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덥던 여름날도 걷히고 이제 서늘한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전형적인 가을의 한자락 10월 7일 오후 교통은 꽤 불편하지만 널리 발길이 많이 미치는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가야금 A홀에서 조용한 가운데 역사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초 예약석보다도 훨씬 넘게 많은 회의 참석자들로 주최측을 꽤 당황케 할 만큼 관심이 고조된 회의임에는 틀림없다.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공약사업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인만큼 청와대 국정기획실 이정훈 행정관, 교육과학기술부 김정민 정책조정기획관, 권현준 담당팀장, 정기상 담당사무관이 참석하였고 주최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로 김상선 사무총장 이하 많은 분들이 보였으며 이 사업의 기획사업을 수행하게 될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현재호 대표와 연구진들과 관심있는 과학기술계의 인사들이 자리를 같이 하였다.
현재호 대표의 사회로 회의가 시작되니 김정구 과총 부회장의 인사말씀에 이어 본 정책기획연구사업의 책임자인 현재호 박사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개념보고가 있었고 김창영 연세대 교수의 ‘방사광 가속기 투자의 전략적 유용성, 채종서 성균관대 교수의 ’중이온 가속기 투자의 전략적 유용성‘에 대한 주제발표가 차분하고 심도있게 발표되었다.
잠간 휴식을 가진 후 김정구 박사의 주재로 패널토론에 들어갔는데 패널리스트로는 이 분야에 매우 알려진 곽재원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김용균 한양대 교수, 노도영 광주과기원 교수, 이문호 포항가속기 연구소장, 임한조 아주대 교수, 전승준 고려대 교수, 홍승우 성균관대 교수가 참여하여 나름대로 전문성 있는 일가견을 피력하였다.
맨 처음으로 발언에 나선 전승준 교수는 가속기 시설에 1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실제 수행하다 보면 엄청난 국가예산이 훨씬 더 들게되는 만큼 아이디어가 뚜렷해야 하고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뒤이어 이문호 소장은 지금까지 20년의 역사를 가진 포항가속기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으며 가속기는 한번 개시하면 문닫는 사례가 없다고 하며 앞으로 과학기술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였다. 노도영 교수는 포항가속기는 쫓아가는 가속기였다면 새로운 중이온가속기는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가속기로 30년을 이끌어갈만한 프로젝트라고 하였다. 홍승우 교수는 국제경쟁력을 갖는 대형시설을 갖춤으로써 Green technology, 방사성폐기물연구, 중형가속기, 암치료 등 다목적시설이 될 것이며 국립연구소에 설치하여 병원 등 여러 수요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김용균 교수는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에너지, 환경, 안보측면에서 꼭 필요한 사업으로 단순한 기초과학육성 차원이 아닌 전반적인 국가 당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이온가속기는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임한조 교수는 과학기술발전이 사업발전과 100% 일치하는 것이 아니며 산업기술 생산기술 고도화에 치우치다 보면 기초과학에 소홀해져 언젠가는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때가 있으므로 중이온가속기는 새로운 분야로 추진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곽재원 소장은 이제는 잘 살아보자에서 품격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때라고 흥미있는 발언을 하면서 사업주체, 국제공동연구, 영역 및 지역유치 마찰, 연구모델 정립 등 구체적 검토와 이제는 be철학에서 do철학으로 개념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피력하였다.
참석자 중 관심있는 몇 분의 질의내용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데 다목적으로 보다는 한가지 문제라도 제대로 해결하는 쪽으로 투자되어야 하지 않은가, 포항가속기와 중이온가속기는 별개로 하되 상호보완적이면서 경쟁력을 갖도록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우리 과우회 회원으로 참가한 이세용 선배는 포항가속기가 국민보건 및 R&D에 기여한 실적이 어느 정도인지 1조원의 투자와 매년 운영비 20%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가속기 사업을 과학기술인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국민들이 잘 알턱이 없을 것으로 미루어 동 사업을 한꺼번에 내세우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추진함이 좋을 것 같으며 절대적으로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코멘트하였다. 그밖의 의견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업인만큼 꼭 지켜져야 하며 주체가 물리학으로 「핵물리학자의 운동장」개념으로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재미있는 발언도 있었다. 좌장인 김정구 박사는 경쟁력이 약한데다 계속 투자는 맞지 않으며 포항가속기나 중이온가속기가 어느 것이 중요하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이제부터 우리나라가 앞장서서 개척해야 갈 입장에서 사업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은가라고 결론을 지었다.
순서는 바뀌었지만 교과부 김정민 국장, 청와대 이정훈 행정관, 과총 김상선 사무총장의 인사 및 간단한 소견을 끝으로 당초 시간보다 한시간여 더 지난 6시에 회의가 끝났다. 과우회 회원으로 참석한 5명이 기념촬영 후 양재역 부근의 음식점으로 가서 회의소감을 나누며 갈비탕으로 피로를 풀자니 가을밤 어둠이 서서히 깃들고 있다.
2008. 10. 7. 김 경 원 씀
첫댓글 상세하게 기록한 참가기 잘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주제였는데도 쉽게 잘 기록해주셔서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가하지 않은 회원들께도 좋은 자료가 될 것입니다.
주요 참석자들과 발언자들의 내용을 잘 정리하여 발표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