안정제 한알/ 수면제 반알 ->수면제 한 알
거의 먹고 잘 때가 많다 - 몇 년 계속 됐다
이 환자분은 알콜의존증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단계이고
실제로 병원에서도 알콜의존증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단, 알콜 섭취를 거의 매일하고 있고
거기에다가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 패턴을 보이며
술을 매일 복용하는 분들이 보통 그러하듯 잠을 못자서 수면제 의존을 한다
지난 경험으로 보건대
이런 환자분들의 이러한 생활이 몇 년 이상 지속되면 보통 60세 이후에 예후가 매우 안 좋다
암이 생기든 자살을 하든...
어쨌건 알콜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만 매일 술을 마시는 분들은
실상 알콜 의존이라기보다는 우울증의 병태에 조금 더 가깝다
우울함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알콜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초진 때 한 시간에 걸쳐서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서 술을 줄일 수 있게 조금 더 통제가 가능하도록 처방을 하고
술을 조금 줄이고 기분이 좀 더 편안해지게 치료를 도와드리겠다고 했다
처방은 생간건비탕 가감
인진호8,창출4,곽향(광)4,반하3,후박4,진피(陳皮)4,향부자8,백복령4,사인3,신곡(초)炒4
환자가 첫 주를 지나면서 술 생각이 뚝 끊겼다고 한다
이후에 3주차 즈음 딸이 연락이 와서 어머니가 술을 안마시니 식욕 통제가 되지 않아
하루 5끼씩 먹어서 체중이 3kg 증가되었다고 문의를 했다
보통 알콜리즘 환자들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패턴이다
술을 먹던 사람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저혈당 반응이 한동안 크게 나타난다
보통 4-6시 정도에 제일 심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환자에게 5시경에 폭식 많이 하지 않느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한다
그 때 갑자기 눈 앞이 깜깜해지고 힘이 빠져서 못 참겠다고...
보통은 그런 때 달달한 음료 마시는게 도움이 되고,
경험적으로 보면 한 두 달 지나면서 회복한다
2023년 12월 11일 복용 4주 차 내원
일단 결정적으로 수면제를 전혀 안 먹고도 잘 수 있어서 신기하다고 함
아직 혈당 스윙이 일어나서 식사 리듬에 대해서 설명해줬고 한 달 이내로 괜찮아질 것 같다고 안내함
한 달 가까이 술을 스스로 안 마셨다고 하는데
치료적인 도움 이전에 환자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드렸다
그리고 끝으로 자평하자면,
치료 예후가 더 좋아져서 술 없어도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을 지경에 이른다면
아마 수명 10-20년을 내가 세이브 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