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평양(제5탄)
셋째 : 양화항
우리들의 밥줄이 달려 있는 항구,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 날이 기다려진다. 한달에 딱 한번 Barge선이 들어오는 날, 울산항을 출발하여 신포 양화항에 도착하는 날이 매월22일, 1만ton이란다 얼마나 큰 Barge선인지 나는 설명을 못한다. 하여간 큰 배란다.
쌀에서부터 채소 육류 술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필요한 생필품은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소주 맥주 담배 등 기호품은 전부 면세품이다. 1/3값이다. 여기에서 통관을 모두 마치려면 1~3일은 족히 걸리며 이때면 빨갱이 통관원 세관원들 배때지가 터져 나간다. 삼겹살에 진로 소주에 뒤지라고 처먹어도 된다. 아가리가 터지도록 우물거릴 때만 편안한 모습이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안면 낯짝에는 다시 살기가 돌고 냉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넷째 : 남대천
속후리 태양상(김일성 동상)을 거쳐 검문소를 통과하고 길 좌측의 이준 열사의 생가를 지나면 북청 앞을 흘러내리는 넓은 강이 흐른다. 이것이 남대천이다. 공사현장의 골재와 모래를 공급하는 곳. 남쪽이었다면 지자체는 수억을 벌었을 만 하지만 우리가 직접 파서 담아오는 모래와 자갈은 모두 공짜란다. 빨갱이들이 돈에 환장을 하여도 모래와 자갈이 돈이라는 것은 아직 모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따뜻한 여름, 숙소 바로 앞에 해수욕장이 있지만 가끔씩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충동질 할 때도 있음이라 인원도 얼마 안 된다. 쉬는 날에도 할 일들이 많아 서로 바쁘지만, 일요일이면 우리는 몇 명이서 삼겹살을 싸들고 남대천을 향한다. 물이 맑다 강가에는 돌미나리가 무성하게 자라고 말로만 듣던 칠성장어가 숨어있다. 다른 것은 우리 손으로 해결하여도 칠성장어는 포크레인 기사가 잡아주도록 기다린다. 그날 저녁은 식당이 아니라 우리끼리의 칠성장어의 매운탕이다.
우리는 기다릴 줄 안다, 칠성장어를 잡아 줄때까지 우리는 수영만 즐기면 그만이다. 아무것도 걸친 것이 없다 낙원이다 이브만 있다면 여기도 천국이다. 추우면 벌거벗은 채 자갈위에 그냥 누워 오수를 즐긴다. 아무도 없는 낙원인 줄만 알았던 그 강가의 옥수수 밭에는 에미나이들이 하루 종일 우리를 훔쳐보고 있었다. 갈비뼈 앙상한 힘없는 내님보다 육질 좋은 비개 덩어리 힘 좋은 남조선 동무, 눈만 감아도 숨이 막혀 온 몸이 뒤틀리고 꼬여서 몸부림쳤는지도 모른다, 언제 이런 날이 다시 올려나, 말없이 쳐다보며 눈으로 찡긋하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손으로 대신하며 생전의 한을 풀었으리라(나의 생각). 옥수수 밭 김매기는 날이면 날마다 징그럽기 한이 없고 새털같이 많은 것이 밭 매는 시간이라 내일도 또 내일도 에라 나는 모르겠다.......... 인기척도 없이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오후 늦게 집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서야 우리는 놀랐고 귀국할 때까지의 웃음거리였음을.......그 이후로 시뻘건 대낮에 남대천의 나체족들이 벌이는 무도회는 귀국하는 그날까지 웃음거리.........
차츰 차츰 우리는 생활의 안정을 찾고 우리의 식구들도 점점 더 늘어난다. 처음에는 우리 근로자들과 빨갱이들 200명이 고작이다. 이놈의 인간들 뒤지도록 말을 듣지 않는다. 출근길을 보자 저들이 모이는 집합장소까지는 모두가 걸어서 온다. 새벽에 나오는지 아침을 굶고 나오는지는 나도 모르는 일. 거기서부터 현장까지는 우리의 대형버스로 이동한다. 차를 타고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이지만 자리가 없으면 절대 타지 않는 놈들, 몇 명이 남는다 해도 차가 한대 다시 와야 한다.
현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일을 해야 할 인간들이 우리가 설치한 상수도에 줄을 서서 아가리를 갖다대고 물만 벌컥벌컥 빨아 된다. 나는 짓궂다. 아침 안 먹었구나? 물어본다. 고기 국하고 많이 먹었습네다. 에이 씨브랄놈의 새끼들, 굶어 뒤져도 많이 쳐 먹었단다. 조금만 있으면 뽀롱이 나건만 점심시간이 오기까지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버둥을 치는 인간들, 기다려보자 점심은 우리가 준다. 군대처럼 자유배식이다. 밥이고 반찬이고 남긴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예를 들어보면 통닭이 나오는 날이다 혹시 단체 급식에 필요한 1식4찬의 멜라민 밥그릇을 안다면 도움이 될 텐데 밥이고 반찬이고 흐르지 않을 정도로 꾹꾹 눌러서 실컷 담아 놓고 SS(스텐) 그릇에 통닭 한 마리를 별도로 담아 준다. 매일 배불리 먹고 고기도 실컷 먹는다는 놈들이 국물하나 남기지 않는다. 그래도 배가 터지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을 보면 천만 다행,
일을 시킨다 한사람이 필요한 일도 2명이 해야 한다. 한명은 절대 안한다. 심부름을 시켜도, 앉아서 담배 피우며 노는 것도, 항상 붙어서 다닌다. 이런 것이 다 무엇이냐 하면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몰래 카메라, 근로자 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저들이 말하는 동무들이 아닌 고위층의 동지들도 마찬가지이다. 남쪽에서 가져오는 사무용품을 통관한다. sharp pen을 보고 묻는다. 이것이 뭡네까?. 남쪽에서 쓰는 연필이라고 가르쳐 줘도 신기해서 놓을 생각을 않는다. 그냥 가지라 해도 슬며시 놓는다. 눈치를 채고 거기 나와 있는 인원대로 나누어 주니까 저들끼리 눈치를 살피며 주머니 속에 집어넣는다. 불쌍한 인간들!
아! 자랑스런 대한민국이여, 먼저가신 선열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리자
세월이 가는지 시간이 흐르는지 뭔지는 몰라도 가기는 가는구나, 호기심이 하나씩 나의 촉수를 건드리는 것을 보면. 눈길이 나를 홀린다. 나에게도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북한 시설로 고개가 돌아가고 나를 잡아끄는 발걸음이 있다. 생활부지 철조망 후문에서 5분 거리, 나풀거리며 흔들어 대는 엉덩이, 아가리 딱딱 벌리며 노래하는 조개들이 우리들의 가슴을 애태우며 꼼지락거리는 곳 북한시설, 여기가 바로 옥류관이다, 우리들의 희로애락을 한 곳에 끌어 모으고 잠시 머무르고 귀국한 사람들에게는 북한의 모든 것인 냥 느끼게 만드는 그 곳, 그리고 정문을 나와서 약1km 거리에 있는 Guest House, 처음에는 우리가 드나드는 유일한 북한 외국인 전용시설이다. 나중에 몇 개가 더 생기지만은.........
옥류관 : 외국인 전용식당이다 쉽게 말하면 평양 옥류관 분점이다 외국인이라야 우리밖에 없다 여기에는 모든 음식이100% 예약이다 하루 전에 직접 가서 몇 명에 무엇을 먹겠다고 예약을 해야 한다, 취소를 해도 돈은 내야한다. 전화가 있어도 통화를 할 수 없다. 우리와는 연결을 하지 않으니까 음식들은 맛있다. 단고기(개고기)는 별미이다 진짜 맛있다. 갈비, 수육, 탕에 이르기까지 음식솜씨는 일품인 것을.
여기에서 시설이 먼저 일까? 조개가 먼저 일까? 그래도 조개가 먼저지 우리처럼 식당에서 Serving하는 여성동무들 대단한 에미나이들이란다. 일명 봉사원 여성동무들, 전부 평양에서 온 고급 당원의 딸들, 평양에서 최고 학부를 졸업한 여성동무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잘한다. 훗날의 이야기지만 노래도 녹음한다. 우리들의 취향에는 별로 안 맞지만 그녀들의 노래가 대전의 한 사나이의 Computer속에서 조용히 숨소리도 없이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공산주의 체제의 생활에서 중독이 되어서인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응을 못함인지.........처음 일년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해봤으니 왜냐하면 대꾸를 안 하니까 매일같이 헛물만 켜고 마는 것이지 그러나 빨갱이들도 세월은 거역할 수 없음을 알았는지 살살 풀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매일 찾아간다, 가도 가도 건수가 없다 술을 못 마시니 그래서 개발한 나만의 전용 미끼(커피 한잔에 두부한모), 요것이 씨알이 먹히더라 말일세, 기분이 ㅈ 나게 뭐한 것 있지 그것도 봉사원 여성동무 대빵을 꼬시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내가 저들의 노리개였고 봉 이였으니 할 말은 없어라, 사실은 쥐뿔도 아니야, 이름하야 최X순 여성동무 결국 손까지 잡는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잘 보이지도 않는다. 가끔씩 나타나도 금방 사라진다. 그것이 신포를 떠나는 전주곡이었다. 지금은 외교관과 결혼해서 딸 하나에 평양 중구역(서울시 중구에 해당) 고급아파트에서 잘 살고 있단다. 나중에 그의 여동생이 언니를 대신해 근무를 하게 되었고 도착하자마자 평양에서 새로 온 여성동무가 나를 찾는다는 기별을 전해 듣고서 저녁에 찾아 갔을 때 그녀의 여동생 최X숙왈, 언니를 고와(좋아)한 사람이 궁금했다나........ 염병할 가시내 지가 궁금했으면서,
세상살이가 험하다 할지라도, 내일의 갈 길이 두렵다 하여도, 지나가는 길목 스치는 그곳에 암수가 함께 자리한다면 사랑의 노래가 애잔하게 들리고, 이룰 수 없는 흘러간 옛 노래가 있나니. 미묘하도다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정이 뿌리 내리고 발버둥친다.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이여, 방해가 되지는 않음이나 뇌리 속에 잔영은 그림자를 남기고 여전히 발목은 잡고 있구나. 잡히는 발목은 마냥 한 곳이기에, 이 발목 수십 개로 접고 펼 수만 있다면...
외로운 나그네 갈 길은 아득한데
보이지 않는 내일 무심한 걸음걸이
바위에 짓눌렸나 발걸음을 못 옮기나
미련도 버리자 후회도 하지말자
눈물을 삼켜도 맹세를 다짐해도
남은 것이 있음이라 그리운 여인이여
향수를 달래는 굳게 다문 입술로도
산천을 호령하는 역발산 기계세도
고운님 가냘 푼 손 뿌리치지 못하니
꽃송이 넘나드는 호랑나비 부럽구나.
그 누가 알리오, 사나이의 타는 가슴
한 순간에 무너지는 남정네의 저 허울,
눈물인가 콧물인가 얼굴에 얼룩지니
얼룩 화장 부끄러워 고개숙인사나이
저 하늘의 달과 별 놀림도 애교로세
어쩌려나, 여린 마음 무늬만 사나인걸
곱지 않은 얼굴에 홍조가 드리운다.
이제는 그만하고 나의 갈길 가란다.
Guest House : 소련(Soviet Union)시절 북극곰(슬라브족)들이 무엇을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숙소로 사용하던 곳 그 앞에는 경비행기 활주로 까지 아직도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쬐께 힘이 들라칸다.
오늘은 여기까지! 제6탄은 언제 할까?
첫댓글 한번으로 만족할 수 없어 다시 읽어봐도 재미있고 미지의 세계를 걷는듯한 스릴이 있어 흥분마져 느낀다 몇탄이 문제가 아이고 몇권의 책으로 엮어야겠쓰 ..
친구들은 가족들과 놀러다닐동안 혼자 방콕하며 5탄쓰느라 고생했네.....언제 평양 한번 같이 가서 최**에미나이 한번 만나보자꾸나. 그 동생은 어찌되었나 궁금하네....
또 솔이안온다고 써논거봐라. 4탄 5탄 쓰고 6.7.8.9탄.쭉~ 헌이의 탄.탄.탄 쓸날은 멀었건만 솔이 지지바 오도가도 안한다고 야속하다고 써논거봐라.죽었는지 살았는지 발걸음도 없는솔이 미련도없고 탄.탄쓴거 후회도 없다고..잊으려 맹세해도 그래도 솔이가 보고싶다고 말하는거지..헌아 솔이한테 관심있는 호랑나비 하나도 없으니께 부러워도 하지말고 속타지도 말고 눈물 콧물 짜지도말거라 헌이 마음 변치않고 여린거 다안다 얼굴빨개지게 고백하지말고 6.7.8.9.탄.쭉~~써야지 내빼긴 어딜 내뺄려고..가지말어 솔이가 헌이마음 다 알고있으니께...내도 헌이 사랑한데이...됐지..이그 머시마 기냥 솔이사랑한다고 고백하면되지..ㅎㅎㅎ
읽어보고 또 읽어보니 기행문도 글쓴이에 따라서 힘들고 지친 고행의 글이기도 하고, 낭만이 넘실거리는 연정의 글이기도 하구나,하는 느낌을 받는구려..........지나친 속어 같아서 스스로 삭제했음.............ㅎㅎㅎ
이 사람...조선조에 명을 올렸으면 크게 이름 남기는 명문이 되었으련만...소쫑의 도움을 받아서 늦게나마 문단에 데뷔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