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친구들보다 많이 먹는것도 아닌데 살은 더 찌고 나는 왜 이럴까라는 고민에 빠진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나는 남들처럼 날씬한 몸매를 가져서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몫에 받으며 어디서든지 인기있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여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너무나 컸다.
그래서 안해본 다이어트가 없었다. 고기만 먹는 황금 다이어트에 뻥튀기 다이어트, 6시 이후에 물도 안 먹기, 끝끝내 아무것도 먹지않고 물만 먹는 다이어트까지 시도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실패를 하고 다이어트의 실패뒤에는 자신감을 심하게 잃게되고 좌절감을 맛보게 되었다.
그때마다 마음이 예뻐야 정말 미인이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언젠가 나의 내면에 반하는 남자가 있지않겠나 하는 실가닥 같은 희망을 가지고 살았다.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나는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이때가지 말하고 싶던 것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생각에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이 영화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내면의 아름다움이다'를 말하고 싶어한다.
나도 이 주제를 기대하면서 영화를 감상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게된 주인공이 외모는 140kg의 뚱보지만 마음은 천사같은 로즈마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설정은 정말 코믹했다.
그리고 로즈마리와 같은 뚱보들에게는 정말 행복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영화를 보면서 사랑하기엔 너무나 부담스러운 그녀가 하는 행동들은 너무나 사랑스럽게 보였다.
둘의 사랑하는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나서 주인공 할이 다시 최면이 풀려 원래의 로즈마리를 보게되면서 할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결국 할은 영화의 주제처럼 마음이 너무나 아름다운 로즈마리를 사랑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정말로 좋은 메시지를 주는 영화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우리 뚱보들은 그다지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것 같다.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재밌는 장면들은 날씬한 로즈마리들이 보기엔 코믹했겠지만 뜽보 로즈마리들이 보기엔 별로 기분 좋은 장면이 아니였다. 오히려 수치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의자가 부러지거나 그녀가 지나갈 때 할의 친구의 표정이나 행동은 이 행복한 이야기가 단지 영화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나 역시도 영화를 보기전에 기대와 달리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감독인 패럴리 형제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싶었지만, 결국 영화가 남긴 것은 그래도 외모가 중요하다 인거 같았다. 왠지 씁쓸한 영화였다. 또한 할의 친구들이 할이 로즈마리를 선택한 이유를 사장의 딸이라고 단정짓는 대목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게 된다.
또한 결국 뚱보인 로즈마리도 기네스 팰트로가 연기를 한 것임을 관객들이 알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씁쓸함은 더했다. 결국 뚱보인 로즈마리는 허구고 뜽보옷을 벗으면 다시 날씬한 기네스 팰트로 될 것임을 상상하니 영화의 주제가 별로 현실성이 없어보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다이어트 생각을 접기 보다 다시 다이어트에 빠지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해서든지 외모가 좋은 사람이 이익을 보게 되어 있는거 같다.
예쁜 사람은 어디에서나 환영을 받고 능력도 뛰어나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영자가 다이어트로 살을 빼서 화제가 되었으나 결국 그것이 지방 흡입술로 이루어진것이라 하여 모든 사람들이 이영자에게 거짓말 쟁이라 손가락질을 하곤 했다.
사실 따져보면 다이어트로 살을 뺀 것이 화제가 된 자체가 잘못된 편견이며 우리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주어야 한다.
뚱뚱한 것으로 사회의 이목을 끌어 개그우먼의 일인자로 군림했던 이영자도 결국 우리 사회의 편견앞에 무릎꿇은 것이 아닐까.
티비에 나올 때 마다 자신의 외모를 빗대어 하는 우스갯소리들이 여자로서 별로 듣기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상하는 자존심을 이겨내며 참았을 것인데 그녀 역시 다른 연예인들처럼 예쁜 말들만 듣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렇게 해서 여자로서의 수치심도 버리고 성기 수술까지 받으며 지방 흡입을 한 그녀. 이영자 언니도 쉬운 선택은 아니였을 것이다.
그리고 선뜻 사실을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만일 영자 언니라도 그런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모든 사회가 외모 지상주의로 변화면서 못생기고 뚱뚱한 사람들은 서러울 수 밖에 없다.
돈을 들이고 부작용을 감수 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몸에 칼을 대어 성형수술을 하고 있다.모두들 기네스 팰트로의 몸매와 얼굴을 원하고 로즈마리 같은 뚱보를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남자들은 기네스 팰트로의 쭉쭉빵빵한 몸매와 이쁜 얼굴을 좋아하고 뚱뚱하고 여드름 투성이인 못난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모든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게 만들어졌다. 이것은 본성이고 본능이다.
하지만 거리에 나가보면 뚱보에 못난이에 어떻게 저렇게 생겨서 애인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도 다 행복에 겨워 자신의 애인을 팔에 끼고 걷고 있다.
나 역시도 지금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생겨서 남자친구는 세상에 나보다 예쁜 여자가 없다고 나에게 말해주고 나역시 그 보다 좋은 사람은 없을 거라 말하며 행복에 겨워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예쁘고 날씬하기를 원하는 욕망은 착각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것이 최고라고 스스로 만든 착각에 스스로 빠져서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다. 결국 내 자신이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니 남들도 그렇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조금만 바꾸어 생각하면 로즈마리같은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나의 생활을 조금만 돌이켜 보면 된다. 나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외모지만 나의 남자친구는 나를 가장 사랑해주고 나의 내면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있는 것을 볼 때 어느 누구보다 행복함을 느낀다.
물론 나의 남자친구는 나의 다이어트도 반대한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다고 말한다.
나는 지금 가장 행복한 뚱보 로즈마리다. 영화를 보고 내가 느낀 것은 결국 더 예쁜 나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였지만, 결국 나는 현실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우리가 만든 이상은 이상일 뿐 그것에 빠져들면 안된다. 결국 영화에서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이상인 기네스 팰트로를 썼지만 그걸로 관객에게 또다른 이상을 제공했으니 그나마 만족할 만 하다.
이제 나를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라 부르고 나의 내면에 아름다움에 반한사람이 나에게는 새로운 이상이며 가장 잘생긴 사람이다.
우리는 이렇게 헛된 이상을 쫓다가 결국 진정한 이상을 찾게 될 것이다.
교수님!! 이번 레포트 쓰면서 정말 재밌었습니다. 한 학기동안 수고 많이 하셨구요~~ 수업 너무 재밌었어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