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요!
草雅 임 우 희
엄마, 오늘은 가을속으로 떠납니다. 문우들과 일 년에 두 번 이름을 ‘수필 스캐치’하려 간다고 멋있게 말하면서 갑니다. 이른 아침에 밝은 얼굴로 회원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여행은 언제라도 설레기만 합니다. 리무진 버스에 올라 서로 인사를 나누니 목소리는 들뜨게 들립니다.
이번 목적지는 단양 일원 충주호를 끼고 한 바퀴 돌아보려고요. 언제가 “내가 좋아하는 피천득 선생님이 참 정 많아서 마음이 간다”라고 했지요.
또, “겉모습에서 여리고 감성적이고 편안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선한 모습이 좋더라”. 그런 그에게 어느 여기자가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집에는 별 꾸밈도 없고 너무나 단출하게 보여서 질문하는 것을 보았어요.
“선생님, 집이 참 간결합니다.”
피천득 선생님이 행복한 모습으로 대답하신다.
“집이나 몸에 소유하는 것이 많으면 행복을 놓치기 쉽다.
무엇을 소유하고 자랑하지 말고 매,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도록 한다.
추억이 많은 사람이 부자다.
파리 에펠탑도 소유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추억으로 남기는 사람이 행복하다.”
마음에 탁 새겨졌지요.
쉽게 다가오는 행복론이고 지향점을 두고 실천하려고 애써왔지요.
엄마,
그리고 다른 한 사람 따라 하고 싶은 사람은 노 패션 디자이너입니다.
별로 알려지진 않았고 브랜드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기 있는 옷은 아닌데 자꾸 따라 하고 싶어졌어요.
그분은 바로 노 리노(노명자) 디자이너라는 사람입니다.
올해로 96세 정도인데.
어느 기자가 질문을 했는데 들어볼래요?
선생님!
어떻게 하시면 정신도 몸도 그렇게 건강하실 수 있나요?
그분의 대답은 의외였다는데요.
“ 나는 ‘건달 정신’으로 살려고 평생 애를 씁니다.”
의아해서 묻는 기자의 질문에 ‘건달 정신’은 권위 의식을 버리고 사는 것이다. 나를 재미있게 즐겁게 해준다. 평생 자신을 사랑하면서 산다. 즐거움도 기쁨도 남들이 내 비위를 못 맞춘다. 나는 내 비위를 내가 가장 잘 맞추면서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하고 재미있는지를 스스로 물어보고 대답한다.
평생을 그렇게 해왔더니 후회도 없고 늘 가볍게 살 수 있었다.”
나는 이 두분의 삶을 닮고 싶었어요.
버스 안에서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인사를 하면서 출발한다.
나는 좋은 장소에 가거나 기분이 좋으면 늘 엄마가 보고 싶어요.
소풍이나 수학여행 갈 때도 엄마는 늘 흰 석회가루 포대를 삶고 말려서 주머니를 만들어서 꽃수를 놓아주셨지요.
친구들이 참 부러워하면서 속에든 볶은 땅콩 먹을 때 나는 마음속으로 엄청 엄마가 자랑스러웠어요.
오늘 여행길 내내 엄마와 같이 단풍도 보고 충주호의 아름다움도 다 얘기하며 하루를 신나게 보냈어요.
어느새 돌아오는 시간이 되었네요.
다음에 또 다른 곳에 갈 때도 같이 가요 엄마!
첫댓글 가장 많이 불러보고 싶은 그 이름도 엄마!
가장 많이 보고 싶은 그 얼굴도 엄마 얼굴
어려서나 늙어서나
누가 엄마! 라고 하면 귀가 먼저 쫑긋하지요.
100세
세상 소풍 끝내고 소천하시던 시어머니 말씀
"하이고 우리 어매 인제 나도 가니더"
마음속에서 가는 소풍. 늙은 생전의 모습만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