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3일 화요일 ~ 27일 토요일 – 여러가지 일들
1월 23일 화요일 – 예정에 없던 휴식을 취하다
어제 만투아를 다녀온 뒤로 다소 피로감을 느낀 터라 오늘은 계획된 일정을 연기하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습니다. 낮시간에 이곳에서 가장 큰 시장을 다녀오는데, 길 가에 놓여있는 우상이 보였습니다. 점 집인 듯한 건물 입구에 놓여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 중 하나가 쿠바의 전통적인 수호신 우상이었습니다. 가끔 이런 우상들 앞에 예수님 사진이나 모형도 같이 올려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상을 숭배하는 변질된 카톨릭의 영향 때문입니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돈을 놓아두고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1월 24일 수요일 – 이데이비스 목사님 초청장 관련
2018년 12월 쿠바에 가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처음 만난 목사님이 Ideivys 목사님 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목사님의 평생 소원이 한국에 한 번 가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느 쿠바 사람과는 다르게 미국이나 일본보다 한국을 지독히(?) 사랑하는 이 목사님은 어느 날 눈 앞에 갑자기 한국 사람이 나타나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을 못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목사님을 한국에 꼭 초청하겠다는 다짐도 하고, 목사님과 약속도 하였습니다. 아직 코로나 여파로 여행 환경이 좋지는 않지만 비자 등 여러 사항들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 오늘은 목사님을 만나 비자 신청서 작성을 하였습니다. 주민등록, 직업, 학력, 가족관계 등 세부적인 사항들을 자세히 확인하였습니다. 초청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이 신뢰성 있는 기관의 요청인데, 이는 하나님께 간구하여야 할 사항입니다.
(한국의 비자 신청서 첫 페이지와 쿠바의 주민등록증 입니다)
(신청서 작성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BTS를 아는 쿠바 여학생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1월 25일 목요일 – 이민국(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조사를 받다
오늘은 피나르 델 리오의 서남쪽 항구 마을인 코르테스를 가는 날이었습니다. 여기를 가려면 중간 기착지인 엔트로케 라스 카탈리나에서 환승을 해야 합니다. 이 곳에는 검문 초소가 하나 있는데 외국인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이라, 아내와 함께 초소 근처에서 무심코 사진을 찍었다가 촬영금지 구역이라는 이유로 군인들이 저희를 이민국에 신고하였습니다. 6시간을 대기하며 조사를 받고, 묵고 있는 숙소도 문제가 있어 본청까지 가서 추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더 난감했던 것은 교회 방문을 종교활동으로 여기고 조기 출국과 추방을 언급하며, 차후 방문에는 종교비자로 입국할 것을 주지시키기도 하였습니다.
1월 26일 금요일 – 간병을 하는 알라인을 응원하다
Alain은 늘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환우들을 돌보기로 유명한 교인입니다. 지난 방문 때 그를 따라 몇몇 가정을 방문하였는데, 그는 하루 종일 어르신과 환우들을 섬기는데 시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저희는 어제 밤에 갑작스럽게 숙소를 이전하여 오늘은 하루 종일 짐정리와 청소, 장보기를 하고 있다가, 오늘도 어떤 환우를 간병하고 있는 Alain을 응원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 갔습니다. 저희는 수술을 마치고 누워있는 환우를 위해 기도도 하고 밤샘 간호를 하는 Alain에게 간식과 음료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Alain을 응원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1월 27일 토요일 – 에르민다 권사님과 식사를하다 / 호세 마르티 기념일
이 카페에서 수차례 언급했던 Erminda 권사님이 식사 초대를 하셔서 그 분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여전히 작은 집에서 홀로 기거를 하고 계십니다. 없는 살림에 돼지고기 요리까지 준비해주시는 감사한 자리였습니다. 펌프 고장으로 물이 없으셔서 이웃으로부터 물을 길어 사용하고 계십니다.
(왼쪽 사진 - 권사님 댁의 유일한 수납 가구입니다. 제조된 지 50년은 넘어 보입니다 / 오른쪽 위 - 테이블보, 식기, 포크 등 손님용으로 보관했던 것을 꺼내 준비하셨습니다 / 오른쪽 아래 - 권사님은 올해 연세가 84세이십니다)
저녁이 되어 동네를 산책하는데 길 건너 공터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 산발적인 소규모 행사들이 있었고, 교통통제도 하였기에 오늘 밤에는 어떤 큰 행사가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건너가 보니 일반인, 학생, 군인, 경찰들이 꽤 많이 운집해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쿠바의 위인 ‘호세 마르티’의 기념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행진하다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호세 마르티 공원’에서 본격적인 기념행사를 합니다.
(행진하기 전에 출정식을 합니다)
(횃불을 들고 ‘호세 마르티 공원’까지 행진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