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코스 구간이 너무 힘들어 글 쓰는 것도 잠시 쉬고 왔다.ㅎ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일을 끝내야 하기에 다른 일 만사 제쳐두고 자리에 앉았다.
4코스 끄트머리에서 시원한 풍광이 나오기에 몇 컷을 담아본다.
때마침 낚시배 한 척이 지나길레 한참 기다렸다가 담았다.
저 낚시배로 벼랑 같은 곳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실어다 주는 듯해 보였다.
몇 컷 담다보니 다른 일행은 어디까지 갔는지 꽁무니도 보이지 않는다.
어찌 어찌해서 길을 헤메다가 겨우 겨우 찾아서 쫓아간다.
이런 섬에서 길을 잃었다면 챙피?ㅎㅎㅎ
참 의리(?)가 없다.
의리라기 보다는 기다려 줄 여유가 없는 것이겠지.
모두 힘들었으니까.ㅎㅎ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하다.ㅎㅎㅎ
이런 풍광은 나만 봤을 듯하다.
가다보니 내 뒤에 따라오는 친구도 있다.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ㅎㅎㅎ
무릎이 아프다고 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잘 걷는다.
그 의지가 대단하다.
저 아래에 또 출렁다리가 보인다.
비렁길에 벼랑을 구경하러 왔는데 벼랑보다는 출렁다리가 더 많은 듯...ㅎ
이게 뭐라고 그래도 인증샷은 빠지지 않는다.ㅎ
홍 회장은 뒤 따라오는 회원을 챙겨서 온다.
힘겹게 걸어 온 길을 다시한번 뒤돌아 본다.
멋있긴 한데...ㅎ
뒤돌아 본 길에 이제야 비렁이 보인다.
비러먹을 길!ㅎㅎ
그리고 오늘 저녁 두 번째 밤을 지낼 4코스 끝 학동에 도착한다.
멀리 오른쪽 끝에 빨간 지붕이 보이는 2층 집이 오늘 숙소이다.
오른쪽 끝 1, 2층을 배정받았다.
1층엔 나와 호군, 승주,
2층엔 김, 홍 회장과 황 머시기...ㅎ
이렇게 편성한 이유는 저녁 식사할 때 앉은 위치로...ㅎㅎㅎ
저녁을 먹은 식당에서 통닭과 소주로 입가심을 한 뒤
술도 깨고 배도 비울 겸 깜깜한 밤중에 마을을 잠간 산책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3일차 아침!
6시 50분에 맞춰 놓은 알람이 울렸다.
오늘 아침 식사는 핫엔쿡!
6개의 아침을 준비하는 것을 나에게 시켰다.
그냥 하나씩 나누어 주어도 되는 데 왜 굳이?
사진찍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꼭 이렇게 했어야 하나?ㅎ
눈을 비비고 일어나 서둘러 핫엔쿡에 물을 채우다가 문득 시계를 봤다.
엇? 6시 17분!
뭐야?
분명 6시 50분 알람을 맞췄는데?
7시 20분 정도에 맞추어 식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1시간이나 앞당겨졌다.
어떻게 된거지? 봤더니 승주 알람이 6시에 맞춰져서 울렸던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6시라고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ㅎㅎ
순간 당황했지만 이왕 엎질러진 물, 아니 부어진 물이니 그냥 먹을 수밖에...ㅎㅎ
2층은 다 일어났을까?
허나 기우였다.
이미 그 전에 일어나 마을 산책까지 다녀왔단다.
알람 원인이 승주에게 있었으니그냥 가져다 주라고 했다..
승주가 내려오더니 "경력단절!"이라는 말을 들었단다.
경력단절?
무슨 뜻이지?
나에게 한 이야기 같은데...
1시간 일찍 밥을 만들어 준 것이 경력단절?
아직까지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렴푸시 지난 봄에 2차 지리산 둘레길에 함께하지 않았던 것을 꽉 꼬집어 한 말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뒷끝이 좀 쎄하다.ㅎㅎ
앞으로 이런 일이 한 번만 더 있으면 '단절'이 아니라 '방출'이 될 것같다.
'용출'이 '방출'시킬 것 같지는 않고...
좋아해야 하나? 싫어해야 하나? 표정관리가 좀...ㅎㅎㅎ
이왕에 일찍 밥을 먹었기에 일찍 출발하자고 한다.
아침에 뒤돌아 보는 마을이 참 아름답다.
사징끼 챙기고 마을 한 번 담고 났더니 일행은 벌써 저 만치 가고 있다.
여지없이 오늘도 나는 뒤에서 헉헉 댈 듯...
그래도 끝나는 날이니...ㅎ
산에 오르는 길목에 설치된 해충퇴치 자동 분무기에서 안전 조치를 하고 출발한다.
나를 쯔쯔가 개무시한 것이 반면교사가 된 것은 확실하다.ㅎ
이 섬에는 저런 미국 미역취가 많이 보인다.
어젯밤에 좀 쉬고 났더니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ㅎ
맨 뒤에서 오던 홍 회장이 오래전 마을에 버려진 우물을 찾아서 살피고 있다.
벌써 목이 말라서?
관심 분야가 다양하다.ㅎ
예전에는 여기에도 샘물이 나왔던 듯한데...
1만명 정도 살았던 섬이라고 하니...
마치 월남전에 참전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 팀같아 보인다.
라이언 일병이 아니라 나라도 좀 구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ㅎㅎ
저 앞에 가는 사람들은 뒤는 신경을 1도 안 쓴다.
잠간 바다를 바라보며 풍경을 담고 나면 역시 보이지 않는다.ㅎㅎ
이젠 익숙해서 그러려니 한다.ㅎㅎ
데크길 계단을 오르다가 갑자기 서서 뒤돌아 선다.
바다 풍경을 보려고 그러나? 했는데 사진 담아달란다.
나는 헉헉대고 겨우 따라가고 있는데...ㅎㅎㅎ
그렇게 1시간 반 정도 걸으니 5코스 종점인 장지 마을이 보인다.
잠간 퀴즈!
호근이는 지금 오르막길을 올라오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있는 것일까?ㅎㅎㅎ
장지 마을이 아담하고 예쁘다.
근데 마을이 텅 비어 있는 듯 적막함만 가득하다.
2박 3일의 비렁길 트래킹을 마쳤다.
짧은 기간, 짧은 코스(?)였지만 쉬웠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동안 나의 아팠던 허리가 잘 버텨준 것도 감사한다.
마지막에 '손들엇!' 했더니 그래도 두 손을 번쩍 들기는 했다.
그러나 나는 끝나는 순간까지도 저 틈에 낑가서 같이 손을 들어 보지 못했다.ㅎ
홍 회장의 폼이 조금 요염(?)해 보인다.ㅎㅎㅎ
장지에서 콜택시를 타고 여수로 돌아오는 여천항까지 이동, 배에 몸을 실었다.
돌산도와 화태도를 연결하는 사장교인 화태 대교의 모습이 멋지다.
이런 다리로 여수만을 둘러싼 여러 섬들이 2031년이면 모두 연결 된다고 한다.
이렇게 연결하다보면 부산에서 여기까지 모든 섬이 연결 될 수도...ㅎ
짦은 기간이어서인지 서운한 마음이 화태대교를 바라보는 뒷태에서 나타나는 듯하다.
돌산항에서 버스를 1시간 타고 여수로 들어왔다.
점심을 삼치회로 맛있게 먹고 여수 엑스포 역으로 걷는다.
갑자기 진남관에 오르다 뒤돌아서더니 나를 향해 경례를 한다.
뭐지? 그동안 고생했다고 최고의 예우를 해주나? 했더니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어딘가 멀리를 바라본다.
뒤돌아 봤더니 이순신 광장에 있는 이순신 동상에 대해서 한 것이었다.
괜히 헛물켜다가 뻘쭘햇다.ㅎㅎ
그러면 그렇지....
엑스포 항에 도착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바로 옆에 있는 스카이 라운지 20층에 올랐다.
여긴 엘베 올라가는데 돈을 받는다.
1인 5,000원, 경로 할인 2,500원
근데 올해가 뱀 띠라고 뱀 띠인 사람은 공짜란다.ㅎㅎ
스카이 라운지에서 호근이가 사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풍광을 둘러봤다.
(이렇게 사진이 파랗게 나오는 것은 유리가 파란색으로 필터역할을 했다.ㅎ)
비렁길 완주에 시원한 마음처럼 뷰도 시원했다.
아침에 1시간 일찍 일어나 '경력단절'이란 말을 들었지만 덕분에 이런 여유를 누린다.
'경력단절'이 아니라 '신의 한 수!'라고 했어야 했다.ㅎㅎㅎ
홍 회장과 일면은 SRT로, 나머지는 KTX에 몸을 싣고 복귀했다.
2박 3일의 짦은 여정이었지만 즐겁고 재미있는 트래킹이었다.
큰 부담은 없었지만 먼 길에 뱅기를 제외한 온갖 교통수단을 다 이용해야 한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기차, 택시, 버스, 배 등 등...
몇 달전부터 계획을 꼼꼼하게 준비해오고 이끌어준 번개 김 회장에게 감사함을 보낸다.
잠자리도, 식당도 열악한 금오도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잘 마칠 수 있게 했다.
쉬운 일이 아닌데 같이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갈까? 말까? 많은 갈등 속에서 어찌 어찌해서 갈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한다.
아픈 허리가 큰 말썽 없이 잘 버티어 준것도 다행이다.
(다만 다녀와서 몇 일 더 고생을 해야 했지만...)
모두 한 두군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나이이지만
아직까지 하루 20km(3만보)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지난 31기 50주년에 가봐서 느낀 것이지만
살이 통통하게 찐 선배들이 더 건강해 보였고, 허리가 빳빳하게 펴진 분들이 멋져 보였다.
우리 모두 열심히 체력관리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오래 버팁시다!ㅎㅎ
수고 많았습니다.
Ps. 끝까지 후기를 읽어주신 분들은 50주년까지 세 배로 건강하실겁니다.ㅎㅎㅎ
The End.
첫댓글 ㅎㅎㅎ 유모어와 위트로 작성된 글들과 멋진 사진들이 너무너무 반짝입니다. 담부터는 주작가도 사진찍을때 낑궈서 함께동행하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아뢰오:홍회장님!!!!♡
잊고 있던 추억을 이렇게 생생히 되살려주는
주작가님의 마법 같은 기록력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역시 우리 팀의 공식 ‘기억 저장소’이십니다!
다음 번에는 사진 속에 주작가가 낑길 수 있도록...
끝까지 아무 탈 없이 멋지게 완주한 비렁길 트래킹,
모두의 배려와 센스로 완벽했습니다.
서로 양보하고, 무엇을 해달라고 하기전에 먼저 움직여서 준비하고,
또 웃음으로 채워준 덕분에 더없이 든든하고 즐거웠습니다.
다들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 트래킹에서도 이 기세 그대로—더 유쾌하게 뵙길 기대합니다!
나는 분명히 내후년 50주년까지 돌보아 주신다고 주작가님께서 약속 하셨으니 50주년 행사를 굳건하게 참석 하겠습니다.
역시, 주작가의 마무리가 금상첨화네요!
경력단절 덕분에 복귀하는 배도 일찍타고 귀한 삼치회에 마무리 소주한잔까지~~~
칠순 할배들이 2박3일동안 호흡척척맞춰가며 멋진 트래킹을 마무리한것 같습니다! 김회장을 비롯한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언제 봐도 대단한 할배들, 어디서 읽어도 멋진 후기글, 차암 좋으네. 👍
짧은 2박3일간 트레킹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다음 트레킹 코스가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